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없는 나라 제10부 삼세(三世)
39화제70장 전문(全文)
대한민국 국적법
망명정부 법률 제147호. 단기 4331년(1998) 4월 28일 공포·시행. 『관보』 제2,914호, 호놀룰루.
— 제2조 (국민) 출생한 당시에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 그 밖의 조문은 자구를 정리하되 조의 차례와 제목은 바꾸지 아니한다.
부칙은 세 조로 한다.

1998년 4월 28일, 마흔여섯 해 만에 삼분의 이가 채워졌다.
하나 — 열아홉 글자
이 안이 이 해에 올라온 사유는 회의록에 셋으로 적혀 있다. 인구, 자구, 그리고 이웃 나라의 법이다.
일본은 1985년부터 어머니 쪽도 본다. 그해 이후 오사카와 시모노세키에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어머니가 일본인인 아이는 일본 국적을 얻었고, 어머니가 이 정부의 국민인 아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열세 해가 지나자 그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갔다. 서류를 내는 자리마다 같은 집안의 사촌끼리 다른 칸에 적혔다.
우리만 아버지를 본다는 것이 이 해에 서류로 드러났다.
고친 자리는 한 군데다. 제2조의 「부가」가 「부 또는 모가」로 되었다.
열여섯 글자가 열아홉 글자가 되었다. 늘어난 것은 석 자다.
석 자를 붙이는 데 전문개정의 형식을 쓴 것이 뒤에 오래 시비가 되었다. 조문 하나를 고치는 일에 아홉 조를 다시 쓸 까닭이 없다는 것이 시비의 요지다.
법제사법위원회가 댄 사유는 자구다. 앞의 여섯 번 개정이 조문마다 다른 시기의 표기법을 남겨 놓았고, 한자 병기의 방식이 조마다 달랐다. 제3조는 「아니한다」이고 제5조는 「않는다」였다.
한 조만 고치면 그 어긋남이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아홉 조를 통째로 다시 앉혔다.
법을 다시 앉히는 데 든 까닭의 절반은 맞춤법이었다. 나머지 절반이 석 자다.
전문개정은 반대하는 쪽에 좋은 구실을 주었다. 반대 토론의 첫 발언이 그것이다.
— 전문개정은 고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드는 것이다.
— 새로 만들면 1948년의 법과 이 법 사이에 끊긴 자리가 생긴다.
— 우리는 마흔여섯 해 동안 끊기지 않았다는 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 조문을 다시 앉히는 순간 우리는 계승자가 아니라 창설자가 된다.
— 창설자에게는 본토에 대한 권리가 없다.
찬성 토론은 두 번째 날에 나왔다.
— 우리가 계승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 계승한 것이 조문의 모양이라면 이 안은 계승을 깬다.
— 계승한 것이 사람이라면 이 안은 계승을 지킨다.
— 마흔여섯 해 동안 우리는 모양을 지켰다.
— 모양을 지키는 동안 사람은 이십사만 육천이 빠졌다. 그것도 1987년까지의 수다.
— 그 뒤 열 해의 수는 아무도 세지 않았다.
모양과 사람 가운데 무엇을 계승했느냐를 이 국회가 물은 것은 마흔여섯 해 만이다. 물은 것은 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 답은 그날도 나오지 않았다.
둘 — 쉰아홉
표결은 나흘째 오후에 있었다. 재적은 백아흔여덟이다.
1971년의 재적은 삼백스물여덟이었고 1983년의 재적은 이백여든넷이었다. 의석은 등록 국민의 수로 정한다. 국민이 줄면 의석이 준다.
삼분의 이는 백서른둘이다. 찬성은 백서른아홉이었다.
일곱 표가 남았다.
이 법이 삼분의 이를 채운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앞의 여섯 번은 부담금과 창구와 서식에 관한 것이었고, 사람의 요건을 건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해 | 재적 | 삼분의 이 | 찬성 |
|---|---|---|---|
| 1971 | 328 | 219 | 219 |
| 1983 | 284 | 190 | 164 |
| 1998 | 198 | 132 | 139 |
1971년의 찬성은 정족수와 같은 수다. 한 표도 남지 않았다. 그때 고친 것은 오 년 미납자의 등록을 말소한다는 단서였다.
줄이는 개정은 한 표도 남기지 않고 통과했고, 늘리는 개정은 열다섯 해가 걸렸다.
같은 조문을 고치자는 안이 열다섯 해 전에 부결되었을 때, 그대로 두자는 쪽은 백스물이었다. 그들은 아무 표도 모을 필요가 없었다. 흩어져 앉아 있기만 하면 되었다.
1998년에 그대로 두자는 쪽은 쉰아홉이다. 반대 마흔하나와 결석 열여덟이다.
가중정족수를 막으려면 재적의 삼분의 일을 넘어야 한다. 그해의 저지선은 예순일곱이다. 그들은 여덟이 모자랐다.
— 열다섯 해 전에는 백스물이 앉아 있기만 하면 되었다.
— 지금은 쉰아홉이다.
— 그 사이에 무엇이 바뀌었는가.
— 설득된 사람은 확인되지 않는다.
— 그러면 무엇이 바뀌었는가.
— 의석이 여든여섯 줄었다.
— 왜 줄었는가.
— 국민이 줄었다.
— 어느 국민이 줄었는가.
— 이 안이 구하려는 사람들의 부모다.
