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없는 나라 제8부 이세(二世)
33화제58장 개정(改正)
하나 — 부(父) 또는 모(母)
개정안이 넣자고 한 것은 넉 자다. 「또는 모」와 그 앞의 띄어쓰기다.

| 출전 | 제2조의 문면 |
|---|---|
| 1948년 법률 제16호 | 출생한 당시에 부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
| 망명정부 법률 제1호 | 출생한 당시에 부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
| 제4차 개정안 | 출생한 당시에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
가운데 줄과 윗줄이 같다. 그것이 서른한 해 동안 이 조문이 지켜 온 값이다.
제안 이유서는 두 쪽이다. 첫 쪽은 오사카와 상파울루의 등록소 일지에서 접수되지 않은 출생신고를 옮겨 적었다. 둘째 쪽은 체류국의 법제 심의 기관이 같은 취지의 개정을 심의하고 있다는 보고다.
제안 이유서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 지금까지 몇 명인지가 없다.
고치자는 쪽도 그 수를 몰랐다. 아무도 세어 둔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부칙이 한 줄 붙어 있다. 이 법은 시행한 날 뒤에 출생한 자부터 적용한다는 줄이다.
그 줄은 처음 초안에 없었다. 표를 모으는 동안에 붙었다. 이미 난 아이에게까지 미치면 등록부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고 그 일에 두 해가 든다는 것이 붙인 사유다.
표를 얻으려고 먼저 내려놓은 것이 이미 태어난 사람들이다.
부칙을 붙이고도 표는 모자랐다. 내려놓은 것만 남았다.
둘 — 한 글자
토론은 이레 동안 다섯 번 열렸다. 반대 발언은 서른한 건이고, 요지는 하나로 모인다.
한 의원이 물었다. — 우리 법의 제2조는 어디서 왔는가.
제안 의원이 답했다. — 1948년 12월의 법률 제16호에서 왔다.
— 한 글자라도 고친 데가 있는가.
— 없다.
—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가.
— 계승의 증거로 삼아 왔다는 것을 안다.
— 그러면 왜 고치자고 하는가.
— 그 증거가 해마다 사람을 덜어 내기 때문이다.
— 우리가 이 조문을 고치면 본토와 우리 가운데 어느 쪽이 1948년의 법에 가까운가.
— 문면으로는 저쪽이다.
— 그러면 우리는 무엇으로 계승자인가.
— 명부로 계승자다.
— 명부는 우리가 만든 것이다. 만든 것으로 계승을 증명할 수는 없다.
— 조문도 우리가 옮겨 적은 것이다.
— 옮겨 적은 것과 만든 것은 다르다.
— 옮겨 적기만 하는 정부는 무엇을 하는 정부인가.
— 없어지지 않는 정부다.
이레째 오전에 다른 갈래의 문답이 한 번 있었다.
한 의원이 물었다. — 이 안이 없으면 그 아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 되는가.
제안 의원이 답했다. — 대개 아버지의 나라 사람이 된다.
— 그러면 아무 데도 아닌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 아버지에게 적을 나라가 있는 아이만 그렇다.
— 없는 아이가 있는가.
— 체류국의 특수 재류자에게서 난 아이가 그렇다. 그 분류는 국적을 뜻하지 아니한다고 그 나라 교과서에 적혀 있다.
— 그 수가 얼마인가.
— 모른다.
— 모르는 수를 근거로 조문을 고치자는 것인가.
— 세어 보자는 안을 지지난 회기에 냈다. 그 안도 여기서 막혔다.
이 토론에서 아무도 아이를 말하지 않았다.
토론 기록 서른한 건 가운데 출생이라는 낱말이 나오는 것은 넷이다. 계승이라는 낱말은 스물아홉 건에 나온다.
반대하는 쪽이 지키려 한 것은 조문의 뜻이 아니라 조문의 모양이다. 뜻이 같으면 계승이 아니고 모양이 같아야 계승이라고 그들은 읽었다. 그렇게 읽으면 고칠 수 있는 조문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
셋 — 스물여섯
표결은 이레째 밤에 있었다. 재적은 이백여든넷이다. 삼분의 이는 백아흔이다.
찬성은 백예순넷이었다.
과반은 백마흔셋이다. 찬성이 그보다 스물한 표 많다. 그리고 정족수보다 스물여섯 표 적다.
이 나라에서 다수는 통과가 아니다.
제9조는 함부로 고치지 못하게 하려고 만든 조문이다. 만든 사람은 그것이 양쪽을 다 막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
가중정족수는 고치는 쪽만 막는다. 그대로 두자는 쪽은 아무 표도 모을 필요가 없다. 백스물이 흩어져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막아 두는 장치는 한쪽으로만 막힌다. 만든 사람은 그 방향을 고르지 않았을 뿐이다.

그날 밤 회의장에 없던 사람은 스물셋이다. 모자란 표는 스물여섯이다.
결석과 기권이 반대와 같은 값을 갖는 것이 가중정족수의 성질이다. 오지 않은 사람도 지키는 쪽에 선다. 이 조문 앞에서는 앉아 있지 않은 것이 반대다.
부결된 뒤 회의록 말미에 의장이 한 줄을 남겼다. 다음 회기에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안내다.
다시 올라온 것은 아홉 해 뒤다. 그 아홉 해 동안 이 안을 낸 의원 가운데 넷이 죽었고, 그중 셋의 이름은 선거인 명부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부결된 그날 밤에 서기가 의안철 표지에 붉은 도장을 찍었다. 부결이라는 두 글자다.
