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석 제13부 비(比)
53화제92장 유고(遺稿)
셋 — 살린 것
조사 일지에 편자가 적었다.

— 제6항은 조선 의석을 보호하는 조항으로 읽힌다.
— 그 읽기가 틀린 것은 아니다.
— 다만 제6항이 보호한 것은 스물세 사람이 아니라 그 선거다.
— 선거가 살았으므로 시정은 국회에 남았다.
— 국회에 남은 시정이 마흔한 석이다.
스물세 석이 스물세 석을 지켰다. 지켜진 자리가 그대로 천장이 되었다.
두 사람 다 옳았다.
한 사람은 뽑힌 자리가 셀 수 있는 자리라고 보았고, 셀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은 문장이 썩지 않는다고 보았고, 그 문장은 서른 해 뒤에 쓰였다.
두 사람이 옳았던 자리가 같은 자리다.
같은 자리에서 나온 것이 제6항이고, 제6항이 나온 뒤에 국회가 한 일이 통합계수 영점이칠삼이다.
계수가 조문에 인쇄된 것은 1987년 12월이다. 유고 제3판이 조판에 들어간 것은 그 이듬해 2월이다.
편자는 두 일을 같은 해 겨울에 했다. 두 일을 잇는 문장은 이번 판 어디에도 적히지 않았다.
오백 부 가운데 이백 부가 원내로 갔다. 마흔한 명이 재적하고 있으므로 한 사람에 넉 부씩 돌아가고도 남는다.
그해 안에 유고를 인용한 발언은 회의록에 여섯 번 나온다. 여섯 번 다 제2절이다.
오른쪽 면을 인용한 사람은 없다.
중의원 의석 재배분 특별위원회 자료 제7권 「1949년 원외 청원 관계 문서 조사」
1988년 9월. 스물두 면. 조사원 작성.
조사 대상은 1948년 11월부터 1951년 3월까지 조선의원단 서기실이 처리한 원외 문서다.
원본은 남아 있지 아니한다. 본 조사는 대장 사본 두 쪽과 지시서 사본 한 장에 의한다.
조사의 목적은 청원 취지의 확인이다. 처리의 당부는 조사 대상이 아니다.
결론은 한 줄이다. — 취지는 두 가지였다.
서른아홉 해 만에 그 궤짝의 기록이 책상 위에 돌아왔다. 궤짝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나 — 정리(整理)
특별위원회 자료는 권으로 묶는다. 제7권은 1985년 이후에 새로 나온 문서를 넣는 권이다.
새로 나온 문서란 그해에 만들어진 문서가 아니다. 그해에 조사실 책상에 올라온 문서다.
두 가지가 그해에 올라왔다. 대장 사본 두 쪽과 지시서 사본 한 장이다.
대장 사본은 헌정자료실 창고에서 나왔다. 의원단이 1957년에 원내 사무실을 옮기면서 넘긴 상자 안에 있었고, 상자는 서른한 해 동안 열리지 않았다.
지시서 사본은 사람이 가지고 왔다. 1988년 3월이고, 가지고 온 사람의 이름은 조사 일지에만 적었다.
두 사본은 서로 삼십 년쯤 떨어진 자리에서 왔다. 조사실 책상에서는 나흘 사이에 만났다.
먼저 온 것은 상자 쪽이다. 상자에는 「의원단 서기실 · 이관」이라고만 적혀 있고 목록이 없다.
목록 없는 상자를 여는 데 하루가 걸렸다. 안에 든 것은 대장 한 권이 아니라 대장에서 뜯어낸 두 쪽이었다.
뜯긴 자리는 칼자국이 아니라 손자국이다. 접어서 여러 번 꺾은 뒤에 뜯었다.
위원장이 물었다. — 원본이 없는 문서를 자료에 넣는가.
조사원이 답했다. — 넣는다.
— 사본만으로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가.
— 취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취지는 사본에 적혀 있는가.
— 대장의 취지란에 적혀 있다.
— 취지란에 적힌 것은 서기가 요약한 것이다.
— 그렇다. 그러나 요약한 것도 요약하기 전에 읽어야 적을 수 있다.
— 읽은 사람이 남아 있는가.
— 하나 남아 있다.
남은 것은 문서가 아니라 문서를 셌던 사람이다.
둘 — 두 줄의 요구
궤짝 열둘에 실려 온 것은 서명 용지다. 용지 앞에는 등사한 취지문이 한 장씩 붙었다.
취지문은 넉 줄이고 그 가운데 요구는 두 줄이다. 앞의 두 줄은 인사와 근거다.
조사보고서가 그 두 줄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 하나. 조선에 있어서 선거권의 직접국세 납부 요건을 폐지하실 것.
— 둘. 조선의 의원 정수를 인구의 비에 따라 정하실 것.
두 줄은 새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1920년 청원 이래 스물아홉 해 동안 같은 두 갈래였다.
한 줄은 셀 수 있는 사람을 늘리라는 것이고 한 줄은 세어서 나누라는 것이다. 앞의 줄이 안 되면 뒤의 줄을 해도 표가 늘지 않고, 뒤의 줄이 안 되면 앞의 줄을 해도 의석이 늘지 않는다.
두 줄이 한 장에 붙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조사원이 물었다. — 두 줄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인가.
읽은 사람이 답했다. — 취지문에는 순서가 적혀 있다.
— 순서가 뜻이 있는가.
— 그해에는 없었다.

— 지금은 있는가.
— 지금 보면 첫 줄이 먼저다.
— 왜 그런가.
— 둘째 줄은 분자를 늘리는 일이고 첫 줄은 분모를 늘리는 일이다.
— 분모를 늘리면 값이 내려가지 않는가.
— 의석의 분모가 아니다. 사람의 분모다.
