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제10부 세대(世代)
42화제76장 열여덟
하나 — 제4난
제5조는 한 줄이다. 국경지대의 거주와 이전은 허가를 받는다.

열여덟이 되기 전까지 아이는 세대주의 허가증에 부기된다. 부기는 이름과 생년월일뿐이고 따로 신청하지 않는다.
열여덟이 되면 자기 이름으로 갱신한다. 그때 처음으로 자기 서류가 생긴다.
갱신 신청서가 서식 제3호다. 다섯 난이다.
| 난 | 기재 사항 | 비고 |
|---|---|---|
| 1 | 성명·생년월일·본적 | 부기된 것을 옮겨 적는다 |
| 2 | 세대주와의 관계 | |
| 3 | 세대의 전년도 소득 | 원 단위까지 |
| 4 | 졸업 후 예정지 | 시·군까지 |
| 5 | 예정지가 국경지대 밖인 경우 | 별지를 붙인다 |
앞의 두 난은 옮겨 적는 난이다. 이 서식의 실질은 제3난과 제4난이다.
제3난은 소득이다. 그 값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서식에도 시행 규칙에도 적혀 있지 않다. 적혀 있는 것은 적으라는 것뿐이다.
제4난은 예정지다. 여기에 국경지대 밖을 적으면 제5난이 살아난다.
제4난에 국경지대 밖을 적은 신청은 거부된다. 사유란에 인쇄된 낱말은 「거주 요건 미비」다.
갱신은 거주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고, 나가겠다고 적은 사람은 갱신일에 거주자가 아니다. 서식은 그렇게 읽는다.
나가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별지 제1호가 그 길이다.
허가증 갱신 신청 별지 제1호
— 본인은 갱신일 이후 국경지대에 거주하지 아니할 것을 확인한다.
별지를 붙이면 갱신 대신 전출 확인을 받는다. 전출 확인을 받으면 이남으로 갈 수 있다.
돌아오려면 신규로 신청한다. 신규 신청의 요건은 시행 규칙 별표에 있고 넉 줄이다.
첫 줄이 국경지대에 이 년 이상 거주한 자다. 나머지 셋은 세대와 소득과 직장에 관한 것이고, 그 셋은 갱신 요건과 문언이 같다.
갱신과 신규를 가르는 것은 첫 줄 하나다. 그 한 줄은 이미 거기 있는 사람에게만 채워진다.
나간 사람은 그 두 해를 채울 자리가 없다. 채우려면 거기 살아야 하고, 거기 살려면 허가가 있어야 한다.
열여덟에 서명하는 문장 하나가 돌아오는 길의 요건을 지운다.
둘 — 반려 없음
그는 1987년에 부임해 서른두 해 동안 3학년 담임을 열아홉 번 맡았다.
그의 반에서 나간 갱신 신청이 반려된 일은 한 번도 없다.
방법은 제4난이다. 그는 3월 둘째 주에 서식을 나눠 주면서 제4난을 도내로 적게 했다.
이남 대학에 가려는 학생에게도 그렇게 시켰다. 합격은 12월에 나오고 갱신은 4월에 끝난다. 4월에 적는 것은 예정지이지 결과가 아니다.
예정지는 바뀔 수 있다. 바뀌면 그때 전출 신고를 하면 된다. 신고는 다른 서식이고 학교를 거치지 않는다.
그가 가르친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순서다.
그 순서에는 이유가 있었다.
4월에 이남을 적은 학생은 갱신이 거부되고, 거부된 학생은 그해 여름을 허가증 없이 지낸다. 재신청은 다음 분기에나 받는다.
허가증이 없는 사람이 검문에 걸리면 세대주를 부른다. 세대주는 대개 일하는 중이다.
