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제9부 재사정(再査定)
41화제74장 아무도 세지 않았다
하나 — 권
제3권부터 누계란이 없다. 1979년 서식 개정 때 빠졌다.

빠진 이유는 개정 사유서에 있다. 누계는 상급 부대에서 관리하므로 예하 명부에는 그해의 수만 적는다.
상급 부대에서 관리한 문서는 확인되지 아니한다.
칸 하나가 서식에서 빠지는 데는 한 줄이 들었고, 그 한 줄이 스물여섯 해를 지웠다.
제4권은 육군본부 서식이다. 1990년 부대 개편으로 소관이 옮겨 갔다.
육군본부 서식의 표제는 「작전 지역 전사자」다. 「국경지대」가 아니다.
두 낱말이 가리키는 땅은 겹치지만 같지 않다. 제2조의 국경지대는 1979년에 「필요한 범위」가 되었고, 작전 지역은 그때그때 명령으로 정해진다.
같은 사람을 두 서식이 다르게 담는 것이 아니다. 두 서식이 담는 사람의 집합이 다르다.
제5권의 오른쪽 칸에는 전산이라고 적혀 있다. 1999년부터 명부는 종이와 전산 대장으로 함께 관리된다.
두 벌이 있으면 대조할 수 있다. 대조한 기록은 2003년의 한 번이고 그때 서른한 줄이 어긋났다.
전산 대장은 1999년 이전을 담지 않는다. 앞의 네 권을 넣으려면 입력을 해야 하고, 그 예산이 편성된 해는 아직 없다.
다섯 권 전부에 없는 사람이 있다.
군번이 없으면 명부의 줄이 되지 않는다. 제1권 첫 쪽부터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둘 — 해당 통계 없음
2005년 9월,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한 사람이 자료 제출 요구서를 냈다.
요구 항목은 한 줄이다. 1950년 이후 국경지대 전사자 총수.
요구서를 낸 계기는 그해 여름의 민원이다. 한 유족이 기록의 소재를 물었고 답한 부대가 세 곳이었다. 세 곳의 답이 서로 달랐다.
국방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회신, 2005년 9월
— 요구 항목. 1950년 이후 국경지대 전사자 총수.
— 회신. 해당 통계 없음.
— 사유. 명부는 권별로 관리되며 권마다 소관 부대와 서식이 다르다.
— 참고. 권별 명부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열람할 수 있다.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은 세어도 된다는 뜻이다.
세지 않은 것은 셀 수 없어서가 아니다. 다섯 권을 합하려면 무엇을 같은 것으로 볼지를 먼저 정해야 하고, 정하는 것은 세는 일이 아니라 판단하는 일이다.
판단하라고 지시한 문서가 쉰다섯 해 동안 없었다.
없는 것은 자료가 아니라 합치라는 지시다.
합치면 수가 하나 생긴다.
수가 하나 생기면 그 수를 적을 칸이 필요해진다. 표준 서식 제1호에 그 칸은 없다.
칸이 없는 수는 어느 보고서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어느 보고서에도 없는 수는 재사정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세지 않은 것은 아직 값이 아니다.
그 의원은 그해 11월에 같은 요구서를 한 번 더 냈다.
항목이 같았고 회신도 같았다. 세 번째 요구서는 없다.
두 장은 국방위원회 편철에 나란히 붙어 있다. 사이에 다른 문서는 없다.
국경 세대에 관한 인구사회학적 조사
통계청 사회통계국 · 2005년 11월 · 전 216쪽 · 표본 8,000가구
— 이 표제로 이루어진 첫 조사다. 같은 문항의 앞선 조사가 없어 비교 시점을 두지 못하였다.
— 제1장에 용어의 정의를 둔다. 「국경 세대」의 범위는 제1장 제3항이 정한다.
— 요약문의 수치는 전부 제1장 제3항의 정의에 따라 집계한 값이다.
조사표 원본은 부록에 붙이지 아니한다.
국경은 이제 겪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 이미 거기 있는 것이다.
하나 — 아흔넷
요약문의 첫 줄은 한 문장이다. 국경 세대는 전체 인구의 아흔네 퍼센트다.
정의는 제1장 제3항에 있고 세 줄이다.
통계청 「국경 세대에 관한 인구사회학적 조사」 제1장 제3항
— 국경 세대라 함은 국경수호법 시행 이후에 출생한 자를 말한다.
— 시행 당시 만 십팔 세에 이르지 아니한 자를 이에 포함한다.
— 포함의 근거는 본조 제4항에 적는다.
둘째 줄이 정의를 늘린다. 늘어난 만큼 수가 커진다.
법이 시행된 것은 1952년 3월이다. 그때 열여덟이 되지 않은 사람은 1934년 3월 이후에 태어난 사람이다.
| 출생 시기 | 2005년 나이 | 구성비 |
|---|---|---|
| 1934년 2월 이전 | 만 71세 이상 | 6 |
| 1934년 3월~1952년 2월 | 만 53~70세 | 16 |
| 1952년 3월 이후 | 만 53세 미만 | 78 |
세 줄을 더하면 백이다.

법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셋째 줄뿐이다. 일흔여덟이다.
요약문의 아흔넷은 둘째 줄과 셋째 줄을 더한 값이다.
제4항이 더한 이유를 적는다. 시행 당시 미성년이었던 자는 이 법 이전의 국경을 스스로 겪었다고 보기 어렵다.
