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석 제7부 합동(合同)
26화제46장 합동(合同)
셋 — 삼분의 이
우재현이 물었다. — 정부가 헌법을 고칠 생각이 있는가.

간사가 답했다. — 그런 말은 아직 없다.
—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없는 것인가.
— 합동을 왜 했는지 생각하면 아직 없는 쪽이다.
—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 기다린다.
— 기다리는 것은 일이 아니다.
— 일이 아니다. 다만 셈은 해 둘 수 있다.
넷 — 개인(個人)
합동은 원내에 덩어리 하나를 만들었다. 덩어리가 커지면 상대할 것이 줄고, 상대할 것이 줄면 상대의 크기가 달라진다.
규약 제3조는 의원단의 방침을 소속 의원 과반수의 의결로 정한다고 적어 두었다. 의결할 안건이 줄면 의결하는 자리도 준다.
그해 겨울 회기에 방침을 정한 안건은 세 건이다. 한 해 전 같은 회기에는 열한 건이었다. 두 수는 서기가 표결부를 뒤로 넘겨 가며 센 것이다.
의결할 일이 줄면 남는 것은 개인이다.
12월에 경상북도에서 온 의원 하나가 여당 쪽 사람과 저녁을 했다는 말이 서기실에 들어왔다. 용건은 도로 예산이었다. 의원단을 거치지 않았다.
규약에는 그것을 금하는 조문이 없다. 제4조가 막는 것은 원외 청원이고 이것은 원내 일이다.
간사 하나가 물었다. — 그대로 두는가.
우재현이 답했다. — 조문에 없다.
— 조문에 없으면 그만인가.
— 조문에 없는 것을 막으려면 조문을 고쳐야 한다. 고치려면 삼분의 이가 필요하다.
— 우리 삼분의 이인가.
— 우리 삼분의 이다. 스물셋 가운데 열여섯이다.
— 열여섯이 모이겠는가.
— 모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고치지 않는다.
규약을 고치는 데 필요한 수와 헌법을 고치는 데 필요한 수의 이름이 같다.
이름이 같다는 것은 그해에는 아무 뜻도 아니었다.
관보는 합동을 두 줄로 실었다. 새 회파의 명칭과 소속 의원 수다.
같은 면 아래쪽에 회파 일람 정정이 붙었다. 두 줄이 지워지고 한 줄이 들어갔다. 조선의원단이 인쇄된 자리는 그 아래로 한 칸 내려갔다.
칸이 내려간 것은 의석수가 달라져서가 아니다. 위에서 두 줄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 서기실에 새로 붙은 것은 없다. 붙일 것이 생기는 것은 다음 해다.
중의원 사무국 「의안별 표결 소요 정족수 일람」
1956년 1월 작성. 의사부. 등사판 한 장. 배포처는 각 회파 간사실.
제1란 의안의 종류. 제2란 근거 조문. 제3란 소요 수.
소요 수는 총원 사백구십칠이 전원 출석한 경우로 계산한다.
결석이 있는 경우의 수는 그때그때 의사부에 조회한다.
이 일람에 조선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해 서기실 벽에 붙은 종이는 한 장이다.
하나 — 이백사십구
일람은 다섯 줄이다.
| 의안의 종류 | 근거 조문 | 소요 수 |
|---|---|---|
| 법률안·예산 | 제47조 출석의원 과반수 | 249 |
| 의원 제명 | 중의원 규칙 출석의원 3분의 2 | 332 |
| 헌법 개정 | 제73조 총원 3분의 2 출석·출석 3분의 2 찬성 | 332 |
| 비밀회 요구 | 중의원 규칙 의원 15인 이상 | 15 |
| 의사정족수 | 제46조 총원 3분의 1 | 166 |
셋째 줄과 둘째 줄의 수가 같은 것은 우연이다. 근거가 다르고 계산 방식이 다른데 전원 출석에서만 값이 겹친다.
