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제4부 표(票)
16화제26장 개표(開票)
둘 — 백여덟
개표는 사흘이 걸렸다.

이틀째 오후에 이북 아홉 개 도의 윤곽이 나왔고, 그 윤곽이 서울에 전해진 시각이 보고서 제57항에 분 단위로 적혀 있다.
| 구분 | 이남에서 얻은 석 | 이북에서 얻은 석 | 계 |
|---|---|---|---|
| 이남 제1계열 | 68 | 17 | 85 |
| 이남 제2계열 | 51 | 12 | 63 |
| 이남 제3계열 | 27 | 6 | 33 |
| 이북 무소속 | — | 108 | 108 |
| 그 밖 무소속 | 7 | 4 | 11 |
| 계 | 153 | 147 | 300 |
넷째 줄이 이 나라 국회의 제일당이다.
정당이 아니다. 넷째 줄에 묶인 백여덟 명은 각자 무소속으로 등록했고, 등록 서류상 서로 아무 관계가 없다.
감시단이 이들을 한 줄로 묶은 근거는 강령이 아니라 이력이다.
| 1945~1950년 이력 | 백여덟 명 중 |
|---|---|
| 면·리 사무 또는 인민위원회 사무 | 41 |
| 농민동맹·소비조합 실무 | 26 |
| 학교 교원 및 성인 야학 강사 | 22 |
| 공장·광산 기술직 및 사무직 | 13 |
| 위 어디에도 들지 않음 | 6 |
백두 명이 다섯 해 동안 이북의 어떤 조직에서 일했다.
같은 일을 한 것은 아니다. 다섯 해 동안 그 조직들에서 일한 사람은 수십만이고, 그 가운데 백두 명이 뽑힌 것이다.
뽑은 사람들이 그 이력을 알고 뽑았는지는 개표로 알 수 없다.
등록은 부·군 단위로 받았다. 백여덟 명 가운데 이남의 정당에서 추천장을 받아 온 사람은 없다.
추천은 선거인 이백 명의 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었다. 날인 이백 개를 모으려면 사람을 이백 번 만나야 한다.
다섯 해 동안 그런 일을 해 본 사람과 해 보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처음으로 값이 되어 나온다.
이력이 결격 사유가 되지 않은 이유는 조문에 있다.
선거법의 결격 조항은 「적에 협력한 자」를 배제한다. 그 「적」의 범위는 부칙이 정하고, 부칙은 1950년 겨울 이후의 협력만 적었다.
그 앞의 다섯 해를 넣자는 안이 1953년에 한 번 나왔다. 상정되지 않았다.
상정되지 않은 이유는 계산에서 나왔다. 다섯 해를 넣으면 이북 성인의 상당수가 걸린다. 걸린 사람을 빼면 선거가 성립하지 않는다.
선거를 치르려면 그 다섯 해를 묻지 않아야 했다. 묻지 않기로 한 결과가 백여덟이다.
셋 — 서른아홉
이북 백사십칠 석 가운데 백여덟이 아닌 것이 서른아홉이다.
서른다섯은 이남 세 계열이 가져갔고 넷은 그 밖이다. 세 계열 모두 이북에 후보를 냈고 모두 얼마씩 얻었다.
이 서른아홉이 두 달 전 저녁의 셈을 무너뜨린다.
그 셈은 이북 백사십칠이 한 덩어리라는 것과 이남 백오십삼이 이남 것이라는 것 위에 서 있었다. 둘 다 틀렸다.
이북은 한 덩어리가 아니었고 이남도 이남에만 있지 않았다.
그러면 셈을 다시 한다.
삼백의 과반은 백오십일이다.
이남 세 계열을 다 더하면 백여든하나다. 셋이 뭉치면 과반이 된다. 다만 셋은 통일 전부터 뭉친 적이 없다.
가장 큰 계열이 여든다섯이고 그다음이 예순셋이다. 둘을 더하면 백마흔여덟이다.
