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닐로프 제12부 대조(對照)
51화제90장 감독
넷 — 부기
보고서는 그해 11월에 국회에 제출되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그다음 절차는 없었다.

회기가 끝나면서 안건은 폐기되었다.
이듬해 봄에 정본 대조실이 그 보고서를 한 부 청구했다. 청구서 목적란에 적힌 것은 한 줄이다.
「제6조 국어본 이동 조사 참고.」
이동은 없었다. 대조실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 보고서를 청구했다.
『대한민국·미합중국 유보지 협정 부속서 A』 전(全) 개정 이력 대조표, 1952~2021
국립문서관 정본 대조실 작성. 2021년 10월. 낱장 한 장이고 접으면 여덟 쪽이 된다.
줄은 마흔한 줄이다. 개정 한 번이 한 줄이다.
칸은 다섯이다. 차수, 연월, 고쳐진 절, 늘어난 쪽수, 국회 동의.
다섯째 칸은 마흔한 줄이 다 같은 값이다.
같은 값이 마흔한 번 이어지면 그 칸을 지우는 것이 서식의 상례다. 지우지 않았다.
대조표는 한 장이고 그 한 장에 마흔한 줄이 있다.
하나 — 마흔한 줄
부속서 A는 1952년에 협정과 함께 서명되었다. 그해부터 이 대조표를 만든 해까지 예순아홉 해다.
그 예순아홉 해에 부속서는 마흔한 번 고쳐졌다.
대조표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넉 달이다. 개정문이 한 자리에 모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보에 실린 것은 반환과 신설을 알리는 공고뿐이고 개정문은 실리지 않는다. 차수는 문서마다 붙어 있으나 이어 붙인 목록이 없었다.
대조실이 한 일은 차수를 하나부터 마흔하나까지 이어 놓은 것이다. 그 일을 그전에 한 곳이 없다.
| 기간 | 개정 | 국회 동의 |
|---|---|---|
| 1952~1969 | 7 | 0 |
| 1970~1989 | 6 | 0 |
| 1990~2003 | 6 | 0 |
| 2004~2021 | 22 | 0 |
앞의 쉰두 해에 열아홉 번이고 뒤의 열여덟 해에 스물두 번이다.
뒤의 열여덟 해가 앞의 쉰두 해보다 많다.
늘어난 까닭은 고칠 일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환과 재배치와 시설 이관이 그 열여덟 해에 몰렸다.
반환은 좋은 소식으로 다루어졌다. 2003년에 일곱 곳이 돌아왔고 신문은 그것을 크게 실었다.
그 일곱 곳의 넓이를 합하면 그때 목록 전체의 구 퍼센트다. 나머지 구십일 퍼센트는 같은 개정문 뒤쪽에 있다.
돌아오는 일도 부속서를 고쳐야 한다. 그러므로 반환이 늘면 개정도 는다.
돌려받는 절차와 내주는 절차가 같은 문서에 있다.
둘 — 늘어난 쪽수
서명 당시 부속서 A는 백서른 쪽이다. 2021년에 사백열두 쪽이다.
본문은 열두 조이고 열네 쪽이다. 1952년의 문면 그대로다. 조의 수도 쪽수도 바뀌지 않았다.
늘어난 것은 부속서의 이백여든두 쪽이다.
대조 작업 기록 열 줄이다. 쪽수를 세는 대목이다.
— 늘어난 쪽에 무엇이 들어갔는가.
— 절차와 목록이다.
— 절차가 무엇인가.
— 출입과 통관과 노무와 시설 인계다.
— 목록은 무엇인가.
— 구역과 시설과 그 안의 관할 사항이다.
— 원칙이 들어간 쪽은 몇 쪽인가.
— 원칙은 본문에 있다.
— 본문은 몇 쪽인가.
— 열네 쪽이다.
원칙이 열네 쪽이고 세목이 사백열두 쪽이다. 서른 배에 가깝다.
서명한 해에는 열 배에 못 미쳤다. 그 배수가 예순아홉 해 동안 세 배가 되었다.
배수가 커지는 동안 본문은 한 번도 손대지 않았다. 손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칠 것이 생기면 부속서를 고치면 된다.
세목이 두꺼워지면 원칙을 읽어도 무엇이 정해졌는지 알 수 없다. 알려면 세목을 읽어야 한다.
세목은 관보에 실리지 않는다. 부속서의 원본은 두 벌이고 두 벌 다 관청 안에 있다.
두꺼워지는 것을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절차가 적힌 쪽이 늘면 그만큼 정해진 것이 는다.
정해진 것이 늘면 다툴 자리가 준다. 다툴 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실무에서는 정비라고 부른다.
정비된 문서는 읽기 쉬워지지 않는다. 다투기 어려워질 뿐이다.
셋 — 정하는 문서
조직법 제7조는 두 문장이다. 앞 문장이 유보지를 둘 권리를 적고 뒤 문장이 그 나머지를 미룬다.
뒤 문장은 이렇다. 「유보지의 위치·범위·기간 및 그 안에서의 관할권은 별도의 협정으로 정한다.」
1947년에 이 여덟 자는 자율의 여지로 읽혔다. 정하지 않고 남겨 두었으니 뒤에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별도의 협정은 다섯 해 뒤에 왔다. 그 협정이 정한 것은 넷 가운데 하나다. 나머지 셋은 부속서로 갔다.
협정 본문의 비준 동의 심의에서 이 대목에 걸린 시간이 사십 분이다. 회의록에 남아 있다.
그 사십 분에 나온 물음은 하나였다. 부속서를 고치는 데 국회가 필요 없다면 오늘 동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답은 그날 나오지 않았고 동의안은 그날 가결되었다. 예순아홉 해 뒤에 그 물음의 값이 마흔한 줄로 적혔다.
