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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제45장 위도(緯度)

· 58화 중 24화 · 3,386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하나 — 명령

일반명령 제1호가 하는 일은 좁다. 항복을 받을 사람을 구역마다 정하는 것이다.

코르닐로프 24화 제45장 위도(緯度) — 헤더컷

좁은 문서가 큰 일을 하는 것은 그 문서가 먼저 오기 때문이다. 항복을 받는 쪽이 그 자리에 들어가고, 들어간 쪽이 무기와 문서와 관청을 넘겨받고, 넘겨받은 쪽이 다음 문서를 쓴다.

실사의 확정본은 구역을 넷으로 나누었다. 만주와 북쪽 섬이 한 칸, 일본 본토와 그 남쪽이 한 칸, 만주를 뺀 중국과 대만이 한 칸, 남방이 한 칸이다.

칸의 이름은 대개 땅 이름이다. 그중 한 줄에만 숫자가 들어 있다.

숫자가 들어간 이유는 그 자리에 두 군대가 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이미 국경을 넘어 있었고 하나는 아직 바다 위에 있었다. 먼저 닿는 쪽이 받는다는 규칙밖에 없으면 문서를 쓸 이유가 없다.

실사에서 그 숫자를 고른 것은 늦은 밤 한 방에 있던 몇 사람이다. 벽에 걸린 지도를 보고 반쯤 되는 자리를 짚었다고 전한다. 회의는 없었고 결재는 다음 날 아침에 났다.

짚은 사람들이 그은 것은 항복 수리의 경계였다. 그것이 뒤에 무엇이 되는지를 그 밤에 아는 사람은 없었다.

구역실사 확정본이 세계 제2고
만주소련 극동군 최고사령관중국 전구 최고사령관
조선 북위 38도 이북소련 극동군 최고사령관해당 구분 없음
조선 북위 38도 이남미 태평양육군 최고사령관해당 구분 없음
조선 전역해당 구분 없음미 태평양육군 최고사령관

선은 두 군대가 있을 때 긋는다.

둘 — 없는 줄

제2고는 급히 만들어졌다. 급한 것은 실사와 같다. 항복이 언제 오는지를 아무도 며칠 전에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걸리는 곳이 하나 적다는 것이다. 만주가 비어 있고, 만주가 비어 있으므로 그 아래도 비어 있다.

문서를 쓰는 사람에게 빈 곳은 편한 곳이다. 다툴 상대가 있는 칸은 문장이 길어지고 단서가 붙는다. 상대가 없는 칸은 한 줄로 끝난다.

제2고에서 조선에 관한 대목은 한 줄이다. 실사 확정본에서 같은 대목은 두 줄이고, 두 줄에는 숫자와 방위와 단서가 들어 있다.

초안을 만든 자리에서 오간 말이 검토철에 남았다. 열 줄이다.


— 조선은 어느 칸에 넣는가.

— 넣을 칸이 하나뿐이다.

— 나누어 적을 필요는 없는가.

— 나누어 적으려면 나눌 상대가 있어야 한다.

— 상대가 뒤에 생기면 어떻게 하는가.

— 생긴 뒤에 고치면 된다.

— 고치는 데 무엇이 드는가.

— 그때는 이미 들어가 있다. 들어간 뒤에 고치는 것은 나가는 일이다.

— 그러면 지금 나누어 두는 편이 낫지 않은가.

— 지금 나누면 그 선을 우리가 만든 것이 된다.


이 문답에서 아무도 조선의 장래를 말하지 않는다. 이 문서가 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하지 않는 문서가 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 누가 그 자리에 서는가다.

항복을 받는 일과 다스리는 일은 다른 문서에 적힌다. 다만 앞의 문서가 뒤의 문서를 쓸 사람을 정한다.

셋 — 여백

제2고 첫 장 오른쪽 여백에 연필 글씨가 한 줄 있다.

「한반도 전역 — 미 태평양육군.」

대시를 빼면 열한 자다. 쓴 사람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고 필적 대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백에 쓰는 것은 아직 문서가 아니다. 문서가 아닌 동안에는 고치기 쉽다. 사흘 뒤 활자로 앉으면 그때부터는 고치는 데 절차가 든다.

연필로 쓴 것과 활자로 앉은 것 사이에 회의가 하나도 없다. 검토철에도 없고 발송철에도 없다. 여백이 본문이 되는 데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막을 것이 없는 자리에서는 여백이 본문이 되는 데 아무 힘도 들지 않는다.


