스물세 석 제2부 입법(立法)
8화제13장 획정(劃定)
하나 — 열세 구
조사관이 물었다. — 나누는 값을 왜 두 개 쓰는가.

선거과장이 답했다. — 정수가 먼저 정해졌기 때문이다.
— 정수가 먼저 정해지면 나누는 값은 결과로 나오는가.
— 나온다.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 그러면 이 조사에서 우리가 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 어느 도가 둘을 받고 어느 도가 하나를 받는지다.
— 그것만인가.
— 그것만이다. 그리고 그것이 여기서 다투어질 전부다.
둘 — 여섯 배 여덟
제3 참고 통계는 세 면이고 그중 한 면이 내지와의 대비다.
내지는 인구 칠천사백사십삼만에 정수 사백육십육이다. 한 석에 십육만이다.
조선은 한 석에 백구만이다. 백구를 십육으로 나누면 여섯 점 여덟이다.
조사관이 물었다. — 이 비를 조사서에 적을 것인가.
선거과장이 답했다. — 참고 통계이므로 적는다.
— 적으면 다투는 사람이 생긴다.
— 적지 않아도 생긴다. 인구는 공표되어 있고 정수는 관보에 있다. 누구나 나눌 수 있다.
— 그러면 왜 적는가.
— 우리가 적어 두면 우리가 계산한 값이 남는다. 적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계산한 값이 남는다.
— 두 값이 다르면 어느 쪽이 쓰이는가.
— 먼저 인쇄된 쪽이 쓰인다.
한 표의 값을 정한 것은 선거법이 아니다. 나눗셈이다.
이 값은 이 편에서 열다섯 해마다 다시 계산된다. 계산할 때마다 값이 커지고, 커진 값이 다음 계산의 출발점이 된다.
처음 계산된 자리가 여기다. 1945년 4월, 조사서 제3 참고 통계의 한 면이다.
조사서는 이 비에 아무 논평도 붙이지 않았다. 여섯 점 여덟이라고 적고 줄을 바꾸었다.
바로 다음 줄은 개표 사무 요원의 수다. 다시 다음 줄은 투표함 소요 수량이다.
여섯 배 여덟은 투표함 수량과 같은 크기의 활자로 인쇄되었다.
셋 — 붉은 선
부도에서 붉은 선으로 고쳐진 경계는 한 곳이다.
경기도 남부 세 군을 제1구에서 떼어 제3구에 붙였다. 조사서 제2에 그 까닭이 한 줄 적혀 있다.
— 철도 및 우편 계통을 고려한 사무 편의에 의함.
세 군의 인구는 이십일만이다. 옮겨 가면서 제1구는 이백구십육만에서 이백칠십육만이 되었고, 제3구는 백육십오만에서 백팔십육만이 되었다.
제1구의 정수는 둘 그대로였고 제3구의 정수도 하나 그대로였다.
인구가 이십일만 움직였고 정수는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은 까닭은 이십일만이 한 석의 값인 백구만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한 석에 못 미치는 인구는 어디로 옮겨도 정수를 바꾸지 못한다. 다만 한 석당 값은 바꾼다.
정수를 바꾸지 못하는 이동은 문서상 이동이 아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표가 갖는 값은 그 이동으로 바뀐다.
옮기기 전에도 제3구가 조선에서 가장 큰 구였다. 옮긴 뒤에는 더 커졌다.
방침 셋째 줄이 「정수는 인구에 준하되 최소 일로 함」이었다. 최소는 정해져 있고 최대는 정해져 있지 않다. 한 구에 몇 사람까지 붙일 수 있는지를 방침은 적지 않았다.
적지 않은 자리가 여기서 처음 값을 갖는다.
조사관이 물었다. — 제3구에 하나를 더 주면 되지 않는가.
선거과장이 답했다. — 스물셋은 정해진 수다. 하나를 더 주려면 어디서 하나를 빼야 한다.
— 제11구는 여든여섯만에 둘이다. 거기서 하나를 빼면 된다.
