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닐로프 제1부 전신(電信)
1화서장
『대한민국 조직법 정본 대조 자료집』 본편 10권 · 부록 10권 · 편찬 서문
국립문서관 정본 대조실 편(編). 2027년 4월 간행. 비매품.
본편은 아홉 조를 조·항·자 단위로 대조하여 싣고, 부록은 명부만 싣는다.
부록 제10권은 표제만 인쇄한다.
편찬 사유란에는 「제정 팔십 년에 부침」이라고 적혀 있다.
이 법이 왜 만들어졌는지는 이 자료집에 적지 않는다. 대조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근본법의 정본은 팔십 년 동안 우리말이 아니었다.
대조실은 국립문서관 서고 삼층에 있다. 방에 상이 둘이고 상마다 책이 한 벌씩 놓인다. 왼쪽이 국어본이고 오른쪽이 영어본이다.
오른쪽 책은 미합중국 법령전서의 해당 권을 복제한 것이다. 표지에 국립문서관 등록번호가 붙어 있고 그 아래에 원소장처가 적혀 있다. 워싱턴이다.
내가 그 방에 배치된 것은 2011년 봄이다. 인수인계철에 적힌 업무는 한 줄이었다. 그 한 줄을 끝내는 데 열여섯 해가 걸렸다.
법의 이름은 「대한민국 조직법」이다. 미합중국 공법 제80-118호. 1947년 7월 17일에 인준되어 그해 8월 15일에 시행되었다. 국어본은 시행에 앞서 미군정청 법무부가 만들었다. 옮긴 사람의 이름은 본편 제1권 해제에 있다.
대조는 세 단위로 한다. 조가 같은가. 항이 같은가. 자가 같은가.
앞의 둘은 금방 끝났다. 두 본이 다 아홉 조이고 항의 수도 같다. 자에서 걸렸다. 조가 같고 항이 같아도 자가 다르면 뜻이 다르다. 몇 자가 다른지는 본편 권말 집계표에 있다. 여기에는 적지 않는다.
이 서문이 적을 것은 하나다. 팔십 년 동안 아홉 조 가운데 몇 조가 고쳐졌는가.
| 조 | 표제 | 제정 이후 개정 |
|---|---|---|
| 제1조 | 영역 | 없음 |
| 제2조 | 국민 | 없음 |
| 제3조 | 권리 | 없음 |
| 제4조 | 입법 | 없음 |
| 제5조 | 승인 | 없음 |
| 제6조 | 외교 | 없음 |
| 제7조 | 유보지 | 없음 |
| 제8조 | 동등권 | 없음 |
| 제9조 | 정본 | 1회 |
여덟 조는 제정된 날의 문면 그대로다.
고쳐진 한 조는 제9조다. 작년에 고쳤다.
제9조는 두 문장이다. 고쳐진 것은 앞 문장이고, 앞 문장은 두 본이 어긋날 때 어느 쪽에 따를 것인가를 정한 문장이다. 그 자리에 이제 국어본이 적혀 있다.
뒤 문장은 그대로다. 뒤 문장이 무엇인지는 본편 제9권 첫 쪽에 있다.
부록 열 권은 명부다. 아홉 권은 센 것을 싣고 한 권은 싣지 못한다.
아홉 권이 세는 단위는 넷이다. 건과 제곱킬로미터와 해와 자다. 열째 권이 셀 단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작년 가을 편찬회의에서 그 한 권을 두고 문답이 있었다. 회의록에 남았으므로 옮긴다.
한 편찬위원이 물었다. — 비어 있는 권을 왜 제본하는가.
편자가 답했다. — 표제가 있다.
— 표제만 있는 것은 권이 아니다.
— 앞의 아홉 권은 있었던 것을 센다.
— 열째는 없었던 것을 센다.
— 없었던 것은 어떻게 세는가.
— 셀 수 없다.
— 그러면 왜 넣는가.
— 빼면 아홉 권이 전부가 된다.
