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없는 나라 제3부 등록(登錄)
13화제21장 잔류(殘留)
둘 — 태평양
시모노세키 등록소가 물었다. — 등록 갱신 신청의 결재를 누가 하는가.

— 본부가 한다.
— 본부가 어디인가.
— 호놀룰루다.
— 왕복 며칠인가.
— 스무 날이다.
— 그동안 신청인은 무엇인가.
— 신청인이다.
— 국민인가.
— 스무 날 뒤에 정하여진다.
국적이 우편 일수의 함수가 된 것이 이해 가을이다.
스무 날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듬해 봄에 갱신 결재 권한이 등록소로 내려갔다. 내려간 까닭은 원칙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우편이 밀려서다.
내려간 권한은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나라의 국적 실무는 태평양 이쪽에서 이루어지고 이 나라의 결정은 태평양 저쪽에서 이루어진다. 두 쪽이 서로 다른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데 열 몇 해가 걸린다.
거리가 값이 되는 자리는 넷이다. 갱신 결재, 부담금 송금, 국민증 발급, 그리고 선거다.
선거는 이때 아직 없다. 제6조가 있으나 선거인 명부를 만들 부서가 없다. 명부를 만들려면 소재지를 알아야 하고, 소재지를 적은 표가 방금 나왔는데 그 표의 마지막 줄이 사만 육천이다.
부담금도 같은 물을 건넌다. 걷는 곳은 일본이고 쓰는 곳은 하와이다. 그 사이에 환전이 있고, 송금 인가가 있고, 인가를 내주는 것은 이 정부가 아니다.
걷은 돈이 본부에 닿기까지 이 나라는 세 나라의 허락을 받는다.
셋 — 소재 불명
사만 육천이다.
이 수는 세어서 나온 것이 아니다. 뺄셈으로 나왔다. 등록한 사람에서 소재지가 확인된 사람을 뺀 것이다.
확인이라는 말도 느슨하다. 그해 여름에 고지서를 한 번 보냈고, 돌아오지 않으면 그 자리에 있다고 보았다. 돌아오지 않은 까닭이 받았기 때문인지 버려졌기 때문인지는 가르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등록했다. 등록소에 왔고 서식을 채웠고 이름이 명부에 올랐다. 그 뒤에 주소가 바뀌었다.
주소가 바뀐 것을 알릴 곳이 없었다. 알릴 서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알려야 한다는 것을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아서다. 등록은 한 번 하면 끝나는 것으로 안내되었다.
고지서는 보내진다. 보낸 고지서는 반송된다. 반송된 고지서는 미납으로 기록된다. 미납이 쌓이면 제4조가 움직인다.
그 절차가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열여덟 해 뒤다.
야마구치에는 잔무반이 남았다. 여섯 사람이다. 하는 일은 반송된 우편을 받아 다시 보내는 것이다.
다시 보낼 주소가 없는 것은 상자에 담는다. 상자는 그해 가을에 넷이 찼다.
담은 우편을 뜯지는 않는다. 뜯으면 그 사람이 무엇을 받지 못하였는지가 기록으로 남고, 기록으로 남으면 답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내무부가 물었다. — 소재 불명을 명부에서 지우는가.
— 지우지 아니한다.
— 까닭이 무엇인가.
— 지울 조문이 없다.
— 조문을 만드는가.
— 만들지 아니한다.
— 까닭이 무엇인가.
— 지우면 우리가 작아진다.
이 답을 한 사람은 윤계원이다. 그때 그는 마흔다섯이고 내무부에 있다.
그는 이 답을 서른네 해 동안 바꾸지 않는다. 바꾸지 않은 결과가 무엇이 되는지는 그가 죽고 열 해 뒤에 처음 계산된다.
명부를 크게 두는 것과 명부를 바르게 두는 것 가운데 이 나라는 크게 두는 쪽을 골랐다.
표 아래에 한 줄이 붙어 있다. 「단수 처리로 인함.」 백분율의 합이 백에 이르지 않기 때문이다.
