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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제12장 저편

· 57화 중 8화 · 3,717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이름

국경수비대 초대 참모장 유고

국경 8화 제12장 저편 — 헤더컷

— 나는 이름을 붙이자고 주장한 쪽이었다.

— 이름이 없으면 사람이 상한다.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채로 서 있는 것이 가장 나쁘다.

— 그래서 붙였다. 붙이고 나서 사람이 덜 상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 다만 한 가지를 그때는 몰랐다.

— 이름이 붙은 것은 관리된다. 관리되는 것은 견딜 만해진다. 견딜 만한 것은 끝내지 않는다.

— 나는 사람을 살리려고 한 일로 이 상태를 오래가게 만들었다.

— 다시 그때로 가도 나는 같은 것을 주장할 것이다. 그것이 이 글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다.


이름은 상태를 견딜 만하게 만든다. 견딜 만한 것에는 끝내는 절차가 붙지 않는다.


참모장은 1953년에 국경수비대를 떠났다. 유고는 그 뒤 삼십 년 동안 쓰였다.

유고의 마지막 장은 반쯤 비어 있다. 마지막 줄은 이렇다.

「강 건너 진지는 지금도 있다. 나는 그것을 사진으로만 본다.」

날짜는 적혀 있지 않다. 유족은 글씨의 상태로 보아 마지막 해의 것으로 추정했다.

유고에는 그가 만들게 한 목록 이야기가 다시 나오지 않는다. 목록은 그가 죽은 뒤에도 갱신되었다.

1988년에 유고가 공개될 때 유족이 함께 낸 것이 하나 더 있다. 관측소 배치도 한 장이다.

접힌 자국을 펴서 보면 강을 따라 점이 찍혀 있고, 점과 점 사이에 연필로 그은 짧은 선이 몇 군데 있다.

무엇을 그은 선인지는 범례에 없다.


『국경수호법 제정사 자료집』 제1권 해제

국회도서관 입법조사처 편, 2027년 3월

— 제1권은 1951년의 문서를 싣는다. 순서는 연월이 아니라 편찬 회의가 정했다.

— 첫 문서 다음에 놓인 것은 국무회의록 한 쪽이다. 1951년 3월 6일자다.

— 그 쪽에 「국경」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다. 그 앞의 문서들은 전부 「북방」이라 적었다.

해제자는 이 말의 교체에서부터 이 자료집이 시작된다고 본다.

1951년 3월 6일, 국무회의록에서 「북방」이 「국경」으로 바뀐다.

하나 — 말

바뀐 자리는 의안 제목이다.

「북방 경비에 관한 건」이 「국경 경비에 관한 건」이 되었다. 본문은 고치지 않았다. 제목만 고쳤다.

고친 사람이 누구인지는 회의록에 없다. 의안을 올린 부처의 문안이 그렇게 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 앞뒤로 문서들이 어떻게 적었는지를 옮긴다.

문서날짜쓴 말
국무회의록1950.11북방
제7연대 진중일지1950.11전선 · 북방
국방부 소요 판단 제1차1951.1국경선
상공부 송전 계통 보고1951.2국경 이북
국무회의록1951.3.6국경

국방부 판단서가 먼저 썼다. 판단서는 재는 문서다. 재려면 선이 있어야 하고, 선이 있으면 그것은 국경선이다.

말은 재는 자리에서 나와서 정하는 자리로 옮겨 갔다.


두 말은 뜻이 다르다.

「북방」은 방향이다. 방향에는 끝이 없고 폭이 없고 관할이 없다. 북쪽으로 가면 계속 북방이다.

「국경」은 선이다. 선에는 길이가 있고 양쪽이 있고 지키는 사람이 있다.

방향에는 예산 항목을 붙일 수 없다. 선에는 붙일 수 있다.


국무회의록, 1951년 3월 6일

— 의안 제목이 지난번과 다르다.

— 국방부에서 그렇게 올렸다.

— 북방이라 하던 것을 국경이라 하면 달라지는 것이 있는가.

— 예산 편성상 달라진다. 항목을 세울 수 있게 된다.

— 그러면 그렇게 한다.


회의록의 이 대목은 다섯 줄이다. 걸린 시간은 적혀 있지 않다.

자료집 해제자는 이 다섯 줄에 열한 쪽을 붙였다. 해제 전체에서 가장 긴 대목이다.

붙인 이유는 해제 앞머리에 적혀 있다. 이 자료집을 읽는 사람이 법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찾을 것인데, 법은 그보다 한 해 전에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법률안은 1951년 겨울에 쓰인다. 그 법률안을 쓸 사람은 그해 4월에 자리에 앉는다. 그 자리는 3월에 만들어진다. 그 자리를 만든 것이 이 다섯 줄이다.