부록 제10권의 표제는 이렇다.
「하지 않기로 한 것.」
하지 않기로 한 일은 문서를 남기지 않는다. 남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남길 것이 생기지 않는다. 시킨 일에는 시킨 쪽의 문서와 받은 쪽의 문서가 있다. 하지 않기로 한 일에는 그 두 벌이 다 없다.
그래서 제10권은 표제만 인쇄하고 나머지를 비웠다. 앞의 아홉 권과 같은 두께로 제본했다. 종이를 줄이면 그만큼이 없어 보인다.
아홉 권은 있었던 것을 세고, 열째 권은 없었던 것을 센다.
값은 이 서문에 적지 않는다. 아홉 권에 나온 수를 아직 합산하지 않았다. 셀 수 있는 것과 셀 수 없는 것을 한 줄에 놓으면 뒤엣것이 사라진다.
계산은 후기에 적는다. 후기는 스무 권이 다 나온 뒤에 쓴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세려던 것은 두 본이 몇 자 다른가였다. 그 수는 나왔다. 나온 다음에 남은 것이 열째 권이다.
어제 제본소에서 스무 권이 왔다. 부록은 따로 묶여 있었다. 제10권을 펴 보았다. 표제 다음 쪽부터 아무것도 없었다.
인쇄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넘긴 것이다.
2027년 4월
국립문서관 정본 대조실
하윤경(河潤敬) 적음
『팔월 문서』 — 러시아공화국 제헌의회 특별조사위원회 최종보고서, 제1편
1919년 3월 페트로그라드 간행. 전 4편. 본 편은 회의 부분이다.
위원회가 맡은 일은 1917년 팔월의 문서를 날짜순으로 놓고 서로 어긋나는 자리마다 번호를 붙이는 것이다.
제1편이 다루는 나흘 동안 결정된 것은 없다.
결정된 것이 없는데도 뒤의 문서들이 이 나흘을 근거로 삼는다. 그래서 첫머리에 둔다.
속기록은 남았고 사진은 남지 않았다. 그 사정은 편 끝에 적는다.
두 사람이 요구한 것은 같았다.
하나 — 무대
1917년 8월 12일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국정협의회가 열렸다. 정부와 군과 상공 단체와 소비에트와 협동조합과 지방 기구가 한자리에 앉았다.
이런 자리는 그 전에도 없었고 그 뒤에도 없다. 회의에는 의결 권한이 없었다. 의결하지 않는 회의를 나흘 동안 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열린 자리에서 듣게 하려는 것이었다.

객석은 반으로 갈렸다.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다른 대목에서 박수를 쳤다. 속기록에는 박수가 일어난 자리마다 괄호로 표시가 되어 있다. 위원회는 그 표시를 세었다. 결과는 제1편 부표에 있고 여기에는 옮기지 않는다.
케렌스키가 첫날 개회 연설을 했다. 코르닐로프는 이튿날 왔다. 그를 역에서 맞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장면은 다음 날 신문 여러 곳에 실렸다.
둘 — 팔월 삼일
나흘의 회의보다 아흐레 앞선 자리가 있다. 8월 3일 코르닐로프가 페트로그라드에 와서 각의에 보고서를 냈다. 그 보고서에 세 가지 요구가 처음 문서로 적혔다.
위원회가 제1편에 그 보고서를 넣은 것은 요구 때문이 아니다. 그날 그가 보고서를 다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사령관이 작전 부분을 읽으려 하자 한 사람이 그를 멈춰 세웠다.
— 그 대목은 여기서 읽지 마시오.
— 각의는 정부의 자리요.
— 그렇소. 그리고 이 방에서 나간 말이 사흘 뒤 신문에 실린 일이 있소.
— 누가 내보내는지 아시오.
— 모르오.
— 모르는데 어떻게 막소.
— 막지 않소. 읽지 않을 뿐이오.
위원회는 이 대목에 쟁점 제2호를 붙였다. 정부가 자기 각의를 믿지 못한다는 것을 총사령관 앞에서 말한 기록이 이날 것뿐인가.