그는 그것을 열여덟 살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해 3학년은 다섯 반이었다. 4월에 끝난 집계가 수기 제5장에 붙어 있다.
| 반 | 이남 진학 희망 | 제4난 이남 기재 | 거부 |
|---|---|---|---|
| 1 | 21 | 6 | 6 |
| 2 | 17 | 3 | 3 |
| 3 | 19 | 0 | 0 |
| 4 | 16 | 5 | 5 |
| 5 | 18 | 4 | 4 |
다섯 반의 이남 진학 희망은 아흔하나다. 제4난에 이남을 적은 사람은 열여덟이고, 열여덟 전부가 거부되었다.
셋째 반이 그의 반이다. 열아홉이 이남에 가려 했고 아무도 적지 않았다.
이 방법을 그만 알고 있던 것은 아니다.
다섯 반 가운데 하나만 영이었다는 것은 나머지 넷이 다르게 했다는 뜻이다. 다르게 한 이유를 적어 둔 것은 그의 수기뿐이고, 거기에 다른 담임의 말이 한 줄 있다.
— 적으라고 하니까 적는 것이다.
그는 대꾸하지 않았다. 대꾸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법에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행 규칙 어디에도 4월에 도내를 적으라고 되어 있지 않다. 그가 한 것은 서식을 어기는 일이 아니었고 서식이 시키는 일도 아니었다.
셋 — 확인서
그해 겨울, 그의 반에서 이남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여섯이다.
여섯 가운데 별지 제1호에 서명한 사람은 둘이다.
나머지 넷 가운데 둘은 도내 대학으로 바꿔 갔고 둘은 진학하지 않았다.
서명은 학교에서 하지 않는다. 군청 민원실 창구에서 한다. 열여덟이나 열아홉이 혼자 간다.
창구 위에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세 줄이고 서식 개정 때마다 다시 인쇄된다.

군청 민원실 별지 접수 안내
— 별지 제1호는 본인이 직접 제출한다.
— 대리 제출은 받지 아니한다.
— 접수된 뒤에는 철회할 수 없다.
셋째 줄이 이 서류의 성격을 정한다. 열여덟 살이 창구에서 하는 일은 신청이 아니라 확정이다.
『국경에서 가르친 서른두 해』 제5장
— 나는 아이들에게 4월에는 도내를 적으라고 가르쳤다.
— 12월에 무엇을 하라고는 가르치지 않았다.
— 12월에 하는 일은 학교의 일이 아니었다.
— 나는 별지의 그 한 줄을 서른두 해 동안 아이들 앞에서 읽어 준 적이 없다.
— 읽어 주면 겁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겁을 먹지 않게 하려던 것이 혼자 읽게 하는 일이 되었다.
넷 — 서른두 해
그는 2018년에 퇴직했다. 이듬해 수기를 쓰면서 담임 명부 열아홉 권을 꺼내 대조했다.
표 하나를 만드는 데 사흘이 걸렸다고 수기에 적혀 있다. 사흘 가운데 이틀은 동창회 명부를 구하는 데 썼다.
| 구분 | 서른두 해 |
|---|---|
| 3학년 담임 | 19개 반 |
| 학생 | 703명 |
| 갱신 반려 | 0건 |
| 동창회 명부에 이남 주소가 적힌 사람 | 119명 |
| 별지 제1호 서명이 확인된 사람 | 41명 |
넷째 줄과 다섯째 줄의 차가 일흔여덟이다.
그 일흔여덟이 어떻게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별지는 군청에 남고 학교로는 오지 않는다. 동창회 명부는 주소만 적는다.
서른두 해 동안 그의 반에 반려가 없었던 것은 아무도 제4난에 이남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식 제3호는 2019년에도 같은 서식이다. 다섯 난이고 별지도 그대로다.
한 군데가 바뀌어 있다. 제4난의 표제가 「졸업 후 예정지」에서 「졸업 후 거주 예정지」가 되었다.
두 자가 늘었다. 늘어난 것은 1996년이고, 왜 늘었는지를 적은 문서는 없다.
