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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제30장 품

· 58화 중 17화 · 3,458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하나 — 제7화

어른의 사정은 견디는 항목이고 아이의 학교는 기한이 있는 항목이다. 기한이 있는 항목이 결정을 만든다.

국적 없는 나라 17화 제30장 품 — 헤더컷

둘 — 교지(校地)

망명정부는 학교를 세우려고 했다. 1954년과 1957년과 1961년에 각각 계획이 올라갔다. 셋 다 인가 신청까지 가지 못했다.

1954년 계획은 도쿄에 한 곳이었다. 예산은 세웠고 부지를 물색하는 데서 멈추었다.

1957년 계획은 다섯 곳이었다. 삼백만이라는 분모가 나온 뒤라 규모가 커졌다. 커진 만큼 빌릴 땅도 다섯 배가 필요했다.

1961년 계획은 다시 한 곳이다. 줄인 까닭은 예산이 아니라 서류였다. 한 곳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섯 곳이 되지 않는다는 것보다 먼저 확인되었다.

인가 요건은 세 가지다. 설치자와 교사(校舍)와 교지다.

설치자는 법인이거나 개인이다. 정부도 될 수 있다. 다만 그 나라가 이 정부를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서 이 정부는 서류상 아무것도 아니다.

교사와 교지는 사거나 빌리면 된다. 빌리려면 임차인이 있어야 하고, 임차인은 사법상 지위가 있는 자여야 한다.

땅을 빌리는 데도 나라가 필요하다. 이 정부에는 그것이 없었다.


우회로가 하나 있었다. 개인 명의로 빌리는 것이다.

그렇게 생긴 학교가 몇 곳 있었다. 도쿄에 둘, 오사카에 하나, 후쿠오카에 하나다.

각종학교 인가는 받았다. 받고 나서 문제가 남았다.


— 그 학교를 나오면 무엇이 되는가.

— 아무것도 안 된다.

— 졸업장이 나오지 않는가.

— 나온다. 그 졸업장으로 위 학교에 못 간다.

— 왜 못 가는가.

— 저쪽 학교가 인정하는 졸업장이 아니다.

— 그러면 무엇을 배우는가.

— 우리말과 우리 역사를 배운다.

— 그것은 쓸모가 없는가.

— 쓸모가 있다. 다만 그것만 있다.


넷 가운데 셋은 1960년대에 문을 닫았다. 개인 명의로 빌린 땅은 그 개인의 사정으로 없어진다.

정부는 보조금을 냈다. 보조금은 삼백만으로 나눈 예산에서 나왔다. 나눈 값은 작았다.

셋 — 편지

배가 뜬 뒤 두 해 동안 골목에는 편지가 왔다.

화자는 받은 편지를 세었다. 세는 습관이 있어서가 아니다. 답장을 몇 통 써야 하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수첩 뒷장에 연도별로 적어 두었다. 구술사업이 그 쪽을 사진으로 떠서 부록에 실었다.

받은 편지
19609
19614
19621
1963없음
1964없음

여섯 집에서 온 편지다. 1962년의 한 통이 마지막이다.

내용은 대개 짧았다고 그는 말한다. 잘 있다, 겨울이 춥다, 아이가 학교에 다닌다.

셋째 줄은 언제나 있었다. 그 골목에서 온 편지 가운데 그 줄이 빠진 것을 그는 본 적이 없다.


— 편지가 왜 줄었다고 보는가.

— 모른다.

— 짐작도 없는가.

— 짐작은 있다. 짐작을 적으면 그 집에 해가 된다.

— 지금은 사십 년이 지났다.

— 사십 년이 지나도 그 집 사람이 거기 있다.

— 그러면 무엇을 적으면 되는가.

— 편지가 줄었다는 것만 적으라.


이 표는 아홉과 넷과 하나를 적고 그다음을 적지 않는다. 적지 않은 것이 이 표의 내용이다.

넷 — 남은 쪽

이 사업의 다른 화자들은 반납한 사람들이다. 반납은 국민증을 받은 사람만 할 수 있고, 받으려면 등록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의 화자 대부분은 한때 명부에 있던 사람들이다.

제7화만 명부에 없다. 채록자가 편성에서 뺄지 물은 까닭이 그것이다.

화자는 배를 타지 않았다. 등록도 하지 않았다.

그의 아들은 개인 명의의 그 학교에 다니다가 문을 닫으면서 그만두었다. 다른 학교로 옮기려면 서류가 필요했고, 서류의 첫 칸이 국적이었다.

아들은 열여섯에 일을 시작했다. 그것으로 끝난 이야기는 아니다. 그 아들의 아이가 사십이 년 뒤에 같은 칸 앞에 선다.

아들에 관한 부분은 정서에 두 쪽뿐이다. 아들은 채록에 응하지 않았다. 채록자가 두 차례 청했다고 부록에 적혀 있다.

응하지 않은 사유는 적혀 있지 않다. 적혀 있지 않은 것을 이 회차가 채우지 않는다.


— 그때 등록했으면 달라졌겠는가.

— 달라졌을 것이다.

— 후회하는가.

— 하지 않는다.

— 아들 일도 후회하지 않는가.

— 후회한다는 말은 그때 다르게 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적 없는 나라 17화 제30장 품 — 전환컷

— 다르게 할 수 없었는가.

— 나는 본토에 형이 있다.

— 이름을 적으면 어떻게 되는가.

—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 모르니까 적지 않았다.

— 지금은 아는가.

— 지금도 모른다.


채록자는 여기서 더 묻지 않았다. 정서 29쪽에서 문답이 끊기고 여백이 있다.

여백은 정서에서 흔한 것이 아니다. 정서는 녹음을 옮기는 일이고, 옮길 소리가 없으면 줄을 비우지 않고 다음 문답으로 넘어간다.

