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없는 나라 제5부 부담(負擔)
22화제37장 지위(地位)
셋 — 판단하지 않은 것
이 협정이 맺어질 때 이 정부는 자리에 없었다.

없었던 까닭을 협정 상대가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적으면 절반만 적는 것이 된다. 부를 창구를 이 정부가 여덟 해 전에 닫았다.
닫은 사람은 문서를 지키려고 닫았다. 그가 지킨 문서는 지금도 사무국 서가에 있다.
그 문서가 지켜지는 동안 이 협정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자리에 앉을 사람이 없으면 자리는 없어지지 않고 다른 쪽이 두 몫을 말한다.
원고는 상소했다. 혼자 냈고 이듬해에 기각되었다.
판결문 등본 석 장 가운데 한 장이 그의 것이다. 그는 그것을 접어서 수첩 사이에 넣어 두었다.
수첩의 열넷째 칸은 그해에도 채웠다.
「재일 한인 등록 계통별 인구 1953~1968」
재일 생활실태 조사회. 1968년 12월 간행. 등사 200부. 비매품.
— 조사 방법. 표본 면접 및 지역별 추계. 표본은 오사카·도쿄·후쿠오카·히로시마 네 지역.
— 분모는 일본 외국인등록 통계의 반도 출신자 수를 쓴다. 조사회는 자체 분모를 갖지 아니한다.
분류는 세 갈래로 한다. 셋째 갈래의 이름은 조사회가 정한 것이며 어느 정부의 용어도 아니다.
1968년, 이 나라 사람을 가장 많이 담은 칸은 이름이 없는 칸이었다.
하나 — 세로줄
표에는 세로줄이 넷이다. 해가 하나, 계통이 셋이다.
| 해 | 본토 계통 | 망명정부 계통 | 어느 쪽도 아님 |
|---|---|---|---|
| 1953 | — | 470,000 | 430,000 |
| 1959 | 170,000 | 450,000 | 280,000 |
| 1965 | 240,000 | 330,000 | 330,000 |
| 1968 | 260,000 | 200,000 | 440,000 |
네 줄의 가로 합은 모두 같다. 구십만이다.
같은 까닭은 조사회가 분모를 스스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의 나라 등록 통계에서 가져왔고, 그 통계의 반도 출신자 수는 그 무렵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 나라 사람이 몇인지를 이 나라가 세지 않는다. 세지 않는 것이 아니라 셀 자리가 없다.
가운데 줄이 열다섯 해 동안 두 번 꺾인다.
1953년 칸에 첫째 줄이 비어 있다. 그해에는 그 계통의 등록 제도가 아직 없었다.
없던 것이 열다섯 해 만에 가장 큰 칸의 하나가 된다. 늘어난 만큼 가운데 줄이 줄었다.
첫 꺾임은 1959년과 1965년 사이다. 이 여섯 해에 요율이 정해지고, 미납이 처분이 되고, 정지된 수첩이 생겼다.
수첩이 정지된 사람은 면접에서 자기를 그 계통이라고 답하지 않는다. 답하지 않는 까닭은 부끄러움이 아니다. 정지된 수첩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므로 그 계통에 속해 있다고 말할 근거가 자기에게 없다고 여긴 것이다.
둘째 꺾임은 1965년과 1968년 사이다. 이 세 해에 조약이 맺어지고 협정영주가 열렸다.
열린 문은 한쪽에만 열렸다. 그런데 가로로 읽으면 사람들이 그 문으로 간 것이 아니다.
가운데 줄에서 세 해 동안 십삼만이 빠졌고, 첫째 줄은 이만밖에 늘지 않았다. 나머지 십일만은 셋째 칸으로 갔다.
문이 열렸을 때 사람들이 한 일은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만두는 것이었다. 옮기려면 저쪽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하고, 이름을 올리는 일이 본토에 남은 가족에게 무엇이 되는지를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이 나라의 명부가 줄어든 자리마다 그 앞에 조문이 하나씩 있다. 조문은 사람을 내보내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둘 — 셋째 칸
셋째 칸의 이름을 정한 것은 그해 가을의 분류 회의다.
회의는 두 시간이고 안건은 하나였다.
한 조사원이 물었다. — 셋째 칸을 무엇이라 적는가.
— 무국적이라고 적는 것이 어떠한가.
— 무국적은 판정이다. 우리에게 판정할 자격이 없다.
— 미상이라고 적는가.
— 미상은 우리가 모른다는 뜻이다. 우리는 안다. 이 사람들은 어느 명부에도 없다.
— 없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
— 면접에서 그렇게 답하였다.
— 답한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 다르다.
— 그러면 무엇이라 적는가.
— 등록하지 아니하였다고만 적는다.
— 무등록이라고 적겠다.
— 그 낱말이 뒤에 무엇이 될지 우리가 정하지 못한다.
— 정하지 못하는 것을 적는 것이 우리 일이다.
무등록은 국적이 아니고, 국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칸은 두 가지가 아닌 사람을 담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면접표의 그 문항은 여섯 자다. 어느 쪽에 등록하였는가.
답이 셋이 아니라 넷으로 돌아왔다. 넷째 답이 가장 많았다.
조사원이 물었다. — 어느 쪽에 등록하였는가.
— 등록한 일이 없다.
— 한 번도 없는가.
— 열다섯 해 전에 한 번 했다.

— 그러면 등록한 것이 아닌가.
— 그 뒤로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였다.
— 하지 아니하면 없어지는가.
