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석 제9부 각하(却下)
38화제68장 재소(再訴)
하나 — 두 배와 마흔넷
명부를 먼저 보는 방식에는 값이 있다.

명부에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묻지 않는다. 물어야 할 이유가 가장 큰 사람이 그 사람인데 묻지 않는다.
세금이 모자라 명부에서 빠진 사람은 이 소가 무엇을 다투는지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이름은 소장에 없다.
이 소의 원고는 이 제도에서 덜 밀려난 쪽이다. 더 밀려난 쪽은 원고가 되지 못한다.
대리인은 넷에서 일곱이 되었다.
늘어난 셋은 다 서른 아래다. 셋 가운데 둘은 조선변호사회보 1969년 제4호를 읽고 왔다.
소는 세 해 동안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그동안 얻은 것은 소를 낼 사람이다.
둘 — 스물여섯 줄
이번 소장에는 청구 원인 뒤에 붙임표가 있다.
1945년부터 1970년까지 스물여섯 해다. 한 해에 한 줄이다.
이 표를 만든 것은 사무소가 아니다. 총독부 통계연보와 중의원 사무국 편람에서 옮겨 적었다.
옮겨 적기만 한 데는 까닭이 있다. 원고가 만든 수는 원고가 증명해야 하고, 정부가 만든 수는 정부가 부인하기 어렵다.
세 해 전 소장에 붙인 다섯 건도 전부 정부 문서였다. 이번에는 그것이 스물여섯 줄이 되었다.
여기 옮기는 것은 그 가운데 다섯 줄이다.
| 연도 | 조선 인구 | 조선 정수 | 내지 정수 | 의원 1인당 인구의 비 |
|---|---|---|---|---|
| 1945 | 2,512만 | 23 | 466 | 1대 6.8 |
| 1954 | — | 23 | 467 | — |
| 1960 | 3,190만 | 23 | 467 | 1대 6.9 |
| 1967 | — | 23 | 486 | — |
| 1970 | — | 23 | 491 | — |
인구란이 빈 해는 국세조사가 없는 해다. 그 해의 값은 적지 않았다.
비를 내는 법은 두 줄이다.
1945년은 2,512만을 23으로 나누어 109만, 7,443만을 466으로 나누어 16만이다. 109 나누기 16이 6.8이다.
1960년은 3,190만을 23으로 나누어 138만, 9,340만을 467로 나누어 20만이다. 138 나누기 20이 6.9다.
열다섯 해 동안 비가 0.1 올랐다. 오른 것이 적어 보이는 것은 분모가 같이 컸기 때문이다.
붙임표에는 선거구별 인구가 없다.
구별 인구는 국세조사 연도에만 확정되고 그 사이의 해는 추계다. 추계를 적으면 추계를 다투게 된다.
그래서 표는 전체만 적는다. 전체만 적으면 다툴 것이 없다. 다툴 것이 없는 표는 이기지도 못한다.
스물여섯 줄 가운데 한 열만 스물여섯 번 같다. 조선 정수란이다.
셋 — 말미 한 줄
청구 취지는 세 해 전과 같다. 조선 제3구에서 시행된 선거를 무효로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적지 않으면 소가 성립하지 않는다. 선거소송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무효뿐이다.
소장 말미에 강순영이 한 줄을 넣었다.
— 본건은 판단을 구하는 것이지 무효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대리인 하나가 물었다. — 이 줄을 빼자.
강순영이 답했다. — 왜인가.
— 청구 취지와 어긋난다. 저쪽이 이 줄을 들고 각하를 구할 것이다.
— 구할 것이다.
— 알면서 넣는가.
— 넣는다.
— 이유를 듣고 싶다.
— 세 해 전에도 각하되었다. 각하될 것이면 무엇을 적어도 각하된다.
— 각하되지 않으면.
— 그러면 재판소가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 이 줄이 먼저 적어 놓은 것이 된다.
— 재판소가 원고의 말을 따라 판단하지는 않는다.
— 따르지 않는다. 다만 판단하지 않으면 이 줄이 남는다.
소장은 재판소에 무엇을 해 달라고 적는 문서다. 이 한 줄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뒤에 세기 위하여 적은 문서다.
그 줄을 넣는 데 사무소 안에서 이레가 걸렸다.
일곱 사람 가운데 넷이 반대했다. 넷의 반대 이유는 하나로 같았다. 소장은 이기려고 쓰는 문서이지 남기려고 쓰는 문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강순영은 그 말이 옳다고 했다. 그리고 그 줄을 넣었다.
넣은 뒤에 반대한 넷도 소장에 이름을 올렸다. 대리인 일곱은 그 일곱이다.
위원회는 답변서 문제를 다시 총독부 내무국에 조회했다.
세 해 전에는 회신이 사흘 뒤에 왔다. 이번에는 하루 만에 왔고 넉 자였다. 전례에 의함.
접수 통지는 청사 현관 왼쪽 게시판에 붙었다.
이레 동안 붙어 있었다. 같은 판의 게시판 아래 칸에는 도로 부역 고지가 붙어 있었다.
읽고 간 사람의 수를 적는 칸은 게시 규정에 없다.

대심원 제3민사부 판결
1972년 9월 14일 선고. 1971년(민) 제9호 중의원의원 선거 무효 청구사건.