뒷날 이 편철을 정리한 문서관의 각서에 한 줄이 있다.

— 이 열한 자는 결정이 아니다.

— 결정을 적어 둔 것도 아니다.

— 남은 자리에 남은 것을 적은 것이다.

— 남은 것을 적는 일에는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확정본에는 조선이 한 줄이다. 위도가 나오지 않고 방위도 나오지 않는다.

그 한 줄이 있는 자리는 실사 확정본에서 같은 항목이 있던 자리다. 항목의 순서도 같고 앞뒤의 문장도 같다. 다른 것은 그 항목 안에 들어 있는 글자의 수뿐이다.

한 줄이 되면 뒤에 무엇을 하든 그 한 줄 안에서 한다. 그 한 줄을 받은 부대의 병력은 그 줄이 길어졌다고 해서 늘지 않는다.

편철의 마지막 장은 발송 기록이다. 확정본이 몇 부 인쇄되어 어디로 갔는지가 적혀 있다.

받은 곳 목록의 맨 아래에 한 줄이 비어 있다. 인쇄한 부수와 발송한 부수가 한 부 어긋난다.


코르닐로프 24화 제45장 위도(緯度) — 전환컷

표선주 구술, 『아버지의 장부』 2004년 채록, 제3장

채록은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고 제3장은 두 번째 날의 것이다.

이 장에서 구술자는 1945년 가을의 넉 달을 말한다.

채록자는 앞머리에 한 줄을 적어 두었다.

「구술자는 이 대목에서 두 번 말을 멈추었다. 멈춘 자리를 표시해 둔다.」

제3장의 표제는 구술자가 직접 붙였다. 「첫 문서」다.

1945년 9월 8일, 인천 앞바다에 배가 들어왔다.

하나 — 배

부대는 미 제24군단이다. 병력은 약 칠만이다. 오키나와에서 왔고 날짜는 9월 8일이다.

부대도 날짜도 병력도 실사와 같다. 이 세계에서 이 대목은 바뀌지 않는다.

바뀐 것은 그들이 무엇을 맡느냐다. 실사에서 그들이 맡은 것은 반이고, 여기서 그들이 맡는 것은 전부다.

표선주는 그 배에 타고 있었다. 1925년생이고 그해에 스무 살이다.

그가 통역이 된 경위는 짧다. 워싱턴의 한 사무소에 재무를 맡은 조선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의 딸이 영어와 조선말을 다 할 수 있었으며, 그해 여름에 그런 사람을 찾는 곳이 생겼다.

찾는 쪽은 급했다. 스무 살이라는 것과 여자라는 것을 묻지 않았다.

그는 조선에 가 본 적이 없다. 아버지가 조선을 떠난 것이 1919년이고 그는 그 뒤에 태어났다.

그가 아는 조선말은 집에서 쓰던 말이다. 밥과 옷과 셈에 관한 말은 알고 관청에 관한 말은 몰랐다. 그 차이가 첫 주에 드러난다.


— 아버지는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 다만 무엇을 하는 자리냐고 물었다.

— 옮기는 자리라고 답했다.

— 아버지가 그러면 됐다고 했다.

— 옮기는 일은 보태지도 빼지도 않는 일이니 됐다고 했다.

— 나는 그 말을 스물다섯 해 동안 자랑으로 여겼다.


배는 오래 걸렸다. 태풍을 피해 한 번 돌아갔다는 말이 구술에 나온다.

배에서 그가 받은 것은 서류철 하나와 사전 두 권이었다. 사전은 영조와 조영이 각각 한 권이다.

서류철에는 앞으로 쓸 문서의 표제만 적혀 있었다. 내용은 아직 없었다.

옮길 것이 정해지기 전에 옮길 사람이 먼저 배에 탔다.

둘 — 첫 문서

그가 처음 옮긴 것은 포고 제1호다. 날짜는 9월 7일이고, 배 위에서 국문본을 만들었다.

첫 문장은 「본관은」으로 시작한다.

스무 살의 통역은 그 말을 스스로 고르지 않았다. 배 위에 조선총독부 법령집 한 권이 있었고, 그 안의 포고문이 전부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법률 말은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베껴 오는 것이다. 그때 베낄 수 있는 조선말 법률 문서는 한 종류뿐이었다.

