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닐로프 제4부 공채(公債)
18화제30장 십칠만
각주는 둘이다.
— 본표의 수입 누계는 열네 해분이다. 1933년도는 집계하지 아니하였다.

— 차액의 내역은 별책에 있다.
표제는 십오년이고 더한 것은 열네 해다. 표제를 고치지 않은 까닭은 각주에 없다.
별책은 남아 있지 않다. 차액 팔만 이천이 무엇에 들었는지는 다른 문서로 짐작할 뿐이다. 사무소 세와 인쇄비와 여비다.
십오 년 동안 걷은 돈의 절반 남짓이 상해로 갔다. 나머지 절반 가까이가 걷는 데 들었다.
여백의 한 줄은 표의 어느 칸에도 속하지 않는다. 칸 밖에 적혀 있다.
「전액 미국에서 나옴.」
이 표에는 없는 줄이 하나 있다. 실사의 같은 자리에 있던 줄이다. 다른 나라에서 온 돈을 적는 줄이다.
없는 줄은 표에 적을 자리가 없다. 그래서 그는 여백에 적었다.
그 한 줄은 결산이 아니라 자랑이다. 십오 년 동안 어느 나라의 조건도 받지 않았다는 뜻으로 적은 것이다.
— 나는 이 표를 검사받을 것으로 여기고 만들었다.
— 검사하는 쪽은 칸만 본다.
— 칸에 없는 것은 묻지 않는다.
— 묻지 않을 것을 나는 여백에 적었다.
열한 해 뒤에 이 한 줄을 다시 읽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 줄을 자랑으로 읽지 않는다. 같은 여덟 자다.
조선총독부 경무국 『간도 방면 불령선인 단체 조사』 1929년판 · 부표 제2
본표는 1925년부터 해마다 만든다. 조사 구역은 간도와 그 서쪽이다.
부표 제2는 단체 수와 인원을 연도별로 적는다. 한 장이고 가로 넉 줄이다.
인원은 조사원이 센 것이 아니라 주재소 보고를 합산한 것이다.
조사 요령 제3항은 「해산한 것과 흩어진 것을 구별하여 적을 것」이라 되어 있다.
구별하는 방법은 적혀 있지 않다.
부표 제2는 한 장이다.
하나 — 부표(附表)
세로가 해이고 가로가 단체와 인원이다. 네 해분 가운데 두 해만 옮긴다. 사이의 두 해는 조사 구역이 한 번 바뀌었으므로 앞뒤와 나란히 놓지 않는다.
| 조사 연도 | 단체 | 인원(1925=100) |
|---|---|---|
| 1925 | 14 | 100 |
| 1928 | 9 | 50 |
단체 수는 총독부가 센 것이다. 인원 칸은 원표의 수를 지수로 고쳐 놓은 것이고, 고친 까닭은 원표의 인원란이 해마다 다른 방식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세 해 만에 단체는 셋 중 둘이 되고 사람은 둘 중 하나가 된다.
이 감소는 이 편이 만든 것이 아니다. 실사의 같은 표도 같은 방향으로 적혀 있다. 다른 것은 이 표가 어디서 멈추는가다.
실사에서 이 곡선은 1930년대에 한 번 꺾여 올라간다. 이 표에는 꺾이는 자리가 없다.
조사 요령 제3항을 두고 국경의 어느 주재소가 보낸 회신이 조사철에 함께 묶여 있다. 열세 줄이다.
— 해산한 것은 해산 통고가 있는 것이다.
— 이 구역에 해산 통고는 없었다.
— 흩어진 것은 사람이 남고 이름이 없어진 것이다.
— 그것은 언제 적는가.
— 적을 날이 없다.
— 어느 달에 다섯이 남고 다음 달에 둘이 남는다.
— 둘이 남은 달에도 이름은 그대로 쓴다.
— 이름을 지우는 날은 아무도 오지 않는 날이다.
— 아무도 오지 않는 날은 보고할 것이 없는 날이다.
— 그러면 무엇으로 적으라는 것인가.
— 앞의 해와 같이 적으라는 것으로 안다.
— 같이 적으면 줄지 않는다.
— 줄지 않는 것으로 적어도 사람은 준다.
경무국은 이 회신을 부표에 반영하지 않았다. 반영할 칸이 없었다.
해산과 흩어짐을 구별하라는 지시는 세는 쪽의 사정에서 나온 것이다. 해산한 단체는 지운다. 흩어진 단체는 다음 해에도 한 줄을 차지한다. 두 줄의 값이 다르므로 구별하라고 한 것이다.
구별할 방법이 없으면 어느 쪽으로든 적어야 한다. 주재소는 남기는 쪽으로 적었다. 지웠다가 뒤에 나타나면 지운 사람이 책임을 진다.
그래서 이 표의 단체 수는 실제보다 크다. 크게 적힌 표에서도 셋 중 하나가 사라졌다.
둘 — 빈자리
실사에서 1930년대에 이 자리를 채운 것은 중국공산당 만주성위다.
채웠다는 말은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 아니다. 위에서 지침이 내려오고 그 지침과 함께 자금과 인사가 내려왔다는 뜻이다. 부대에 이름이 붙고 이름 밑에 번호가 붙는다.
이 세계에도 중국의 공산당은 있다. 만주에 지방 조직도 있다. 없는 것은 그 당 위에 있는 국제 조직이다.
위가 없으면 지침이 내려오지 않는다. 지침이 내려오지 않으면 자금도 내려오지 않는다. 둘은 같은 봉투에 들어 있었다.
봉투에 들어 있던 것을 하나씩 적으면 이렇다. 이번 겨울에 어디에 있으라는 말, 그 겨울을 나는 데 드는 돈, 그리고 그 부대를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하는 이름이다.
