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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제51장 세는 사람

· 57화 중 30화 · 3,399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병무청 「연도별 징집 인원 및 복무 기간」

통계과 편, 1979년 12월 · 전 4쪽

— 이 표는 단기 4285년(1952)부터 스물여덟 해를 한 쪽에 담는다.

— 왼쪽 칸은 해, 가운데 칸은 그해에 입영한 사람의 수, 오른쪽 칸은 복무 기간이다.

— 복무 기간은 국경수호법 제3조에 따라 국회가 매년 정하는 상비 병력 규모에서 역산한다.

표 아래에 「본 표는 대외 배포하지 아니한다」가 인쇄되어 있다.
국경 30화 제51장 세는 사람 — 헤더컷

이 표에는 앞줄보다 작은 줄이 없다.

하나 — 스물여덟 줄

제3조는 두 문장이다.

국경지대에 상비 병력을 둔다. 병력 규모는 매년 국회가 정한다.

뒤 문장을 넣은 것은 통제 장치였다. 매년 정하게 하면 매년 줄일 수도 있다.

스물여덟 해 동안 스물여덟 번 정했다.

그 가운데 스물네 번은 예산안에 붙은 부대 의결이다. 별도 안건으로 올라온 해는 넷이다.

그 네 해에는 감축안이 함께 제출되었다. 네 번 다 부결되었다. 표차는 회의록에 남아 있고 이 표에는 남지 않는다.


정수와 복무 기간과 입영 인원은 셋이 아니라 둘이다.

정하는 자리어떻게 정해지는가
상비 병력 정수국회 · 제3조표결로 정한다
복무 기간국방부정수에서 역산한다
입영 인원없음위 둘이 정해지면 남는다

셋째 줄에 정하는 자리가 없는 것은 실수가 아니다. 정수를 복무 기간으로 나누면 해마다 채워야 할 사람의 수가 나온다.

정수가 줄지 않고 복무 기간이 그대로면 입영 인원은 인구를 따라간다. 인구가 늘면 늘고, 인구가 줄면 복무 기간이 늘어난다.

이 표의 가운데 칸은 정책이 아니라 나머지다.


표에서 다섯 해 간격으로 뽑으면 이렇게 된다.

입영복무 기간
1952142,00036
1957166,30036
1962189,70036
1967214,50036
1972246,80036
1977281,40036
1979296,20036

가운데 칸은 스물여덟 줄이고, 그 가운데 앞줄보다 작은 줄이 하나도 없다.

오른쪽 칸은 스물여덟 줄이 같은 수다.

오른쪽 칸이 고쳐 적힌 적이 없는 것은 고칠 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고치자는 표결이 통과된 적이 없어서다.

둘 — 서식 밖

병무청 서식 제3호는 칸이 셋이다. 해와 입영과 복무 기간이다.

통계과 주사의 대장에는 넷이다.

넷째 칸의 표제는 「당해 연도 만 이십 세 남자」다. 이 표제는 병무청 어느 서식에도 없다.

그는 1950년 겨울에 임시 서기로 들어와 그해부터 이 수를 적었다. 1979년이 서른 해째다.


1979년 가을에 통계 서식이 개편되었다. 새 서식도 칸이 셋이다.

그는 새 서식을 쓰고, 대장 뒷장에 넷째 칸을 따로 적었다.

그해 십일월에 협의가 있었다.


병무청 통계과 사무 협의 기록, 1979년 11월

— 이 칸은 무엇이오.

— 그해에 스무 살이 된 남자의 수요.

— 그것은 우리 표에 쓰는 수가 아니오.

— 아오.

— 그러면 왜 적소.

— 가운데 칸만 있으면 그 수가 많은지 적은지 알 수 없소.

— 많은지 적은지는 우리가 판단할 일이 아니오.

— 판단하지 않소. 적어 둘 뿐이오.


협의 기록은 여덟 줄이다. 지시는 그 뒤로 문서가 되어 내려오지 않았다.

그가 서른 해 동안 한 일은 세는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있게 두는 것이었다.


대장은 스물여덟 장이다. 넷째 칸은 스물여덟 장 전부에 있다.