줄어든 의석 여든여섯이 어디서 빠졌는지는 선거인 명부가 말해 준다. 부담금을 낸 국민만 선거인이 된다. 부담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줄면 명부가 줄고, 명부가 줄면 의석이 준다.
가장 많이 준 곳은 오사카와 시모노세키다. 그 두 곳에서 스물아홉 석이 빠졌다.
정족수를 채운 것은 찬성이 아니라 감소다.

고칠 수 있게 된 날은 고쳐서 구할 사람이 가장 적은 날이었다.
셋 — 같은 날짜
공포일을 4월 28일로 잡은 것은 법제사법위원회가 아니라 의장이다.
1952년 4월 28일은 이 법이 처음 공포된 날이다. 그날은 대일강화조약이 발효한 날이기도 하다. 그 조약이 발효하면서 이 정부의 국민이 될 사람들이 일본 국적을 잃었다.
의장은 그 날짜를 골랐고, 고른 사유를 회의록에 남기지 않았다.
남은 것은 서기의 기록 한 줄이다. 「의장 지시. 공포일 4월 28일.」
법제사법위원회는 그 날짜를 반대했다. 공포일이 시행일이므로 4월 28일에 태어난 아이가 시행 전인지 후인지를 두고 다툴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 반대 사유다.
의장은 그 사유를 받아 적게 하고 날짜를 바꾸지 않았다.
그해 4월 28일에 태어난 아이가 이 정부의 등록부에 오른 기록은 없다. 다툴 자리는 생기지 않았다. 다툴 사람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넷 — 고칠 것이 없다
표결이 끝난 이튿날 내무부 등록과에 문의가 하나 왔다. 문의자는 국회 사무처 서기다.
— 등록부를 언제부터 고치는가.
— 고치지 않는다.
— 법이 바뀌었다.
— 바뀐 법은 앞으로 태어날 사람에게 미친다. 등록부에 있는 사람은 그대로다.
— 어머니만 국민인 사람이 지금 신청하면 어떻게 되는가.
— 부칙 제2조를 본다.
— 부칙 제2조가 무엇이라고 되어 있는가.
— 시행 전에 태어난 사람은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되어 있다.
— 그러면 이 개정으로 늘어나는 국민은 몇인가.
— 오늘은 없다.
아홉 조를 다시 앉힌 날 등록부에서 고친 줄은 하나도 없다.
관보 제2,914호에서 제2조는 스물세째 줄이다. 부칙 제2조는 마흔한째 줄이다.
두 줄 사이는 열여덟 줄이다.
같은 호에 실린 두 조문 가운데 뒤엣것이 앞엣것의 적용 범위를 정한다. 그 사실을 그날 관보를 받아 본 사람 대부분은 알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적법 부칙
망명정부 법률 제147호. 단기 4331년(1998) 4월 28일. 『관보』 제2,914호, 호놀룰루.
— 제2조 (경과조치) 이 법 시행 전에 출생한 자의 국적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 제3조 (등록의 특례) 이 법 시행 당시 모가 등록한 국민인 자로서 스무 살에 이르지 아니한 자는 시행일부터 삼 년 안에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제3조의 신청에 대하여는 제2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2조는 고쳐졌고, 고쳐진 제2조가 미치는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뿐이다.
부칙 제1조는 시행일이다.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한 줄이다.
남은 두 조가 하는 일은 하나다. 새 제2조가 어디까지 가는지를 막는 일이다.
부칙 제2조가 1998년 4월 28일에 선을 긋는다. 그날 전에 태어난 사람은 옛 조문으로 본다.
부칙 제3조가 그 선에 구멍을 하나 낸다. 그날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사람은 삼 년 안에 신청할 수 있다. 1978년 4월 28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이 셋으로 갈린다. 1998년 4월 28일 뒤에 태어난 사람은 저절로 국민이다. 그 앞에 태어났으나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사람은 신청하면 국민이다. 1978년 4월 27일까지 태어난 사람은 자리가 없다.
— 왜 스무 살인가.
— 성년 전이면 부모가 신청한다. 성년이 지나면 본인이 신청하고, 본인 신청은 제4조를 함께 진다.
— 부담금 때문인가.
— 지나간 몫을 물릴 수 없다. 물리지 않으면 앞서 낸 사람과 달라진다.
— 그러면 스무 살이 넘은 사람은 어떻게 하는가.
— 이 법에 자리가 없다.
— 몇 사람인가.
— 세지 않았다.
— 셀 수 있는가.
— 감사원의 이십사만 육천이 있다. 그 수는 1987년까지의 추정이다.
— 그 뒤 열한 해는.
— 세지 않은 것으로 적는다.
경과조치는 지나가는 조치가 아니다. 지나가지 못한 사람의 명단이다.
실사에서라면 이 부칙은 재판으로 갔을 것이다.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판단하는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정부의 사법부는 대법원 하나다. 대법원은 법률이 옳은지를 묻는 자리가 아니라 법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묻는 자리다.
위헌을 다투는 절차는 이 정부의 어느 법에도 없다. 두지 않기로 한 것이 아니라 둘 자리를 정하지 못한 채로 마흔여섯 해가 지났다.
다툴 조문은 생겼고 다툴 자리는 생기지 않았다.
아홉 조를 다시 앉힌 날, 등록부에서 고쳐진 줄은 하나도 없었다. 경과조치는 지나가지 못한 사람의 명단이고, 다툴 자리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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