의사부는 그 우연을 각주로 달지 않았다. 다는 칸이 없다.
첫째 줄은 열 해 동안 가장 많이 쓰인 줄이다. 회기에 오르는 안건은 거의 전부 첫째 줄이고, 나머지 넉 줄은 해에 몇 번 쓰이지 않는다.
가장 많이 쓰인 줄에서 스물세 표는 한 번도 마지막 스물세 표가 아니었다. 그렇게 되려면 표차가 스물셋보다 작아야 한다.
일람이 나온 것은 정월이다. 사무국은 이것을 새 회기 사무 정리의 하나로 처리했다.
배포처는 회파 간사실이다. 조선의원단 간사실에도 한 장이 갔다. 봉투 없이 다른 인쇄물에 끼워서 왔다.
받은 사람은 서기다. 그는 열 해 전에 스물다섯으로 이 방에 들어왔고 그해에 서른다섯이다. 사무소를 가진 지 몇 해가 되었으나 회기 중에는 서기석에 앉는다. 규약 제7조에 서기의 수만 있고 자격은 없다.
서기는 일람을 받고 이튿날 의사부에 갔다. 넷째 란의 문장 하나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서기가 물었다. — 결석이 있으면 소요 수는 어떻게 되는가.
의사부 직원이 답했다. — 첫째 줄은 줄어든다. 과반은 출석한 사람으로 낸다.
— 셋째 줄은 어떤가.
— 셋째 줄은 둘로 되어 있다. 출석이 총원 삼분의 이를 넘어야 하고 그다음에 출석의 삼분의 이가 찬성해야 한다. 앞의 것은 총원으로 내고 뒤의 것은 출석으로 낸다.
— 그러면 결석이 많을수록 뒤의 수는 작아지는가.
— 작아진다. 다만 앞의 수를 못 채우면 열 수가 없다.
— 기권은 어느 쪽인가.
— 기권은 출석이다. 자리에 있으면 출석으로 세고, 표를 안 내면 표 수에서 뺀다.
— 그러면 기권한 사람은 분모에서 빠지는가.
— 빠진다. 그것까지 적어 놓은 표는 없다.

출석과 표는 같은 것을 세지 않는다.
둘 — 한 석
그는 일람의 셋째 줄 아래에 넉 줄을 덧붙였다. 덧붙인 것은 일람에 없는 셈이다.
여당은 삼백둘이다. 셋째 줄의 수에 닿으려면 서른 석이 모자란다.
조선 스물셋을 더하면 삼백스물다섯이다. 일곱이 모자란다.
대만 다섯을 더하면 삼백서른이다. 둘이 모자란다.
가라후토 셋까지 더하면 삼백서른셋이다.
셋을 다 더해야 한 석이 남는다.
남는 한 석의 뜻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여유다. 한 사람이 앓아누워도 개헌은 된다.
하나는 그 반대다. 셋 가운데 어느 하나가 빠지면 개헌은 안 된다. 조선이 빠져도 안 되고 대만이 빠져도 안 되고 가라후토가 빠져도 안 된다.
대만 다섯은 열 해째 의원단 소속이다. 규약 부칙에 이름이 다섯 적혀 있고 그 부칙은 한 번도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셈에서 다섯이 조선 스물셋과 나란히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 다섯은 스물셋에 붙은 수였다. 이번에는 둘 다 서른셋에 붙은 수다.
가라후토 셋은 1946년에 의원단 가입을 거절했다. 서류상 내지가 된 곳에서 뽑혔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사국 표는 그 셋을 여전히 외지 칸에 세고 있다.
서류에서 내지인 것과 표에서 외지인 것이 열 해 동안 함께 있었다.
간사가 물었다. — 이 넉 줄은 사무국이 준 것인가.
서기가 답했다. — 아니다. 내가 적었다.
— 사무국이 안 적은 것을 우리가 적어도 되는가.
— 적는 것을 금하는 조문이 없다.
