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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제96장 열두 번째

· 58화 중 55화 · 3,567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하나 — 세 조

낭독이 끝나고 발의 대표가 한 줄을 덧붙였다. 이유서에는 없는 줄이다.

국적 없는 나라 55화 제96장 열두 번째 — 헤더컷

— 이 안은 이 법이 실패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 끝났다고 말한다.

폐지안의 근거는 실패가 아니라 종료였다. 그 구별이 나흘을 끌었다.

둘 — 가리키는 것

첫날 오후의 반대 토론은 문서에서 시작되었다. 1948년 12월 12일 총회 결의 195(III)다.

그 결의는 이 정부가 일흔여덟 해 동안 자기를 설명해 온 문장이다.

그 문장을 지키기 위하여 이 정부는 저쪽과 아무 교섭도 하지 않았다. 1965년에 저쪽이 도쿄와 협정을 맺을 때 이쪽에는 협상할 주체가 없었고, 이쪽에 등록한 사람만 영주 자격에서 빠졌다.

그때 빠진 사람이 팔만 사천이다. 이 의사당에서 그 수는 여러 번 불렸다.


— 이 정부가 해산하면 195(III)은 누구를 가리키는가.

— 아무도 가리키지 않는다.

— 그러면 저쪽이 그 문서를 가져간다.

— 저쪽은 그 문서를 필요로 한 적이 없다.

— 필요로 하지 않아도 남는다. 문서는 그렇게 남는다.

— 남아서 무엇을 하는가.

—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일흔여덟 해 동안 그것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과 같다.


이 대목에서 회의록의 속기가 한 번 끊긴다. 끊긴 자리에 괄호가 있고 괄호 안에 세 자가 적혀 있다. 「장내 소란.」

일흔여덟 해 동안 이 의사당에서 소란이 기록된 것은 열두 번이다. 그 가운데 아홉 번이 195(III)에 관한 것이었다.


— 나는 그 문서를 지키자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 그러면 무엇을 지키자는 것인가.

— 지킬 것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것을 지킨 사람들이 있었다.

— 그 사람들은 지금 여기 없다.

— 없다. 그래서 내가 대신 말한다.


이 나라에서 계승은 논거가 아니라 관습이었다. 관습에는 반대 토론이 없다.

셋 — 받을 곳

이튿날의 심의는 안 제3조에 걸렸다. 명부와 등록부를 어디로 넘기는가 하나다.

이관은 받을 곳이 있어야 성립한다. 이 정부에는 상급 기관이 없고 승계 기관도 없다. 본토는 이 정부의 지위에 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다고 여러 번 적었다.

받겠다고 한 곳이 둘 있었다. 둘 다 대학이다. 한 곳은 구술 사업을 오래 해 온 연구소를 두고 있고 다른 한 곳은 서고가 넓다.

두 곳이 낸 회신에 같은 조건이 붙어 있다. 개인 식별 정보는 사료 열람 규정을 따른다는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등재자의 사망이 확인되기 전에는 제삼자에게 열람시키지 않는다.

사망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이 명부에는 아주 많다.


— 명부는 어디로 가는가.

— 안 제3조는 따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 따로 정하는 주체가 해산한 뒤에 있는가.

— 없다.

— 그러면 명부를 받을 곳이 없다.

— 대학이 받겠다고 한 곳이 둘 있다.

— 대학이 받으면 그것은 명부인가 사료인가.

— 사료다.

— 사료가 되면 등본을 떼 주는가.

— 떼 주지 않는다. 열람만 된다.

— 열람만 되는 종이로 저쪽에 무엇을 신청하는가.

— 신청하지 못한다.


제7조는 본토에 있는 국민의 재산에 관한 권리가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적었다. 소멸하지 않는 권리를 증명하는 것은 등록부의 등본이다.

등본을 떼는 창구가 없어지면 권리는 조문에만 남는다. 조문에만 남은 권리는 1952년부터 2010년까지 쉰여덟 해 동안 그러했다.

