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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제65장 각하(却下)

· 58화 중 36화 · 3,504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넷 — 등본 한 통

강순영은 등사 원지를 밀어 사백열한 장을 만들었다. 문면은 다섯 줄이다.

스물세 석 36화 제65장 각하(却下) — 헤더컷

첫 줄에 소가 각하되었다고 적었다. 둘째 줄에 각하는 청구가 이유 없다는 뜻이 아니라고 적었다. 셋째 줄에 상소가 없다고 적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은 다음에 다시 소를 낼 수 있는 조건이다. 선거가 다시 있어야 하고, 그때 선거인 명부에 이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무원이 물었다. — 우편료는 소송비용에 드는가.

강순영이 답했다. — 들지 않는다.

— 소송비용은 원고 부담으로 정해지지 않았는가.

— 정해졌다. 그 계산에 이 우편료는 없다.

— 계산에 없으면 누가 내는가.

— 내가 낸다.

— 왜 보내는가. 절차에 없는 일이다.

— 절차에 없으니까 보낸다.


돌아온 것이 스물여섯 통이다. 수취인 부재이거나 주소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돌아온 스물여섯 통은 버리지 않고 명단 별지 옆에 끼워 두었다. 두 해 뒤에 그 스물여섯이 무엇이었는지가 밝혀진다.

소는 사람 사백열한이 아니라 당사자 하나로 진행되고, 절차가 끝나면 다시 사백열한 사람으로 흩어진다.


강순영은 결정문 등본을 받은 날 이유 두 줄을 등사 원지에 옮겨 적었다.

옮긴 것을 사무소 벽에 붙였다. 외우려고 붙인 것이 아니다. 다음 소장의 첫 장에 그 두 줄을 그대로 인용할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벽에 붙은 종이는 그 뒤 넉 해 동안 한 장이었다.


『대심원 민사 판례집』 제22권 제11호

1969년 3월 간행. 대심원 조사관실 편. 1968년(민) 제17호 결정 수록분은 아홉 쪽이다.

판시사항 — 의원 정수의 배분이 헌법에 적합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하는 선거 무효의 소의 적부(適否).

결정 요지 — 법률이 헌법에 적합한지를 판단할 권한은 재판소에 없다. 그것을 전제로 하는 소는 부적법하다.

이유 — 스물두 줄. 당사자에게 송달된 정본의 두 줄은 이 스물두 줄의 끝 두 줄이다.

재판관 가와이 노부오(河合信雄)의 보충 의견 — 세 줄.

조선어 번역은 『조선 선출 의원 사십오 년 자료집』 제5권 수록

등본에 없던 것이 판례집에 있다.

하나 — 스물두 줄

결정에는 이유의 요지를 적으면 족하다.

판결은 그렇지 않다. 판결에는 이유를 적어야 하고, 적지 않으면 그 자체가 위법이다. 결정은 다르다. 요지로 족하다는 것은 나머지를 적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본은 두 줄이었다. 두 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두 줄로 족한 것이다.


원본은 스물두 줄이다.

앞의 다섯 줄은 원고의 주장을 정리한다. 다음 여섯 줄은 헌법 제19조 제2항이 확인 규정인지 창설 규정인지를 다룬다.

다루고 정하지 않는다. 열한째 줄에 그 이유가 있다. 그것을 정하지 않아도 이 사건은 끝난다는 것이다.

열두째 줄부터 스무째 줄까지가 심사권이다. 마지막 두 줄이 정본에 실린 두 줄이다.


여섯째 줄부터 열한째 줄까지를 따로 읽으면 이 결정은 다른 결정처럼 보인다.

여섯째 줄은 정부의 주장을 적는다. 제2항은 이미 이르러 있는 상태를 확인한 것이므로 그 항으로 새로 구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일곱째 줄은 그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적는다. 확인이라 하려면 확인되는 상태가 먼저 있어야 하고, 원고는 그 상태가 없다고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여덟째 줄부터 열째 줄까지는 그러므로 이 항이 무엇인지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적는다.

열한째 줄이 그 흐름을 끊는다. 정하지 아니한다고 적는다.


