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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제65장 두 자리

· 58화 중 37화 · 3,736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좌석

9월 17일 오전에 총회가 열렸다. 새 회원국의 국기가 올라가고 명패가 회원국 배열에 놓였다.

국적 없는 나라 37화 제65장 두 자리 — 헤더컷

대표부의 명패는 놋쇠다. 1958년에 만들었다. 글자는 국문과 영문 두 줄인데, 영문 줄은 새 회원국 명패의 영문 줄과 낱말 셋이 같다.

전날 대표부가 의전연락실에 물은 것이 있다.


— 오늘 명패를 하나 새로 만든다고 들었다.

— 만든다. 회원국 배열에 놓는다.

— 우리 것은 어떻게 되는가.

— 그대로 둔다.

— 두 명패가 같은 건물에 있게 된다.

— 있게 된다.

— 이름이 달라서 괜찮다는 것인가.

— 이름이 같아도 괜찮다. 목록이 다르다.

— 우리 것을 내리려면 어떻게 하는가.

— 보내는 정부가 통고하면 내린다.

— 다른 정부가 통고하면.

— 그 정부는 우리 목록에서 이 대표부를 보내는 정부가 아니다.

— 사무국이 스스로 내릴 수는 없는가.

— 규칙에는 올리는 절차만 있다. 내리는 절차는 쓰인 일이 없다.

— 쓰면 되지 않는가.

— 쓰려면 회원국이 발의해야 하고, 발의하려면 무엇을 내리는지 적어야 한다.


이 목록에서 이 대표부를 지울 수 있는 것은 이 대표부뿐이다.


그날 방청 구역의 옵서버 좌석 둘에는 대표부 사람 둘이 앉아 있었다. 앉으라는 지시가 온 것은 아니다.

좌석은 배정된 것이고, 배정된 좌석에 앉지 않으면 비었다는 기록이 남는다.


그 둘은 총회가 끝날 때까지 앉아 있었다. 나오면서 새 명패를 지나쳤다. 명패는 회원국 배열 셋째 줄에 있었고, 그 자리에서는 방청 구역이 보이지 않는다.


총회가 끝난 뒤 대표부는 사무국에 공한 한 통을 보냈다. 두 줄이다.

「본 대표부의 명패 및 좌석 배정에 변동 사항이 없음을 확인함. 회신을 요하지 아니함.」

사무국은 회신하지 않았다. 요하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 주재 상주대표부 및 옵서버 사무소 목록』 1991년 9월판

유엔 사무국 의전연락실 편(編). 부정기 간행. 배포는 관계 기관에 한한다.

— 제1부. 회원국 상주대표부.

— 제2부. 비회원 옵서버 상주사무소.

배열은 영문 국명의 자모 순서에 따른다. 국명은 통고된 대로 적는다.

1991년 9월판 목록은 스물두 쪽이다.


새 줄 하나가 제1부 세 쪽에 들어갔다. 제2부 열아홉 쪽의 한 줄은 그대로다. 두 줄 사이는 열여섯 쪽이다.

국명이 둘 다 같은 낱말로 시작하는 것은 사무국이 정한 것이 아니다. 두 정부가 각기 그렇게 통고했고, 사무국은 통고를 고치지 않는다.

권말 색인은 부를 나누지 않는다. 이름 하나로만 배열한다. 그래서 색인에서 둘이 붙는다.

색인 표제
Kore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3
Korea, Republic of19

— 색인을 부별로 나눌 것인가.

— 나누지 않는다. 색인은 하나다.

— 그러면 두 이름이 붙는다.

— 붙는다.

— 그것이 걸리지 않겠는가.

— 색인은 찾는 데 쓴다. 찾는 사람은 부를 모르고 이름만 안다.

— 어느 쪽을 위에 놓는가.

— 자모 순서가 놓는다. 내가 놓지 않는다.

— 자모 순서로는 어느 쪽이 위인가.

— 첫 낱말이 같고 둘째에서 갈린다. D가 R보다 앞이다.

— 앞으로도 붙어 있는가.

— 한쪽이 통고를 거두면 떨어진다.

— 거둔 일이 있는가.

— 이 목록에서는 없다.


두 정부를 나란히 놓은 것은 어느 나라도 아니고 자모 순서다.


두 줄 사이를 잰 사람은 서른여섯 해 뒤의 정리단이다. 자로 대어 보니 십일 밀리미터였다.

십일 밀리미터가 사십일 년이다.


그 색인 한 쪽은 『대한민국 국적법 개정사 자료집』 제1권 부록에 복사되어 실린다. 색인이어서 실린 것이 아니다.

