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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제16장 제이조(第二條)

· 57화 중 10화 · 3,537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두 개의 자

회신은 자를 둘 댔다.

국경 10화 제16장 제이조(第二條) — 헤더컷
기준무엇을 잰 것인가
화력국경 북안에 놓인 야포가 남으로 닿는 최대 거리22km
기동도보 부대가 하루에 걷는 거리의 절반16km
두 자를 이어 붙인 것38km

화력 쪽은 그해의 화기를 그대로 넣었다. 백오밀리 곡사포는 십일 킬로미터 남짓, 백오십오밀리 곡사포는 십오 킬로미터 안팎이고, 그보다 긴 포신을 가진 것이 이십이 킬로미터다. 회신은 가장 긴 것을 잡았다.

기동 쪽은 하루 행군에서 왔다. 도보 부대의 하루 행군은 삼십 킬로미터 남짓으로 잡는다. 회신은 그 절반을 썼다.

절반을 쓴 까닭은 본문에 적혀 있다. 하루가 아니라 반나절 안에 닿아야 그날 안에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값을 더하면 서른여덟이다. 조문에 적힌 것은 사십이다.

남은 두 킬로미터는 지도에서 왔다.


오만분의 일 도엽 한 장의 남북 폭은 이십 킬로미터 안팎이다. 서른여덟으로 선을 그으면 도엽 하나가 반쯤 걸린다.

반쯤 걸린 도엽은 행정에서 다루기 어렵다. 그 도엽에 걸친 면(面) 하나가 절반은 지대이고 절반은 지대가 아니게 된다.

그래서 도엽 두 장을 통째로 넣었다. 두 장이면 사십이다.

국경지대의 폭을 마지막에 정한 것은 화력도 기동도 아니고 지도 한 장의 크기다.


띠의 넓이를 계산한 것은 국방부가 아니다. 회신을 받은 법제조사국이 계산했다.

국경선은 천삼백삼십삼 킬로미터다. 여기에 사십을 곱하면 오만 삼천 제곱킬로미터가 넘는다.

강은 굽어 있고 굽이 안쪽에서는 띠가 겹친다. 겹친 것을 덜면 사만 안팎이 된다.

한반도의 넓이는 이십이만 제곱킬로미터 안팎이다. 사만은 그 오분의 일에 조금 못 미친다.

조문 한 줄이 국토의 오분의 일 가까이를 다른 규정 아래 두었다. 그 한 줄에 적힌 것은 숫자 하나다.

셋 — 사십

서정협은 이 회신을 받고 안심했다.


『서정협 유고』 제2장

— 나는 사십이라는 숫자에 근거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 근거가 있는 숫자는 다툴 수 있다. 다툴 수 있으면 고칠 수 있다.

— 근거가 없는 숫자는 다투지 못한다. 다툴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 그때 나는 이 조문에서 가장 안전한 것이 사십이라는 숫자라고 생각하였다.

— 나는 근거가 자란다는 것을 계산하지 아니하였다.


근거가 있는 숫자에는 성질이 하나 있다. 근거가 움직이면 숫자도 따라 움직인다.

사십은 이십이와 십육에서 나왔다. 이십이는 그해의 화기가 정한 값이고 십육은 사람의 다리가 정한 값이다.

다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화기는 늘어난다.


조문에는 사십 킬로미터라고만 적혔다.

이십이라고 적지 않았고, 「최대 사거리에 반나절 행군을 더한 거리」라고도 적지 않았고, 도엽 두 장이라고도 적지 않았다.

숫자만 옮겨졌기 때문에 뒤에 이 조문을 읽는 사람은 사십이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면 다투지 못한다.

그리고 사거리가 늘어난 해에 누군가가 이 계산을 다시 하면 같은 방법으로 다른 숫자가 나온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숫자가 나오는 조문은 고쳐지는 조문이 아니라 자라는 조문이다.


한 가지가 더 있다.

이 계산에는 남쪽만 있다. 북안에 놓인 포가 남으로 닿는 거리는 쟀고, 남안에 놓인 포가 북으로 닿는 거리는 재지 않았다.

재지 않은 까닭은 회신에 적혀 있지 않다.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조회는 국경지대의 폭을 물었고 국경지대는 처음부터 이남이었다.

지대가 한쪽에만 있으면 그 지대는 방어선이 아니라 경계선이 된다. 경계선의 안쪽에 사는 사람은 바깥쪽에 사는 사람과 다른 규정을 받는다.

그 차이가 무엇을 만드는지는 제5조가 맡는다.