「본관」은 벼슬에 있는 사람이 자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 말을 쓰면 문장 안에 사람이 하나 서고, 그 사람은 이름이 아니라 자리로 선다.

자리로 선 사람은 바뀌어도 문장이 그대로다. 그것이 그 말의 쓸모다.


— 나는 사전을 두 번 덮었다.

— 한 번은 첫 낱말에서 덮었다.

— 사전에 그 말이 없었다.

— 옆에 있던 법령집을 펴 보니 거기 있었다.

— 그래서 그 말을 썼다.

— 두 번째로 덮은 것은 첫 문장의 가운데였다.

— 거기에는 옮길 것이 없었다.

— 원문에 없는 것은 옮기지 못한다.


실사의 포고 제1호 국문본에는 첫 문장 가운데에 지역을 특정하는 구절이 있다. 「북위 삼십팔도 이남의」다. 띄어쓰기를 빼면 아홉 자다.

이 세계의 원문에는 그 자리에 아무것도 없다. 앞 장의 문서가 조선을 한 줄로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문본의 그 자리도 비었다. 정확히 말하면 비지 않았다. 앞말과 뒷말이 그대로 붙어 한 문장이 되었을 뿐이다.

읽는 사람은 무엇이 빠졌는지 알 수 없다. 빠진 자리가 매끄러우면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아무도 묻지 않는다.

아홉 자가 없는 문장은 아홉 자가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는다.

셋 — 두 배

포고문은 인쇄되어 붙었다. 몇 부를 찍었는지는 인쇄철에 있다.

붙인 자리는 관청 앞과 정거장과 시장이다. 읽은 사람의 수는 세지 않았다. 붙인 문서를 몇이 읽었는지는 어느 서식에도 칸이 없다.

그 문서가 미치는 범위는 실사의 두 배쯤이다. 실사에서 이 부대가 맡은 사람은 천육백만이고, 여기서 맡는 사람은 이천오백만이다.

병력은 약 칠만 그대로다. 부대는 오키나와에서 떠날 때 그 수였고 인천에 닿았을 때도 그 수였다.

그 둘을 나누어 보는 일은 배 위에서 아무도 하지 않았다. 나누어 보려면 두 수가 한 종이에 있어야 하는데, 그때 그 두 수는 다른 관청의 다른 서류에 있었다.

셈은 뒤에 다른 사람이 한다. 그 사람이 셈을 할 때는 이미 삼 년이 지나 있다.

그동안에 부족한 것은 사람으로 메운다. 미국인 행정관의 수가 정해져 있으면 나머지는 현지에서 뽑는다.

뽑을 수 있는 사람은 그 관청에서 일해 본 사람이다. 그 관청은 그해 여름까지 다른 나라의 관청이었다.

이천오백만을 맡은 칠만은 모자라는 손을 현지에서 뽑는다. 뽑을 수 있는 사람이 일해 본 그 관청은, 여름까지 다른 나라의 것이었다.

남은 34화 · 약 120,270자 · 약 2시간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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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닐로프전 58화

제1부 전신(電信)

1서장2제2장 사자(使者)3제3장 르보프4제5장 미발(未發)5제7장 감옥

제2부 의회(議會)

6제9장 개회(開會)7제12장 국제(國際)

제3부 만세(萬歲)

8제14장 선언(宣言)9제15장 파리10제17장 영(零)11제18장 유월

제4부 공채(公債)

12제19장 위원부(委員部)13제22장 대체(代替)14제23장 두 갈래15제25장 장부(帳簿)16제27장 빚17제28장 청문(聽聞)18제30장 십칠만

제5부 군자금(軍資金)

19제32장 없음20제35장 무명(無名)21제37장 셋과 하나

제6부 전시(戰時)

22제40장 광복군(光復軍)23제42장 각서(覺書)24제45장 위도(緯度)25제46장 상륙(上陸)

제7부 단독(單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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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부 동등(同等)

46제81장 개항(開港)47제83장 반환(返還)48제85장 예순

제12부 대조(對照)

49제87장 이본50제89장 유보51제90장 감독52제92장 빈칸53제94장 유고(遺稿)54제96장 표결(票決)

제13부 자주(自主)

55제97장 아홉 조56제98장 팔십 년57제99장 값58제100장 표지(表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