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IONTOON

16화제27장 농지(農地)

· 58화 중 16화 · 3,488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넉 자

— 논농사인가 밭농사인가.

국적 없는 나라 16화 제27장 농지(農地) — 헤더컷

— 논이다.

— 저쪽은 밭이다. 커피와 목화다.

— 배우면 된다.

— 사 년 안에 배워야 한다.

— 안다.


심사표의 농사 경험란에 「유(有)」가 찍힌 사람은 열일곱 가구의 가장 가운데 아홉이다.

나머지 여덟 칸은 비어 있지 않다. 「유」가 찍혀 있다. 찍은 사람은 심사관이다.


이주 계약서 서식 제3호

상파울루주 이민국 제정. 1958년 개정. 갑·을 각 1부, 알선 기관 1부.

— 제2조. 을은 계약일로부터 사 년간 갑이 지정한 농장을 떠나지 못한다.

— 제3조. 을이 앞 조를 위반한 때에는 체류 자격이 소멸한다.

— 제7조. 을의 귀국에 관하여 갑은 아무런 의무를 지지 아니한다.

말미. 본국 정부의 보증 ____________________

이 서식에는 채워진 적이 없는 칸이 하나 있다.

말미의 그 줄이다. 인쇄는 되어 있고 비어 있다.


서식 제2호에는 그 줄이 없었다. 1958년에 넣었다.

넣은 쪽은 주 이민국이다. 넣은 까닭은 다른 나라에서 오는 이주자에게는 그 줄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채워지지 않는 서류만 따로 만들 이유가 없었다.

품의서에 한 문답이 붙어 있다.


— 이 줄을 채우지 못하는 이주자가 있다.

— 어느 쪽인가.

— 알선 기관이 정부이면서 영토가 없는 쪽이다.

— 그러면 그 서식만 따로 만드는가.

— 만들면 그 서식이 무엇을 뜻하는지 밖에서 읽는다.

—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 같은 서식을 쓰고 비워 둔다.

— 비워 두면 계약이 성립하는가.

— 보증은 성립 요건이 아니다.


성립 요건이 아닌 칸을 서식에 두는 이유는 하나다. 채워진 것과 비워진 것을 구별하기 위해서다.

채워진 서식과 비워진 서식은 같은 상자에 들어간다. 상자를 여는 사람은 그 줄부터 본다. 그 줄이 비어 있으면 뒤의 조항을 끝까지 읽을 이유가 줄어든다.


계약은 농장 사무실에서 통역을 두고 맺는다. 읽어 주는 순서는 제2조부터다.


통역이 읽었다. — 사 년간 이 농장을 떠나지 못한다.

— 사 년 뒤에는.

— 사 년 뒤의 일은 이 계약에 없다.

— 그러면 사 년 뒤에 우리는 무엇이 되는가.

— 이 주가 정한다.

— 아직 정하지 않았는가.

— 정한 문서를 나는 받지 못했다.

— 그러면 마지막 줄은 무엇인가.

— 본국 정부의 보증이다.

— 비어 있다.

— 그렇다.


그 자리에서 서명하지 않은 가구는 없다. 서명하지 않으면 사증이 나오지 않고, 사증이 없으면 배에서 내리지 못한다.

거절할 수 있는 자리처럼 보인다. 거절한 다음에 갈 곳을 적는 칸이 어느 서식에도 없다.

한 사람이 자기 나라가 아무것도 보증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자리는 대개 법정이 아니다. 서식의 마지막 줄이다.


서식 제3호는 1971년까지 쓰인다. 그동안 그 줄이 채워진 계약서는 남아 있지 않다.

계약서 원본은 갑이 보관하고, 등본은 을이 가진다. 알선 기관 몫의 한 부는 도쿄로 갔다.

도쿄 사무소는 그것을 이주철에 편철했다. 편철 때 표제를 하나 붙였다.

「보증란 미기재의 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력사교과서』 1962년판 제9장 「조국의 품」

교육도서출판사, 평양. 고급중학교 제3학년용. 제9장 제2절.

— 1959년 12월 14일, 니이가다항에서 첫 귀국선이 떠났다.

— 배에 오른 사람들은 오래 떠돌았다. 그들에게는 돌아갈 조국이 있었고, 남쪽에는 그것을 마련하여 줄 정부가 없었다.

— 이 사업은 세계에 하나의 사실을 알리었다. 조국은 자기 인민을 데려온다.

학습 과제. 첫 귀국선이 떠난 날짜를 적고, 그 의의를 말하시오.

1959년 12월 14일, 니가타에서 배 한 척이 떴다.

교과서의 셋째 줄은 사실이다. 배는 사람을 데려갔다. 이 회차가 다루는 것은 그 문장이 틀렸는지가 아니라, 그 문장 말고 다른 문장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나 — 확인

배에 오르려면 절차가 있다. 신청, 심사, 그리고 확인이다.

확인은 적십자 입회 아래 개인 단위로 한다. 묻는 것은 하나다. 자기 뜻으로 가는가.

이 절차는 강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제로 강제는 없었다. 절차가 묻지 않은 것은 다른 쪽이다. 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확인관이 물었다. — 자기 뜻으로 가는가.

— 그렇다.

— 누가 권하였는가.

— 권한 사람은 없다.

— 이 나라에 남을 수도 있다. 알고 있는가.

— 안다.

— 남으면 어떻게 되는가.

— 그 물음은 이 서식에 없다.

— 그러면 답하지 않아도 된다.

— 답할 수 있다. 지금과 같다.