「북방」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쓰였는지도 해제에 있다.

1945년 이후의 행정 문서는 삼팔선 너머를 「이북」이라 적거나 「북방」이라 적었다. 둘은 쓰임이 달랐다.

「이북」은 우리 땅의 일부를 가리킬 때 쓴다. 「북방」은 바깥을 가리킬 때 쓴다.

1950년 겨울에 그 두 말이 동시에 쓸모없어졌다. 이북은 이제 이북이 아니고, 북방은 이제 남의 나라다.

둘 — 항목

말이 바뀌면 예산이 바뀐다. 순서가 그 반대인 적은 없다.

1950년도 예산에서 국경에 쓰인 돈은 임시비에 들어 있었다. 항목 이름은 「북방 경비」다.

임시비는 사유가 끝나면 없어지는 항목이다. 전쟁이 끝나면 없어질 것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국경 8화 제12장 저편 — 전환컷

1951년도 추가경정에서 이 항목이 바뀐다.

항목1950년도1951년도성격
북방 경비있음폐지임시비
국경 방위없음신설경상비
국경지대 행정없음신설경상비
국경 관계 법령 정리없음신설사업비

폐지된 것은 하나고 신설된 것은 셋이다.

둘째 줄에 문제가 있다. 「국경지대 행정」에 돈을 쓰려면 국경지대가 어디인지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정한 문서가 그때 없었다.

예산 심의에서 이 점이 지적되었다. 지적에 대한 답은 이렇다. 범위는 소관 부처가 정하여 시행한다.

정하는 문서 없이 항목이 먼저 생겼다. 범위는 이듬해에 법률로 정해진다. 법률이 정한 폭이 얼마였는지는 제3부에 있다.

임시비는 끝나는 항목이고 경상비는 끝나지 않는 항목이다. 1951년 3월에 바뀐 것은 금액이 아니라 이 성격이다.


경상비가 되면 매년 편성된다. 매년 편성되는 항목은 없애려면 없애는 표결을 해야 한다.

임시비는 가만두면 없어지고 경상비는 가만두면 남는다.

이 차이가 뒤에 무엇을 하는지는 이 회차에서 계산하지 않는다. 계산은 그 표결이 처음 있던 해로 미룬다.


항목이 생기면 그 항목을 집행할 곳이 필요하다.

날짜무엇이 생겼는가
1951.3.6국무회의록에 「국경」
1951.3 하순국방부 국경경비국
1951.4 초내무부 지방국 국경지대과
1951.4 중순법제처 법제조사국 배치 한 명

넉 주가 걸렸다.

말이 바뀌고 부처가 생기는 데 넉 주다. 그 부처들이 없어지는 데는 그보다 오래 걸린다.

국방부 국경경비국은 이름을 네 번 바꾸며 남는다. 내무부 국경지대과는 과에서 국이 된다.

두 기구를 없애자는 안이 처음 나온 것은 1957년이다. 그해에 다른 표결이 하나 더 있었고, 그 표결에 밀려 이 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셋 — 사무관

마지막 줄이 이 회차의 끝이다.

법제조사국에 배치된 사람은 한 명이다. 국이 생긴 것이 아니라 사람 하나가 붙은 것이다.

새 항목 셋 중에 「국경 관계 법령 정리」가 가장 작았다. 작았으므로 사람도 하나였다.

법령 정리는 급한 일이 아니다. 급한 것은 병력과 보급과 행정이다. 종이를 세는 일은 셋 다 갖춘 다음에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자리에는 지원자가 없었다. 배치는 남는 사람으로 채웠다.

남는 사람이었다는 것은 인사 기록에 적혀 있지 않다. 같은 달 다른 발령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그렇게 읽힌다.


법제처 법제조사국장 지시, 1951년 4월

— 국경에 관한 명령과 훈령과 고시가 흩어져 있다.

— 몇 건인지 아무도 모른다. 먼저 세라.

— 세고 나서 어느 것이 법률 사항인지 가려라.

— 법률 사항인데 법률이 없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따로 적어라.

— 그 목록이 이 자리의 일이다.


배치된 사무관은 서른아홉이다.

전임지는 법제처 안이다. 부서를 옮긴 것이지 밖에서 온 것이 아니다.

그 전에 그가 무엇을 했는지는 기록이 짧다. 법령 심사 실무 여러 해라고만 되어 있다.