정하지 않는 이유는 한 줄이다. 정하여도 이 사건의 결론이 달라지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달라지지 않는 까닭은 그다음 아홉 줄에 있다. 이 항이 무엇이든 그것을 가지고 법률을 심사할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여섯 줄은 문을 열고 한 줄이 닫는다. 열린 동안 그 문 안쪽이 판례집에 적혔다.


조사관보가 물었다. — 판시사항에 제19조를 넣는가.

조사관이 답했다. — 넣지 않는다.

— 원고의 주장은 그 항이다.

— 결정이 그 항을 판단하지 않았다.

— 다섯 줄을 썼다.

— 다섯 줄은 주장의 정리다. 정리는 판단이 아니다.

— 판시사항에 없으면 색인에도 없다.

— 없다.

— 그러면 이 결정은 헌법 항목에서 찾아지지 않는다.

— 찾아지지 않는다. 소의 적부에서 찾아진다.

— 뒤에 이 항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 그 사람은 이 결정을 못 찾는다.


판례집에서 한 결정이 무엇에 관한 결정인지 정하는 것은 재판부가 아니라 그 두 줄을 붙이는 사람이다.

둘 — 법률에 의하여

헌법 제57조는 사법권을 재판소가 행한다고 적는다. 그 앞에 넉 자가 붙어 있다.

법률에 의하여.

이 결정의 열두째 줄부터 스무째 줄까지가 그 넉 자의 풀이다. 법률에 의하여 재판하는 자는 그 법률을 재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 결정이 만든 논리가 아니다. 1889년 이래의 취급이다.

재판소는 명령과 처분은 심사한다. 명령이 법률에 어긋나면 그 사건에 적용하지 않는다. 처분이 법률에 어긋나면 취소한다.

그 자는 아래에서만 쓰인다. 처분과 명령 사이, 명령과 법률 사이에서 쓰인다.

법률과 헌법 사이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여든 해 동안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


강순영이 물었다. — 여든 해 동안 한 번도 없는가.

조사관이 답했다. — 없다.

— 심사해 달라고 한 사건은 있었는가.

스물세 석 36화 제65장 각하(却下) — 전환컷

— 있었다. 스무 건쯤 된다.

— 어떤 사건이었는가.

— 조세가 여섯, 징발이 넷, 신문지법이 셋이다. 나머지는 잡다하다.

— 그 스무 건은 어떻게 끝났는가.

— 전부 이 결정과 같은 이유로 끝났다.

— 그러면 이유는 하나뿐인가.

— 하나뿐이다.

— 이유가 하나뿐인 것은 튼튼한 것인가.

—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 왜인가.

— 이유가 여럿이면 하나가 무너져도 남는다. 하나면 그 하나가 전부다.


재판소는 자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자로 맨 위 한 칸을 재지 않기로 여든 해 동안 되어 있었다.


여든 해 동안 없었다는 것이 앞으로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없었다는 것은 무겁다. 재판소가 어제까지 하지 않은 일을 오늘 하려면 어제까지 하지 않은 이유를 먼저 치워야 한다.

이 결정은 그 이유를 스물두 줄로 적었다. 적어 놓은 이유는 치우기 쉬운 이유다. 적히지 않은 이유는 치울 자리가 없다.

셋 — 세 문장

보충 의견은 정본에 실리지 않는다. 재판관의 의견은 원본에만 붙이는 것이 대심원의 취급이다.

그래서 원고는 그것을 이듬해 판례집에서 처음 읽는다. 결정이 고지된 지 넉 달 뒤다.

세 줄이다.


— 본원에 법률을 심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과, 심사되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 권한은 헌법이 정하고, 심사되어야 할 것은 사실이 정한다.

— 권한이 없는 동안에도 그것은 없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 있다.


그 아래에 한 줄이 더 있다. 본 의견은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 줄은 형식이다. 보충 의견에는 다 붙는다.


사무원이 물었다. —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무엇을 하는 문장인가.

강순영이 답했다. —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그러면 왜 썼는가.

— 나도 그것을 묻고 싶다.

— 물을 수 있는가.

— 없다. 재판관에게 왜 그렇게 썼는지 묻는 절차는 없다.

— 그러면 이 세 줄은 어디에 쓰는가.

— 아무 데도 못 쓴다. 이 결정은 끝났고 상소가 없다.

— 그러면 왜 베끼는가.

— 지금 못 쓰는 것과 없어지는 것은 다르다.


