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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제54장 세대(世代)

· 58화 중 31화 · 3,571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하나 — 한 해에 한 살보다

세 표에서 중위 연령만 뽑으면 이렇다.

국적 없는 나라 31화 제54장 세대(世代) — 헤더컷
조사 연도중위 연령앞 조사에서 지난 햇수오른 살
195329
1965421213
1978571315

1953년이 젊었던 데에는 까닭이 있다. 부두까지 걸어온 사람이 배를 탔기 때문이다. 걸어올 수 있는 사람은 젊었다. 승선 인원 서른두 만 가운데 열두 만이 군이었고, 군은 스무 살대였다.

그 인구가 스물다섯 해 동안 그대로 이동했다.

1953년의 등록 국민과 1978년의 등록 국민은 대체로 같은 사람들이다.


제3표의 맨 윗칸은 일흔다섯 살 이상이다. 그 칸의 사람 수가 제1표의 같은 칸보다 여러 배다.

그 칸에는 죽은 사람도 들어 있다. 대상이 등록부에 이름이 있는 사람 전부이고, 생존 확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몇이 죽은 사람인지는 이 표에 없다. 세지 않기로 한 것이 아니다. 세는 일이 어느 과의 일인지 정해진 적이 없을 뿐이다.


가운데 칸을 눈여겨볼 것이 있다.

1953년에서 1965년 사이에 명부는 육십일만에서 구십사만으로 커졌다. 그동안에도 중위 연령은 열세 살 올랐다.

명부가 커진 것은 아이가 태어나서가 아니다. 어른이 뒤늦게 등록해서다. 1953년 제1차 등록에서 대상의 절반 남짓이 등록하지 않았고, 그 사람들이 그 뒤 십이 년에 걸쳐 창구에 왔다.

명부가 가장 크게 자라던 해에도 이 인구는 젊어지지 않았다.

둘 — 아래에서 드는 사람

명부에 새로 드는 길은 셋뿐이다. 그 셋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통계과가 그해 회의에서 하나씩 짚었다.


통계관이 물었다. — 새로 등록하는 사람은 한 해에 얼마인가.

계원이 답했다. — 세 갈래로 들어온다.

— 첫째는 출생이다.

— 출생은 절반이 접수되지 아니한다. 아버지 난 때문이다.

— 둘째는 뒤늦은 등록이다.

— 1971년 뒤로 거의 없다. 등록하면 밀린 부담금이 함께 온다.

— 셋째는 본토에서 나오는 사람이다.

— 스물다섯 해 동안 경로가 없었다.

— 그러면 아래에서 드는 사람이 없다는 말인가.

— 없지는 않다. 위에서 나가는 사람보다 적을 뿐이다.

— 그 차이가 얼마나 되는가.

— 해마다 조금씩이다. 스물다섯 해를 모으면 이 표가 된다.


달력보다 빨리 늙는 인구는 아래에서 드는 사람이 없는 인구다.

세 갈래를 막은 것은 다른 나라가 아니다. 첫째는 제2조가 막았고, 둘째는 제4조와 1971년 개정이 막았다. 셋째만 우리 손 밖의 일이다.

셋 가운데 둘이 우리 법이다.


이 부의 제목은 이세다. 명부에는 그 낱말이 없다.

등록부의 계급표는 나이만 적는다. 이세인지 일세인지 적을 난이 없다. 그래서 이 표로는 아래가 왜 비었는지 알 수 없다. 아래가 비었다는 것만 보인다.

아래가 빈 까닭이 적힌 서류는 등록소 창구 일지에 있다. 창구 일지는 통계과로 오지 않는다.

셋 — 기둥

인구 구조를 그리면 대개 아래가 넓고 위가 좁다. 그 모양을 피라미드라고 부른다. 아래가 넓은 것은 해마다 아이가 나기 때문이다.

세 번째 표에는 아래가 없다. 스무 살 아래 칸이 스무 살 위 칸보다 좁다. 좁은 것이 아니라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피라미드가 아니다. 기둥이다.

기둥은 무너지지 않는다. 위에서부터 마른다. 위 칸의 사람이 죽으면 그 칸이 비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이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그러면 기둥이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 가늘어진다.


재정과가 물은 것은 이것이다. 기둥이 위로 옮겨 가면 무엇이 먼저 줄어드는가.

부담금은 소득에 따라 낸다. 소득이 있는 나이의 칸이 좁아지면 내는 사람이 줄고, 명부에 남는 사람은 줄지 않는다. 죽은 사람을 지우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과는 그 계산을 이 보고서에 넣지 않았다. 넣으면 재정과의 일이 되고, 재정과는 요율을 올리자고 할 것이다. 요율을 올리면 못 내는 사람이 늘고, 다섯 해를 못 내면 지워진다.

지워지는 사람은 아래 칸에 있지 않다. 가운데 칸에 있다.


통계과가 그해 가을에 표 세 장을 은퇴한 기초자에게 보냈다. 그는 일흔이었고 하와이에 있었다. 회신은 넉 줄이다. 뒤에 유고에 실렸다.


— 표는 맞다. 고칠 데가 없다.

— 나는 이 표를 스물여섯 해 전에 그릴 수 있었다.

— 그리지 않은 까닭이 그릴 수 없어서는 아니다.

— 그때 나는 명부가 커지는 쪽만 세고 있었다.


통계과는 제1표와 제3표를 겹쳐 벽에 붙였다. 같은 모양이 위로 스물다섯 칸 올라가 있다.

압정은 위쪽 것 하나만 썼다. 아래쪽에는 붙일 자리가 없었다.


국적 없는 나라 31화 제54장 세대(世代) — 전환컷

『국민증을 반납한 사람들』 · 하와이대학 한인연구소 구술사업 제21화

2003년 채록. 구술 두 시간 십 분. 녹취 스물여섯 쪽.

