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석 제7부 합동(合同)
28화제49장 한 줄
둘 — 서른여섯
그는 살아서 그 줄이 쓰이는 것을 보았고, 쓰인 자리가 천장이 되는 것도 보았다.

그해 서기록은 이 년 뒤에 보관 기한이 찼다.
기한이 찬 기록은 목록에 오르고 목록에 오른 것은 처리된다. 그 권도 처리되었다.
남은 것은 5월분 두 면의 사본 한 장이다. 두 면이라 접힌 자국이 가운데를 지난다. 사본을 뜬 사람은 사본을 뜬 자기 이름을 어디에도 적지 않았다.
그는 그 사본을 스물한 해 동안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 보인 상대는 그해 사무소에 들어온 스물세 살 서기다.
제34회 제국의회 중의원 본회의 회의록 제삼십이호
1960년 5월 19일. 의사일정 제1 「제국·합중국 간 안전보장 조약 및 부속 교환공문 승인의 건」.
기명투표. 투표 총수 사백구십오. 가(可) 이백오십칠, 부(否) 이백삼십팔.
산회 오전 영시 사십일분.
회의록에 회파별 내역은 없다. 있는 것은 백표와 청표의 성명 명부 두 장이다.
두 명부는 오십음순이므로 어디서 온 의원인지는 읽어 낼 수 없다.
조선에서 온 스물세 사람이 한 안건에서 두 편으로 갈라진 것은 이 표결이 처음이다.
하나 — 조약(條約)
조약은 여섯 조다.
제1조와 제2조는 협의와 경제 협력이다. 제3조가 방위 의무를 정하고 제4조가 시설과 구역을 정한다. 제5조는 기한이고 제6조는 폐기 통고다.
조문에 조선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이 조약이 원내를 갈라놓은 것은 조문 때문이 아니다. 갈라진 자리는 여당 안이다.
합동으로 하나가 된 두 당은 남방을 두고 서로 다른 계보를 가지고 있었다. 한쪽은 십오 년째 정리되지 않은 작전을 밖에서 끝내자고 했고, 한쪽은 밖을 끌어들이면 안이 열린다고 했다.
합동은 그 다툼을 없앤 것이 아니라 한 회파 안으로 넣은 것이다. 넣어 둔 것이 이 안건에서 나왔다.
한 덩어리가 되면 다툼도 그 덩어리 안에서 일어난다. 밖으로 나올 때는 표결의 모양을 하고 나온다.
조선이 한 번 나오는 것은 위원회다. 4월 하순의 조약위원회에서 야당 쪽 위원 하나가 제3조를 물었다.
위원이 물었다. — 제3조의 「시정 아래 있는 영역」에 조선이 들어가는가.
정부위원이 답했다. — 들어간다.
— 그러면 조선의 방위는 이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는가.
— 그러하다.
— 조선에서 뽑힌 의원에게 이 조약에 관하여 별도로 물은 일이 있는가.
— 조약은 정부가 체결하고 의회가 승인한다. 별도로 묻는 절차는 없다.
— 절차가 없다는 것과 묻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 묻지 않았다.
이 문답은 회의록에 그대로 실렸다. 통역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발언 시간이 배로 늘지 않았다.
물은 사람은 조선에서 온 의원이 아니다.
둘 — 방침(方針)
의원단 규약 제6조는 이렇게 되어 있다. 예산 및 법률안에 대한 찬부는 제3조에 따라 정한 방침에 의한다.
조약이라는 말은 없다.
열네 해 동안 조약 승인이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의 셋은 반대가 거의 없었으므로 방침을 물을 일이 없었다.
이번에는 물어졌다.
5월 초 간사회가 두 번 열렸다. 두 번째 자리에서 대표가 정했다.
간사 하나가 물었다. — 방침을 정하는가.
우재현이 답했다. — 정하지 않는다.
— 정하지 않으면 스물셋이 흩어진다.
— 흩어진다.
— 열네 해 동안 흩어진 적이 없다.
— 없었다. 그것은 규약에 예산과 법률안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 조약을 그 안에 넣어 읽으면 되지 않는가.
— 넣어 읽을 수는 있다. 넣어 읽으면 다음에는 무엇이든 넣어 읽는다.
— 넣어 읽는 것이 나쁜가.
— 나쁘다. 우리 조문은 우리가 만들었다. 만든 사람이 늘려 읽기 시작하면 남이 늘려 읽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간사 하나가 물었다. — 그러면 스물세 사람은 각자 정하는가.
— 각자 정한다. 각자가 의원이다.
— 대표는 어느 쪽인가.
— 나도 각자다.
이 판단은 조문으로 보면 옳다.
규약 제4조를 만들 때 그는 창구를 하나로 해야 무게가 생긴다고 했다. 열한 해 전에 그는 그 조문으로 삼십만 장을 반려했다. 조문에 없는 것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이번에도 그는 조문에 없는 것을 하지 않았다.
같은 방식이 한 번은 문을 닫았고 한 번은 문을 열었다.
방침이 없다는 말이 서기실을 통해 스물세 사람에게 갔다. 알린 방식은 서면이 아니라 구두다. 서면으로 하면 그것이 방침이 된다.
그 뒤 보름 동안 스물세 사람이 각자 정했다. 정하는 과정은 어디에도 기재되지 않았다. 남은 것은 결과뿐이다.
경상북도에서 온 의원이 물었다. — 자네는 어느 쪽인가.
전라남도에서 온 의원이 답했다. — 백표다.
— 까닭을 듣고 싶다.

— 제3조에 시정 아래 있는 영역이 들어간다. 조선이 거기 든다고 정부가 위원회에서 답했다. 문서에 조선이 지켜야 할 땅으로 적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적히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 적히면 다음에 셀 때 빠뜨리지 못한다.