— 사무국은 왜 안 적었는가.
— 적을 칸이 없다. 저 표는 의안별로 만들어졌지 회파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 회파별로 만들면 어떻게 되는가.
— 우리 이름이 셋째 줄 옆에 인쇄된다.
— 그것이 좋은 일인가.
— 좋은지는 모른다. 인쇄되면 남는다.
셋 — 압정 네 개
우재현은 그 종이를 두 번 읽고 붙이라고 했다.
붙일 자리는 서기실 안쪽 벽이다. 창이 없는 쪽이고 서류함과 문 사이에 한 뼘 반쯤 빈다.
압정은 넷을 썼다. 넉 줄이 덧붙어 종이가 아래로 늘어졌기 때문에 아래쪽 둘은 모서리보다 안으로 들어가 박혔다.
간사가 물었다. — 왜 붙이는가.
우재현이 답했다. — 보이게 두려고 한다.
— 누구에게 보이는가.
— 여기 들어오는 사람에게 보인다.
— 여기 들어오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 지금은 그렇다.
— 언제까지 붙여 두는가.
— 저 수가 달라질 때까지 둔다.
수는 그해에 달라지지 않았다. 다음 해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종이는 회기가 끝나도 떼지 않았다. 여름 두 번을 지나면서 위쪽부터 바랬고, 인쇄된 다섯 줄 가운데 먼저 읽기 어려워진 것은 첫째 줄이다.
넉 줄은 연필이라 오래 남았다.
압정 네 개 가운데 아래쪽 둘은 뒷날 자리를 옮겼다. 종이가 더 늘어졌기 때문이다. 옮긴 구멍 자리가 벽에 그대로 남았고, 그 방을 쓰던 사람이 나간 뒤에도 회벽을 새로 바르지 않았다.
「대일본제국헌법 개정안」 제19조 관계 수정 협의 기록
1957년 3월. 내각 법제국 조사과 정리. 취급 주의. 등사판 아홉 장.
협의는 세 차례. 참석은 정부 측 넷, 조선의원단 측 셋.
제1회 협의에서 의원단이 낸 요구는 하나다. 정수.
제3회 협의에서 정부가 낸 안은 하나다. 조문.
기록에 결론란은 없다. 이 서식에는 그런 칸이 없다.
1957년 5월 21일, 대일본제국헌법이 예순여덟 해 만에 처음으로 고쳐졌다.
하나 — 대권(大權)
개정안은 열두 조를 고친다.
고치는 것은 계엄과 징발과 예산 편성과 칙령 위임의 범위다. 남방의 작전은 열다섯 해째 정리되지 않았고, 그동안 총력전 체제는 칙령과 긴급명령으로 굴러왔다.
칙령으로 굴리는 것에는 기한이 붙는다. 개정의 목적은 그 기한을 없애는 것이다.
발의는 칙명으로 한다. 제73조가 그렇게 정해 두었으므로 개정안은 의원이 낼 수 없다. 낼 수 있는 것은 정부 하나다.
정부가 열두 해를 기다린 이유는 셈이다. 발의는 언제든 할 수 있고 삼분의 이는 언제든 되지 않는다.
임시로 하던 것을 항구로 만드는 일이 이 개정의 전부다.
열두 조 가운데 조선과 관계있는 조문은 없다.
선거법은 헌법 사항이 아니다. 정수는 법률에 적힌 수이고 법률은 과반으로 고친다. 개정안 어디에도 사백구십칠이라는 수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헌법을 고치려면 삼분의 이가 필요하다.
삼분의 이는 삼백삼십이다. 여당에 서른 석이 모자란다. 모자란 서른 석이 어디 있는지는 한 해 전 사무국 일람에 이미 인쇄되어 있었다.
예순여덟 해 만에 헌법이 고쳐진다. 협의에서 의원단이 낸 요구는 하나, 정수. 정부가 낸 안도 하나, 조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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