— 뺄 근거가 없다.
— 붙일 근거는 있었는가.
— 없다. 그래서 아무 데도 붙이지 않는다.
— 근거가 없으면 고치지 않는다는 말인가.
— 근거가 없으면 처음 정한 것이 남는다.
붉은 선을 그은 사람의 이름은 조사서에 없다. 부도 여백에는 결재 도장 넷만 찍혀 있다.
넷 중 셋은 지방국 안의 것이고 하나는 판독되지 않는다.
조사서는 4월 하순에 인쇄되어 조선총독부 내무국과 각 도 내무부에 배부되었다. 부도는 등사가 되지 않으므로 필사로 옮겨 보냈다.
필사본 열세 부 가운데 붉은 선이 옮겨 그려진 것은 아홉 부다. 넉 부에는 그 선이 없다.
없는 넉 부를 받은 도는 경계가 고쳐지기 전의 지도를 갖게 된다. 그 넉 부 가운데 하나가 제3구를 관할하는 도청에 갔다.
제3구는 그 뒤 사십 년 동안 정수 하나로 남는다. 인구는 늘어난다.
삼십팔 년 뒤 이 구의 선거인 천백두 명이 원고가 되어 소장을 낸다. 소장 제1면에 인용되는 문서가 이 조사서다.
그때 인용되는 것은 붉은 선이 아니다. 「사무 편의에 의함」 한 줄이다.

조선총독부 관보 호외 · 1945년 4월 20일
넉 장이다.
첫 장은 칙령 「중의원의원선거법중개정법률 시행기일의 건」이다. 본문은 세 줄이다.
「중의원의원선거법중개정법률은 조선에 있어서 소화 이십년 오월 이십일부터 시행함.」
둘째 장은 조선총독부 고시다. 선거의 기일을 오월 이십일로 정하고 선거구와 정수의 별표를 붙였다.
셋째 장은 총독의 유고(諭告)다. 열두 줄이다.
넷째 장은 접어 넣은 부도(附圖)다.
1945년 4월 20일, 총독부는 성격이 다른 문서 넉 장을 한 호외에 실었다.
하나 — 세 줄
법률은 4월 1일에 공포되었다. 부칙 제2항이 시행 기일을 칙령에 맡겼다.
그 칸은 스무 날 동안 비어 있었다.
칙령 본문은 세 줄이고 그중 두 줄이 날짜다. 나머지 한 줄은 공포 형식이다. 법률을 고치지 않았고 조문을 더하지 않았다.
부서(副署)는 셋이다. 내각총리대신과 내무대신과 사법대신이다. 조선총독의 이름은 없다. 총독은 칙령을 받아 고시하는 쪽이다.
같은 부칙 제2항에 대만과 가라후토도 걸려 있었다. 세 곳의 기일은 하루에 다 정해졌고 다 같은 날로 정해졌다.
스무 날 동안 비어 있던 칸에 날짜 하나가 들어갔다. 들어간 것은 날짜뿐이다.
내무국장이 물었다. — 기일을 오월 이십일로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선거계장이 답했다. — 명부 조제에 스무닷새가 걸리고 이의 신립에 이레가 걸린다.
— 그것뿐인가.
— 그리고 모내기 전이다.
— 그것이 근거가 되는가.
— 근거는 아니다. 뒤로 미루면 유월이 되고, 유월에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 미루면 어떻게 되는가.
— 미룰 수 없다. 칙령에는 미룰 때의 절차가 적혀 있지 않다.
기일을 정하는 절차는 칙령에 있고, 정한 기일을 무르는 절차는 어디에도 없다.
그 비대칭은 이 법률의 여러 자리에서 되풀이된다. 여는 문은 있고 닫는 문은 없다. 그리고 그 반대도 있다.
둘 — 유고(諭告)
셋째 장이 가장 길다.
— 조선 동포에게 고한다.
— 제국은 오늘 이 땅에 국정 참정의 길을 연다.