구술자 요청으로 이름은 적지 아니한다.

— 나는 오사카에서 났고 여섯 살에 산투스에 내렸다.

— 아버지는 사 년만 하면 된다고 했다. 계약서에 사 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 사 년이 끝난 것은 1961년이다. 우리가 밭을 나온 것은 1968년이다.

— 상파울루에 와서 처음 배운 것은 재봉이다.

— 스물세 해가 지나서야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는 서류를 만났다.

그때까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물을 일이 없었다.

계약은 이십 년 전에 끝났다. 서류는 끝나지 않았다.

하나 — 봉헤치로

1957년에 배를 탄 사람들은 계약서 한 장을 들고 갔다. 사 년이 적혀 있었다. 사 년 동안 정해진 밭에서 정해진 것을 심는다는 계약이다.

밭을 떠나면 계약 위반이다. 계약 위반이면 체류 자격이 흔들린다. 그래서 사 년이 끝난 뒤에도 여러 해를 더 있었다. 나갈 곳이 정해지고 나서야 나갔다.

계약서 서식에는 빈칸이 셋 있었다. 사 년 뒤에 무엇이 되는지 적는 칸이 그중 하나다. 1957년에 그 칸을 채운 사람은 없다. 채울 말을 아무도 몰랐다.

스물세 해 뒤에 그 칸의 답이 나왔다. 사 년 뒤에도 같은 것이 된다는 답이다.

나간 곳이 상파울루다.

봉헤치로는 그전에 유대인과 이탈리아인이 옷을 만들던 자리다. 그들이 다른 일로 옮겨 가면서 재봉틀과 거래처가 남았다. 남은 자리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것은 손이지 서류가 아니었다.

삯일은 집에서 한다. 옷감을 받아 오고, 잘라서 박고, 세어서 넘긴다. 세는 것은 벌이고 서류가 아니다.

이십 년 동안 서류를 묻지 않는 일만 했다. 고른 것이 아니라 그것만 열려 있었다.


이세라는 말은 이 사람들에게 두 뜻이다.

부모가 조선에서 났고 자기는 일본에서 났다는 뜻이 하나다. 부모가 배를 탔고 자기는 배에 실렸다는 뜻이 다른 하나다. 스스로 무엇을 고른 적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두 뜻은 같다.

1980년에 처음으로 고를 일이 생겼다.

둘 — 증명

그해 8월 19일에 브라질의 새 외국인법이 나왔다. 흩어져 있던 규정이 한 법으로 모였고, 귀화 요건도 그 안에 정리되었다.

창구가 내주는 구비서류 목록은 이랬다.

신분을 증명하는 문서.

출생을 증명하는 문서.

본국의 범죄 경력이 없음을 증명하는 문서.

브라질에 사는 기간을 증명하는 문서.

포르투갈어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문서.

다섯 가운데 셋에 「본국」이 붙어 있다.

본국이 없는 사람은 그 셋을 뗄 수 없다. 그런 사람을 위한 면제 절차가 있느냐고 물으면 답은 하나다.


담당관이 말했다. — 무국적자에게는 면제가 있다.

신청인이 물었다. — 어떻게 면제를 받는가.

— 무국적임을 증명하면 된다.

—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 어느 나라도 자기를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서로 한다.

— 그 문서를 누가 써 주는가.

—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써 준다.

—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나를 두고 문서를 쓰는가.

— 그것은 이 창구의 물음이 아니다.

— 이 나라에 무국적을 판정하는 절차가 있는가.

— 없다. 우리는 그 협약에 들어 있지 아니하다.


판정 절차가 없으므로 판정을 받을 방법도 없다. 남는 것은 본국 정부의 확인서 한 장이다.

증명해야 할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는 곳이 증명하지 못한다고 말해야 하는 곳과 같다.

셋 — 두 회신

상파울루의 신청인들은 하와이로 조회를 넣었다. 우편으로 넉 달이 걸렸다. 회신은 두 종류로 왔다.


등록한 사람에게 온 회신. — 귀하는 우리 국민이다. 등록 연월은 아래와 같다.

등록하지 않은 사람에게 온 회신. — 귀하의 국적은 확인하지 아니한다. 등록 기록이 없다.


브라질 창구가 필요로 한 문장은 하나였다. 이 사람은 우리 국민이 아니다.

두 회신 가운데 어느 것도 그 문장이 아니다.

첫째 회신은 정반대를 적었다. 등록한 사람은 이 회신 때문에 신청이 막힌다. 스무 해 넘게 부담금을 낸 것이 여기서 값을 치른다.

둘째 회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3조가 그렇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등록하지 아니한 자의 국적은 확인하지 아니한다.

「확인하지 아니한다」는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확인하지 않는 것은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판단하지 않은 자리에는 사실도 없고 부정도 없다. 브라질 창구는 그 자리에 도장을 찍을 수 없다.

회신 두 장을 나란히 놓고 오간 말이 구술 녹취 열아홉째 쪽에 있다.


등록한 이가 말했다. — 내 회신에는 국민이라고 적혀 있다.

등록하지 않은 이가 말했다. — 내 회신에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 그러면 자네 쪽이 낫지 않은가.

— 창구는 아니라고 적힌 종이를 달라고 한다.

—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는 뜻 아닌가.

— 담당관은 아니라고 했다.

— 무엇이 다른가.

— 아니라고 말하려면 먼저 보아야 한다. 저쪽은 보지 않았다.

브라질 창구가 요구한 문장은 '국민이 아니다' 하나. 스무 해 부담금을 낸 사람의 회신에는 정반대가, 안 낸 사람의 회신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

남은 27화 · 약 96,445자 · 약 2시간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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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