부표에 따르면 그것뿐이 아니다. 다만 총사령관 앞에서 말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정부는 그날 자기 방의 벽이 새는 것을 군에 알렸다.
말한 쪽은 경고로 말했다. 들은 쪽은 다르게 들었을 수 있다. 위원회는 어느 쪽으로도 적지 않는다. 다만 이 대목을 제1편에서 빼지 않는다.
셋 — 같은 목록
위원회가 제1편에서 한 일은 두 연설을 나란히 놓은 것이다. 요구된 조치만 뽑아 나온 순서대로 옮긴다.
코르닐로프가 말했다. — 군의 규율은 명령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 전선에서는 이미 사형이 되살아나 있다.
— 후방에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병사는 후방에서 온다. 후방이 풀리면 전선은 뒤에서 풀린다.
— 나는 새 권한을 청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있는 것을 뒤에도 쓰자는 것이다.
케렌스키가 말했다. — 정부는 그 조치를 이미 하고 있다.
— 칠월에 전선의 사형을 되살린 것은 이 정부다.
— 후방의 일은 후방의 절차로 한다.
— 절차를 건너뛰자는 말과 조치를 하자는 말은 같지 않다.
— 정부는 오른쪽에서 오는 것도 왼쪽에서 오는 것도 같은 힘으로 막는다.
두 연설에서 요구된 조치는 셋이다. 후방의 사형, 군 규율의 회복, 수도의 계엄이다. 셋 다 두 연설에 다 나온다. 앞뒤 순서가 다르고 붙인 말이 다를 뿐이다.
두 사람은 같은 세 가지를 요구했다.
다른 것은 하나였다. 그 셋을 누가 집행하는가.
코르닐로프는 총사령관이 집행하기를 원했다. 케렌스키는 정부가 집행하기를 원했다. 조치의 내용을 두고 다툰 것이 아니라 조치의 주체를 두고 다투었다.
위원회는 이 대목에 번호를 붙였다. 제1편 쟁점 제1호다. 같은 것을 요구한 두 사람이 왜 나흘 동안 서로를 설득하지 못했는가.
답은 제1편에 없다. 위원회는 답 대신 이렇게 적었다. 이 회의에는 의결 권한이 없었으므로 두 사람은 서로를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필요가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나흘은 설득의 자리가 아니라 목록을 맞춰 보는 자리였다. 목록은 맞았다.
넷 — 사진
회의는 8월 15일에 끝났다. 폐회 뒤 두 사람이 같은 복도에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악수는 없었다.
위원회는 그 장면의 사진을 찾았다. 그날 극장 앞과 안에서 사진사가 여럿 일했고 다른 장면의 건판은 여러 장 남아 있다. 그 장면의 것만 없다.
제1편 말미에 위원회가 적은 것은 세 줄이다.
— 촬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 촬영되었으나 인화되지 않았을 수 있다.
— 위원회는 둘 중 어느 것인지 정하지 못한다.
정하지 못한 것을 정한 것처럼 적지 않는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방침이다. 제1편에는 그렇게 비워 둔 자리가 열한 군데 있다. 뒤의 세 편에서는 그 수가 줄어든다. 뒤로 갈수록 문서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사진이 없으므로 그 나흘의 마지막 장면은 문장으로만 남았다. 문장은 속기록에 없다. 속기록은 극장 안에서 나온 말만 받아 적는다. 복도에는 받아 적는 사람이 없었다.
위원회는 그 한 줄을 증언으로 받았다. 증언한 사람의 이름은 제1편에 적혀 있지 않다. 이름을 밝히지 않기로 한 증언은 제1편에서 이것 하나뿐이다.
악수도 사진도 없이 끝난 나흘. 같은 셋을 요구한 두 사람 사이에 남은 것은 「누가 집행하는가」 하나다. 종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남은 57화 · 약 200,623자 · 약 4시간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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