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닐로프 제1부 전신(電信)
4화제5장 미발(未發)
비고란의 두 자는 「보류」다.
보류에는 푸는 절차가 있다. 절차를 밟으면 비고란에 「해제」라고 적고 그 옆에 해제한 사람의 도장을 찍는다.

제17책 어디에도 그 두 자가 없다.
보류는 결정이 아니다. 결정을 미뤄 둔 자리이고, 미뤄 둔 자리는 미뤄 둔 채로 마감된다.
제17책은 8월 31일에 마감되었다. 마감할 때 국장이 표지 안쪽에 그달의 발신 건수를 적는다.
그 수에 제4163호는 들어가 있지 않다. 번호로는 있고 건수로는 없다.
대장에 한 줄로 남은 것과 세어진 것은 같지 않다.
이 번호가 무엇이 될 예정이었는지 적어 둔 문서는 없다. 문안이 작성되지 않았으므로 초안이 없고, 초안이 없으므로 폐기 기록도 없다.
쓰이지 않은 문서는 폐기되지 않는다. 폐기되지 않은 것은 어느 목록에도 오르지 않는다.
제18책의 첫 번호는 제4231호다. 번호는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
이어진 번호 가운데 하나가 비어 있다는 것은 제18책을 보고는 알 수 없다.
페트로그라드 병기창 불출대장 · 1917년 8월~10월
창구별로 한 책씩 맨다. 여기 옮긴 것은 소화기 창구의 것이다.
칸은 넷이다. 일자, 청구서, 승인, 불출 순이다.
불출 칸에는 수량을 적는다. 나간 것이 없으면 영을 적고 줄을 비우지 않는다.
이 대장은 이듬해 조사위원회에 제출되었고 제3편 증거 목록에 올라 있다.
대장의 8월 28일 칸은 채워져 있다. 채워진 것이 영이다.
하나 — 청구서
병기창에서 총이 나가려면 종이가 셋 있어야 한다. 청구서와 승인과 수령증이다.
청구서는 아무나 쓰지 못한다. 청구할 자격이 있는 기관이 쓴다. 자격이 있는 기관의 목록은 병기창에 붙어 있고 그 목록은 육군성이 정한다.
그 목록에 오르는 절차는 평시에 만들어졌다. 신청이 육군성에 들어가고, 육군성이 소관 부서에 회부하고, 회부된 부서가 회신하고, 회신을 받아 목록을 고친다. 빠르면 여러 주가 걸리고 보통은 그보다 걸린다.
그해 여름의 일들은 그 속도로 움직이지 않았다. 목록은 봄에 고쳐진 것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승인은 군관구가 한다. 수령증은 받아 가는 쪽이 그 자리에서 쓴다.
셋 가운데 하나가 없으면 나머지 둘이 있어도 총은 나가지 않는다. 순서도 정해져 있다. 청구서가 앞이고 승인이 뒤다.
| 일자 | 청구서 | 승인 | 불출 |
|---|---|---|---|
| 8월 26일 | 있음 | 있음 | 기재됨 |
| 8월 27일 | 있음 | 있음 | 기재됨 |
| 8월 28일 | 없음 | 없음 | 영 |
| 8월 29일 | 있음 | 있음 | 기재됨 |
청구서가 없으면 승인이 없고, 승인이 없으면 불출이 없다.
둘 — 영
실사에서 이 칸에는 수가 적혀 있다. 사만 정으로 전한다. 이만 오천으로 보는 셈도 있고 그 사이로 보는 셈도 있어 지금까지 하나로 정해지지 않았다.
청구한 것은 그 주에 만들어진 위원회이고 승인한 것은 정부다. 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그 전날 나간 전보 한 통 때문이다.
이 팔월에는 그 전보가 나가지 않았다. 나가지 않았으므로 위원회를 만들 일이 없었고, 위원회가 없으므로 청구서를 쓸 자격이 있는 기관이 늘어나지 않았다.
이듬해 조사위원회가 병기창장을 불렀다. 제3편에 그 문답이 있다.
— 8월 28일에 소총이 나갔소.
— 나가지 않았소.
— 그날 소총을 달라고 온 사람이 있었소.
— 있었소.
— 누구요.
— 공장 위원회 사람들이오. 세 곳에서 왔소.
— 주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오.
— 청구서가 없었소.
— 그 사람들에게 청구할 자격이 있었소.
—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정한 문서가 없었소.
— 없으면 어찌하오.
— 없으면 없는 것으로 하오.
— 그날 그렇게 돌아간 사람이 몇이오.
— 세지 않았소.
영은 결정이 아니다. 결정할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기재다.
대장의 그 칸은 뒤에 고쳐지지 않았다. 고치려면 정정 청구서가 있어야 하고, 없는 불출을 정정할 청구서는 있을 수가 없다.
대장은 10월까지 이어진다. 그 석 달 동안 공장 위원회 이름으로 들어온 청구서는 한 장도 없다.
8월 29일 칸의 청구서는 근교에 든 부대의 것이다. 그 부대는 이틀 전에 배정받은 숙영지에 있었고 자기 종이를 갖고 왔다. 부대에는 청구서를 쓰는 부서가 따로 있다.
같은 창구 앞에 하루 사이로 두 쪽이 섰다. 한쪽은 종이가 있었고 한쪽은 없었다.
창구는 사람을 보지 않는다. 종이를 본다. 그것이 창구가 하는 일의 전부이고, 그래서 창구를 탓할 자리가 없다.

세 곳에서 온 사람들이 그날 돌아가서 무엇을 했는지는 이 대장에 없다. 대장이 적는 것은 창구 안쪽의 일이다.
돌아간 사람들은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이름을 남기려면 종이에 적혀야 하고, 그날 그들은 어느 종이에도 적히지 않았다.