회신 말미에는 부기가 한 줄 붙어 있다.

「본 수치는 현재의 화기를 전제한 것이다.」

이 한 줄은 조문에 옮겨지지 않았다. 조문에는 사십만 옮겨졌다.


단기 4284년도 세입세출 예산 및 국방 관계 세출 비율 추이

재무부 예산국 조제(調製) ·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배포본, 1951년 10월

— 총액은 지수로 적는다. 본예산 총 세출을 100으로 한다.

— 금액을 적지 아니한 것은 이 표가 해 사이의 비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경 항목은 제1차 추가경정에서 신설되었다. 그 앞의 칸은 비어 있다.

제4조는 못 쓰게 하려고 쓴 문장이다. 낱말 하나가 붙으면서 쓰라는 문장이 되었다.

하나 — 지수

표는 넉 줄이다.

예산총 세출 지수국방 관계 비율국방 관계 지수국경 항목
4284년 본예산10024.6%24.6없음
제1차 추가경정11829.1%34.3신설
제2차 추가경정13131.4%41.1증액
4285년 예산안14732.8%48.2증액

넷째 열은 둘째 열에 셋째 열을 곱한 것이다. 검산이 되는 표다.

셋째 열의 비율이 어디서 왔는지는 지난겨울의 문서에 있다. 국경선 전 연장을 상시로 지킨다는 전제가 서고, 그 전제에서 소요가 나오고, 소요가 예산 항목이 되었다.

국경 항목은 본예산에 없다. 본예산을 짤 때는 그 전제가 아직 문서가 아니었다.


국경 10화 제16장 제이조(第二條) — 전환컷

열 달 사이에 국방 관계 비율은 이십사 점 육에서 삼십이 점 팔로 갔다. 팔 점 이 포인트다.

그런데 총 세출 자체가 백에서 백사십칠이 되었다. 늘어난 것이 마흔일곱이다.

국방 관계 지수는 이십사 점 육에서 사십팔 점 이가 되었다. 늘어난 것이 이십삼 점 육이다.

늘어난 세출의 절반이 국경으로 갔다. 나머지 절반이 나머지 전부였다.


나머지 절반이 어떻게 갈렸는지는 이 표에 없다. 표는 국방 관계와 그 밖으로만 나뉘어 있다.

그 밖에는 문교와 사회와 재건과 치안과 행정과 채무가 함께 들어 있다. 여섯이 한 칸을 나누어 쓴다.

한 칸을 여섯이 나누어 쓰면 그 여섯은 서로 다투게 된다. 국방 관계와 다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툰다.

칸을 그렇게 나눈 것은 예산국이 아니다. 서식이 그렇게 인쇄되어 있었다.


비율만 보면 팔 점 이 포인트이고 지수로 보면 두 배다.

두 값이 다른 것은 분모가 함께 자랐기 때문이다. 분모가 자라는 동안에는 비율이 실제보다 완만하게 보인다.

예산국은 이 표를 배포하면서 지수 열을 넣었다. 넣지 않으면 위원회가 비율만 볼 것이기 때문이다.

넣은 뒤에도 위원회는 비율만 보았다. 논의된 것은 셋째 열이고 넷째 열은 회의록에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둘 — 못

서정협이 제4조를 쓴 것은 이 표를 보고 나서다.

그가 하려던 것은 못을 박는 일이었다. 예산은 해마다 바뀌지만 법률은 바뀌지 않는다. 숫자를 법률에 박아 두면 그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그가 고른 숫자는 삼분의 일이다. 백분율로 삼십삼 점 삼이다.

고른 까닭은 표에 있다. 4285년 예산안이 삼십이 점 팔이다. 이미 거기까지 와 있다.

조금 위에 못을 박으면 올해는 걸리지 않고 이듬해부터 걸린다. 걸리지 않는 못은 통과되고 걸리는 못은 통과되지 않는다.

초안 제4조는 이렇게 적혔다.

「국가 세출의 삼분의 일을 국경 방위에 배정한다.」


서술어도 그가 골랐다.

「배정할 수 있다」로 적으면 아무도 배정하지 않는다. 그는 사법부에서 그것을 보았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정한다」로 적었다. 의무로 적어야 지켜진다고 그는 생각했다.

의무로 적힌 문장에 「이상」이 붙으면 무엇이 되는지는 그때 계산하지 않았다. 반드시 삼분의 일을 넘겨야 한다는 문장이 된다.


