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석 제2부 입법(立法)
4화제6장 총독(總督)
둘 — 같은 서가
제2편은 지방의회 운영 실적이고 열네 면이다.

1920년에 부협의회와 지정면협의회 선거가 있었고 1930년에 도회와 부회와 읍회가 의결기관이 되었다. 조사서는 그 뒤 열네 해의 투표율과 당선자 직업 분포와 회기 일수를 표로 실었다.
제2편의 결론은 두 줄이다.
— 운영은 대체로 양호함. 큰 혼란 없음.
— 다만 이 실적은 의결권을 가진 기관의 실적이 아님. 1930년 이후분에 한하여 의결기관의 실적임.
스물네 해 동안 조선에서 표를 던져 본 사람이 있다. 그 표가 무엇을 정했는지는 그 표를 던진 사람이 정하지 않았다.
1944년에 답이 바뀐다.
바뀐 까닭을 조사서는 제1편에 적지 않았다. 제2편에도 적지 않았다. 제4편에 적었다.
1943년에 병역법이 고쳐졌고 1944년 4월에 조선에서 첫 징집이 있었다. 그해 봄부터 징병 사무 서류와 참정권 청원 서류가 같은 서가에 놓였다. 서가를 옮긴 것은 사무 편의였다.
옮긴 사람은 조사과 서기였고, 옮긴 날짜는 조사서에 없다.
조사과장이 물었다. — 제1편을 열아홉 면이나 쓴 까닭이 무엇인가.
조사원이 답했다. — 스물한 해를 한 면으로 줄이면 스물한 해가 짧아 보인다.
— 짧아 보이면 무엇이 잘못되는가.
— 짧아 보이면 이번에도 미루자는 말이 나온다.
— 길어 보이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 미룰 까닭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 까닭은 얼마든지 있다.
— 없다. 스물한 해 동안 쓴 까닭은 넷뿐이고 넷을 다 썼다.
청원이 답을 바꾼 것이 아니다. 청원이 답을 다 써 버린 것이다.
셋 — 곤란
제4편은 세 면이고 소견은 세 항이다.
— 시행에 앞서 선거인 명부의 조제를 요함. 조제에 요하는 기간은 최소 육 개월로 봄.
— 지방의회 선거의 실적에 비추어 개표 사무는 감당할 수 있음. 다만 구역이 넓음.
— 징병을 실시한 지역에 참정권을 두지 아니함은 설명이 곤란함.
앞의 두 항은 준비 사항이다. 조사 의뢰서가 요구한 것이 그것이다.
세 번째 항은 준비 사항이 아니다.
이 한 줄에 부당하다는 말은 없다. 옳지 않다는 말도 없다. 급하다는 말도 없다.
곤란한 것은 설명이다. 설명은 누가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를 조사서는 적지 않았다. 적지 않았으므로 읽는 사람이 저마다 채웠다.
조사를 지시한 것은 총독이었다. 조사서가 묶여 나온 달에 그는 조선에 없었다. 7월 22일에 총리대신이 되어 도쿄로 갔다.
표지에 쪽지가 한 장 붙어 있다. 등사판 예순두 면과 종이가 다르다.
— 각하 상경 후 지참분. 부(副) 두 부.
조선에서 스물한 해 동안 쌓인 서류가, 조선을 떠난 사람의 손에 들려 조선 밖으로 간다.
조사서를 지시한 것은 총독의 자격으로였고, 조사서를 받은 것은 총리의 자격으로였다. 지시한 사람과 받은 사람이 같은 사람이면서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
조선의 서류가 도쿄에서 처리되는 경로가 이때 처음 생긴다. 그 경로는 사람 한 사람이었다. 사람은 자리를 옮기고 경로는 남는다.
제3편은 내지 선거제도 개요이고 열한 면이다.
