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석 제3부 개표(開票)
10화제16장 열세 곳
둘 — 도계(道界)
옮겨 간 군의 선거인은 받은 구의 명부 안에서 한 통에 섞인다.

섞이면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길 수 없게 된다.
넷 가운데 어느 군에서도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4월에 경무국이 취합한 입후보 예정자 백열아홉 명 가운데 이 네 곳에 본적을 둔 사람은 없다.
도계는 지워지지 않았다. 세금과 학교와 길은 도계를 따라간다. 넘어간 것은 표뿐이다.
옮겨진 군의 사람은 두 지도 위에 동시에 산다. 두 지도는 겹치지 않는다.
면장이 물었다. — 우리 군이 경상북도 구에 들었다고 한다.
군 서기가 답했다. — 그렇다. 선거만 그렇다.
— 세금은 어디에 내는가.
— 강원도에 낸다.
— 학교와 길은 누가 놓는가.
— 강원도가 놓는다.
— 그러면 대구에서 뽑힌 사람에게 우리는 무엇을 말하는가.
— 말할 수는 있다. 다만 그 사람이 우리 군에 올 일은 없을 것이다.
— 왜 없는가.
— 우리 두 군의 선거인이 그 구 선거인의 백분의 일을 겨우 넘는다.
한 군이 도계를 넘으면 그 군의 표는 세어지는 자리가 바뀐다. 자리가 바뀌면 무게가 바뀐다.
셋 — 합리
세 번째 줄은 「합리적 구획이었다」이다.
무엇에 대한 합리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합리는 세 가지가 가능하다. 사무의 합리와 교통의 합리와 표의 합리다. 앞의 둘은 별표 사유란에 있다. 셋째는 별표에도 교과서에도 없다.
표의 합리를 재려면 한 사람의 표가 얼마인지 알아야 하고, 그 값은 인구를 정수로 나누면 나온다.
이 교과서에 조선 인구는 실려 있다. 제11장이 아니라 제3장 「인구와 산업」에 실려 있다.
두 수는 한 책 안에 있고 여덟 장 떨어져 있다. 여덟 장을 넘겨 두 수를 만나게 하는 일은 교과서가 하지 않는다.
1960년 검정 의견서에 부기가 한 줄 붙었다.
— 「합리적」은 평가어이므로 삭제를 권함.
삭제되지 않았다. 편수과 회신도 한 줄이다.
— 삭제하면 그 자리가 빈다. 빈 자리는 학생이 채운다.
빈 자리를 학생이 채울 것이 두려워서 판단을 대신 인쇄했다.
편수관이 물었다. — 학생이 무엇으로 채우겠는가.
조사관이 답했다. — 나눗셈으로 채운다.
— 나눗셈의 값은 무엇인가.
— 값은 나도 안다. 다만 이 교과서에 그 값을 적을 칸이 없다.
1961년판의 이 면은 1974년판까지 그대로 갔다. 지도도 그대로이고 넉 줄도 그대로다.
다만 마지막 줄은 판이 바뀔 때마다 다시 인쇄된다. 「오늘까지 고쳐진 바 없다」이다.
「오늘」이 언제를 가리키는지는 판마다 다르다. 문장은 판마다 같다.
1986년판에서 지도가 빠진다. 빠진 자리에는 표가 들어간다.
표에는 1945년과 1985년 두 해의 정수가 나란히 있고, 두 해의 값이 같다.
그 면에는 판단이 인쇄되어 있지 않다.
『우재현 유고』 제4절·제5절·제6절
1971년 유족 공개분. 등사 사십 부.
제4절의 표제는 「열이레」, 제5절은 「통역」, 제6절은 「백스물」이다.
세 절을 합쳐 스물두 면이다. 유고 전체에서 가장 긴 대목이다.
제4절 첫머리에 두 줄이 있다.
— 나는 이 열이레를 스물여섯 해 동안 세 번 고쳐 적었다.