두 줄이 한 쪽에 있는 문서가 그것 하나여서다.

부록의 그 쪽에는 붉은 연필로 그은 짧은 선이 있다. 자를 댄 자리다.


『자산 및 부채 실사 보고서』

대한민국 감사원. 단기 4326년(1993) 11월, 호놀룰루. 실사 기준일은 그해 6월 30일이다.

— 자산으로 계상한 것은 넷이다. 금, 은, 묘지 한 필지, 공관 임차 보증금.

— 재산등록부는 자산으로 계상하지 아니한다. 계상할 값을 정할 방법이 없다.

다만 부속의견에서 이를 우발자산으로 분류한다. 우발자산은 조건이 성취되면 자산이 된다.

이 나라가 값을 매길 수 있는 것으로 가진 것은 넷이다.

하나 — 넷

금과 은은 팔지 않았으므로 취득가로 둔다. 취득가는 1953년 제1차 결산의 수량에 그해 시세를 곱한 것이다.

마흔 해 동안 그 숫자를 고치지 않았다. 시가로 고치면 판다는 것을 먼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득가를 셈할 때 쓴 수량은 부속명세의 세 수량 가운데 가운데 것이다. 감사원은 그 선택을 다시 검토하지 않았다.

국적 없는 나라 37화 제65장 두 자리 — 전환컷

검토하면 나머지 둘을 부인하는 문장을 써야 하고, 부인하려면 상자를 열어야 한다.

묘지 한 필지는 1965년에 샀다. 그날 이후로 이 정부가 등기부에 소유자로 적힌 땅은 이것 하나다.

공관 임차 보증금은 넷이다. 호놀룰루, 뉴욕, 워싱턴, 도쿄.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는 날 돌아온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계약서에 없다. 넉 장 모두 갱신 조항이 붙어 있다.

자산계상 방법1993년 실사
1953년 취득가고치지 아니함
1953년 취득가고치지 아니함
묘지 한 필지1965년 취득가고치지 아니함
공관 임차 보증금계약 금액계약대로
재산등록부정한 바 없음계상하지 아니함

부채란에는 두 줄이 있다. 공관 임차료의 미지급분과, 부담금을 미리 낸 국민에게 돌려줄 몫이다.

둘째 줄은 해마다 작아진다. 미리 내는 사람이 줄기 때문이다.


— 묘지를 왜 자산에 넣는가.

— 등기가 있다.

— 팔 수 있는가.

— 팔 수 없다.

— 팔 수 없는 것을 자산이라 하는가.

— 등기가 있는 것을 자산이라 한다. 파는 것은 다른 문제다.

— 등기에 무엇이 적혀 있는가.

— 지목과 면적과 소유자다.

— 소유자는 누구인가.

— 대한민국 정부다.

— 그 이름으로 등기된 땅이 이것뿐인가.

— 이것뿐이다.


이 정부가 등기부에 소유자로 적힌 땅은 사람을 묻은 자리뿐이다.

둘 — 우발(偶發)

재산등록부는 사십일만 이천 필지를 적고 있다. 값을 매기려면 그 땅의 시세를 알아야 하고, 시세를 알려면 그 땅에 가야 한다.

실사반은 세 가지를 먼저 검토했다. 자산으로 올리는 것, 각주로만 적는 것, 아주 빼는 것이다. 셋 다 부결되었다. 넷째를 골랐다.


— 우발자산으로 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 본문에 적히지 않고 주기에 적힌다.

— 값은 여전히 없다.

— 없다.

— 그러면 왜 분류하는가.

— 분류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 된다.

— 조건은 무엇인가.

— 제8조다. 본토에 정부의 통치가 회복되는 날이다.

— 그날이 올 것인지를 감사원이 판단하는가.

— 판단하지 아니한다. 소관이 아니다.

— 누구의 소관인가.

— 소관을 정해 둔 문서가 없다.


— 등록부의 필지가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가.

— 확인한 일이 없다.

— 마흔 해 동안 한 번도 없는가.

— 없다. 확인하려면 가야 한다.

— 가 본 사람이 있는가.

— 이 정부의 직원으로 간 사람은 없다.

— 그러면 사십일만 이천이라는 수는 무엇인가.

— 1953년에 신고받은 수다.

— 그 뒤에 늘거나 준 일이 있는가.

— 신고가 끊긴 뒤로는 없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을 장부에서 지우지 않으려고 이 나라는 그것을 조건부로 적었다.


보고서는 조건을 제8조 하나로 적었다. 열일곱 해 뒤에 이 등록부를 자산 쪽으로 옮기는 것은 제8조가 아니라 제7조가 된다.

그때 통치는 회복되지 않는다.