그 칸이 있으면 가운데 칸을 나눌 수 있다. 그해에 스무 살이 된 남자 가운데 몇이 입영했는지가 나온다.

그 몫에 복무 기간을 곱하면 한 세대가 군복으로 산 달이 나온다.

이 계산을 한 문서는 1979년까지 없다. 나눌 수 있다는 것과 나눈다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는 1980년에도 넷째 칸을 적었다. 서식은 그해에 다시 개편되지 않았다.

대장은 통계과 서고 셋째 칸에 있다. 표제는 「통계과 보존 대장」이고, 그 아래에 시작한 해가 적혀 있다.

적어 둔 사람의 이름은 표제에 없다.


『삼십육 개월 — 국경수비대 복무자 수기 모음집』 편자 서문

국경수비대 전우회 편, 1994년 · 수록 수기 백사십 편

— 이 책에 실린 백사십 편은 모두 국경지대에서 복무한 사람의 것이다.

— 투고는 삼백열두 편이 들어왔다. 실은 것은 국경 복무 기록이 확인된 것만이다.

— 확인하지 못한 백일흔두 편 가운데 상당수는 후방 복무자의 것이었다.

그들의 복무 기간도 삼십육 개월이다.

복무 기간은 두 사람이 같다. 같은 것은 거기까지다.

하나 — 상자

배치는 입영 사흘째에 정해진다.

연병장에 상자를 하나 놓는다. 중대 단위로 앞에 나가 쪽지를 뽑는다. 쪽지에는 두 글자 가운데 하나가 적혀 있다.

국경, 또는 후방.


국경 30화 제51장 세는 사람 — 전환컷

쪽지는 같은 종이에 같은 활자로 찍는다. 접는 방법도 하나로 정해져 있다. 두 글자짜리와 두 글자짜리가 손에 같은 무게로 잡히게 하기 위함이다.

추첨은 공개로 한다. 뽑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이 같은 자리에 있다.

공개로 하는 이유는 서식에 적혀 있다. 배치에 청탁이 없었음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 조항은 1961년에 들어왔다. 그전에는 배치가 명부 순이었고, 명부 순은 청탁이 붙는다.

국경에서 삼십육 개월을 살 것인가는 이 나라에서 사람이 정하지 않는 유일한 일이 되었다.


뽑힌 사람은 그날로 북행 열차의 인원표에 오른다.

뽑히지 않은 사람도 같은 날 인원표에 오른다. 열차의 방향이 다르다.

두 인원표는 같은 서식이고 같은 부서에서 만든다. 오른쪽 위의 목적지 칸만 다르다.

둘 — 조사(助詞)

전역한 뒤에 이 두 사람이 쓰는 말이 갈린다.

국경 복무자끼리는 「올라갔다」고 하고 「내려왔다」고 한다. 방향을 말하는 말이다.

후방 복무자는 「갔다 왔다」고 한다. 방향이 없는 말이다.


국경 복무자가 후방 복무자를 두고 하는 말에는 글자가 하나 더 붙는다.

군대만 갔다 왔다.

「만」은 조사다. 학교에서는 조사에 뜻이 없다고 가르친다.


전우회가 1993년에 회원 사백 명에게 물어 정리한 낱말표가 이 책 뒤에 붙어 있다.

말하는 쪽자기 복무상대 복무
국경 복무자올라갔다 왔다군대만 갔다 왔다
후방 복무자갔다 왔다국경 갔다 왔다

오른쪽 위 칸에만 조사가 붙는다. 나머지 셋은 자리를 붙이거나 아무것도 붙이지 않는다.

자리를 붙이는 말은 어디 있었는지를 말한다. 조사를 붙이는 말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말한다.


『삼십육 개월』 수기 제41편, 1974년 입영

— 제대하고 넉 달 뒤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 그 친구도 삼십육 개월을 살았다. 대구에서 살았다.

— 나는 어디 있었느냐고 물었고 그는 대구라고 답했다.

— 그 뒤로 나는 그에게 군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말이 없었다.


『삼십육 개월』 수기 제98편, 1971년 입영

— 나온 뒤에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고생했다는 말이다.

—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대개 후방에 있던 사람이다.

— 고생했다는 말은 자기가 하지 않은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삼십육 개월이 두 개라는 것을 알았다.