인사 기록은 한 장이고 칸이 여섯이다. 성명, 생년, 전임지, 발령일, 사유, 비고다.

사유란에 「국경 관계 법령 정리」라고 적혀 있다.

인사 서식의 사유란에 「국경」이 들어간 것은 이 문서가 처음이다. 국무회의록에서 그 말이 바뀐 지 여섯 주째다.

말은 회의에서 예산으로 갔고, 예산에서 기구로 갔고, 기구에서 사람 한 명의 발령 사유란까지 내려왔다.


여섯 주 만에 말 하나가 사람 하나를 자리에 앉혔다. 그 자리에서 나온 것이 뒤에 이 자료집 다섯 권이 된다.


비고란에는 두 글자가 적혀 있다.

「잠정」이다.

사유란과 비고란은 같은 종이에 나란히 있다. 하나는 국경이라 적혀 있고 하나는 잠정이라 적혀 있다.

두 칸 사이의 거리는 손가락 두 마디다.


『서정협 유고』 제1장

1991년 유족 공개분 · 원고지 묶음 · 표제 없음

— 나는 법을 만든 사람이 아니다. 나는 법을 받아 적은 사람이다.

— 이 구별은 나에게만 중요하다. 나는 그것을 안다.

제1장은 1951년 사월에서 시작한다. 그 앞의 일은 적지 아니한다. 적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적으면 변명이 되기 때문이다.

법을 만드는 일과 그 법을 오래 남기는 일은 서로 다른 기술이다.

하나 — 이력 카드

1951년 4월, 법제처 법제조사국에 사무관 하나가 배치된다.

배치 문서는 두 장이다. 발령장 한 장과 이력 카드 한 장이다. 이력 카드는 인쇄된 서식이고 칸이 일곱이다.

연도기재
1911평안북도 의주군 출생
1934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졸업
1935~1938조선총독부 법무국
1938~1945(기재 없음)
1945~1949미군정 사법부 법제조사과
1949~1951법제처
1951.4법제조사국 국경 관계 법령 담당

삼 년과 사 년 사이에 일곱 해가 비어 있다.

비어 있는 칸에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는 서식에 적혀 있지 않다. 서식은 소속을 적으라고 했고, 소속이 없었던 기간을 적는 칸은 만들어 두지 않았다.

이력 카드는 무엇을 했는지 적는 서식이 아니라 어디에 있었는지 적는 서식이다. 어디에도 없었던 사람은 그 서식으로 적히지 않는다.

이력 카드의 1938년과 1945년 사이, 일곱 해가 비어 있다. 그 빈칸의 사람이 국경의 법을 받아 적는 자리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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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전 57화

제1부 부재(不在)

1서장2제2장 별장(別莊)3제4장 중지(中止)4제6장 오지 않았다

제2부 도하(渡河)

5제8장 수풍(水豐)6제9장 이천구백만7제10장 천사백(千四百)8제12장 저편

제3부 초안(草案)

9제14장 조사국(調査局)10제16장 제이조(第二條)11제17장 삼분의 일12제19장 배치(配置)13제21장 통과(通過)

제4부 표(票)

14제23장 명부(名簿)15제25장 백사십칠 석16제26장 개표(開票)17제27장 해석(解釋)18제29장 회의록(會議錄)

제5부 배치(配置)

19제31장 원조(援助)20제33장 육조(六條)21제35장 남(南)22제37장 항구(港口)

제6부 역전(逆轉)

23제39장 격차(隔差)24제40장 이주(移住)25제42장 신의주(新義州)26제44장 명부(名簿) 둘27제46장 서울28제48장 특수(特需)29제50장 역전(逆轉)

제7부 상비(常備)

30제51장 세는 사람31제53장 판결문(判決文)32제56장 훈련(訓鍊)33제58장 감축안(減縮案)34제60장 허가증(許可證)

제8부 문(門)

35제62장 문(門)36제64장 남은 것37제66장 팔차(八次)38제68장 닫혔다

제9부 재사정(再査定)

39제70장 구차(九次)40제72장 십차(十次)41제74장 아무도 세지 않았다

제10부 세대(世代)

42제76장 열여덟43제77장 북(北)44제79장 이름45제81장 흥남의 손자46제83장 열두 번째47제84장 지도(地圖)

제11부 격리(隔離)

48제86장 격리(隔離)49제88장 범위(範圍)

제12부 계산(計算)

50제90장 육조의 값51제92장 한 번도52제94장 스물여섯 달53제95장 세다

제13부 국경(國境)

54제96장 유고(遺稿)55제97장 열다섯 번56제98장 이름이 없는 사람57제99장 저편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