보고서는 이 문답을 싣지 않았다. 조사 일지에만 있다.
싣지 않은 이유는 조사 목적에 없기 때문이다. 목적은 취지의 확인이고, 취지 사이의 선후는 취지가 아니다.
셋 — 사분의 일
두 줄이 서른아홉 해 뒤에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보고서는 한 면에 적었다.
| 취지 | 1949년 | 1988년 |
|---|---|---|
| 선거권의 납세 요건 폐지 | 직접국세 15엔 이상 1년 이상 | 개정되지 아니함 |
| 인구비에 따른 정수 배분 | 인구비의 오분의 일 | 인구비의 사분의 일 |
표는 두 줄이고 칸은 셋이다. 셋째 칸은 조사 시점의 상태를 적는 칸이다.
왼쪽 줄은 값이 그대로다. 열다섯 엔이라는 금액은 1945년 이래 한 번도 고쳐지지 않았다.
고쳐진 것은 직접국세에 무엇이 드는지를 정하는 세목 목록이다. 세 번 고쳐졌고 세 번 다 목록이 늘었다.
금액을 그대로 두고 세목을 늘리면 요건은 저절로 낮아진다. 아무도 폐지하지 않았고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
폐지되지 않은 것과 그대로인 것은 다르다. 그 둘을 한 칸에 적을 서식이 없다.
오른쪽 줄은 값이 움직였다. 오분의 일에서 사분의 일이다.
1945년의 통합계수는 영점일구육이다. 오분의 일에 조금 못 미친다. 1988년의 통합계수는 영점이칠삼이다. 사분의 일을 조금 넘는다.
서른아홉 해 동안 조선 의석이 인구비에서 차지하는 몫은 오분의 일에서 사분의 일이 되었다.
요구가 둘이었고 값이 움직인 것은 하나다. 그래서 절반이라고 적을 수 있다.
절반이라고 적으면 나머지 절반이 남아 있다는 뜻이 된다.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 온다는 뜻으로 읽힌다.
보고서는 절반이라고 적지 않았다. 두 줄을 나란히 놓고 각각의 값을 적었다.
조사원이 물었다. — 이 표에 계를 넣는가.
정리계원이 답했다. — 계를 넣는 서식이다.
— 두 줄의 계가 무엇이 되는가.
— 더할 수 있는 값이 아니다.
— 그러면 빈칸으로 두는가.
— 빈칸으로 두면 계산하다 만 것으로 보인다.
— 서식에서 계 줄을 뺀다.
— 서식을 고치면 다른 표와 모양이 달라진다.
— 달라도 좋다.
움직인 쪽도 다 온 것은 아니다. 인구비대로 나누면 사백구십칠 석 시절에도 백열일곱이었고 지금은 그보다 크다.
마흔한 석은 그 값의 사분의 일을 조금 넘는다. 다만 그 계산은 이 보고서의 조사 목적에 없다.
요구는 서른아홉 해 동안 다섯 자를 얻었다. 오분의 일이 사분의 일이 되었다.
자료 제7권에는 사진판이 세 장 들어간다.
두 장은 대장 사본이고 한 장은 지시서 사본이다. 대장 사본 왼쪽 쪽의 이유란에 손으로 쓴 한 줄이 있다.
절차를 갖추어 다시 제출할 것.
그 글씨는 서기의 것이 아니다. 이유란에 의원이 직접 쓴 것은 그 열두 건뿐이다.
보고서 스물두 면 가운데 결론은 열여덟째 줄에 있다. 취지는 두 가지였다.
그 아래에 무엇이 되었는지는 적혀 있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조사의 목적은 취지의 확인이다.
조선의원단 서기실 「원외 청원 접수 및 반려 대장」 사본 발췌
특별위원회 자료 제7권 부록 제3호. 사진판 두 쪽.
원본 대장은 1946년 1월에 시작해 1955년에 끝난다. 남은 것은 두 쪽이다.
왼쪽 쪽은 1948년 11월분, 오른쪽 쪽은 1949년 4월분이다.
칸은 여덟이다. 접수번호·접수일·제출자·취지·연서인 수·심사·처리·이유.
오른쪽 쪽에는 이유란 바깥에 작은 글씨가 한 줄 있다.
이 대장은 사람을 세는 대장이 아니라 부피를 적는 대장이다.
여덟 칸 가운데 이름이 들어가는 칸은 제출자란 하나다. 단체 이름과 대표자 이름이 들어간다.
연서인 수란에는 숫자만 들어간다.
| 칸 | 1948년 11월분 | 1949년 4월분 |
|---|---|---|
| 접수번호 | 제87호~제98호 | 제112호 |
| 연서인 수 | 10,213 | 三〇〇,〇〇〇 |
| 부피 | 상자 하나 | 궤짝 열둘 |
| 총중량 | 적히지 아니함 | 三〇〇 관 |
| 처리 | 반려 | 접수 불가 |
무게 칸은 서식에 없다. 오른쪽 쪽에서만 이유란 아래에 손으로 적었다.
옮겨 적은 자리는 화물 짐표다. 서식 용지 한 장이 한 돈 남짓이고 한 관이 천 돈이므로, 삼십만 장이면 삼백 관이 된다.
부피와 무게는 적혔고 이름은 적히지 않았다. 궤짝은 잴 수 있고 궤짝 안은 셀 수만 있다.
오른쪽 쪽 이유란 바깥의 작은 글씨는 여섯 자다.
연서인 성명 별책.
별책이라는 말은 이 대장 아홉 해치에서 한 번 나온다.
이유란 바깥에 작은 글씨 여섯 자, 연서인 성명 별책. 아홉 해치 대장에서 단 한 번 나오는 말이다 — 그 별책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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