세 번 다 같은 자리에서 막혔다. 금지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선거운동은 허가된 것이 아니라 금지되지 않은 것이었다.
하나 — 열이레
입후보 등록은 5월 3일에 마감되었다. 그날부터 19일까지가 운동 기간이다. 열이레다.
4월 조사표에 오른 예정자는 백열아홉이었다. 등록을 마친 사람은 아흔넷이다.
빠진 스물다섯 가운데 절반 넘는 수가 공탁금에서 걸렸다. 공탁금은 이천 엔이다.
직접국세 십오 엔을 내면 표를 얻는 곳에서, 그 표를 받으러 나서려면 이천 엔을 맡겨야 한다.
규정은 내지의 것을 그대로 옮겨 왔다. 연설회는 신고하고, 호별 방문은 금하고, 문서는 정해진 종수만 배포한다.
옮겨 오지 않은 것이 하나 붙었다. 연설회장에 관헌이 임석하고, 임석 관헌은 연설을 중지시킬 수 있다.
조선어 연설은 허용되었다. 국어 상용이 십 년째 강제되던 해에 허용되었다.
허용한 까닭은 조문에 없다. 다만 명부에 오른 삼십팔만은 조선 사람이다.
제7구는 경상북도 전부에 강원도 남부 두 군을 붙인 곳이다. 열이레에 다 돌 수 없다.
그는 스물두 곳에서 연설했다. 그중 열여덟 곳이 부와 읍이고 면에는 네 번 갔다.
선거인이 부와 읍에 몰려 있으므로 그렇게 돌았다. 그렇게 도는 것이 이 선거에서 옳은 선거운동이다.
옳게 하면 면에는 네 번 가게 된다.
— 나는 대구부 남산정 극장에서 첫 연설을 했다.
— 청중은 사백 남짓이었고, 그중 명부에 오른 사람은 백이 못 되었다.
— 나머지 삼백은 표가 없었다. 그래도 왔다.
— 표가 없는 사람이 정치 연설을 들으러 오는 까닭을 나는 그날 처음 생각했다.
— 조선말로 하는 정치 연설을 들어 본 사람이 그 방에 거의 없었다.

표가 없는 사람이 표가 있는 사람보다 세 배 많은 방에서 그는 표를 얻는 말을 했다.
임석 경찰은 두 명이었다. 열이레 동안 그의 연설이 중지된 것은 한 번도 없다.
중지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는 그해에 다행으로 적었다. 스물여섯 해 뒤에는 다르게 적었다.
— 열이레 동안 제7구에서 중지된 연설회가 두 번 있었다. 둘 다 내 것이 아니었다.
— 하나는 징용을 말한 사람이었고 하나는 공출을 말한 사람이었다.
— 두 사람 다 숫자를 말하지 않았다. 마을 이름을 말했다.
— 마을 이름은 사람으로 이어진다. 숫자는 사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둘 — 통역
조선어로 연설하면 통역이 배석한다. 규정의 문언은 「임석 관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함」이다.
통역은 도 경찰부에서 나온다.
— 통역은 내 뒤 왼쪽에 앉았다. 열이레 동안 나는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 그는 내가 한 문장을 말하면 한 문장을 적었다. 적은 것을 소리 내어 옮기지는 않았다.
— 옮기지 않으면 통역이 아니다. 그것은 받아쓰기다.
— 나는 열이레 동안 받아쓰기를 당했다.
통역은 청중을 향해 앉지 않는다. 임석 경찰을 향해 앉는다.
그 방에서 통역의 일본어를 끝까지 듣는 사람은 두 사람뿐이다.
열이레째 되는 날 통역이 처음으로 소리를 내어 옮겼다.
옮긴 것은 한 문장이다. 그 문장은 「스물세 석을 백스무 석으로」였다.
숫자는 옮겨야 한다. 숫자는 조서에 적히기 때문이다.