표제는 「이후에 태어난」이고 정의는 「이전을 겪지 아니한」이다. 둘 사이에 열여섯이 있다.
제3항의 둘째 줄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니다.
조사 계획이 심의된 것은 2004년 9월이다. 그때 올라간 정의는 첫 줄뿐이었다.
통계청 사회통계 조사계획 심의 요록, 2004년 9월
— 문. 이 정의대로 집계하면 국경 세대가 몇이 되는가.
— 답. 일흔여덟이다.
— 문. 나머지 스물둘은 무엇인가.
— 답. 법 이전에 태어난 사람이다.
— 문. 그 스물둘 가운데 법 이전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인가.
— 답. 세어 본 일이 없다.
물음은 옳았다. 1952년에 다섯 살이던 사람이 그 이전의 국경을 기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는 심의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정해진 것은 첫 줄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것뿐이다.
둘째 줄은 그 뒤 실무에서 붙었다. 만 십팔 세는 그때 성년의 기준이었고, 다른 기준을 검토한 문서는 남아 있지 않다.
옳은 물음이 옳은 기준을 만들지는 않는다. 물음은 심의에 남았고 기준은 실무에 남았다.
둘 — 문항 열둘
제3장은 인지에 관한 열두 문항이다. 답은 안다와 모른다 둘뿐이고 중간이 없다.
열두 문항은 조사반이 만든 것이 아니다. 법제처에 조회해 받은 목록에서 그대로 옮겼다.
목록에는 조문마다 일반 국민이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이 한 줄씩 적혀 있었다. 일곱 조에서 열두 줄이 나왔다.
「모른다」로 답한 비율이 높은 순으로 넷을 옮긴다.
| 문항 | 「모른다」 |
|---|---|
| 제2조가 정한 국경지대의 범위 | 88 |
| 이 법의 제정 연도 | 81 |
| 오 년마다 재사정이 있다는 것 | 76 |
| 자기가 사는 곳이 국경지대인지 | 31 |
첫 줄이 가장 높은 것은 이상하지 않다. 제2조의 범위는 조문에 적혀 있지 않고 고시로 정한다. 조문을 읽어도 나오지 않는다.
둘째 줄은 연도다. 연도는 조문에 적혀 있고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열두 문항 가운데 열하나가 「모른다」 쪽에서 절반을 넘었다. 절반을 넘지 않은 하나가 이 표의 넷째 줄이다.
넷째 줄이 가장 낮고, 그래서 가장 오래 남는다. 셋 가운데 하나가 자기가 어디 사는지를 답하지 못했다.
제정 연도를 모르는 것은 지식의 문제다. 자기가 국경지대에 사는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조사반은 넷째 문항을 국경지대 응답자와 그 밖의 응답자로 갈라 다시 집계했다.
갈라도 값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경지대 안에서 답하지 못한 사람이 그 밖에서 답하지 못한 사람보다 조금 적었을 뿐이다.
조사반은 이 결과에 주석을 달지 않았다. 주석을 달 항목이 조사 설계에 없었다.
셋 — 조건
제4장은 개방형 문항 하나로만 되어 있다. 국경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응답 원문 가운데 예순두 건이 부록에 실렸다. 고르는 기준은 부록 첫 쪽에 있다. 길이가 두 줄을 넘지 아니할 것.
기준이 길이 하나뿐인 것은 내용으로 고르면 고른 사람의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넷을 옮긴다.
국경 세대에 관한 인구사회학적 조사 부록 제3호, 응답 원문 발췌
— 강이다. 겨울에 언다.
— 아버지가 거기서 십이 년을 근무했다. 나는 가 본 적이 없다.
— 세금이 거기로 간다고 들었다. 얼마인지는 모른다.
— 모르겠다. 물어본 사람이 처음이다.
넷째 응답이 이 조사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적는다.
이 법은 1952년에 만들어졌고 이 조사는 2005년에 이루어졌다. 그 사이가 쉰세 해다.
쉰세 해 동안 이 나라는 국경에 무엇을 썼는지를 해마다 계산했다. 국경이 이 나라 사람에게 무엇인지는 이번에 처음 물었다.
세는 항목이 있는 것은 해마다 세고, 항목이 없는 것은 오십 년 뒤에도 세지 않는다.
제4장의 마지막 문항은 조사표의 스무 번째 칸이다. 이 법이 없어지면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무응답이 마흔네 퍼센트다. 열두 문항짜리 제3장의 어떤 문항보다도 높다.
무응답의 사유를 적는 칸은 조사표에 없다. 없는 칸은 집계되지 않고, 집계되지 않은 것은 보고서에 실리지 않는다.
보고서 216쪽 가운데 그 마흔넷에 관한 서술은 한 줄이다. 「무응답 44.0퍼센트.」
『국경에서 가르친 서른두 해』
사가본 · 2019년 · 전 148쪽 · 발행 부수 300
— 나는 1987년부터 2018년까지 한 학교에 있었다.
— 이 책에 학생의 이름은 적지 아니한다. 적어도 되는지 물어볼 곳이 없다.
— 제5장은 서식 제3호에 관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서른두 해 가르쳤다.
잘 가르쳤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고친 것이 이 책을 쓴 이유다.
2006년 3월 둘째 주에 서식 제3호가 교실로 들어온다.
서른두 해 국경의 교단에 선 교사가 '잘 가르쳤다는 생각을 고친' 이유—서식 제3호가 교실로 들어온다.
남은 16화 · 약 58,303자 · 약 8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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