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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제83장 상속(相續)

· 58화 중 47화 · 3,456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준용할 것

— 첫째 안은 무엇인가.

국적 없는 나라 47화 제83장 상속(相續) — 헤더컷

— 본토 민법을 준용하는 것이다. 땅이 거기 있으니 거기 법을 쓴다.

— 그것을 쓰면 무엇이 남는가.

— 저쪽 법을 우리 법으로 받았다는 기록이 남는다.

— 그 기록이 어디까지 가는가.

— 어디까지 갈지는 예순 해 동안 아무도 시험하지 않았다.

— 둘째 안은.

— 등재자가 살던 나라의 법을 각각 쓰는 것이다.

— 같은 조부의 손자가 일본과 미국에 하나씩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 몫이 달라진다.

— 같은 밭인데 달라지는가.

— 달라진다.

— 셋째 안은.

— 국적법 제2조를 준용하는 것이다.

— 제2조는 국민을 정하는 조문이지 상속을 정하는 조문이 아니다.

— 그렇다. 다만 우리 법이다.


첫째 안을 물린 사유는 문서다. 본토 민법을 준용한다고 적으면 그 문장이 관보에 남고, 관보에 남은 문장은 뒤에 인용된다. 예순 해 동안 이 정부가 지켜 온 것은 땅이 아니라 인용될 문장이었다.

둘째 안을 물린 사유는 셈이다. 등재자 하나에 상속인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고 나라마다 몫이 다르면, 필지 하나에 답이 여럿 나온다. 답이 여럿이면 저쪽 재판소가 받지 않는다.

셋째 안이 채택되었다. 심의는 사흘이었고 표결은 없었다. 부장 전결로 처리되었다.

채택 사유서는 넉 줄이다. 앞의 세 줄은 첫째 안과 둘째 안을 물리는 사유이고, 마지막 줄이 셋째 안을 고르는 사유다.

「제2조는 이 정부가 예순두 해 동안 국민을 정해 온 조문이다. 다른 기준을 세우면 그 예순두 해와 어긋난다.」

어긋나지 않으려고 고른 것이지 옳아서 고른 것이 아니다. 사유서가 그렇게 적혀 있다.

셋 — 딸의 아들

제2조는 이렇다. 출생한 당시에 부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앞의 열여섯 자가 요건이다. 출생한 당시에 부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 여기까지다.

이것을 상속에 준용하면 등재자의 손자들이 이렇게 갈린다.

등재자와의 관계제2조를 준용한 결과
아들의 아들국민. 상속인이 된다
아들의 딸국민. 상속인이 된다
딸의 아들국민이 아니다
딸의 딸국민이 아니다

아래 두 줄은 1998년 6월 이전에 태어난 사람에 한한다. 그해에 제2조가 고쳐졌기 때문이다.

고친 조문은 소급하지 않는다. 소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 정부가 아니라 그 개정을 통과시킨 국회다.

2014년에 등록부의 상속인이 될 나이의 사람은 대부분 1998년 이전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이 준용은 이론이 아니라 실무다. 창구에서 확인하는 것은 하나다. 신청인의 아버지가 등록한 국민이었는가.

어머니를 적는 난은 서식에 있다. 확인란은 없다.


중간보고 스물아홉째 쪽에 사례가 하나 있다. 등재자는 아들 하나와 딸 셋을 두었다. 아들은 1970년에 죽었고 자식이 없다. 딸 셋은 그때 다 살아 있었고 손자가 일곱이었다.

일곱 가운데 상속인이 되는 사람은 없다. 딸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이 필지는 상속인 없음으로 분류되었다. 상속인 없음으로 분류된 필지를 어떻게 하는지 정한 조문도 이 정부에는 없다.


— 이 준용으로 상속에서 빠지는 사람이 몇인가.

— 세지 못하였다.

— 왜 세지 못하는가.

— 그 사람들은 우리 명부에 없다. 없는 사람의 수는 명부로 세지 못한다.

— 그러면 무엇으로 어림하는가.

— 1952년부터 1998년까지 제2조로 국민이 되지 못한 사람이 이십사만 육천으로 추산되어 있다.

— 그 수가 이 일과 무슨 상관인가.

— 그 사람들의 어머니 가운데 등재자의 딸이 있다.


이십사만 육천은 1998년까지 계산된 사람의 수다. 그때는 국적이었고 지금은 필지다.

중간보고는 그 수를 본문에 넣지 않았다. 각주로 내렸다. 각주의 마지막 문장이 이렇다.

「본 조사는 상속인의 범위를 정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범위 밖의 인원을 산정하지 아니한다.」

1952년의 열여섯 자가 2014년에 밭을 나눈다.


중간보고는 최종보고로 가지 않았다. 2015년에 다른 일이 생겨서 법무국의 사람이 그쪽으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옮겨 간 일은 등록 회복 신청이었다. 신청이 밀리기 시작한 해다.

중간보고 마흔여섯 쪽은 그대로 남았다. 표지에 최종보고 예정일이 인쇄되어 있고 그 날짜는 지나갔다.

준용은 정해진 대로 쓰였다. 정한 문서만 중간에서 멈추었다.


『국민증을 반납한 사람들』 보유(補遺) 제3편

하와이대학 한인연구소 구술사업. 초판 2003년, 보유 2015년.

초판의 구술자 마흔한 명 가운데 열둘을 다시 만나 채록한 것이다.

채록자는 질문을 하나만 바꾸었다. 초판의 물음은 「왜 반납하려 하였는가」였고, 보유의 물음은 「지금은 어떠한가」다.

접수대 위에 서식이 한 장 늘었다.