— 어느 쪽이 더 긴지는 세어 본 적이 없다.


두 수기가 말하는 것은 같다. 삼십육 개월을 같이 산 사람이 서로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추첨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쪽지에는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

가린 것은 상자가 아니라 그 뒤에 생긴 말이다.


이 책이 1994년에 나온 것은 전우회가 그해에 처음 생겼기 때문이다.

후방 복무자의 모임은 없다. 만들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모일 이름이 없어서다.


편자 서문은 열한 줄이다. 마지막 줄은 이렇다.

편자는 1969년에 입영하여 경상북도에서 삼십육 개월을 복무하였다.

그 한 줄에는 아무 설명도 붙지 않았다. 서문의 다른 열 줄은 이 책을 왜 만들었는지를 적는다.

마지막 줄만 편자 자신을 적는다. 백사십 편 가운데 그의 것은 없다.


국경수호법 위반 사건 판결

지방법원 강계지원 형사단독, 1980년 4월 · 판결문 2쪽

— 주문. 피고인을 벌금 오만 원에 처한다.

— 범죄사실. 피고인은 1953년 이 관내에서 출생하여 오늘까지 같은 리(里)에 거주하였다. 그 거주에 관하여 허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

— 이유 제1항. 제5조는 거주와 이전을 허가 사항으로 정한다. 거주에는 시작이 있고, 출생은 거주의 시작이다.

— 이유 제2항. 제5조는 출생을 예외로 하지 아니한다.

— 이유 제3항. 피고인이 스물일곱 해 동안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아니한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 항소는 없었다.

1980년 4월, 이 나라는 태어난 자리에 사는 일에 값을 붙였다.


기소는 조사에서 나왔다.

전해 가을에 국경지대의 범위를 다시 정하면서 주민 대장을 새로 만들었다. 새 대장에는 허가 번호를 적는 칸이 있다.

옛 대장에는 그 칸이 없었다.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나가고 들어오는 사람만 적으면 되는 대장이었다.

드러난 것이 아니다. 적을 칸이 생긴 것이다.

스물일곱 해 동안 아무 일도 없던 거주가 벌금 오만 원이 되었다. 드러난 것이 아니라, 적을 칸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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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전 57화

제1부 부재(不在)

1서장2제2장 별장(別莊)3제4장 중지(中止)4제6장 오지 않았다

제2부 도하(渡河)

5제8장 수풍(水豐)6제9장 이천구백만7제10장 천사백(千四百)8제12장 저편

제3부 초안(草案)

9제14장 조사국(調査局)10제16장 제이조(第二條)11제17장 삼분의 일12제19장 배치(配置)13제21장 통과(通過)

제4부 표(票)

14제23장 명부(名簿)15제25장 백사십칠 석16제26장 개표(開票)17제27장 해석(解釋)18제29장 회의록(會議錄)

제5부 배치(配置)

19제31장 원조(援助)20제33장 육조(六條)21제35장 남(南)22제37장 항구(港口)

제6부 역전(逆轉)

23제39장 격차(隔差)24제40장 이주(移住)25제42장 신의주(新義州)26제44장 명부(名簿) 둘27제46장 서울28제48장 특수(特需)29제50장 역전(逆轉)

제7부 상비(常備)

30제51장 세는 사람31제53장 판결문(判決文)32제56장 훈련(訓鍊)33제58장 감축안(減縮案)34제60장 허가증(許可證)

제8부 문(門)

35제62장 문(門)36제64장 남은 것37제66장 팔차(八次)38제68장 닫혔다

제9부 재사정(再査定)

39제70장 구차(九次)40제72장 십차(十次)41제74장 아무도 세지 않았다

제10부 세대(世代)

42제76장 열여덟43제77장 북(北)44제79장 이름45제81장 흥남의 손자46제83장 열두 번째47제84장 지도(地圖)

제11부 격리(隔離)

48제86장 격리(隔離)49제88장 범위(範圍)

제12부 계산(計算)

50제90장 육조의 값51제92장 한 번도52제94장 스물여섯 달53제95장 세다

제13부 국경(國境)

54제96장 유고(遺稿)55제97장 열다섯 번56제98장 이름이 없는 사람57제99장 저편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