그 쉰여덟 해 동안 아무도 그 조문으로 무엇을 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에 한 의원이 목록을 하나 요구했다. 이 정부가 소유한 부동산의 목록이다.

목록은 한 줄이다. 필지 하나다. 1965년에 산 묘지다.


— 해산하면 그 필지는 누구 것이 되는가.

— 안에 적혀 있지 않다.

— 안 제3조의 따로 정한다에 들어가는가.

— 제3조는 명부와 등록부만 적었다.

— 그러면 그 땅은 어디로 가는가.

— 소유자가 없어진 부동산은 그 나라 법으로 처리된다.

— 그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 그 묘지가 있는 나라다.

— 거기 묻힌 사람은 그 나라 사람이 아니었다.

— 그것을 적은 서류는 우리에게만 있다.

국적 없는 나라 55화 제96장 열두 번째 — 전환컷

명부가 사료가 되는 날 제7조는 문장으로 돌아간다.

넷 — 걷은 돈

사흗날의 심의는 부담금이다. 제4조다.

요율은 1961년에 정해졌고 그 뒤로 고쳐지지 않았다. 급여 소득자는 급여의 백분의 사, 총소득 기준으로는 백분의 이, 자영은 순소득의 천분의 일 점 오다.

1989년에 이 부담금이 세입에서 차지한 몫은 백분의 팔십일이었다. 나머지는 1950년에 들고 나온 자산의 운용 수익이다. 원본은 헐지 않는다.

폐지안의 이유서는 주지 않는 자격에 부담금을 매기는 것이 옳지 않다고 적었다. 반대 쪽은 그 문장의 앞자리를 물었다.


— 올해 부담금을 낸 국민이 몇인가.

— 확정된 수가 없다.

— 걷은 돈은 알지 않는가.

— 걷은 돈은 안다. 낸 사람의 수를 세지 않는다.

— 왜 세지 않는가.

— 걷는 창구가 아홉 곳이고 아홉 곳이 각각 장부를 쓴다.

— 합치면 되지 않는가.

— 같은 사람이 두 곳에 낸 해가 있다. 합치면 그 사람이 둘이 된다.

— 그러면 뺄셈을 하면 되지 않는가.

— 뺄셈을 하려면 두 장부의 이름이 같아야 한다. 창구마다 이름을 적는 법이 다르다.


이름을 적는 법이 다른 것은 이 나라가 아홉 나라의 글자를 쓰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이 한 창구에서는 한자로 적히고 다른 창구에서는 로마자로 적힌다.

돈은 합쳐지고 사람은 합쳐지지 않는다. 일흔네 해 동안 그렇게 걷었다.

부담금이 끊기면 제5조의 국민증이 갱신되지 않는다. 갱신되지 않은 국민증은 죽는다. 죽은 국민증을 가진 사람은 다섯 해 뒤에 명부에서 말소된다.

1971년에 그렇게 말소된 사람이 십일만 육천이었다. 그 가운데 팔만 사천이 살아 있었다.

폐지안은 부담금을 없앤다. 부담금이 없어지면 말소도 없어진다. 없어질 때 이 제도가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아무도 지우지 않는 것이다.

이 정부는 자기 세입의 근거가 몇 사람인지 모르는 채로 예순다섯 해를 걷었다.

다섯 — 연기(延期)

나흗날 오전에 표결 절차가 고지되었다. 오후에 표결이 있을 예정이었다.

고지 뒤에 한 의원이 발언을 신청했다. 그는 찬성 쪽 발의자 서른한 명 가운데 하나다.


— 표결에 부치기 전에 하나만 묻겠다.

— 이 안이 없애려는 것은 국민의 자격이다.

— 그 자격을 가진 사람이 지금 몇인가.

— 명부에는 이십일만 사천이 있다.

— 명부에 있는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이 같은가.

— 같지 않다.

— 얼마나 다른가.

— 모른다.

— 모르는 채로 없애면 우리는 몇 사람의 자격을 없애는 것인가.