반납 신청은 1970년대부터 있었다. 접수된 적은 없다.

접수하지 않은 근거는 제3조다. 제3조는 등록을 말하고 등록하지 않은 자의 국적을 확인하지 아니한다고 말한다. 지운다는 말은 없다.

없는 것을 하려면 절차가 있어야 하고, 절차가 없으므로 하지 않는다. 「해당 절차 없음」이라고 인쇄된 회신 서식이 2015년까지 서른다섯 해째 나갔다.

인쇄본을 다시 찍은 것이 여섯 번이다. 종이 질만 바뀌었다.


국적 없는 나라 47화 제83장 상속(相續) — 전환컷

2015년 3월에 내무부가 고시를 하나 냈다. 「등록 회복 신청 절차」다.

근거 조문은 제3조다. 반납을 접수하지 않은 것과 같은 조문이다.

같은 조문으로 한쪽은 서른다섯 해 동안 못 하고 다른 한쪽은 넉 달 만에 되었다. 조문이 바뀐 것이 아니다. 조문에 물어보러 온 사람이 바뀌었다.

나가려는 신청에는 절차가 없었고 들어오려는 신청에는 절차가 생겼다.


1973년에 대법원이 반납 청구를 각하하면서 붙인 한 줄이 있다.

「국적은 권리이지 부담이 아니다. 권리를 버리는 절차를 정부가 마련할 의무는 없다.」

그 문장은 마흔두 해 동안 반려 서식의 뒷면에 인쇄되어 있었다. 2015년의 회복 신청 서식에도 같은 문장이 인쇄되었다. 앞면이다.

같은 문장이 한 번은 문을 닫는 데 쓰였고 한 번은 문을 여는 데 쓰였다. 고친 낱말은 없다.


— 아버지가 국민증을 언제 냈는가.

— 1978년이다.

— 왜 냈는가.

— 부담금이 밀렸다. 그해에 회사에서 여권을 내라고 하였다.

— 접수되었는가.

— 안 되었다. 서식이 돌아왔다.

— 그 서식을 지금 가지고 있는가.

—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 집에서 제일 오래된 우리 나라 서류다.

— 지금 다시 등록하려 하는가.

— 한다.

— 왜 하는가.

— 밭이 있다고 한다.

— 본 적이 있는가.

— 없다. 아버지도 못 보았다.


보유의 구술자 열둘 가운데 아홉이 다시 등록을 신청했다. 초판에서 그들이 반납하려던 사유는 여덟이 부담금이었고 넷이 여행이었다.

보유에서 다시 하려는 사유를 물었더니 열둘 가운데 열이 같은 말을 했다. 자식이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2015년 한 해에 들어온 신규 등록 신청이 십삼만이다.

십삼만은 그해 등록 국민의 절반을 넘는 수다. 창구는 열한 곳이 아니라 네 곳이다. 나머지 일곱은 사람이 줄면서 차례로 닫혔다.

넉 달 만에 서식은 만들었고 창구는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순번이 필요해졌다.


회복 신청에 붙이는 서류는 셋이다. 아버지의 국민증 번호와 출생을 증명하는 체류국 서류와 사진 한 장이다.

첫째를 대지 못하는 신청이 가장 많다. 아버지가 등록한 적이 없으면 번호가 없고, 번호가 없으면 서식의 첫 칸이 빈다.

빈 칸으로도 접수는 된다. 접수되고 나서 처리되지 않는다.


순번은 접수 순이 아니다. 고시 제6항에 기준이 있다.

「심사에 필요한 자료가 이미 정부에 있는 신청을 먼저 처리한다.」

이미 정부에 있는 자료란 재산등록부다. 등록부에 조부의 이름이 있는 집안이 먼저 처리된다는 뜻이다.

기준을 정한 사유는 실무다. 대조할 것이 있는 서류가 빠르다. 사유서에 다른 말은 없다.


— 우리 순번이 몇인가.

— 이만 사천 몇 번이다.

— 앞의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 등록부에 이름이 있다.

— 우리는 왜 없는가.

— 할아버지가 신고를 안 하셨다.

— 왜 안 하셨는가.

— 모른다. 그때 등록소에 안 가셨다고만 들었다.

— 지금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가.

— 확인할 서류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순번은 2015년에 매겨졌고 1950년 8월에 정해졌다.

부산에서 배를 탈 수 있었던 사람이 등록소에 갈 수 있었고, 등록소에 간 사람이 땅을 신고했고, 신고한 집안이 예순세 해 뒤에 창구에서 앞자리를 받았다.

이 순서를 정한 문서는 각서 한 장이다. 다섯 항이고 1950년 8월 17일에 부산항 부두에서 쓰였다.

그 각서를 읽은 사람은 2015년의 창구에 하나도 없다. 각서는 나흘 쓰이고 폐지되지 않았다.

폐지하는 문서가 없으면 문서는 끝나지 않는다. 이 정부가 예순다섯 해 동안 그것으로 살았다.


「등록 국민 수 연도별 추이」 1953~2016

망명정부 내무부 국민등록국, 2016년 12월 집계. 한 쪽. 등사 아홉 부.

같은 표가 예순세 해 동안 해마다 만들어졌다.

이 판에는 첫 쪽 위에 도장이 하나 찍혀 있다.

「내부 참고. 배포하지 아니한다.」

수가 늘었다. 그래서 표를 감추었다.

순번은 2015년에 매겨졌고 1950년 8월에 정해졌다. 그해부터 수가 늘었다 — 그래서 표를 감추었다.

남은 11화 · 약 40,552자 · 약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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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