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없는 나라 제12부 대조(對照)
50화제88장 상계(相計)
둘 — 같은 종류
값으로 바꾸자는 안이 막힌 실질적인 사유는 조서 밖에 있다.

한 필지에서 값으로 바꾸면 이십이만 육천 필지에서 같은 것을 요구받는다. 그 이십이만 육천 위에는 지금 사람이 산다.
값을 매기려면 그 사람들의 권리도 값으로 매겨야 하고, 그러면 1954년 이후 이 나라가 땅을 나눈 일이 전부 돈으로 환산된다.
재판소가 지킨 것은 이 필지의 권리가 아니라 저 장부의 효력이다.
셋 — 미룬 것
다섯째 기일에 재판소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조서 마지막 쪽에 두 줄이 적혔다.
「본안의 판단은 유보한다. 이 사건은 동종 사건과 병합함이 상당하다.」
동종 사건이 몇 건인지는 그날 밝히지 않았다. 정리단이 대조를 끝낸 수는 재판소도 알고 있었다.
병합하면 사건은 하나가 되고, 하나가 된 사건에서는 필지마다 사정을 보지 않는다. 기준이 한 번 정해지고 그 기준이 이십이만 육천에 그대로 얹힌다.
병합을 신청한 쪽은 없다. 재판소가 스스로 적었다.
정리단은 이 사건을 방청했다. 방청은 참고인 자격이 아니라 그냥 방청이다. 저쪽 재판소가 이 정부의 부서를 자격 있는 자로 불러 세운 일은 아직 없다.
방청석에서 적은 기록이 정리단 자료철에 남았다. 두 쪽이고 그 가운데 한 줄에 밑줄이 있다.
밑줄이 그어진 줄은 대리인이 말한 것이 아니라 재판장이 말한 것이다. 같은 땅에 관한 것과 같은 종류인 것은 다른 말이라는 대목이다.
상대방은 그날 마지막으로 나갔다.
법정 문 앞에서 서기에게 물은 것이 하나 있고 조서에 남지 않았다. 서기가 뒤에 정리단 조사원에게 그 말을 전했다.
물음은 이랬다. 이 집을 헐어야 하는가.
서기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 답은 그날 그 자리에서 가장 정확한 답이었다.
같은 필지에 관한 두 장부 대조 견본
재산등록부 정리단 대조 자료철 제1함 제1호. 단기 4352년(2019) 4월.
— 이 견본은 교육용으로 만든 것이다. 사건에 쓰지 아니한다.
— 사람 이름은 성만 남기고 지웠다. 지번은 리 이름까지만 남겼다.
두 장은 원본이 아니라 사본이다. 원본의 소재는 각각 다르다.
같은 땅을 두 장부가 각각 옳게 적었다.
| 난 | 왼쪽 사본 | 오른쪽 사본 |
|---|---|---|
| 만든 곳과 해 | 야마구치, 1952 | 평양, 1954 |
| 서식 | 손으로 씀 | 등사 |
| 지번 | 경상북도 ○군 ○면 ○리 | 같음 |
| 면적 | 이천삼백 평 | 칠천육백 제곱미터 |
| 권리자 | 김○수 | 김○철 |
| 근거 | 재산 신고 | 분여 |
면적 두 칸은 같은 넓이다. 이천삼백 평을 제곱미터로 고치면 칠천육백이 조금 넘는다.
두 사본에서 다른 것은 셋뿐이다. 만든 곳과 서식과 이름이다.
이름 밑에 부의 이름을 적는 난이 두 장에 다 있다. 그 난의 글자가 같다.
정리단은 그 사실만 부기에 적고 관계를 판정하지 않았다. 판정하려면 호적이 있어야 하고, 이 정부에 호적은 없다.
— 이 두 장으로 무엇을 아는가.
— 두 사람의 아버지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안다.
— 형제인가.
— 그렇게 볼 만하다.
— 볼 만한 것을 견본에 적는가.
— 적지 아니한다.
— 그러면 무엇을 적는가.
— 부의 난이 같다고 적는다.
이 견본이 가르치는 것은 두 장부가 어긋난다는 것이 아니라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왼쪽 사본을 만든 사람은 1952년 여름에 야마구치에 있었다. 그해에 이 정부가 재산 신고를 받았고, 신고한 사람만 등록부에 올랐다.
오른쪽 사본에 적힌 사람은 그 무렵 그 땅에 있었다. 있었으므로 분여를 받았다.
한 사람은 신고하고 한 사람은 받았다. 신고한 쪽은 그 땅을 보지 못했고 받은 쪽은 신고할 정부를 갖지 못했다.
두 사본이 한 자리에 놓인 것은 예순다섯 해 만이다. 놓은 사람은 정리관이고 놓은 자리는 복사대다.
복사대 유리 위에서 두 장은 크기가 다르다. 왼쪽이 반 뼘쯤 작다. 종이 규격이 달랐기 때문이지 다른 뜻은 없다.
— 이 견본을 왜 제1호로 하였는가.
— 처음 만든 것이어서 제1호다.
— 고른 것이 아닌가.
— 고르지 아니하였다. 제3권을 펴서 나온 첫 필지다.
— 첫 필지가 이러하였는가.
— 그러하였다.
같은 지번에 두 사람의 아버지 이름이 같은 일이 첫 필지에서 나왔다면, 그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견본은 대조실 벽에 한 해 동안 붙어 있었다. 이듬해 봄에 떼었다.
떼어 낸 사유는 자료철에 적히지 않았다. 그 자리에 다른 것이 붙었다.
부산항 승선 통제 각서 제1호 (재수록)
재산등록부 정리단 대조 자료철 제1권 제1쪽. 단기 4353년(2020) 4월 편철.