그는 열두 해 전에 서기석에서 한 줄을 여백에 적은 일이 있다. 그때 적은 것은 문장에 관한 것이었다.

그 여백의 종이는 아직 있다. 그것이 무엇에 쓰이는지는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른다.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는 것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넷 — 다른 넷

결정은 다섯 재판관의 합의다.

보충 의견을 붙인 것은 하나다. 나머지 넷은 아무것도 붙이지 않았다.

합의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 세 문장이 합의석에서 나온 말인지 뒤에 혼자 쓴 글인지도 남지 않는다.


남는 것은 순서다. 판례집은 재판관의 이름을 재판장부터 적는다.

가와이 노부오는 다섯 가운데 넷째다. 넷째는 발언 순서가 아니라 임명 순서다.


조사관보가 물었다. — 보충 의견을 실을지 말지는 누가 정하는가.

조사관이 답했다. — 정하는 것이 아니다. 원본에 붙어 있으면 싣는다.

— 빼는 일은 없는가.

— 없다. 빼면 원본과 달라진다.

— 그러면 이 세 줄은 반드시 실린다.

— 실린다.

— 정본에는 실리지 않는데 판례집에는 반드시 실리는가.

— 그렇다.

— 그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 이상하다. 다만 오래된 취급이라서 아무도 고치지 않는다.


당사자가 못 읽는 문장이 책방에서는 팔린다.


가와이 노부오는 1971년에 정년으로 물러난다.

물러난 뒤 그가 이 사건에 관하여 쓴 글은 없다. 강연도 없고 회고도 없다.

세 문장이 그가 이 사건에 관하여 남긴 전부다.

다섯 — 색인(索引)

판례집 권말에는 색인이 셋 붙는다. 사항 색인, 법령 색인, 연월일 색인이다.

이 결정은 사항 색인에서 한 항목에만 오른다. 「선거소송 — 소의 적부」다.

법령 색인에는 중의원의원선거법 별표 제2와 헌법 제57조가 올랐다. 헌법 제19조는 오르지 않았다.

원고가 두 해를 들여 이름을 모으고 넉 줄을 쓴 그 항은 색인에 없다.

당사자가 못 읽는 세 문장이 책방에서는 팔린다. 두 해를 들여 이름을 모아 내세운 조항은 색인에 오르지 않았다.

남은 22화 · 약 76,706자 · 약 1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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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석전 58화

제1부 을안(乙案)

1서장2제2장 두 통3제4장 선(線)

제2부 입법(立法)

4제6장 총독(總督)5제7장 안(案)6제9장 삼십사호(三十四號)7제10장 칙선(勅選)8제13장 획정(劃定)

제3부 개표(開票)

9제15장 유권(有權)10제16장 열세 곳11제17장 표(票)12제18장 개표(開票)13제20장 등원(登院)14제22장 무엇에 대한 비율입니까

제4부 원내(院內)

15제25장 통역(通譯)16제27장 회기(會期)17제28장 증원(增員)18제30장 손

제5부 청원(請願)

19제31장 삼십만(三十萬)20제33장 절차(節次)21제34장 태웠다

제6부 강화(講和)

22제37장 호적(戶籍)23제39장 세율(稅率)24제41장 학교25제44장 여자

제7부 합동(合同)

26제46장 합동(合同)27제48장 개헌(改憲)28제49장 한 줄29제51장 서른한 석

제8부 배율(倍率)

30제53장 배율(倍率)31제55장 공장32제57장 길33제60장 젊은 사람34제62장 서기(書記)35제64장 제소(提訴)

제9부 각하(却下)

36제65장 각하(却下)37제66장 이유 하나38제68장 재소(再訴)39제69장 유효(有效)

제10부 사정(事情)

40제71장 사정(事情)41제72장 위헌(違憲)42제74장 시정(是正)43제76장 세대(世代)44제78장 설계(設計)45제80장 배(倍)

제11부 주문(主文)

46제82장 변론(辯論)47제83장 주문(主文)48제84장 이유 둘49제85장 삼대일(三對一)

제12부 배분(配分)

50제87장 산식(算式)51제88장 마흔한 석52제91장 선서(宣誓)

제13부 비(比)

53제92장 유고(遺稿)54제94장 이름55제96장 회기 마흔56제97장 발의(發議)57제99장 백분(百分)58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