『서정협 유고』 제3장

— 나는 상한을 넣고 싶었다. 상한은 예산으로 정해지지 아니하고 법률로만 정해진다.

— 그런데 상한이라고 적으면 통과되지 아니한다. 상한이라는 말에는 국방부가 반대한다.

— 그래서 상한이라고 적지 아니하고 액수를 적었다. 삼분의 일을 배정한다고 적었다.

— 액수를 못박으면 그 위는 없다. 나는 총독부에서 그렇게 배웠다.

— 액수를 못박으면 그 아래도 없다는 것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아니하였다.

셋 — 두 글자

1951년 10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축조 심의.

제4조에서 두 글자가 붙는다.


재정경제위원회 회의록 요록, 1951년 10월

— 삼분의 일을 배정한다고 적으면 삼분의 일만 쓰라는 뜻이 되오.

— 그렇소.

— 전쟁 중에 그런 법을 만들 수 있소.

— 없소.

— 그러면 「이상」을 붙이시오. 아래를 막자는 것이오. 위는 국회가 해마다 본다.

— 아래를 막으면 아래가 바닥이 되오.

— 바닥이 되는 것과 아무도 쓰지 아니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무섭소.

— (답변 기재 없음)


요록에 답이 없다. 답이 없었던 것인지 적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상」을 붙이자는 논리는 그 자리에서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전쟁 중이었고, 아래를 막지 않으면 아무도 안 쓴다는 말은 그해에 사실이었다.

수정된 조문은 이렇다.

「국가 세출의 삼분의 일 이상을 국경 방위에 배정한다.」

같은 숫자가 위를 막는 자리에서 아래를 받치는 자리로 옮겨 갔다. 옮긴 것은 두 글자다.


위원 하나가 이 대목에서 한 가지를 물었다. 위를 막는 문장은 어디에 두느냐는 것이다.

답은 예산이었다. 위는 해마다 국회가 예산으로 정하니 법률에 적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답에는 앞뒤가 있다. 아래를 법률에 적는 것도 같은 논리로 필요가 없다. 아래도 해마다 국회가 정하면 된다.

한쪽만 법률에 적고 다른 쪽은 예산에 맡기면, 법률에 적힌 쪽만 남는다. 예산은 해마다 새로 다투어야 하고 법률은 다투지 않아도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법률에 적힌 쪽만 남는다. 해마다 다투는 예산과 다투지 않는 법률 사이에서, 바닥이 된 삼분의 일은 올해는 걸리지 않고 이듬해부터 걸린다.

남은 47화 · 약 166,403자 · 약 3시간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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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전 57화

제1부 부재(不在)

1서장2제2장 별장(別莊)3제4장 중지(中止)4제6장 오지 않았다

제2부 도하(渡河)

5제8장 수풍(水豐)6제9장 이천구백만7제10장 천사백(千四百)8제12장 저편

제3부 초안(草案)

9제14장 조사국(調査局)10제16장 제이조(第二條)11제17장 삼분의 일12제19장 배치(配置)13제21장 통과(通過)

제4부 표(票)

14제23장 명부(名簿)15제25장 백사십칠 석16제26장 개표(開票)17제27장 해석(解釋)18제29장 회의록(會議錄)

제5부 배치(配置)

19제31장 원조(援助)20제33장 육조(六條)21제35장 남(南)22제37장 항구(港口)

제6부 역전(逆轉)

23제39장 격차(隔差)24제40장 이주(移住)25제42장 신의주(新義州)26제44장 명부(名簿) 둘27제46장 서울28제48장 특수(特需)29제50장 역전(逆轉)

제7부 상비(常備)

30제51장 세는 사람31제53장 판결문(判決文)32제56장 훈련(訓鍊)33제58장 감축안(減縮案)34제60장 허가증(許可證)

제8부 문(門)

35제62장 문(門)36제64장 남은 것37제66장 팔차(八次)38제68장 닫혔다

제9부 재사정(再査定)

39제70장 구차(九次)40제72장 십차(十次)41제74장 아무도 세지 않았다

제10부 세대(世代)

42제76장 열여덟43제77장 북(北)44제79장 이름45제81장 흥남의 손자46제83장 열두 번째47제84장 지도(地圖)

제11부 격리(隔離)

48제86장 격리(隔離)49제88장 범위(範圍)

제12부 계산(計算)

50제90장 육조의 값51제92장 한 번도52제94장 스물여섯 달53제95장 세다

제13부 국경(國境)

54제96장 유고(遺稿)55제97장 열다섯 번56제98장 이름이 없는 사람57제99장 저편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