백마흔여덟은 백오십일이 아니다.
백여덟은 여든다섯과 붙어도 과반이고 예순셋과 붙어도 과반이다.
이남 세 계열 가운데 어느 둘이 붙어도 과반이 되지 않는데, 백여덟은 어느 하나와 붙어도 과반이 된다.
셈이 그렇게 되어 있다. 그렇게 되도록 만든 것은 제25장의 별표 두 장이다.
이 셈을 그해 유월에 종이에 적어 본 사람이 여럿 있었다. 적어 본 사람들이 한자리에 앉은 적은 없다.
셈 자체는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셈이 가리키는 것을 소리 내어 말하는 일이었다.
넷 — 발견하지 못함
보고서 제41항은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적는다.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없었다는 것과 다르다. 위원단은 그 차이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제88항을 붙였다.
붙였는데도 이 보고서는 그 뒤 삼십 년 동안 결과를 정당화하는 문서로 인용된다. 인용한 사람들은 제41항만 인용했다.
감시반은 일곱 개 도에 있었다. 나머지 두 도에는 없었다. 두 도는 국경지대에 걸쳐 있고, 국경수호법 제5조의 이동 허가가 외국인 감시반에게는 나오지 않았다.
보고서는 그것을 제3항에 적었다. 제3항을 인용한 문서는 뒤에 나오지 않는다.
UNCURK 감시반 제4반 야전 기록, 1954년 5월
— 투표소 열한 곳을 돌았다. 절차에 어긋난 것을 보지 못했다.
— 봉인은 봉인이고 함은 함이고 표는 표다. 볼 것이 그것뿐이다.
— 명부는 우리가 오기 전에 다 만들어져 있었다.
— 명부에 없는 사람이 몇인지는 명부를 보아서는 알 수 없다.
— 없는 것을 세는 방법을 위원단은 받지 않았다.

제42항이 그 말을 한 항으로 줄인 것이다.
명부 작성 단계는 열넉 달이었고 감시는 사흘이었다. 위원단은 사흘을 보았고 그 사흘에 대해 보증했다.
부정이 있었다면 다시 하면 된다.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 이 나라는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고 있었다.
보고서는 6월에 유엔 총회로 갔다. 총회는 그것을 접수했다.
접수는 판단이 아니다. 접수는 문서가 도착했다는 기록이다.
같은 달 서울에서는 그 백여덟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문서 세 종이 따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세 문서는 서로 다른 부처에서 나왔고 서로를 보지 못했다.
세 문서를 한 책상 위에 함께 올린 사람이 그다음 달에 나타난다.
『조사과장 수기』 — 내무부 지방국 조사과장 재직 기록
자필 노트 3책 중 제2책, 유족 기증, 1979년 공개
— 나는 1954년 유월에 문서 세 종을 한 책상에 올려 두고 넉 주를 보았다.
— 셋 다 같은 것을 설명하고 있었고 셋 다 서로를 몰랐다.
— 나는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위에 올렸다. 고른 이유는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적어 두었기 때문이다.
— 스물다섯 해가 지났다. 지금 나는 내가 고른 것이 셋 중에 가장 틀린 것이었다고 여긴다.
다만 그때 다른 것을 고를 수 있었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세 종의 문서가 한 책상에 놓인 것은 그해 유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하나 — 세 장
문서는 세 부처에서 각각 나왔다. 서로 보내 준 것이 아니라 연락회의에 각자 들고 온 것이다.
| 낸 곳 | 표제 | 매수 |
|---|---|---|
| 내무부 치안국 | 이북 당선자 신원 검토 | 31 |
| 내무부 지방국 조사과 | 이북 지역 선거 결과에 관한 조사 | 47 |
| 공보처 조사국 | 이북 지역 주민 인식 실태 | 19 |
같은 부의 두 국이 서로 다른 문서를 냈다.