붙지 않은 줄도 하나 있다.
이 표가 세는 사람은 이 나라가 세기로 한 사람이라는 줄이다. 그 줄은 표 위에 이미 적혀 있다. 아래에 다시 적을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해상보안통계연보』 제10집 제4표 「불법입국 검거 인원」 범례
일본 해상보안청 경비구난부 편(編), 1960년 3월 간행.
— 본 표는 해상에서 검거하여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한 인원을 싣는다.
— 검거하지 못한 인원은 싣지 아니한다. 추계하지 아니한다.
— 비고란 「인계 후 미처리」는 송환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자를 말한다.
본 항목은 1950년판에 없다. 1953년판부터 신설하였다.
이 표는 십 년 동안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틀릴 수 있는 칸이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틀릴 수 있는 칸은 검거 인원 칸이다. 검거하지 못한 인원의 칸은 이 표에 없다. 없는 칸은 틀리지 않는다.
하나 — 목선
등록한 국민에게는 국민증이 있다. 그것을 입국 서류로 받아 주는 나라는 1953년 말에 둘이다. 등록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마저 없다.
무국적자 증명은 아직 없다. 그것을 발급하라고 정한 조약은 이 해 가을에 채택되고, 발효는 여섯 해 뒤다.

그러므로 남는 것은 배다.
배는 대개 서른 톤이 못 되는 목선이다. 밤에 뜨고 새벽에 돌아온다. 사람을 내리는 곳은 규슈 북안과 야마구치 서안의 열몇 군데로 정해져 있었다. 정해져 있었다는 것은 단속하는 쪽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뱃삯은 사람 하나에 쌀 몇 말로 시작해 해가 갈수록 올랐다. 오른 까닭은 단속이 촘촘해져서다. 촘촘해질수록 배는 작아지고 한 배에 실리는 사람은 늘었다.
연보의 해설은 검거 인원의 오르내림을 단속의 성과로 읽는다. 다른 읽기도 있다. 건너려는 사람의 수가 달라졌다는 읽기다. 연보는 그 읽기를 적지 않았다. 적으려면 건너려는 사람의 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임검 조서의 서식은 한 장이다. 문답을 적는 난이 여덟 줄이고 그 아래에 국적란이 있다. 1954년 5월의 한 건을 옮긴다.
— 승선 인원은 몇인가.
— 열아홉이다.
— 어디서 탔는가.
— 대답하지 않겠다.
— 국적은 무엇인가.
— 조선이다.
— 조선은 지금 나라 이름이 아니다. 어느 정부의 국민인가.
— 그것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 그러면 이 난에 무엇을 적는가.
— 적을 것이 없으면 비워 두라.
조서의 국적란은 비어 있다. 비운 사람은 심문한 쪽이다.
잡히기 전까지 국적이 없다는 것은 사정이었다. 잡힌 뒤에 그것은 서류가 되었다.
둘 — 인계
십 년 동안 이 표에 실린 사람은 오만 오천이다. 실리지 않은 사람의 수는 없다. 범례가 그것을 미리 적어 두었다. 추계하지 아니한다.
검거한 사람은 사무소로 인계한다. 사무소는 퇴거강제 절차를 밟는다. 절차의 끝은 송환이다. 송환은 배에 태워 어느 항구에 내리는 일이다.
어느 항구인가가 문제였다.
표의 칸은 넷이다.
| 표의 칸 | 무엇을 세는가 | 언제 생겼는가 |
|---|---|---|
| 검거 인원 | 해상에서 붙잡은 사람 | 1950 |
| 인계 인원 | 사무소로 넘긴 사람 | 1950 |
| 송환 인원 | 배에 태워 보낸 사람 | 1950 |
| 인계 후 미처리 | 보낼 곳이 정해지지 않은 사람 | 1953 |
넷째 칸이 세 해 늦게 생긴 이유는 앞의 세 칸으로 처리되지 않는 사람이 쌓였기 때문이다. 칸이 없어도 사람은 쌓인다. 쌓인 사람을 어디엔가 적어야 하므로 칸을 만든다.