— 나는 청표다.
— 까닭을 듣고 싶다.
— 같은 이유다. 지켜야 할 땅이라고 적으면서 그 땅에서 뽑힌 사람에게는 묻지 않았다. 정부위원이 그것을 위원회에서 인정했다.
— 물었으면 자네는 백표였는가.
— 물었으면 백표였다.
— 그러면 우리는 같은 자리에 서 있다.
— 같은 자리에 서서 다른 패를 든다.
둘 다 조선이 문서에 적히는 것을 값으로 쳤다. 하나는 적히는 쪽에, 하나는 묻지 않은 쪽에 값을 매겼다.
셋 — 열넷
5월 19일 본회의는 오후 여덟 시에 열렸다.
기명투표는 목패로 한다. 찬성은 흰 패이고 반대는 푸른 패다. 호명 순으로 등단해서 연단 앞 함에 넣는다.
조선에서 온 의원의 이름은 오십음순으로 흩어져 있다. 스물세 사람이 잇달아 올라가는 일은 없다.
투표는 세 시간 반이 걸렸다. 계표는 사무국 직원 넷이 했다.
| 선출 구분 | 백표 | 청표 | 계 |
|---|---|---|---|
| 내지 | 235 | 229 | 464 |
| 조선 | 14 | 9 | 23 |
| 대만·가라후토 | 8 | 0 | 8 |
| 계 | 257 | 238 | 495 |
이 표는 회의록에 없다. 회의록에는 이름만 있다.
이 표를 만든 것은 의원단 서기다. 그는 두 명부를 회파 명부와 한 줄씩 맞추어 이틀에 걸쳐 옮겼다.
총 정수는 사백구십팔이다. 내지가 사백육십칠이고 외지가 삼십하나다. 내지 정수는 두 해 전에 한 석 늘었고 외지 정수는 열다섯 해 동안 그대로다.
결석 셋은 전부 내지다. 출석 사백구십오의 과반은 이백사십팔이고 백표는 이백오십칠이다.
여당은 그해 삼백셋이다. 백표 가운데 내지가 이백삼십다섯이므로 여당에서 예순여덟이 청표를 냈다.
넉 해 전 서기실 벽의 넉 줄은 쉰넷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수를 넘었다.
여당이 쉰넷보다 크게 갈라진 날에만 스물세 표가 보인다. 그날이 왔다.
셈은 이렇게 된다.
조선의 백표 열넷이 청표였다면 가는 이백사십셋이고 부는 이백오십둘이다. 부결이다.
조선의 청표 아홉이 백표였다면 가는 이백육십여섯이다. 결과는 같다.
결과를 만든 것은 아홉이 아니라 열넷이다.
넷 — 서른두 번째
이 표결은 사십오 년 동안 조선 의석이 결과를 바꾼 백구십아홉 번 가운데 서른두 번째다.
백구십아홉이라는 수는 그때 아무도 몰랐다. 그 수를 세는 사람은 1960년에 다섯 살이고 대구에 있다.
세는 일은 그 뒤 스물여섯 해 동안 아무도 하지 않았다. 셀 자료는 서기실에 매년 쌓였고 세라고 지시한 문서는 나오지 않았다.
지시가 없으면 세지 않는다. 지시가 없어도 세는 사람이 생기려면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산회는 자정을 넘겨서 했다. 서기석에서 표결부를 옮긴 것은 이튿날이다.
간사가 물었다. — 열넷과 아홉을 표결부에 그대로 적는가.
서기가 답했다. — 적는다.
— 방침이 없었으니 적을 방침란이 비는데.
— 비워 둔다. 비어 있는 것도 기재다.
— 이것을 보고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스물세 사람이 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것을 누가 보는가.
— 우리가 본다. 그리고 우리 말고도 본다.
정부 쪽에서 배운 것도 그것이다.
그전까지 조선 스물세 표를 얻으려면 의원단의 방침을 얻어야 했다. 방침은 과반수 의결이므로 열둘을 설득하면 스물셋이 왔다.
이제는 방침이 없는 안건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방침이 없으면 스물셋을 통째로 살 필요가 없다.
그날 이후 세는 단위가 스물셋에서 열넷으로 바뀐다.
목패는 표결이 끝나면 두 함에 나누어 담아 봉인한다. 봉인지에는 회의 번호와 안건 번호를 쓴다.
봉인한 함은 회기 뒤 이 년을 둔다. 이 년이 지나면 목패는 씻어서 다시 쓴다.
이름은 명부에 남고 패는 다시 쓰인다.
중의원 사무국 「제34회 의회 안건별 출결 및 기권 집계」
1960년 6월 작성. 의사부. 회기 종료 후 조사국 이관용.
표는 세 칸이다. 출석·결석·기권.
기권 칸은 이 서식이 생긴 이래 대부분의 회기에서 비어 있다.
이 회기의 기권 칸에는 숫자가 한 번 들어가 있다.
그 숫자 옆에 사유란은 없다.
서른한 사람이 전부 자리에 있었다. 표는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하나 — 기권란
집계표에서 기권 칸이 채워지는 일은 드물다.
기권하려면 자리에 앉아서 패를 내지 않아야 한다. 나가 버리면 결석이고, 패를 내면 찬성이거나 반대다. 그 사이에 머무르려면 일부러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이 회기의 집계는 이렇게 되어 있다.
| 안건 | 기권 |
|---|---|
| 제1호 ~ 제14호 | 0 |
| 제15호 | 31 |
| 제16호 ~ 제23호 | 0 |
대개 비어 있던 기권 칸에 숫자 하나가 들어간다. 서른하나. 전부 자리에 있었고 표는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사유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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