2021년 3월 대조실이 외무부 조약국에 낸 조회와 그 회신 열 줄이다.
— 부속서 A의 개정에 국회 동의를 받은 예가 있는가.

— 없다.
— 받지 아니한 근거는 무엇인가.
— 협정 본문 제11조 제2항이다.
— 그 조항은 무엇을 적었는가.
— 부속서의 개정은 양국 정부 대표의 합의로 하며 별도의 절차를 요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 본문 제11조 제2항은 국회 동의를 받았는가.
— 1952년 비준 동의에 포함되었다.
— 그러면 한 번 동의한 것으로 마흔한 번을 갈음하는가.
— 조문이 그렇게 되어 있다.
조직법 제7조가 정하라고 한 것을 협정이 정하지 않았다. 협정은 정할 곳을 정했다.
정할 곳으로 지정된 문서는 협정이 아니다. 부속서다.
본문이 정한 것은 정하라는 말이고, 정한 것은 부속서다.
넷 — 열한 곳
부속서 A가 정한 구역의 넓이가 가장 컸던 해는 1979년이다. 육백일흔두 제곱킬로미터다.
2021년에는 삼백스물여섯 제곱킬로미터다. 마흔 해 남짓에 절반이 되었다.
그 마흔 해 사이에 부속서는 서른 번 가까이 고쳐졌다. 넓이는 줄고 문서는 늘었다.
대조표에 없는 칸이 하나 있다. 어느 구역이 한 번도 손대지 않았는가 하는 칸이다.
대조실이 그 칸을 따로 세었다. 마흔한 번의 개정에서 목록이 바뀐 적 없는 구역이 열한 곳이다.
열한 곳은 처음 목록에 오른 뒤로 넓이도 관할도 그대로다. 그 안에서 이 나라의 법이 적용된 해가 없다.
조직법 시행에서 이 대조표까지 일흔네 해다.
그 칸을 세고 나서 대조실 안에서 오간 문답 여덟 줄이다. 작업 기록 끝에 붙어 있다.
— 이 열한 곳을 표에 넣을 것인가.
— 넣을 칸이 없다.
— 칸을 하나 더 그으면 되지 아니하는가.
— 이 표는 고쳐진 것을 적는 표다.
— 고쳐지지 아니한 것은 어디에 적는가.
— 적는 자리가 없다.
— 그러면 세지 아니한 것이 되는가.
— 세었다. 실을 데가 없을 뿐이다.
고쳐진 것을 마흔한 번 세는 동안 고쳐지지 않은 것은 한 번도 세어지지 않았다.
대조표를 접어 봉투에 넣었다. 봉투 겉면에 표제란이 있다.
인쇄된 표제는 이렇다. 「부속서 A 개정 이력 — 1952~」
뒤 연도 자리는 비어 있다. 인쇄소에 넘길 때 그 자리를 비워 달라고 적어 보냈다.
끝난 문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봉투는 문서철 맨 앞에 세워 넣었다. 다음 개정문이 오면 대조표를 꺼내 한 줄을 더 그어야 한다.
한 줄을 더 그으면 다섯째 칸에 또 같은 값을 적는다.
『국어본에 없는 것』 — 국립문서관 정본 대조실 중간 집계
2022년 3월. 한 장. 표지 없음. 「대외 배포하지 아니함」이 찍혀 있다.
표제 아래에 부기가 한 줄 있다. 「이 집계는 영어본을 기준으로 한다.」
칸은 셋이다. 위치와 영어본과 국어본이다.
줄은 셋이고 셋째 칸은 세 줄이 다 비어 있다.
표 아래에 집계 수가 적혀 있다. 세 곳이다.
이 한 장에는 결재란이 없다. 올릴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
이 방이 십일 년 동안 찾은 것은 다른 자리다. 그해에 찾은 것은 없는 자리다.
하나 — 방향
대조에는 방향이 있다. 왼쪽부터 읽거나 오른쪽부터 읽는다.
이 방은 십일 년 동안 왼쪽부터 읽었다. 국어본을 한 자씩 짚고 그 자리에 오는 영어본을 찾는 일이다.
이 방향으로 나오는 것은 둘이다. 대응이 있는데 다른 것과 대응이 아예 없는 것이다.
앞엣것은 그때마다 대조표에 올랐다. 뒤엣것은 십일 년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않은 까닭은 간단하다. 국어본을 만든 사람이 원문에 없는 것을 지어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옮긴 쪽에서 보면 이 번역에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그해 봄에 촉탁 자리에 온 사람은 서지를 하던 사람이다. 법령을 다루어 본 일이 없다.
그 사람이 첫 주에 물은 것이 방향이다. 옛 책을 맞댈 때는 오래된 쪽을 먼저 읽는다고 배웠다는 것이다.
이 법에서 오래된 쪽은 영어본이다. 국어본은 시행에 앞서 만들어졌으므로 뒤에 온 것이다.
방향을 바꾸자는 말이 그전에 없던 것은 아니다. 2013년 중간보고의 「남은 일」 둘째 줄이 그 말에 가깝다.
그 줄은 대조표에 영어본 칸을 붙이는 일이었다. 칸을 붙이는 일과 그쪽부터 읽는 일은 다르다.
칸을 붙이면 왼쪽에 있는 자리마다 오른쪽을 적게 된다. 오른쪽부터 읽으면 왼쪽에 적을 것이 없는 자리가 나온다.
아홉 해 동안 그 둘째 줄에는 기한이 적히지 않았다. 기한이 없는 일은 사람이 바뀔 때 넘어가지 않는다.
국어본을 만든 사람은 없는 것을 지어 넣지 않았다. 그러면 영어본에만 있는 것은 십일 년 동안 어디에 있었는가.
남은 7화 · 약 26,467자 · 약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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