이 대장에서 근거 문서가 하나도 딸리지 않은 기재는 그 칸 하나다.
나머지 줄에는 전부 종이가 붙어 있다. 청구서 번호가 있고 승인 번호가 있고 수령증 번호가 있다. 그 칸에는 번호가 없다.
번호가 없는 기재를 뒤에 세려면 무엇으로 세어야 하는지, 이 대장은 정해 두지 않았다.
크레스티 미결감 재감자 명부 · 1917년 9월분
매달 새로 맨다. 전달 명부에서 나가지 않은 사람을 앞에 옮겨 적고 새로 들어온 사람을 뒤에 붙인다.
칸은 다섯이다. 번호, 성명, 입감, 죄명, 석방 예정일 순이다.
옮겨 적을 때 빈칸은 빈칸으로 옮긴다. 이 명부에 빈칸을 채우는 절차는 없다.
표지 안쪽에 그달의 입감과 출감 건수를 적는다. 옮겨 적은 줄의 수를 적는 칸은 없다.
구월의 명부는 칠월의 명부와 같다.
하나 — 칸
석방 예정일 칸은 형이 정해진 사람에게만 적는다. 미결감에는 형이 정해진 사람이 드물다. 그래서 이 칸은 대개 비어 있다.
다만 하나 더 있다. 보석이 허가되면 그 칸에 날짜가 들어간다. 보석은 형이 아니지만 나가는 날이 정해지는 일이고, 명부는 나가는 날이 정해지면 적게 되어 있다.
9월분 명부에서 그 칸에 날짜가 들어간 줄은 여러 줄 있다. 대개 절도와 상해다. 칠월 사건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줄에는 한 줄도 없다.
들어온 지 두 달이 지났고 신문은 끝났다. 예심은 종결되지 않았다. 종결되지 않은 예심에는 기한이 없다.
미결감은 형이 정해지지 않은 사람을 두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사람의 날짜는 안에서 정해지지 않는다. 예심이 정하고 예심은 밖의 사정을 본다.
칠월에 들어온 사람들은 같은 날 잡혀 온 것이 아니다. 열흘에 걸쳐 들어왔고 죄명은 하나다. 죄명이 하나이므로 명부에서 이들은 한 덩어리로 읽힌다.
한 덩어리로 읽히는 사람은 한 덩어리로 처리된다. 하나만 내보내는 결정이 나머지에 대한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둘 — 보석
9월분 편철에 보석 신청서가 여섯 건 있다. 기각 결정도 여섯 건이다.
신청서의 사유는 서로 다르다. 결정문의 이유는 서로 같다.
신청 취지. 피의자를 보석함이 상당하다.
— 사유.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
— 사유. 예심이 개시된 지 두 달이 지났고 신문이 종결되었다.
— 사유. 구금이 길어져 건강이 상하였다.
결정. 기각한다.
— 이유. 죄명이 국사에 관한 것이고 정황이 중하다.
— 이유. 사회의 정황이 아직 안정되지 아니하였다.
뒤의 한 줄이 여섯 건에 다 들어 있다. 글자까지 같다. 여섯 번 같은 문장을 쓴 것은 그것이 그때 가장 다투기 어려운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정황이 안정되었는지 아닌지를 정하는 기준은 결정문에 없다. 기준이 없는 이유는 반박할 자리가 없다. 변호인은 세 번째 신청부터 그 대목을 건드리지 않았다.
서류가 쌓이는 것과 사람이 나오는 것은 다른 일이다.
변호인은 세 사람이다. 여섯 건 가운데 넷이 한 사람의 이름으로 들어갔다. 신청서마다 앞 신청의 접수 번호를 적어 두었다.
앞의 것이 기각되었다는 사실을 신청서 안에 적어 두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주장이다. 같은 사유가 다섯 번 기각되었다면 사유가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결정문은 그 대목에 답하지 않았다. 답할 자리가 없다. 결정문 양식에는 신청 사유를 옮겨 적는 칸이 없고 이유를 적는 칸만 있다.
여섯 건은 전부 접수되었고 전부 편철되었다. 편철은 두께로 남는다. 두께로 남은 것을 뒤에 보면 무언가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셋 — 한 줄
명부 넷째 쪽에 세 줄이 이어 있다. 셋 다 칠월에 들어온 사람이다.
| 번호 | 성명 | 입감 | 죄명 | 석방 예정일 |
|---|---|---|---|---|
| 47 | 생략 | 7월 | 국사에 관한 죄 | |
| 48 | 레프 다비도비치 브론시테인 | 7월 | 국사에 관한 죄 | |
| 49 | 생략 | 7월 | 국사에 관한 죄 |
죄명란은 세 줄이 같다. 예심에서 적용한 조문의 표제를 옮겨 적게 되어 있고 그 표제는 하나뿐이다. 조문 하나 아래에 서로 다른 일이 몇 가지 들어가는지는 명부가 알 바가 아니다.
명부는 호적의 이름을 적는다. 마흔여덟째 줄의 이름은 그 사람이 글에 쓰던 이름이 아니다. 글에 쓰던 이름은 이 명부에 없다.
옆 칸은 비어 있다.
간수장과 서기의 문답이 그달 근무 일지에 한 자리 남았다. 명부를 옮겨 적던 날의 것이다.
— 석방 예정일은 언제 적소.
— 정해지면 적소.
— 정해지지 않으면.
— 비워 두오.
— 비워 둔 칸이 몇이오.
— 세지 않소.
— 왜 세지 않소.
— 세는 칸이 아니오. 적는 칸이오.
여섯 번 같은 문장으로 기각된 보석. 마흔여덟째 줄 옆 칸은 비어 있고, 명부는 다음 달에도 빈칸을 빈칸으로 옮겨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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