이 쪽에서 채록자는 줄을 비웠다. 비운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녹음에도 없다.

모르는 것을 근거로 한 판단은 뒤에 검증되지 않는다. 검증되지 않는 판단은 평생 옳은 채로 남는다.


구술은 두 시간 십일 분이다. 채록자가 마지막으로 물은 것은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였다.

화자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고 나서 수첩 뒷장을 다시 펴 보이고, 1962년 칸의 한 통이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 말했다. 그 이름은 정서에서 지워져 있다.

지운 사람은 채록자다. 지운 사유는 각주에 있다. 화자의 요청.


「국민 부담금 징수 규칙」 개정

망명정부 재무부령 제9호. 단기 4294년(1961) 4월 1일 공포, 같은 날 시행. 관보 제412호.

— 제3조. 급여를 받는 국민의 부담금은 기본급의 백분의 사 또는 총소득의 백분의 이 가운데 많은 쪽으로 한다.

— 제4조. 스스로 업을 하는 국민의 부담금은 순소득의 천분의 일 점 오로 한다.

— 제7조. 부담금을 낸 국민에게는 영수를 국민증에 기재한다.

부칙. 종전의 헌금에 관한 규정은 이를 폐지한다.

요율이 붙는 순간 그 돈은 뜻이 아니라 액수가 된다.

하나 — 아홉 해

제4조는 두 문장이다. 등록한 국민은 매년 부담금을 낸다. 부담금의 액은 소득에 따라 정한다.

둘째 문장은 액수를 정하지 않고 정하겠다고만 적은 문장이다. 그런 문장을 조문에 넣으면 그 조문은 정해지는 날까지 잠든다.

아홉 해가 걸렸다.

그동안 이 정부의 금고에 들어온 돈은 헌금이었다. 헌금은 낼 수 있는 사람이 냈고, 낸 사람의 이름은 등록 명부와 별도로 적혔다.

헌금은 해마다 줄었다. 사람이 인색해져서가 아니다. 낼 수 있는 사람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60년 결산에서 대표부 유지비가 처음으로 깎였다. 깎인 항목은 뉴욕 사무실의 임차료였고, 줄인 방법은 층을 옮기는 것이었다.

요율을 정하라는 지시가 그 결산서에 붙어 내려왔다. 한 줄이었다.

지시를 받은 부서는 재무부 회계과다. 직원이 넷이고 그 가운데 셋이 겸직이다.


재무부 사무관이 물었다. — 요율을 무엇으로 정하는가.

— 필요한 액을 사람 수로 나눈다.

— 사람 수를 무엇으로 하는가.

— 삼백만이다.

— 삼백만으로 나누면 한 사람 몫이 얼마가 되는가.

— 걷는 데 드는 값보다 적다.

— 그러면 분모를 고치는가.

— 고치지 못한다. 그 수는 1956년에 인쇄되었다.

— 그러면 어디서 걷는가.

— 내는 사람에게서 걷는다.

— 내는 사람이 몇인가.

— 지난해 헌금 명부는 한 권이다. 등록 명부는 스물두 권이다.

— 그러면 요율은 무엇에서 나오는가.

— 낼 수 있는 사람이 견디는 값에서 나온다.

— 그것은 필요한 액과 다르다.

— 다르다.

— 모자라는 것은 어떻게 하는가.

— 모자란 채로 쓴다.


분모를 고칠 수 없으면 분자를 정하는 수밖에 없다. 이 나라의 요율은 필요에서 나오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한계에서 나왔다.


부칙 한 줄이 헌금에 관한 규정을 폐지했다. 폐지한 것은 규정이고, 그 규정으로 만들어진 명부를 어떻게 할지는 어디에도 적지 않았다.

그 한 권은 재무부 서가에 남는다. 표지에 「헌금」이라 적혀 있고 안에는 아홉 해 동안 낸 사람의 이름이 있다.

뒤에 이 명부가 한 번 꺼내진다. 꺼낸 쪽은 재무부가 아니었고, 찾은 것은 이름이 아니라 주소였다.

둘 — 네 푼

정해진 값은 둘이다.

구분요율
급여를 받는 국민기본급의 4% 또는 총소득의 2% 가운데 많은 쪽
스스로 업을 하는 국민순소득의 0.15%

두 줄의 차이가 크다. 급여는 남이 적어 준 종이가 있고 순소득은 자기가 적는다. 확인할 수 없는 것에는 낮게 매긴다. 낮게 매겨야 신고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가운데 많은 쪽」이라는 다섯 글자가 이 규칙에서 가장 오래 다투어진 자리다. 기본급을 낮추고 수당을 늘린 사람에게서도 걷기 위해 넣었다. 넣은 쪽은 그것을 형평이라고 적었다.

이 정부에는 조사권이 없다. 남의 나라 안에 사는 사람의 장부를 볼 권한이 어느 조문에도 없고, 볼 권한을 줄 나라도 없다.

그래서 요율은 정확하고 과세표준은 자기 신고다.

신고서 서식은 새로 만들지 않았다. 등록 신청서의 칸을 늘려 썼다. 등록 신청서는 여권 신청서에서 왔고, 여권 신청서는 부산항 승선자 명부에서 왔다.

늘린 칸은 셋이다. 직업, 지난해 소득, 그리고 산출 방법이다.

셋째 칸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는 서식 어디에도 설명이 없다. 대개 비어서 들어왔다.

헌금 명부 한 권이 재무부 서가에 남는다. 뒤에 그것을 꺼낸 쪽이 찾은 것은 이름이 아니라 주소였다.

남은 41화 · 약 145,786자 · 약 3시간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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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