— 없어지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 알아본 일이 있는가.
— 물어볼 데를 알지 못한다.
이 답이 셋째 칸을 두 종류로 만든다.
어느 명부에도 이름이 없는 사람이 있고, 명부에는 이름이 있는데 자기가 거기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
조사회는 둘을 나누지 않았다. 나누려면 명부를 봐야 하고, 그 명부는 남의 정부의 것이다.
같은 해 망명정부의 등록 명부에 오른 이름은 구십만을 조금 넘는다. 이 표의 분모와 비슷하다.
비슷한 것은 우연이다. 명부는 세계 전부를 세고 이 표는 일본만 센다.
명부에서 일본분만 떼어 낼 수 있으면 두 수를 견줄 수 있다. 떼어 낼 수 없다.
등록 신청서에 거주지 칸이 있다. 그 칸에 적힌 것은 등록한 날의 주소이고, 그 뒤에 옮긴 사람의 주소를 고치는 서식이 없다.
그래서 이 정부는 자기 국민이 어느 나라에 몇이나 사는지를 1953년 이후로 알지 못한다.
이 표의 가운데 줄은 이십만이다. 견줄 상대가 없는 수다.
명부는 이름이 오른 적이 있는 사람을 세고, 이 표는 지금 자기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을 센다.
명부에서 이름을 빼는 절차는 아홉 조에 없다. 그래서 명부의 수는 사람의 수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합이다.
합은 줄지 않는다. 줄지 않는 수를 국가의 크기라고 부르기로 한 것이 열여섯 해 전이다.
조사회는 이 표를 두 곳에 보냈다. 하나는 지역 회관 열아홉 곳이고 하나는 망명정부 대표부다.
대표부는 접수했다. 접수부에 등재되었고 부서로 배부되지는 않았다.
배부하려면 어느 부서의 소관인지를 정해야 한다. 재일 인구를 다루는 부서가 이 정부에 따로 없다.
내무부는 명부를 맡고 외무부는 문서를 맡는다. 사람이 어디에 몇이나 사는지를 맡는 자리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았다.
배부되지 않은 사유란에 한 줄이 적혀 있다. 「발행 주체 미확인.」
이듬해 조사에서 그 여섯 자 문항은 빠졌다. 빠진 사유를 조사회는 적지 않았다.
망명정부 감사원 「국민등록부 정비에 관한 감사 결과」
단기 4302년(1969) 11월. 감사원 제2과. 등사 25부.
배부처는 내무부와 국회 내무위원회다.
— 감사 대상. 내무부 등록국 소관 국민등록부 및 그 부속 서식.
— 감사 기간. 4302년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결론. 등록부에 사람이 없어지는 것을 적는 난이 없다. 본원은 사망자의 총수를 추계하지 아니한다.
이 보고서에는 총수가 없다.
감사원은 1962년에 생겼다. 부담금 요율이 정해진 이듬해다. 걷는 돈이 생기자 세는 부서가 생겼다.
일곱 해 동안 감사원이 본 것은 돈이었다. 사람을 본 것은 이해가 처음이다.
하나 — 열아홉 건
등록부는 장부가 아니라 카드다. 한 사람에 한 장이고 등록번호 순으로 함에 꽂힌다.
카드의 난은 여덟이다. 앞의 다섯은 1952년 신청서에서 그대로 왔다. 성명, 생년, 본적, 부의 성명, 소속이다. 뒤에 셋이 붙었다. 등록번호와 부담금 납부 기재와 갱신 기재다.
여덟 난 가운데 사람이 없어지는 것을 적는 난은 없다.
감사관이 물었다. — 등록한 사람이 죽으면 카드를 어떻게 하는가.
등록국이 답했다. — 말소한다.
— 말소한 건이 얼마인가.
— 열여덟 해 동안 열아홉 건이다.
— 열아홉 건의 사유는 무엇인가.
— 전부 유족의 부담금 환급 청구다.
— 청구가 없으면 말소하지 아니하는가.
— 말소할 서류가 오지 아니한다.
— 서류를 만들면 되지 아니하는가.
— 만들 수 있다. 받을 곳을 먼저 정하여야 한다.
열아홉 건은 전부 돈에서 나왔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이 정부가 알게 된 경로는 열아홉 번 다 환급 청구였다.
환급은 그해 치 부담금을 미리 낸 사람이 죽었을 때만 생긴다. 미리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나라가 국민의 죽음을 아는 유일한 방법은 돈이 남았을 때다.
둘 — 권고(勸告)
감사원은 표본을 하나 골랐다. 시모노세키 등록소 관내의 한 구역이고, 1953년에 등록한 카드가 그 안에 들어 있다.
보고서에 그 구역의 경계를 그린 종이가 한 장 붙어 있다. 빗금이 쳐진 곳이 표본이다. 지명은 적혀 있지 않다. 적으면 그 동네 사람이 누구인지가 종이 한 장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부기에 있다.
대조하려면 상대 장부가 있어야 한다. 사람이 죽은 것을 적어 두는 장부는 그 사람이 사는 곳의 시정촌에 있다.
감사원은 그 장부를 보지 못했다. 조회를 넣으려면 정부가 정부에게 넣어야 하고, 이 정부에는 그 자격이 없다.
남은 방법은 하나였다. 갱신 기재가 오래 비어 있는 카드를 세는 것이다.
죽음을 적는 장부는 남의 나라 시정촌에 있고 조회할 자격이 이 정부에는 없다. 남은 방법은 오래 빈 카드를 세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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