— 그 수를 이 회의는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문답에서 답한 사람은 내무부 국민등록국장이다. 그는 그해 예산 심의에도 같은 자리에 나왔고, 그때는 다른 것을 물었다.

회의록에 그의 답이 여덟 자로 적혀 있다. 「그 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일흔네 해 동안 이 정부가 국회에 낸 문서 가운데 그 여덟 자가 들어간 것은 여러 장이다. 대개 예산과 결산에 관한 것이었다. 국민의 수에 관하여 그 여덟 자가 적힌 것은 처음이다.


이 문답 뒤에 반대 토론은 없었다. 반대 쪽에서 할 말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같은 말을 찬성 쪽이 먼저 했기 때문이다.

연기 동의는 그 의원이 냈다. 동의는 재청 셋으로 성립했고 이의 없이 가결되었다.

연기 사유는 한 줄로 적혔다.

「등록 국민 수 확정 후 재상정.」

없애려면 무엇을 없애는지 먼저 세어야 한다는 말에 이 회의는 아무도 반대하지 못했다.


그 한 줄은 이튿날 재산등록부 정리단으로 넘어갔다. 정리단은 땅을 대조하는 부서이고 사람을 세는 부서가 아니다.

사람을 세는 부서는 내무부 국민등록국이다. 국민등록국은 해마다 그 수를 적어 왔고 그 표를 2016년부터 관보에 싣지 않았다.

싣지 않은 표를 확정된 수로 쓸 수는 없다. 국회가 요구한 것은 실사다.

실사에 걸리는 기간을 사무처는 넉 달로 잡았다. 넉 달로 잡은 근거는 정리단이 2017년에 필지 사십일만 이천을 대조하는 데 걸린 기간이다.

필지는 움직이지 않고 사람은 움직인다. 사무처는 그 차이를 계산에 넣지 않았다.

회의록은 예순두 쪽이다. 마지막 쪽은 반 쪽이고 그 아래는 비어 있다.

의사당 정면 벽에는 표결판이 있다. 흰 법랑 판 아흔한 장을 끼워 놓고 표결 때마다 뒤집는다. 판을 뒤집는 일은 사무처 직원 둘이 한다.

그 둘은 나흘 동안 판 옆에 앉아 있었다. 나흘 동안 판은 한 장도 뒤집히지 않았다.


「최종 등록 국민 수 확정을 위한 실사 보고」

대한민국 재산등록부 정리단. 단기 4359년(2026) 12월 3일. 본문 열네 쪽, 붙임 넉 장.

— 의뢰 근거. 망명 국회 제78회기 표결 연기 사유 「등록 국민 수 확정 후 재상정」.

— 실사 기간. 2026년 4월 27일부터 11월 20일까지.

결론. 확정하지 못하였다. 확정하지 못한 사유를 본문 제4절에 적었다.

2026년 12월 3일, 이 나라는 자기가 몇 명인지 모른다고 적은 문서를 처음으로 가졌다.

하나 — 일곱 달

의뢰는 한 줄이었고 기한은 넉 달이었다. 걸린 것은 일곱 달이다.

명부에 적힌 이름을 세는 것은 하루면 된다. 이십일만 사천이다. 이 수는 1953년부터 해마다 같은 방식으로 세어 왔고 세는 데 어려움이 없다.

어려운 것은 그 이름이 사람인지 확인하는 일이다.

정리단은 확인의 기준을 하나로 잡았다. 최근 다섯 해 안에 이 정부와 서류를 주고받은 기록이 있으면 확인으로 친다. 다섯 해는 제4조의 말소 기간에서 가져왔다.

서류의 종류는 넷이다. 부담금 납부, 국민증 갱신, 리용권 신청, 그리고 유족의 신고다.

넉 달로 잡은 실사가 일곱 달 걸렸다. 이 나라는 자기가 몇 명인지 모른다고 적은 문서를 처음 갖는다.

남은 3화 · 약 12,536자 · 약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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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