조건이 성취되는 방식은 조건을 적은 사람이 정하지 않는다.


보고서는 두 부를 만들었다. 한 부는 국회로 갔고 한 부는 재무부 금고에 들어갔다.

금고 안에는 잔고 확인서 마흔세 장과 등기권리증 한 장과 이 보고서가 있다.

등록부는 금고에 없다. 금고에 들어가는 것은 자산뿐이다.

금고 문은 둘이다. 바깥 문의 열쇠는 재무부에 있고 안쪽 문의 번호는 감사원이 가지고 있다.

두 부서가 함께 서야 문이 열린다. 열어 볼 일은 해마다 한 번, 확인서가 오는 달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력사교과서』 고급중학교 제3학년용, 1995년판

교육도서출판사, 평양. 제14장 「조정기(調整期)」. 전 열한 쪽.

— 1990년부터 우리 나라의 대외 무역 조건이 급격히 달라졌다.

— 사회주의 시장이 없어지면서 원료와 연유의 공급이 끊어졌다.

— 당과 내각은 이 시기를 조정기로 규정하고 자체의 힘으로 살아 나갈 것을 결정하였다.

조정기에 인민이 겪은 어려움에 대하여서는 따로 서술하지 아니한다.

이 장에는 숫자가 하나도 없다. 앞의 열세 장에는 숫자가 있다.

하나 — 조정기

본토는 삼천만이고 항구가 넷이다. 부산과 인천과 원산과 남포다. 남쪽에 평야가 있고 북쪽에 광산이 있다.

그래서 이 시기에 본토가 겪는 일은 항구가 없는 나라가 겪는 일과 같지 않다. 배는 댈 수 있다. 댈 수 있는데 실을 것을 살 돈이 없다.

비료와 연유가 끊기면 평야도 비탈과 같은 값이 된다. 넓은 땅은 넓은 만큼 더 든다.

배급이 끊긴 자리에 장이 섰다. 장은 처음에 단속의 대상이었고, 다음 해에는 단속하지 않는 대상이 되었다.

본토는 1993년까지 해마다 통계연보를 냈다. 1994년치는 나오지 않았고 1995년치도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않은 연보를 자료로 삼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시기에 본토 밖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나오지 않은 연보와 나온 교과서뿐이다.

제13장에는 연도와 생산량과 비율이 있다. 제14장에는 연도만 있다.

교과서는 조정기가 끝난 해를 적지 않았다. 끝난 뒤에 적는 것이 력사이고, 이 판은 아직 그 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 정부 이름으로 등기된 땅은 사람을 묻은 한 필지뿐이다. 그리고 본토의 교과서 제14장에는 숫자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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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없는 나라전 58화

제1부 승선(乘船)

1서장2제2장 돌출부(突出部)3제4장 승선(乘船)4제7장 항적(航跡)

제2부 상륙(上陸)

5제8장 상륙(上陸)6제10장 방청(傍聽)7제11장 빈자리

제3부 등록(登錄)

8제13장 창고9제14장 혈통(血統)10제16장 아홉 조11제18장 두려움12제19장 국민증(國民證)13제21장 잔류(殘留)

제4부 이산(離散)

14제23장 수용(收容)15제25장 반납(返納)16제27장 농지(農地)17제30장 품

제5부 부담(負擔)

18제31장 요율(料率)19제33장 가난20제34장 유택(幽宅)21제36장 국교(國交)22제37장 지위(地位)

제6부 명부(名簿)

23제39장 정리(整理)24제42장 열한 줄25제44장 말소(抹消)

제7부 의석(議席)

26제46장 선례(先例)27제47장 미결(未決)28제48장 스물세 해

제8부 이세(二世)

29제50장 이세(二世)30제51장 학교31제54장 세대(世代)32제55장 농장(農場)33제58장 개정(改正)34제60장 천이백네 호35제61장 계산(計算)

제9부 잔고(殘高)

36제63장 금(金)37제65장 두 자리38제68장 조건(條件)

제10부 삼세(三世)

39제70장 전문(全文)40제71장 두 조41제72장 소급(遡及)42제74장 강습소43제76장 자본(資本)44제77장 돌아갈 곳

제11부 환류(還流)

45제78장 등록부(登錄簿)46제81장 준하는 기록47제83장 상속(相續)48제85장 늘어난 해

제12부 대조(對照)

49제86장 정리관(整理官)50제88장 상계(相計)51제90장 다섯 항52제92장 이름53제94장 반환(返還)

제13부 국적(國籍)

54제95장 귀환(歸還)55제96장 열두 번째56제97장 확정(確定)57제98장 유고(遺稿)58제99장 일곱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