— 이는 위로부터 내리는 은전이 아니다. 응분의 것이다.
— 제국 신민의 의무를 다한 자에게 권리가 온다.
— 의무를 다하라. 권리는 뒤따른다.
열두 줄 가운데 다섯 줄이 의무를 말하고 세 줄이 권리를 말한다. 나머지 넷은 인사와 격려다.
의무를 말하는 다섯 줄에는 셀 수 있는 것이 들어 있다. 공출과 근로와 병역이다. 권리를 말하는 세 줄에는 셀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유고는 의무를 앞에 놓고 권리를 뒤에 놓았다.
그 순서는 법률에 없다. 법률 제34호에 의무를 다한 자에게 선거권을 준다는 조문은 없다. 선거권의 요건은 셋이고 나이와 성별과 납세다.
유고는 국어로 인쇄되고 그 아래에 조선어 번역이 붙었다. 번역에서 「응분의 것」은 「마땅히 받을 것」이 되었다.
「응분」은 몫을 가리키고 「마땅히」는 때를 가리킨다. 두 낱말은 뜻이 겹치지 않는다. 겹치지 않는 채로 같은 자리에 인쇄되었다.
납세도 의무이므로 유고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유고를 읽는 사람이 떠올릴 의무는 세금이 아니었다.
징병제 실시가 결정된 것이 1942년 5월이고 첫 징병검사가 1944년 4월이다. 1945년까지 세면 삼 년째다.
권리가 오는 데 걸린 햇수는 유고에 없다. 병합이 1910년이므로 세면 삼십오 년째다.
의무는 삼 년치가 적혔고 권리는 삼십오 년치가 적히지 않았다.
셋 — 넷
넷째 장은 접혀 있다. 펴면 조선 지도가 나오고 열세 개 구의 경계가 인쇄되어 있다.
축척은 백만분의 일이다. 이 축척에서 군 하나는 손톱만 하다.
지난달 조사서의 부도에서 도 경계를 넘은 구는 한 곳이었다.
고시의 별표에서는 넷이다.
제3구가 경기도 남부 세 군을 받았다. 제6구가 전라남도 동부 한 군을 받았다. 제7구가 강원도 남부 두 군을 받았다. 제9구가 황해도 북부 한 군을 받았다.
뒤의 셋은 조사서에 없던 것이다. 사유란에는 두 가지가 번갈아 인쇄되어 있다. 「생활권 및 교통에 의함」과 「사무 편의에 의함」이다.
옮겨 간 군의 인구는 각각 십일만, 팔만 육천, 육만 사천이다. 셋 다 한 석의 값인 백구만에 못 미친다.
그러므로 정수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넷 가운데 어느 것도 조선총독부가 청한 것이 아니다. 넷 다 도쿄에서 그어졌고 총독부는 고시로 받아 인쇄했다.
옮긴 자국은 부도에서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별표다. 별표에는 구마다 구역이 군 이름으로 적혀 있고, 옮겨 간 군의 이름은 원래 있던 도의 줄에서 지워져 있다.
도 내무부장이 물었다. — 한 군이 어느 구에 붙든 뽑히는 사람 수는 같지 않은가.
선거계장이 답했다. — 같다.
— 그러면 왜 옮기는가.
— 뽑히는 사람 수는 같고 뽑는 사람이 달라진다.
호외는 그날 오후에 각 도청과 부군청으로 나갔다.
셋째 장은 이튿날 국민학교 조회와 부락 상회(常會)에서 낭독되었다. 조선 안에 국민학교가 없는 면은 드물다.
둘째 장의 별표는 낭독되지 않았다. 별표를 끝까지 읽어야 할 사람은 그해 봄 아직 명부에도 올라 있지 않았다.
낭독된 것은 외워지고 인쇄된 것은 서가에 남는다.
별표를 끝까지 읽어야 할 사람들은 아직 명부에 없다. 5월 20일까지 남은 한 달, 명부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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