그 도장은 그해에 세 번 쓰였다. 나머지 두 번은 예산안이었고, 예산안은 이듬해에 통과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력사교과서』 고급중학교 제3학년용 · 1984년판 제11장
평양 교육도서출판사. 검정 1983년, 사용 개시 1984년 9월. 본문 286쪽.
— 1948년 12월 국제련합 총회는 조선반도의 한 정부만을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결의를 채택하였다.
— 1965년 6월 일본은 조약 제3조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조선 반도에 있어서의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확인하였다.
— 1950년 이후 국외에 남은 해외 잔여 집단은 오늘까지 어떠한 국가의 승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집단이 발급하는 증서는 국제적 효력을 가지지 아니한다.
두 정부가 서로를 지우는 데 쓰는 낱말은 같은 낱말이다.
우리를 적은 줄은 하나다. 열여덟 자다. 그 앞에 열두 해 동안 우리는 아예 없었다.
하나 — 잔여(殘餘)
1972년판을 대표부 자료과가 갖고 있다. 그 책에 우리는 나오지 않는다.
없는 것이 아니라 적히지 않은 것이다. 적히지 않은 상대는 다투는 상대가 아니다. 다투지 않는 것이 그때의 처분이었다.
1984년판이 한 줄을 넣었다. 넣은 낱말이 「해외 잔여 집단」이다.
자료과장이 물었다. — 앞 판에는 없던 줄이다. 왜 넣었겠는가.
조사관이 답했다. — 우리를 상대로 인정한 것으로 읽는 이가 있다.
— 자네는 어떻게 읽는가.
— 반대로 읽는다.
— 어떻게 반대인가.
— 없는 것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잔여는 다시 생기지 아니한다.
— 잔여라는 말이 그런 말인가.
— 남은 것이라는 말이다. 남은 것은 늘지 아니하고 줄기만 한다.
— 그 말이 틀렸는가.
— 틀리지 아니하였다. 우리 명부가 그 말대로 움직이고 있다.
조사관의 말이 맞다. 1984년의 등록 국민은 1965년보다 적다. 열아홉 해 동안 한 해도 늘지 않았다.
우리를 가장 정확하게 적은 문장이 우리를 지우려고 쓴 문장이다.
넷째 줄도 그렇다. 이 집단이 발급하는 증서는 국제적 효력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다.
국민증을 입국 서류로 받는 나라는 그해에 둘이다. 1951년에는 아홉이었다. 이 줄을 반박하려면 그 둘의 이름을 적어야 하고, 적으면 나머지 일곱이 함께 읽힌다.
이 줄에 대표부가 반박문을 내지 않은 것은 문장을 인정해서가 아니다. 반박문을 낼 상대 정부와의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통로를 두지 않기로 한 것이 열한 해 전에 우리가 한 결정이다.
둘 — 출전(出典)
같은 책의 앞쪽 두 줄이 문제다.
첫째 줄은 1948년 12월의 총회 결의를 적었다. 둘째 줄은 1965년 조약 제3조를 적었다. 둘째 줄의 낱말은 첫째 줄에서 왔다.
우리 대표부가 서른네 해 동안 지켜 온 것도 첫째 줄이다.
같은 결의가 두 정부의 근거로 동시에 서 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그 결의가 지역을 한정했기 때문이다. 결의는 한국의 그 지역에 대하여 유효한 지배와 관할권을 가지는 정부라고 적었다. 지역이라는 말이 조건이고, 조건이 붙은 문장은 조건이 바뀌면 상대를 바꾼다.
1965년에 일본은 그 조건이 어느 쪽에 붙는지를 정했다. 조약에 결의의 번호는 적지 않았다. 번호를 적으면 그 결의가 무엇을 한정했는지 함께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번호를 적지 않은 조약을 그대로 옮겨 실었다.
조사관이 물었다. — 회람에 이 두 줄을 어떻게 적는가.
자료과장이 답했다. — 인용한 결의가 우리 근거와 같은 결의라고 적는다.
— 같다고 적으면 저쪽 근거도 우리 근거만큼 단단해진다.
— 그러면 다르다고 적는가.
— 다르다고 적을 문면이 없다.
— 그러면 적지 아니한다.
— 적지 아니한 것이 열두 해 동안 저쪽이 우리에게 한 일이다.
여기서 나오는 값은 하나다.
두 정부가 같은 낱말을 서로 자기 것이라고 하는 동안, 그 낱말이 가리키는 땅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위를 다툴 대리인이 없다. 체류국에 구십만이 있고, 그 구십만의 재류 자격은 한쪽 정부와 체류국 사이에서 정해졌다.
우리 쪽 등록 국민은 그 협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우리 정부가 그 협상에 없었기 때문이다.
문장을 지키는 값은 문장 밖에 있는 사람이 낸다.
자료과는 그해 11월에 교과서 한 권을 서고에 넣었다. 회람 문안은 두 줄이다. 참고 자료로 비치한다. 인용은 승인을 요한다.
서고 목록에 분류 번호가 비어 있다. 우리를 적은 외국 문서는 승인 자료로 넣고 승인하지 않은 문서는 논박 자료로 넣는데, 이 책은 두 항목 어디에도 맞지 않는다.
책등에 붙은 표는 흰 종이 그대로다.
그 자리는 이듬해 목록 정리에서도 비어 있었다.
가중정족수는 고치는 쪽만 막는다. 그대로 두자는 백스물은 흩어져 앉아 있기만 하면 되었다. 우리를 가장 정확히 적은 문장은 우리를 지우려는 쪽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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