그 열한 면 안에 조선이 나오는 대목은 없다. 내지의 제도를 그대로 옮겨 적었을 뿐이다. 연령, 성별, 납세 요건, 선거구, 정수. 다섯 항목이 순서대로 있다.
제3편을 쓴 조사원은 마지막 면에 표를 하나 넣으려다 넣지 않았다. 넣으려던 표의 표제만 여백에 남아 있다.
「내지 선거인 대 조선 인구」
표는 없다. 표제만 있다.
내무성 지방국 「조선 및 대만 국정 참정권 실시 요강안」
1944년 12월. 지방국 선거과 기안. 각의 배포용 등사본 24면.
제1 정수(定數) · 제2 선거권 및 피선거권 · 제3 시행 기일 · 제4 소요 경비.
「본 요강안은 조선 및 대만에 중의원의원선거법을 시행함에 있어 요(要)하는 사항을 정함.」
표지 뒷면에 연필로 적힌 것이 한 줄 있다. 지운 자국 위에 다시 적었다.
「제1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표를 줄 것인지는 이 문서에서 다투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넉 달 전에 끝났다.
하나 — 세 가지
요강안이 정하는 것은 셋이다. 몇 석을 줄 것인가. 누구에게 표를 줄 것인가. 언제 시행할 것인가.
스물네 면 가운데 제1 정수가 열한 면이다. 제2 선거권이 여섯 면, 제4 소요 경비가 다섯 면이다.
제3 시행 기일은 두 줄이다.
면수를 더하면 스물두 면이고 표지와 목차를 넣으면 스물네 면이 된다. 두 줄은 면으로 세어지지 않는다.

선거과장이 물었다. — 제3이 두 줄인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인가.
기안자가 답했다. — 정할 사람이 여기 없다.
— 그러면 비워 두는가.
— 비워 두지 않는다. 정할 사람에게 넘긴다고 적는다.
— 넘긴다고 적으면 넘겨지는가.
— 적어 두면 적어 둔 대로 처리된다. 언제 처리될지는 적지 않는다.
— 처리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 처리되지 않은 것은 아직 처리 중이다.
정수는 열한 면이고 기일은 두 줄이다. 이 문서에서 무엇이 다투어졌는지는 면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둘 — 두 숫자
열한 면의 절반은 산정 방식 둘을 나란히 놓는 데 쓰였다.
제1안의 표제는 「인구에 의함」이다. 제국 인구를 개정 후 총 정수로 나누어 한 석의 값을 구하고, 조선 인구를 그 값으로 나눈다.
제2안의 표제는 「실적에 의함」이다. 내지 선거인 총수를 내지 정수로 나누어 한 석의 값을 구하고, 조선에서 요건을 채울 사람 수를 그 값으로 나눈다.
| 산정 | 분모 | 한 석의 값 | 조선 몫 |
|---|---|---|---|
| 제1안 「인구에 의함」 | 제국 인구 106,540천 ÷ 정수 497 | 214천 | 117 |
| 제2안 「실적에 의함」 | 내지 선거인 14,470천 ÷ 정수 466 | 31천 | 12 |
| 요강안 채택 | 기재 없음 | 기재 없음 | 23 |
요강안 본문은 제1안을 「백이십 석 내외」로 적었다. 소수점을 잘랐고 잘린 자리는 밝히지 않았다.
제2안의 분자는 아직 조사되지 않은 숫자였다. 조선에서 직접국세 십오 엔을 채울 사람이 몇인지는 이듬해 1월에야 재무국이 센다. 요강안은 그 숫자를 삼십팔만으로 미리 놓고 계산했다.
미리 놓은 숫자와 나중에 나온 숫자는 같았다. 같았던 까닭은 재무국이 정확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이미 놓인 숫자를 향해 세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사서에도 요강안에도 그것을 가릴 근거가 없다.
지방국장이 물었다. — 백열일곱과 열둘 사이가 열 배다. 같은 나라의 같은 사람을 세는데 열 배가 나오는가.