국적 없는 나라 16화 제27장 농지(農地) — 전환컷

지금과 같다는 답이 확인표에 적히지는 않았다. 확인표의 답란은 두 칸이고, 「예」와 「아니오」다.

지금과 같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확인관도 알고 있었다. 취직에 국적이 필요하고, 생활보호 신청에 등록증이 필요하고, 셋집을 얻는 데 보증인이 필요하다.

그 셋을 다 갖춘 집은 배에 오르지 않았다.

자유의사 확인은 가는 쪽만 묻는다. 남는 쪽을 묻는 서식은 어느 나라에도 없었다.


망명정부가 이 사업에 쓸 수 있는 수단은 셋이었다. 항의와 교섭과 대안이다.

항의에는 받는 창구가 필요하다. 어느 쪽에도 이 정부의 문서를 접수하는 창구가 없었다.

교섭은 평양과 하는 것이다. 그해 가을에 유엔 옵서버 대표부장이 그 길을 막았다. 이유는 문서였다. 교섭하면 상대를 정부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인정하면 결의 195의 한 줄이 흔들린다.

대안은 사람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이다. 데려갈 땅이 없다.

셋이 다 없으면 남는 것은 관보뿐이다.

둘 — 두 명부

배에 오른 사람 가운데 망명정부에 등록한 국민이 있었다.

등록한 국민이 떠나면 명부는 어떻게 되는가. 내무부 등록국이 그해 12월에 이 물음을 받았다.


— 이 사람들의 등록을 말소하는가.

— 말소 사유가 아홉 조 어디에 있는가.

— 없다.

— 그러면 두는가.

— 둔다.

— 저쪽 명부에도 오른다.

— 저쪽 명부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

— 같은 사람이 두 명부에 있게 된다.

— 그렇다.

— 그것을 무엇이라 적는가.

— 적는 난이 없다.


두 명부의 셈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 이 겨울이다. 이쪽은 떠난 사람을 국민으로 세고, 저쪽은 닿은 사람을 공민으로 센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다. 두 셈이 서로 다른 것을 세고 있을 뿐이다.

윤계원이 등록국장으로 결재한 마지막 해다. 결재란에 붙인 부기는 한 줄이었다.

명부는 사람의 소재를 적는 장부가 아니다. 자격을 적는 장부다.

자격은 사람이 어디에 있든 남는다. 그러므로 이 명부는 그날 이후 줄지 않는다. 줄지 않는 명부는 정확한 명부가 아니다.

이 부기가 열한 해 뒤 제1차 등록 말소의 근거 문서로 인용된다. 인용한 쪽은 반대 결론을 냈다.


그날의 관보를 폈다.

1959년 12월 14일자 관보에 이 사업에 관한 기록은 없다. 항의도 없고 성명도 없고 공고도 없다.

그 면에 실린 것은 두 건이다. 하나는 도쿄 등록소의 사무 취급 시간 변경이고, 하나는 부담금 요율 검토 착수에 관한 내무부 훈령이다.

아무 기록이 없다는 것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적을 난을 정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교과서의 학습 과제는 날짜를 적으라고 한다.

그 날짜를 적을 수 있는 학생은 본토에 있다. 배를 탄 집의 아이들이다.

배를 타지 않은 집의 아이들은 그해에 아직 학교를 정하지 못했다.


『국민증을 반납한 사람들』 제7화

하와이대학 한인연구소 구술사업, 2003년 채록. 오사카. 녹음 2시간 11분, 정서(整書) 31쪽.

— 화자 표기. 제7화 화자. 1928년생. 남자. 채록 당시 오사카 거주. 실명 기재를 원하지 아니함.

채록자 부기. 이 사업의 제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화자다. 편성에서 뺄 것인지 물었더니, 그가 넣어 달라고 하였다.

제7화의 화자는 국민증을 반납한 적이 없다. 반납할 국민증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등록하지 않았다. 등록소 앞까지 두 번 갔고 두 번 다 돌아섰다고 정서 4쪽에 적혀 있다.

하나 — 제7화

채록자가 처음 물은 것은 왜 이 구술에 응했는가였다.


— 나는 반납한 사람이 아니다.

— 그런데 왜 나왔는가.

— 반납한 사람들은 대개 갔다.

— 어디로 갔는가.

— 배를 탔다.

— 그러면 그들의 이야기를 물어야 한다.

— 물을 수가 없다. 여기 없다.

— 그래서 나왔는가.

— 남은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다. 다만 편지를 버리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정서 6쪽부터 열두 쪽이 1959년과 1960년의 이야기다. 그가 살던 골목의 열한 집 가운데 여섯 집이 두 해 안에 배를 탔다.

여섯 집 가운데 넷은 등록한 집이었다. 국민증이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증을 가지고 배에 오르는 것을 막는 조문은 아홉 조에 없다. 나가는 절차가 없으므로 나가는 것을 막는 절차도 없다.

이유를 물으면 대개 같은 대답이 나왔다고 그는 말한다.


— 다들 무엇 때문에 갔는가.

— 아이 학교 때문이다.

— 다른 이유는 없었는가.

— 일자리도 있고 집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어른의 사정이다.

— 어른의 사정으로는 배를 타지 않는가.

— 어른은 참는다.

— 아이 일은 참지 못하는가.

— 참으면 아이가 열여덟이 된다.

어른은 참는다, 아이 일은 참지 못한다. 참으면 아이가 열여덟이 된다 — 골목 열한 집 가운데 여섯 집이 배를 탔다.

남은 42화 · 약 149,244자 · 약 3시간 33분

내 서재

좋아요와 책갈피는 이 기기에 저장됩니다

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