원고 — 조선 제3구 선거인 866명. 대리인 강순영 외 6명.
피고 — 조선 제3구 선거관리위원회.
주문 —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요지 — 조선 제3구와 내지 각 선거구 사이에 의원 1인당 인구의 현저한 차이가 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의원 정수의 배분은 국회의 재량에 속하며, 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이유 전문 마흔한 줄.
『대심원 민사 판례집』 제26권 제6호. 조선어 번역은 『조선 선출 의원 사십오 년 자료집』 제5권 수록
기각은 각하보다 긴 문서다.
하나 — 마흔한 줄
이번에는 구두변론이 열렸다. 두 번이다.
원고 대표 둘이 법정에 섰다. 세 해 전에는 사백열한 사람 가운데 아무도 서지 못했다.
첫 기일은 서면을 확인하고 끝났다. 스물세 분이다. 둘째 기일에 문답이 있었고 그 조서는 뒤에 나온다.
판결은 각하가 아니라 기각이다. 기각은 들어와서 졌다는 뜻이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판결문에 적혀 있지 않다.
세 해 전 결정은 인용되지 않았다. 같은 부이고 재판장이 같은데도 그렇다.
판결 이유 마흔한 줄 어디에도 심사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없다고 한 적도 없고 있다고 한 적도 없다.
대리인 하나가 물었다. — 왜 이번에는 각하가 아닌가.
강순영이 답했다. — 나도 모른다.
— 우리가 잘 썼는가.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그러면 무엇인가.
— 아니라고 말하는 데는 권한이 들지 않는다.
— 무슨 뜻인가.
— 이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말하려면 법률을 심사해야 한다. 어긋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데는 심사가 필요 없다.
— 둘이 같은 말 아닌가.
— 아니다. 하나는 법률을 건드리고 하나는 건드리지 않는다.
— 그러면 우리는 이번에도 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닌가.
— 들어갔다. 다만 문이 열린 것이 아니라 문이 없는 쪽으로 들어간 것이다.
재판소가 아니라고 말하는 데는 권한이 들지 않는다. 맞다고 말하는 데만 든다.
둘 — 재량(裁量)
이유 제1항은 사실이다.
조선 제3구와 내지 각 선거구 사이에 의원 1인당 인구의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피고가 다투지 않았다. 다투지 않은 사실은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세 해 동안 스물여섯 줄을 모으고 정부 문서를 옮겨 적은 일은 그 한 줄로 끝났다. 이겼다는 뜻이 아니다. 그 자리에서 더 다툴 것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원고가 든 1대 6.9는 판결문에 그대로 실렸다. 이번에는 주장 요지란이 아니라 이유란에 실렸다.
이유 제2항부터가 다르다.
강순영은 판결 정본을 받은 날 이유 마흔한 줄에서 한 낱말을 셌다. 재량이다.
열한 번이다.
세는 김에 셋을 더 셌다. 평등이 두 번, 헌법이 세 번, 조선이 열아홉 번이다.
조선이 많은 것은 선거구 이름에 그 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빼고 세면 넷이다.
| 나온 자리 | 재량의 주어 | 횟수 |
|---|---|---|
| 이유 제2항 | 국회 | 3 |
| 이유 제3항 | 국회 | 5 |
| 이유 제4항 | 국회 | 2 |
| 결론 | 없음 | 1 |
열 번은 주어가 국회다. 한 번만 주어가 없다.
이유 제2항은 배분에 인구 말고도 볼 것이 있다고 적는다. 지역의 넓이와 교통과 산업이다.
제3항은 그 여러 가지를 어떻게 견주는가가 국회의 일이라고 적는다. 다섯 번이 여기 있다.
제4항은 본건이다. 조선 제3구의 사정이 특별히 다르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적는다.
주어가 없는 한 번이 마지막 줄이다.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누가 그 자료를 내야 하는지가 이 줄에 없다.
재량이라는 말은 열한 번 나오고, 재량의 한계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셋 — 입증(立證)
자료가 없다는 말은 재판소가 찾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민사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은 자기가 낸다. 원고가 내지 않은 것은 없는 것으로 다룬다.
원고는 격차가 있다는 자료를 냈다. 내지 않은 것은 그 격차가 재량을 벗어났다는 자료다.
대리인 하나가 물었다. — 그것을 어떻게 내는가.
강순영이 답했다. — 국회가 왜 스물셋으로 정했는지를 내야 한다.
—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
— 없다.
— 없는데 내라고 하는가.
— 별표에는 수만 있다. 스물셋이라고만 적혀 있고 왜 스물셋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 근거가 없으면 벗어난 것이 아닌가.
— 그렇게 읽을 수도 있다. 이 판결은 그렇게 읽지 않았다.
— 어떻게 읽었는가.
— 근거가 적혀 있지 않으므로 벗어났는지 알 수 없다고 읽었다.
— 그러면 근거를 안 적을수록 안전한가.
— 이 판결대로면 그렇다.
— 그것을 판결문에 적을 수 있는가.
— 적지 않는다. 적으면 그 문장이 그대로 다음 국회의 지침이 된다.
근거를 안 적을수록 안전하다 — 이 판결대로면 그렇다. 그 문장은 판결문에 적히지 않는다. 적히면 다음 국회의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남은 20화 · 약 69,810자 · 약 1시간 40분
좋아요와 책갈피는 이 기기에 저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