— 원문은 1950년 8월 17일 09시 부산항만사령부 발신이다.
— 정리단이 가진 것은 사본이고, 사본의 사본이다. 원본의 소재는 확인되지 아니한다.
편철 사유. 재산등록부의 등재자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문서에서 그친다.
2020년 4월, 정리단은 칠십 년 전의 종이 한 장을 대조 자료철의 첫 쪽에 넣었다.
하나 — 첫 쪽
자료철은 대조가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를 적어 두는 묶음이다. 사건에 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쓰는 것이다.
첫 쪽에 무엇을 넣을지는 그해 2월 회의에서 정했다. 후보는 둘이었다. 국적법 제7조와 이 각서다.

— 제7조가 근거 아닌가.
— 제7조는 권리가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적었을 뿐이다.
— 그러면 무엇이 근거인가.
— 등록부다.
— 등록부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 1952년 재산 신고로 만들어졌다.
— 신고는 누가 하였는가.
— 등록한 국민이 하였다.
— 등록은 누가 하였는가.
— 등록소에 갈 수 있었던 사람이 하였다.
— 등록소에 갈 수 있었던 사람은 어떻게 정해졌는가.
— 거기서 이 각서가 나온다.
각서의 전문은 백 자가 되지 않는다.
승선의 순서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一. 정부
二. 군
三. 관공서 직원과 그 가족
四. 등록된 재외국민
五. 그 밖의 사람
앞 항이 끝나기 전에 뒤 항을 태우지 아니한다.
이 각서는 재산에 관하여 한 글자도 적지 않았다. 소유라는 낱말도, 땅이라는 낱말도 없다.
적지 않은 문서가 근거가 되는 것은 그 문서 뒤에 온 문서들이 전부 그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둘 — 셋째와 넷째
등록부 여덟 권의 등재자를 소속별로 갈라 보면 두 항에 몰린다.
셋째 항은 관공서 직원과 그 가족이다. 이 사람들은 배를 탔고, 내린 데서 이 정부의 사무를 이어서 했고, 등록소가 문을 열었을 때 그 문 앞에 있었다.
넷째 항은 등록된 재외국민이다. 이 사람들은 그 전해 겨울의 법으로 이미 명부에 있었다. 다시 등록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종이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두 항의 공통점은 신분이 아니다. 종이다.
등록소는 열한 곳이었다. 여덟 곳이 일본이고 나머지 셋이 호놀룰루와 뉴욕과 상파울루다.
여는 날은 한 달에 이레다. 이레인 까닭은 강당이나 회관을 그 이상 빌릴 돈이 없어서다. 창구에 앉은 사람은 셋째 항으로 배를 탄 사람들이었다.
— 등록소를 왜 열한 곳으로 하였는가.
— 사람을 보낼 수 있는 데가 열한 곳이었다.
— 늘리자는 안이 있었는가.
— 있었다. 첫 보고서에 적혀 있다.
— 늘어났는가.
— 늘어나지 아니하였다. 예산에서 끊겼다.
— 한 달에 이레를 늘리자는 안은 있었는가.
— 그 안은 없다.
— 왜 없는가.
— 이레가 모자란다고 적은 사람이 없다.
이 문답은 1952년 것이고 자료철에 사본으로 붙어 있다. 붙인 사유는 등록소의 자리와 여는 날이 등록부의 내용을 정했다는 것이다.
셋째 항 사람들은 대개 도시에 살았다. 관공서가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52년 재산 신고에 도시의 대지와 집이 많이 들어왔고, 예순여섯 해 뒤에 그 지번의 절반 가까이가 없어져 있었다. 도시가 다시 지어졌기 때문이다.
농지를 가진 사람은 대개 배를 타지 않았다. 농지는 지고 갈 수 없고, 지고 갈 수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은 부두까지 오지 않는다.
넷째 항 사람들의 신고는 성격이 다르다. 그들이 적은 것은 본토에 두고 온 집안 땅이고, 그 땅에는 대개 형제나 사촌이 남아 있었다.
남아 있던 쪽은 뒤에 그 땅을 분여받거나 협동 농장에 넣었다. 그러므로 넷째 항이 신고한 지번은 지금도 대개 살아 있다. 없어진 것은 셋째 항의 도시 땅이다.
대조가 맞은 이십이만 육천에 넷째 항의 비중이 높은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장부에 농지가 적은 것은 농민이 신고를 게을리해서가 아니라 농민이 부두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섯째 항은 자료철에 이어 붙일 문서가 없다.
승선자 명부 제1권은 삼만 이천사백열두 명을 적었고 서식은 네 칸이다. 일련과 성명과 소속과 항이다. 제2권부터는 권두에 인원이 적혀 있지 않다.
다섯째 항으로 배에 오른 사람은 소속 칸이 비어 있다. 비어 있는 칸을 가진 사람은 등록소 서식의 다섯째 칸도 채우지 못했다.
부두에 남은 사람은 명부 자체가 없다. 헤아릴 인력이 승선하였다고 통제소가 적었다.
— 다섯째 항을 자료철에 넣는가.
— 넣을 것이 없다.
— 없다는 것을 넣으면 되지 아니하는가.
— 없다는 것을 적은 문서가 있어야 넣는다.
— 통제소 보고가 있다.
— 그것은 부두에 관한 문서이지 등록부에 관한 문서가 아니다.
— 그러면 이 자료철에는 셋째와 넷째만 남는가.
— 남는다.
— 그것이 이 대조의 범위인가.
— 그렇다.
자료철에는 셋째 항과 넷째 항만 남는다. 다섯째 항과 부두에 남은 사람은, 넣을 문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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