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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제81장 흥남의 손자

· 57화 중 45화 · 3,412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둘 — 자리

비어 있는 제7장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백지에는 부인할 것이 없다.

국경 45화 제81장 흥남의 손자 — 헤더컷

명부를 만든 대목은 제3장의 마지막 네 쪽이다. 스물아홉 가운데 셋이 그 네 쪽에 있다.

책의 평균은 일곱 쪽에 하나다.

제10장과 제11장은 스물세 해를 서른두 쪽에 담았다. 그 서른두 쪽에 셋이 있다.

한 해에 한 쪽이 안 된다. 그 스물세 해 사이에 그의 자리가 바뀐 일은 없다.

셋 — 물음

한재호는 흥남화학 공정과에 있다. 2010년에 서른다섯이다.

그도 해마다 서류를 낸다. 국경지대 거주 허가 갱신이다. 그의 아버지도 흥남에서 났고 흥남에 있다.

세 사람이 같은 도에서 났고 세 사람이 같은 공장에 다녔다. 그동안 공장 정문 위의 이름은 여섯 번 바뀌었고 도의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갱신 서류는 넉 장이다. 석 장은 본인이 쓰고 한 장은 공장이 쓴다. 공장이 쓰는 한 장은 재직 증명이고, 거기에는 그가 어느 공정을 맡고 있는지를 적는다.

그 한 장이 없으면 갱신이 되지 않는다. 그가 흥남에 사는 자격은 그가 흥남에서 하는 일에 붙어 있다.

보론 제4절에 문답이 하나 있다.


『흥남에서 흥남까지』 2010년 재간본, 유족 보론 제4절

— 나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는 왜 그 말을 스물아홉 번 적었는가.

— 아버지가 답했다. 세어 본 일이 없다.

— 나는 스물아홉이라고 말했다.

— 아버지가 답했다. 그러면 스물아홉 번 다 사실이었을 것이다.

— 나는 물었다. 그것이 자랑인가 변명인가.

— 아버지가 답했다. 나는 자랑으로 읽었다.

— 나는 변명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 아버지가 답했다. 너는 그 자리에 앉아 본 일이 없다.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마지막 답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답이 겨눈 사람이 틀렸다.

한재호는 그 자리에 앉아 있다. 공정과의 일은 어느 밸브를 어느 쪽으로 여는가를 정하는 일이 아니다. 열라는 대로 열고 그것을 대장에 적는 일이다.

그는 할아버지의 문장을 읽을 수는 있고 쓸 수는 없다. 쓰면 같은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

넷 — 초판(初版)

사우회가 청한 것은 추모의 글이었다. 분량은 두 쪽으로 적혀 있었다.

받은 원고는 아홉 쪽이고 표가 둘 붙어 있었다.

사우회 회보에는 본문만 실렸다. 표 둘은 빠졌다. 회보의 판형이 표를 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편집자는 한 자도 고치지 않았다. 고치지 않은 이유가 편집 후기에 한 줄로 있다. 「고칠 근거를 찾지 못하였다.」

앞에 두려던 것을 뒤로 옮긴 이유는 적혀 있지 않다.

재간을 발의한 것은 사우회 총무다. 발의 사유는 회보에 두 줄이다. 「초판이 소진되었다. 문의가 있었다.」

문의한 사람은 셋이다. 셋 다 사우회 회원이 아니고, 그 가운데 하나는 국회도서관이다.

재간본은 이백 부다. 그 가운데 백열두 부가 사우회 창고에 그대로 있다. 열세 해 사이에 회원 명부가 짧아졌기 때문이다.

보론의 마지막 쪽에는 두 줄이 있다.


유족 보론 끝

— 나는 이 글을 다 쓰고도 그 말이 왜 변명으로 읽히는지 적지 못하였다.

— 적지 못한 채로 넘긴다.


편집자는 그 두 줄을 고치지 않았다.


국회사무처 공고 제2011-7호 「일반직 공개경쟁채용 시험 시행 계획」

국회사무처 인사과, 2011년 1월 · 제출 서류 5종

— 채용 예정 인원은 22명, 임용 예정 시기는 2011년 4월로 한다.

— 제출 서류는 응시원서, 자기소개서, 가족관계 및 병역 사항 확인서, 거주 이력 확인서, 신원 진술서로 한다.

— 거주 이력 확인서는 1963년 국무원 고시 제94호의 별지 서식을 그대로 쓴다.

제출 서류는 임용 뒤 인사기록에 편철하며 본인의 청구로 열람할 수 있다.

2011년 4월, 국회사무처는 스물두 명을 뽑았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서희원이다.

하나 — 해당 없음

서희원은 1984년에 서울에서 났다.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학교를 마쳤다. 국경지대에 산 일이 없고 가 본 일도 없다.

지원 서류는 다섯 장이다. 칸은 예순여덟이다.

서식본인이 쓰는 칸그가 비운 칸
응시원서18180
자기소개서440
가족관계 및 병역 사항 확인서1190
거주 이력 확인서998
신원 진술서26240
68648

넷째 줄만 비어 있다.

거주 이력 확인서의 첫 칸은 국경지대 거주 여부다. 여기에 「해당 없음」을 적으면 나머지 여덟 칸은 적지 않는다. 서식 아래 주의 사항에 그렇게 되어 있다.

여덟 칸의 표제는 지정 연도, 지정 근거 고시, 허가 번호, 최초 허가일, 갱신 횟수, 최종 갱신일, 이전 사유, 현 거주지 편입 여부다.

그가 이 서류에서 처음 쓴 낱말이 「해당 없음」이다.