두 국은 같은 건물에 있고 층이 다르다. 두 문서의 작성 기간이 겹치는데 인용이 하나도 없다.
셋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조사과장이다.
모으려고 모은 것이 아니라 연락회의 소집 문서를 그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건에 붙일 자료를 각 부처에 요구했고, 요구한 대로 세 종이 왔다.
세 종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받아 보고 알았다. 안건은 하나로 잡혀 있었다.
세 문서의 결론을 한 줄씩 옮긴다.
첫째는 그들이 다섯 해를 겪어서 저쪽 사람이 되었다고 적었다.
둘째는 그들이 다섯 해를 겪어서 모이고 정하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적었다.
셋째는 그들이 우리를 몰라서 그랬다고 적었다.
세 결론은 같은 사실 하나를 설명한다. 백여덟이라는 수다.
나란히 놓으면 셋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보인다. 나란히 놓기 전까지 셋은 각자 옳았다.
둘 — 네 칸
세 문서를 네 칸으로 나누어 나란히 놓는다. 전제, 예측, 처방, 그리고 틀렸다는 것을 어떻게 보이는가다.
| 첫째 | 둘째 | 셋째 | |
|---|---|---|---|
| 전제 | 다섯 해가 사람을 바꾼다 | 다섯 해가 습관을 만든다 | 다섯 해가 우리를 가렸다 |
| 예측 | 다음에도 같은 표가 나온다 | 조직이 있는 쪽이 이긴다 | 알리면 표가 옮겨 온다 |
| 처방 | 자격을 다시 본다 | 없음 | 알린다 |
| 검증 | 없음 | 있음 | 처방과 같음 |
넷째 줄만 본다.
첫째 문서의 검증란은 비어 있다. 사람의 속을 재는 방법이 그때 없었고 지금도 없다.
셋째 문서의 검증은 처방과 같은 것이다. 알렸는데 표가 옮겨 오지 않으면 덜 알린 것이 되고, 옮겨 오면 알린 덕이 된다. 어느 쪽으로 가도 문서는 살아남는다.
둘째 문서에만 다른 것이 적혀 있다.
둘째 문서 제38쪽에 검증 방법이 셋 있다.
하나. 이남에서 조합과 청년단 조직이 두터운 군을 골라 이북의 같은 규모 군과 후보 이력을 견준다.
둘. 이북 후보 가운데 조직 이력이 없는 사람의 득표를 따로 뽑아 본다.
셋. 다음 선거에서 조직 이력자의 비율이 줄어드는지 본다.
셋 다 셀 수 있는 것이다. 셋 다 오 년 안에 답이 나온다.
둘째 문서를 쓴 사람의 이름은 남지 않았다. 지방국 조사과 직원 셋이 나누어 썼다는 것만 회의 기록에 있다.
그 셋 가운데 하나가 1945년 이전에 함경도에서 교원을 했다. 문서에 그 사실이 적혀 있지는 않다. 조사과장이 수기에 적어 두었다.
틀렸다는 것을 보여 줄 방법이 적힌 문서는 하나뿐이었다. 채택된 것은 그 하나가 아니었다.
셋 — 채택
연락회의는 유월 하순에 반나절 걸렸다.
첫째 문서는 회의 초반에 내려갔다. 처방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격을 다시 보려면 이미 당선된 백여덟 명의 자격을 다시 보아야 하고, 그것은 국회를 상대로 하는 일이다.
셋 가운데 가장 강한 처방이 가장 먼저 내려갔다.
둘째 문서는 오래 걸렸다. 반박한 사람이 없었고 동의한 사람도 없었다.
문제는 처방란이었다. 습관이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습관을 없애는 부처는 없다.
처방이 없는 문서는 예산이 붙지 않는다. 예산이 붙지 않는 문서는 다음 회의에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
검증 방법이 적힌 유일한 문서에는 처방이 없었다. 처방이 없으면 예산이 붙지 않는다. 채택되는 것은 처방이 가장 가벼운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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