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IONTOON

35화제61장 계산(計算)

· 58화 중 35화 · 3,403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이십사만 육천

— 이 수는 체류국의 혼인 통계에 잡힌 혼인만 센 것이다.

국적 없는 나라 35화 제61장 계산(計算) — 헤더컷

— 잡히지 아니한 혼인에서 난 아이는 이 수 밖에 있고, 그쪽이 더 많다.


세지 못한 쪽이 더 많다고 적은 것은 이 정부의 문서에서 드문 일이다. 서른여섯 해 동안 이 정부는 세지 못한 것을 대개 적지 않았다.

셋 — 영(零)

둘째 확인 사항이 이 보고서의 값이다.

이십사만 육천 가운데 그 뒤에 국민이 된 사람이 몇인지를 감사 제4반이 확인했다. 확인 방법은 추계가 아니다. 등록부 전수 대조다.

호놀룰루의 등록부 원본과 등록소 열한 곳의 부본을 대조해, 아버지 난이 비어 있거나 등록 국민이 아닌 사람의 이름이 적힌 등재를 찾았다.

하나도 없었다.

이십사만 육천은 추정이다. 영은 세어서 나온 수다.


반장이 물었다. —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맞는가.

조사관이 답했다. — 맞다. 있을 수 없다.

— 왜 있을 수 없는가.

— 아버지 난이 빈 등재를 받는 조문이 없다.

— 예외로 받은 적도 없는가.

— 예외를 받으려면 서식에 그 난이 없어야 한다. 서식에 그 난이 있다.

— 서식을 고치면 되지 않는가.

— 서식은 조문을 따라간다.

— 그러면 조문을 고쳐야 하는가.

— 그렇다.

— 다섯 해 전에 그 안이 있었다.

— 스물여섯 표가 모자랐다.


보고서는 그 이십사만 육천이 지금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세지 않았다. 세지 않은 사유가 한 줄 적혀 있다. 남의 나라 국민이 되었는지를 세는 것은 이 정부의 일이 아니라는 줄이다.

그 줄은 두 가지로 읽힌다. 권한이 없다는 뜻으로도 읽히고 알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어느 쪽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이 정부가 서른여섯 해 동안 한 일 가운데 가장 정확한 수가 이 영이다.

명부를 정확하게 두려던 사람이 만든 제도가, 명부 밖에 있는 사람의 수를 정확하게 영으로 만들었다. 정확한 것이 옳은 것과 같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이 두 수가 나란히 보여 준다.

그 제도를 만든 사람은 지난해 봄에 죽었다. 보고서는 그의 이름을 적지 않았다. 감사 보고서는 조문을 검토하지 사람을 검토하지 않는다.

조문에는 기초자의 이름이 적히지 아니한다. 이 나라에서 조문이 사람보다 오래가는 방식이 그것이다.

넷 — 빈 난

권고란이 빈 채로 나간 사유는 보고서 안에 적혀 있지 않다. 결재 문서 여백에만 남았다.


감사원장이 물었다. — 권고를 어디에 하는가.

반장이 답했다. — 시정할 수 있는 기관에 한다.

— 이것을 시정할 수 있는 기관이 어디인가.

— 국회다. 조문을 고쳐야 시정된다.

— 그러면 국회에 권고하라.

— 국회는 다섯 해 전에 그 안을 부결하였다.

— 부결한 것과 시정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

— 제9조가 삼분의 이를 요구한다. 국회가 마음을 먹어도 삼분의 이가 없으면 못 한다.

— 삼분의 이를 만드는 것도 국회의 일이 아닌가.

— 그 삼분의 이를 고치는 데도 삼분의 이가 든다.

— 그러면 권고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없다는 말인가.

— 그렇다.

— 없다고 적어라.

— 서식에 없다고 적는 자리가 없다.

— 그러면 비워 두어라.


권고할 상대가 없는 것이 아니다. 권고를 받고 그대로 할 수 있는 상대가 없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해 6월에 배포되었다. 배포처는 셋이다. 국회 도서실, 내무부 등록국, 대통령 비서실이다.

국회 도서실 열람 기록에 그해 열람은 넉 건이다. 넷 다 도서실 직원의 정리 기록이다.

내무부 등록국은 그해 8월에 회신을 냈다. 두 줄이다. 확인 사항 제1과 제2에 이견이 없다. 등록국이 취할 조치는 없다.

대통령 비서실은 회신하지 않았다.


이십사만 육천이라는 수는 그 뒤로 다시 계산되지 않았다. 해마다 늘어난다고 보고서가 적었고, 늘어난 값을 누가 다시 계산하는지는 적지 않았다.

열 해 뒤에 조문이 고쳐진다. 그 심의에서 인용된 수가 이 수다. 1988년에 나온 수를 1998년에 그대로 읽었다.

부도 한 장이 보고서 맨 뒤에 접혀 있다. 등록소 관할 구역도인데 한 구역만 빗금이 쳐져 있다. 표본으로 전수 대조를 먼저 해 본 구역이다.

나머지 열 구역에는 아무 표시가 없다. 결과가 같았기 때문이다.


국적 없는 나라 35화 제61장 계산(計算) — 전환컷

『세입세출 결산 총람』 제37호 · 1989 회계연도

대한민국 재무부 편(編). 단기 4323년(1990) 3월, 호놀룰루 간행.

배포는 국회 재무위원회와 감사원에 한한다.

— 세입 총액을 백으로 놓을 때 국민 부담금이 팔십하나, 자산 운용 수익이 열아홉이다.