선거과장이 답했다. — 세는 것이 다르다. 하나는 사람을 세고 하나는 납세자를 센다.
— 어느 쪽이 옳은가.
— 옳고 그름이 아니다. 내지에서는 이십 년 전에 둘이 하나가 되었다.
— 조선에서는 왜 둘인가.
— 조선에는 납세 요건이 남기 때문이다.
— 요건을 없애면 어떻게 되는가.
— 백열일곱이 된다.
— 그러면 요건은 정수를 위해 남기는 것인가.
— 그 물음에는 답하지 않는다.
— 답하지 않으면 회의록에는 무엇이 남는가.
— 물음이 남는다. 답이 없다는 것도 함께 남는다.
요건은 표를 줄 사람을 고르는 장치이면서, 동시에 줄 표의 수를 고르는 장치다.
셋 — 스물셋
제2 선거권은 여섯 면이다. 여섯 면 가운데 넉 면이 납세 요건의 산정 방법이고 두 면이 명부 조제 절차다.
내지 사람이 조선에 살면 어느 쪽 요건을 쓰는지, 조선 사람이 내지에 살면 어디에 이름을 올리는지가 그 넉 면에 있다. 답은 거주지 기준이다.
내지에 사는 조선 사람은 내지 선거구에서 투표한다. 요강안은 그것을 두 줄로 적고 넘어갔다. 1944년에 내지에 사는 조선 사람은 백구십사만이었다.
그 백구십사만은 이 요강안의 조선 몫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조선 인구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두 번 세어지거나 한 번도 세어지지 않는다.
채택된 숫자는 스물셋이다.
열한 면 어디에도 스물셋이 나오는 산식이 없다. 제1안과 제2안 사이의 어떤 가중치로도 스물셋이 나오지 않는다. 백열일곱과 열둘의 중간은 예순넷이다.
조사원 하나가 나중에 다른 나눗셈을 해 보았다. 내지 정수 사백육십육을 스물셋으로 나누면 이십이 나올 것 같았다. 나오지 않았다. 이십 점 이육이 나왔다.
개정 후 총 정수 사백구십칠로 나누면 이십일 점 육이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조차 맞지 않는다. 스물셋은 나눗셈의 결과가 아니다.
이 편에서 가장 오래 남는 사실이 여기서 생긴다.
숫자에 근거가 붙어 있지 않으면, 그 숫자를 다투려는 사람은 무엇을 다투어야 할지 알 수 없다. 틀렸다고 말하려면 먼저 무엇에 비추어 틀렸는지를 말해야 한다.
사십 년 뒤 이 문제를 재판소가 다룬다. 그때 재판소가 쓰는 문장은 짧다. 법률에 배분의 근거가 없다.
근거가 없다는 것은 1944년 12월에 이미 사실이었다.
넷 — 별도로 정함
제3 시행 기일의 두 줄은 이렇다.
— 본법의 시행 기일은 별도로 정함.
— 시행에 앞서 선거인 명부 조제, 선거구 획정, 개표 사무 요원 배치를 요함.
앞 줄이 넉 달 뒤에 조문이 된다. 그때는 「별도로」가 「칙령으로써」로 바뀐다. 뜻은 같다. 정할 사람이 여기 없다는 뜻이다.
뒷줄은 해야 할 일 셋을 적었다. 셋 다 날짜가 없다.
셋 중 둘은 조선에서 해 본 적이 있는 일이다. 명부 조제와 개표는 지방선거에서 열네 해를 해 왔다. 해 본 적이 없는 것은 선거구 획정 하나다.
조선을 몇 개로 나눌 것인지는 요강안에 없다. 그것은 넉 달 뒤 다른 부서의 다른 문서가 정한다.
스물셋은 나눗셈의 결과가 아니다. 근거 없는 숫자를 사십 년 뒤 재판소가 다룬다 — 「법률에 배분의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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