셋 가운데 마지막 것이 제일 싸고 제일 오래 남는다. 이름은 종이에만 있으면 되고 종이는 서고에 남는다.
빈자리는 사람이 없는 자리가 아니라 위가 없는 자리다.

부표 제2는 1937년분까지 만들어졌다. 서식은 한 번도 고쳐지지 않았다.
고칠 이유가 없었다. 새로 적을 항목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체 수 칸의 숫자는 1928년 아래로 계속 내려가고 마지막 몇 해는 같은 숫자가 이어진다.
같은 숫자가 이어지는 것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세는 서식이 그 일을 담지 못한다는 뜻이다.
조사철 표지 안쪽에 사무 인계 쪽지가 한 장 붙어 있다. 여섯 글자다.
「부표 제2 계속.」
계속하라는 지시는 있고 언제까지 하라는 말은 없다. 그 지시를 받은 사람은 해마다 같은 표를 만들어 같은 자리에 끼웠다.
1937년분 부표에도 단체 수 칸은 채워져 있다. 그 칸의 숫자가 무엇을 세고 있었는지는 그해 조사원도 알지 못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회의록」 1929년 4월~12월 · 발췌
회의록은 한 회의에 한 장이다. 안건과 의결만 적고 토의는 적지 않는다.
그해 만주에 관한 안건은 넷이다. 넉 장이 다 같은 서식이다.
안건란의 글자가 넷 다 같다. 「만주 군사비 지출의 건.」
의결란의 글자도 넷 다 같다. 「재원 없음으로 보류함.」
세 장에는 발의자란이 채워져 있고 넷째 장에는 비어 있다.
네 번 다 부결되지 않았다. 부결하려면 표결을 해야 한다.
하나 — 같은 안건
보류는 부결이 아니다. 부결은 안건을 끝내고 보류는 안건을 남긴다.
남은 안건은 다음 회의에 다시 올라온다. 다시 올라오면 다시 보류된다. 그렇게 네 번이 되었다.
넉 장의 날짜는 사월, 칠월, 시월, 십이월이다. 석 달에 한 번꼴이고 마지막 둘 사이만 두 달이다.
발의자란을 세로로 보면 세 장에 두 사람의 이름이 있다. 첫 장과 셋째 장이 같은 사람이고 둘째 장이 다른 사람이다.
둘째 장에는 그 이름이 발의자란과 보류 제의란에 함께 적혀 있다.
같은 사람이 안건을 올리고 같은 사람이 보류를 제의했다.
그해 회의에 배석한 서기가 뒤에 남긴 비망록이 있다. 1957년에 채록되었고 토의 부분은 그 비망록에만 있다. 둘째 회의 대목이다.
— 이 건은 내가 올렸다.
— 올린 사람이 왜 보류를 제의하는가.
— 올리지 않으면 내년 회의록에 만주라는 낱말이 없어진다.
—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 만주가 우리 소관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 그러면 의결하면 되지 않는가.
— 의결하면 부쳐야 한다.
— 부칠 것이 없는가.
— 없다.
— 없는 것을 의결하면 무엇이 되는가.
— 거짓이 된다.
— 그래서 보류인가.
— 그렇다. 보류는 거짓이 아니다.
— 보류도 만주에 닿지 않는다.
— 닿지 않는 것은 같다. 남는 것이 다르다.
「재원 없음」은 이 회의록에서 처음 쓴 말이 아니다. 아홉 해째 쓰는 말이다.
재원이 없다는 것은 금고가 비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지출에 붙일 세입 항목이 없다는 뜻이다. 결산서의 세입란에는 그해에 들어온 것만 손으로 적는다. 만주로 갈 돈을 적을 줄은 그 서식에 만들어진 적이 없다.
남는 것이 회의록이다. 회의록에 만주라는 낱말이 해마다 네 번 적힌다. 적히는 동안은 소관이 살아 있다.
소관이 살아 있는 것과 돈이 가는 것은 다른 일이다. 이 넉 장은 앞엣것만 한다.
둘 — 네 번째
넷째 장의 발의자란은 비어 있다.
비어 있는 것과 지워진 것은 다르다. 이 장에는 지운 자국이 없고 덧쓴 자국도 없다. 처음부터 적지 않은 것이다.
비망록의 그날 대목은 두 줄이다.
— 이번에는 누가 올렸다고 적을까.
— 적지 말아 두라.
적지 말라고 한 이유는 비망록에도 없다. 다만 그 뒤로 같은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름을 적지 않은 것은 그 안건을 마지막으로 올린다는 뜻이었다.
임시정부에는 본부가 있었다. 주소가 있고 간판이 있고 회의록이 있고 서기가 있었다.
아홉 해 전 바쿠에서 돌아온 어느 대표가 남긴 말이 있다. 본부가 없다는 것은 돈이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 말은 이쪽에서 뒤집힌다.
본부가 있어도 부칠 것이 없으면 만주에는 본부가 없는 것과 같다.
만주의 부대는 이 회의록을 읽지 않는다. 회의록은 상해에 있고 만주에는 그것을 받을 자리가 없다.
받을 자리를 만들려면 연락원이 다녀야 하고 연락원이 다니려면 여비가 든다. 여비는 군사비의 한 항목이다. 군사비는 네 번 보류되었다.
그래서 만주의 부대는 자기가 보류되었다는 것도 모른다. 모르는 편이 낫다고 적은 문서는 어느 쪽에도 없다.
「전액 미국에서 나옴.」 그는 자랑으로 적었다. 열한 해 뒤 같은 여덟 자를 다시 읽는 사람은 그렇게 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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