『대한민국 국정 역사교과서』 고등학교 과정
2007년판 · 제11장 「북(北)」 · 교육인적자원부 검정 필
— 제11장은 1953년 이후의 국토 구조를 다룬다.
— 이 장의 표제는 앞 판본 넷과 다르다. 다른 까닭은 본문에 적지 아니한다.
— 통계는 관계 부처가 공표한 최근 값으로 갈음한다.
학습 목표는 셋이고, 그 가운데 둘이 수치를 읽는 것이다.
이 판본에는 「이북」이라는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나 — 표제
제11장의 표제는 판본마다 바뀌었다.
| 판본 | 제11장 표제 | 「북」이 가리키는 것 |
|---|---|---|
| 1953 | 수복 지구의 복구 | 되찾은 땅 |
| 1963 | 국경의 방위 | 지켜야 할 선 |
| 1975 | 국경지대의 개발 | 개발의 대상 |
| 1988 | 북부 공업 지대 | 생산이 있는 곳 |
| 2007 | 북(北) |
이 표에 옮긴 것은 다섯 판본이다. 1953년부터 2007년까지 나온 판본은 여덟이다.
옮기지 않은 셋은 제11장의 표제가 앞 판본과 같았던 판본이다. 표제가 바뀐 해만 적으면 다섯 줄이 된다.
마지막 칸이 빈 것은 인쇄가 빠진 것이 아니다. 2007년판 제11장에는 「북」을 무엇이라고 풀어 적은 문장이 없다.
앞의 넷은 전부 두 자 이상이고 뒤에 설명하는 말이 붙어 있다. 2007년판만 한 자다.
낱말도 함께 바뀌었다.
1953년판 제11장에 「이북 지역」이 열네 번 나온다. 1988년판에는 셋이다. 2007년판에는 없다.
없어진 자리를 「북」이 채웠다. 2007년판 제11장에서 스물여섯 번이다.
스물여섯 가운데 열아홉이 「북의」로 시작한다. 북의 전력, 북의 항만, 북의 대학.
나머지 일곱은 「북에서」다. 「북으로」는 한 번도 없다.
가는 방향을 적은 말이 없다는 것은 이 장이 북을 목적지로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목적지가 아니라 출처다.
「이북」은 어딘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성립하는 말이다. 기준이 되던 쪽이 더 이상 기준이 아니면 그 말은 쓸 자리가 없어진다.
낱말은 풀어 적을 필요가 없어질 때 중심이 된다.
둘 — 세 줄
제11장 도입부에 상자가 하나 있다. 세 줄이다.
| 항목 | 값 | 출전 |
|---|---|---|
| 인구 | 34퍼센트 | 2005년 인구총조사 |
| 광공업 생산액 | 62퍼센트 | 2006년 광공업통계조사 |
| 국회 의석 | 300석 중 151석 | 2004년 총선 |
세 줄은 서로 다른 해의 값이고 서로 다른 기관이 낸 것이다. 상자에는 그것이 적혀 있지 않다.
첫 줄과 둘째 줄의 차가 스물여덟이다.
사람 셋 가운데 하나가 사는 곳에서 물건 다섯 가운데 셋이 나온다. 이 문장은 교과서에 없다. 표에서 읽어 내는 것은 학생의 몫이다.
둘째 줄이 언제부터 그 값이었는지도 제11장에는 없다. 제9장 각주에 한 줄이 있다. 1953년의 같은 비중은 마흔하나였다.
오십삼 해에 스물한 점이 옮겨 갔다. 스물한 점은 한 해에 반 점꼴이고, 반 점은 어느 해에도 사건이 되지 않는다.
오십삼 해에 스물한 점이 북으로 옮겨 갔다. 한 해에 반 점—어느 해에도 사건이 되지 않는 속도다. 무엇이 그렇게 옮겼는가.
남은 15화 · 약 54,852자 · 약 7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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