— 자산 원본은 계상하지 아니한다. 처분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원본의 수량은 부속명세 제3표에 따른다. 제3표에는 수량이 셋 나란히 적혀 있다.

결산은 서른일곱 해 동안 한 번도 적자를 적지 않았다. 적자를 적을 수 있는 항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 — 팔십하나

재무위원회의 결산 심사는 이틀이었다. 첫날 오전 문답이 회의록 앞머리에 있다.


— 세입은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

— 백으로 치면 부담금이 팔십하나다.

— 나머지 열아홉은.

— 자산을 굴린 것이다.

— 자산은 무엇인가.

— 서른아홉 해 전에 배에 실은 금과 은이다.

— 그것을 판 적이 있는가.

— 없다.

— 팔지 않았는데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가.

— 보관 계정에 붙는 것과, 그것을 담보로 잡힌 예치금의 이자다.


이 나라의 세입은 사람이 낸 것과 상자가 낳은 것 둘뿐이다. 셋째 항목은 없다. 물릴 토지가 없고 매길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요율은 1961년에 정해진 것 그대로다. 급여를 받는 사람은 기본급의 백분의 사 또는 총소득의 백분의 이 가운데 많은 쪽을 내고, 자영하는 사람은 순소득의 천분의 일점오를 낸다. 스물여덟 해 동안 이 요율은 고쳐지지 않았다.

고치자는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요율을 손대려면 국회를 거쳐야 하고, 국회를 거치면 못 내는 사람의 수가 회의록에 남는다.

같은 날 오후에는 미수금란이 걸렸다.


— 미수금란이 비어 있다. 서른일곱 해 내내 비어 있다.

— 미수금이 생기지 않는다.

— 부담금을 못 낸 사람이 없는가.

— 있다. 못 낸 사람은 다섯 해가 지나면 등록이 말소된다.

— 그러면 그 사람이 못 낸 몫은 어떻게 되는가.

— 국민이 아닌 사람에게는 부담금이 없다. 채권이 성립하지 아니한다.

— 성립하지 않은 채권은 장부에 어떻게 적히는가.

— 적히지 아니한다.

— 그러면 이 결산서는 무엇을 보여 주는 것인가.

— 낸 사람이 낸 것을 보여 준다.


이 나라의 재정이 건전한 것은 낼 수 없는 사람을 국민에서 뺐기 때문이다.

둘 — 세 수량

부속명세 제3표는 한 쪽이다. 표제는 「반출 자산 수량」이고, 그 아래에 자료 셋이 나란히 있다.

자료금(kg)은(kg)
진해 인수증 (1950.6)1,0702,500
부산항 적재 기록 (1950.8)1,3002,500
제1차 결산 (1953)1,1002,500

금은 셋이 다르고 은은 셋이 같다. 은이 같은 것은 확인되어서가 아니다. 은을 다시 단 사람이 없어서 처음 적은 수가 그대로 옮겨졌다.


— 제3표에 수량이 셋이다. 어느 것이 맞는가.

— 모른다.

— 셋 가운데 하나는 맞지 않겠는가.

— 셋 다 맞을 수 있다. 잰 자리가 다르다.

— 어디서 쟀는가.

— 하나는 진해에서 인수할 때 적은 것이고, 하나는 부두에서 실을 때 적은 것이고, 하나는 하와이에서 상자를 열지 않은 채 단 것이다.

— 부두에서 저울을 썼는가.

— 쓰지 않았다. 상자를 세었다.

— 왜 세기만 했는가.

— 저울이 부두에 없었고, 있었더라도 달 사람이 그때 배에 오르고 있었다.


첫 장부에 적힌 것은 무게가 아니라 상자의 수다.


세 수량 가운데 결산에 쓰는 것은 1953년 것이다. 고른 이유는 정확해서가 아니라 가운데여서다.

가운데를 고른 것은 어느 것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셋을 나란히 적고 가운데 것에 동그라미를 친 사람은 1953년의 재무관이다. 표 아래에 그가 연필로 적은 것이 남아 있다.

「고를 근거가 없어 가운데를 고름.」

인쇄에 넘길 때 이 줄은 지워지지 않았다. 지우면 동그라미의 까닭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제3표 각주는 한 줄이다.

「본 표의 세 수량은 정정하지 아니한다. 정정하려면 개봉을 요한다.」

1989년 결산은 그해 12월에 승인되었다. 제3표는 서른일곱 해 동안 한 글자도 고쳐지지 않았다.

봉인은 아직 뜯지 않았다. 뜯는 순간 셋 가운데 둘이 틀린 것이 된다.


보관 계정 잔고 확인서 (Certificate of Balance)

뉴욕 연방준비은행 대외계정부. 1990년 6월 30일자. 정본 1통, 부본 1통.

— 계정 명의. 대한민국 정부(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 보관 형태. 봉인 상자. 상자 수와 봉인 번호는 별지에 따른다.

— 본 확인서는 보관의 사실을 증명할 뿐 소유권을 증명하지 아니한다.

인출은 계정 명의인의 서면 지시에 의한다.

마흔 번째 장이 1990년 7월에 왔다.

봉인은 뜯지 않았다. 뜯는 순간 셋 가운데 둘이 틀린 것이 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확인서는 보관을 증명할 뿐 소유권을 증명하지 않는다.

남은 23화 · 약 82,512자 · 약 1시간 58분

내 서재

좋아요와 책갈피는 이 기기에 저장됩니다

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