— 사흘째 되는 날 그의 수첩을 곁눈으로 보았다.
— 문장은 없었다. 숫자가 있었다.
— 날짜와 시각과 사람 수였다.
— 그는 내 말을 옮기지 않았다. 내 앞에 모인 사람을 세었다.
말은 옮겨지지 않았고 사람은 세어졌다.
통역의 이름은 유고에 없다. 계급도 없다. 「그」라고만 적혀 있다.
사십오 년 자료집 제1권에는 그 열이레의 경찰 보고 두 장이 실린다. 보고자 난에 이름이 있다.
유고와 자료집을 나란히 놓으면 이름이 채워진다. 1990년까지 그 둘을 나란히 놓은 사람은 하나다.
그 수첩은 도 경찰부를 거쳐 경무국으로 올라갔다. 열이레치가 두 장으로 정리되었다.
두 장에 적힌 것은 연설회 횟수와 참집(參集) 인원이다. 인원의 계 아래에 칸이 하나 더 있다.
칸의 표제는 「그중 선거인」이다.
그 칸은 어느 연설회에서도 채워지지 않았다. 명부는 부군면 사무소에 있고 경찰은 회장 문간에 있었기 때문이다.
4월 조사표에서 그의 사상 관계란은 비어 있었다. 열이레가 지나고도 그 칸은 채워지지 않는다.
채울 것이 없어서가 아니다. 수첩에 적힌 것이 사람 수였기 때문이다.
사람 수는 사상 관계란에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갈 칸은 다른 서식에 있고, 그 서식은 보안과가 아니라 경무과가 쓴다.
셋 — 백스물
제7구는 두 사람을 뽑는다. 등록한 후보는 일곱이고 그중 넷이 도회의원 출신이다.
도회의원은 1933년부터 선거로 뽑혔다. 그 선거의 선거인은 직접국세 오 엔 이상을 내는 사람이다.
십오 엔 명부는 오 엔 명부 안에 들어 있다. 이번 선거의 선거인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도회의원을 뽑아 본 사람이다.
뽑아 본 사람은 뽑아 본 이름을 안다.
그의 구호는 여섯 자였다. 「스물세 석을 백스무 석으로」다.
조선 인구는 제국 인구의 백분의 이십삼 점 육이다. 총 정수 사백구십칠에 그 비를 곱하면 백열일곱이 나온다.
— 백열일곱이 옳은 값이다. 나는 백이십이라고 말했다.
— 백열일곱은 외워지지 않는다. 백이십은 외워진다.
— 나는 정확한 것보다 외워지는 것을 골랐다. 골랐다는 것을 나는 안다.
백열일곱은 총 정수 사백구십칠을 분모에 놓았을 때의 값이다. 내지 정수 사백육십육을 분모에 놓으면 값이 달라진다.
두 분모 가운데 어느 쪽으로 계산했는지를 유고는 적지 않았다.
한 달 뒤 그가 도쿄에서 처음으로 하는 질문이 바로 그 두 분모에 관한 것이다.
인쇄물은 검열을 통과했다. 열이레 동안 이 구호로 중지된 연설회는 없다.
같은 구에 나온 다른 후보의 구호는 「내선일체의 완성」과 「증산과 공출로 총후를 지키자」였다. 두 구호에는 셀 수 있는 것이 없다.
숫자가 들어간 구호는 그의 것 하나였다.
이 구호가 열이레 동안 한 번 문제가 되었다. 문제 삼은 쪽은 임석 경찰이 아니었다.
— 상대편 사람이 물었다. 백스무 석을 어디서 가져오는가.
— 나는 답했다. 늘리면 된다.
— 그가 물었다. 늘리는 것은 누가 정하는가.
— 나는 답하지 못했다.
— 스물여섯 해가 지난 지금도 그 답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
「늘리는 것은 누가 정하는가.」 그는 답하지 못했다. 스물여섯 해가 지나도 답은 없다. 이제 표가 세어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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