관구 사무소와 본청 사이의 조회 왕복이 한 묶음 남아 있다. 홀수 줄이 묻는 쪽이고 짝수 줄이 답하는 쪽이다.
— 본적지가 본토인 자의 송환처를 어디로 하는가.
— 본토와 이 나라 사이에 송환에 관한 협정이 없다.
— 그러면 남쪽 정부로 보내는가.
— 남쪽 정부에는 항구가 없다.
— 그 정부가 스스로 자기 국민이라 하는 자는 어떻게 하는가.
— 그 정부에 인수 능력이 없다.
— 인수 능력이 없는 것과 국민이 아닌 것은 다르다.
— 처리상 같다.
「처리상 같다」는 넉 자가 이 십 년의 요약이다.
망명정부 외무부가 이 회신의 사본을 입수한 것은 1955년 봄이다. 항의각서를 초안했다는 기록이 있다. 발송한 기록은 없다.
발송하려면 상대 문서의 전제를 반박해야 하고, 전제는 인수 능력이었다. 반박하려면 항구가 필요했다.
인계 후 미처리로 분류된 사람은 그동안 어디에 있는가. 사무소에 있지 않다. 사무소에는 사람을 오래 두는 시설이 없다.
나가사키현 오무라에 있다.
그곳의 이름은 수용소다.
나가사키 지방재판소 소화 29년(1954) 행(行) 제11호
퇴거강제영서 집행정지 신청 사건 결정
1954년 7월 결정. 『출입국관리 관계 재판례집』 제2집, 법무연수소, 1971 수록.
— 주문. 본건 신청을 각하한다.
— 이유 중. 신청인은 본건 수용이 기한 없이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집행을 정지하려면 정지할 집행이 특정되어야 한다. 본건 영서는 퇴거를 명하되 퇴거할 곳을 지정하지 아니한다.
지정되지 아니한 집행은 정지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퇴거강제란 나가라는 명령이다. 나갈 곳이 적히지 않은 명령은 남아 있으라는 명령과 구별되지 않는다.
하나 — 영서(令書)
오무라의 수용소는 1950년에 생겼다. 처음 넉 해 동안 그곳은 보낼 곳이 있는 사람을 잠시 두는 곳이었다. 부산으로 가는 배가 있었고, 배에는 인수하는 쪽이 있었다.
인수하는 쪽이 달라진 뒤로 그 배는 뜨지 않는다.
그래서 오무라는 넉 해 만에 다른 곳이 되었다. 건물도 인원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한 사람이 그곳에 머무는 기간의 평균이다.
평균이 길어지자 수용동에 세면장과 취사장이 늘었다. 잠시 두는 곳에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다. 시설은 서류보다 먼저 사실을 인정한다.
퇴거강제영서는 한 장짜리 서식이다. 칸이 셋이다.
| 영서의 칸 | 무엇을 적게 되어 있는가 | 1954년 7월 이 영서에는 |
|---|---|---|
| 퇴거를 명하는 뜻 | 명한다 | 적혀 있다 |
| 퇴거할 곳 | 국적국 또는 승선지 | 비어 있다 |
| 집행까지의 수용 | 송환 준비에 필요한 기간 | 기간이 없다 |
둘째 칸을 비운 것은 실수가 아니다. 적을 수 없어서 비웠다. 국적국을 적으려면 국적이 확정되어야 하고, 승선지를 적으려면 그 항구가 받겠다고 해야 한다. 둘 다 없다.
셋째 칸의 「필요한 기간」은 송환 준비에 걸려 있다. 준비는 상대가 있어야 시작된다.
시작되지 않은 준비에 필요한 기간은 계산되지 않는다. 계산되지 않는 기간은 끝나지 않는다.
나갈 곳이 적히지 않은 명령은 남아 있으라는 명령과 구별되지 않는다. 계산되지 않는 기간은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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