이 서식은 적을 것이 있는 사람을 위하여 만들어졌다. 적을 것이 없는 사람은 여덟 칸을 비우고 넘어간다.


국경 45화 제81장 흥남의 손자 — 전환컷

서식이 정해진 것은 1963년이다. 그해에 국경지대의 범위가 사십 킬로미터에서 백 킬로미터가 되었다.

마흔여덟 해 동안 판형이 두 번 바뀌었다. 칸의 수와 순서는 바뀌지 않았다.

첫 칸에 거주 이력이 있다고 적으면 서류가 한 장 더 붙는다. 국경수비사령부의 확인서다.

확인에 걸리는 기간은 서식 아래에 스무 날로 적혀 있다. 접수 마감은 모두에게 같다.

그러므로 국경지대에 산 일이 있는 사람에게 이 공고의 접수 기간은 실제로 스무 날 짧다. 공고문에 그 말은 없다.

응시자 가운데 첫 칸에 「해당 없음」을 적은 사람이 몇인지는 공고에도 결과 공표에도 없다. 세는 항목이 아니다.

둘 — 면접

면접은 2011년 3월에 있었다. 요록은 문항과 답을 그대로 적고 판정은 적지 않는다.


국회사무처 일반직 채용 면접 요록, 2011년 3월 · 응시번호 제147호

— 문. 지원 동기를 말하라.

— 답. 기록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었다.

— 문. 국경지대에 가 본 일이 있는가.

— 답. 없다.

— 문. 이 물음이 왜 여기 있다고 보는가.

— 답. 모르겠다.

— 문. 다음으로 넘어간다.


셋째 문항은 표준 문항이 아니다. 면접관이 그 자리에서 붙인 것이고 요록에 그대로 남았다.

둘째 문항은 표준 문항 열둘 가운데 아홉째다. 1963년에 들어왔고 그 뒤로 빠진 적이 없다.

표준 문항 열둘은 1963년 인사과 내규로 정해졌다. 그 뒤 여덟이 바뀌었고 넷이 그대로 남았다. 남은 넷 가운데 하나가 아홉째다.

이 문항을 넣은 취지를 적은 문서는 남아 있지 않다. 인사과가 2004년에 한 번 찾았고 찾지 못했다.

물음은 마흔여덟 해 동안 남았고, 그 물음을 넣은 이유는 남지 않았다.


뽑힌 스물두 명 가운데 그 문항에 「없다」로 답한 사람이 열아홉이다.

이 값은 2027년에 자료집 편찬자가 요록을 세어 나온 것이다. 2011년에는 세지 않았다.

「있다」로 답한 셋 가운데 둘은 아버지의 근무를 따라간 것이고 하나는 태어난 곳이다.

셋 다 그 뒤 문항이 하나 더 붙었다. 언제 나왔는가를 물었다. 이 문항은 표준 문항에 없다.

셋 — 지원과

자기소개서의 넷째 칸은 공직 경력이 있는 직계 존속이다.

서희원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증조부가 법제처에 있었다고 답했다.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아버지도 몰랐다.

그가 그 칸에 적은 것은 열두 글자다. 「증조부 서정협, 법제처 근무.」

인사과는 그 칸을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는 절차가 서식에 없다.

집에서 증조부의 이름이 나온 것은 두 번이라고 그는 뒤에 적는다. 한 번은 제사 때고 한 번은 이 칸을 쓸 때다.


배치는 4월 11일이었다. 국경수호법 재사정 특별조사위원회 지원과다.

지원과는 넷이다. 사무관 하나, 주사 둘, 그해 들어온 사람 하나다.

가장 오래 있은 사람은 주사 하나다. 그는 1998년에 왔고 그가 겪은 재사정은 두 번이다.

위원회는 오 년에 한 번 열린다. 지원과의 일은 위원회가 열리는 해에 자료를 서식에 옮기는 것이고, 나머지 네 해는 자료를 모으는 것이다.

그는 재사정이라는 말을 그해에 처음 들었다. 사무처 안내서에 한 줄이 있다. 「국경수호법 제7조에 따른 존속 필요성 심사.」

안내서가 적은 것은 그 한 줄이 전부다. 무엇을 심사하는지는 안내서의 소관이 아니라고 주사가 말했다.

오 년에 한 번 여는 회의를 위하여 네 해를 모은다. 무엇을 모을지는 회의가 정한 적이 없다.


첫날 그가 받은 것은 열쇠 두 개다. 하나는 책상 서랍 것이고 하나는 복도 끝 캐비닛 것이다.

캐비닛에는 앞선 재사정 보고서가 들어 있다고 사무관이 말했다. 열한 권이다.

캐비닛 열쇠는 맞지 않았다. 사무관은 예비 열쇠가 어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열쇠를 서랍에 넣었다. 캐비닛은 이듬해 봄에 열렸다.


국경수호법 제12차 재사정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

국회 국경수호법 재사정 특별조사위원회, 2012년 3월 · 전 118쪽

— 본 보고서는 국회사무처 표준 서식 제1호에 따라 작성하였다.

— 본문 106쪽, 부록 자료 목록 12쪽이다.

— 제7장의 결론 문장은 제11차 보고서의 것을 그대로 쓴다. 고칠 사유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회신이 오지 아니한 항목은 회신문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는다.

서희원이 이 보고서에서 한 일은 자료를 옮기는 일이다. 옮기지 않고 적은 칸이 하나 있다.

서희원이 이 보고서에서 한 일은 자료를 옮기는 일이다. 단 하나, 옮기지 않고 적은 칸이 있다.

남은 12화 · 약 44,060자 · 약 6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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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전 57화

제1부 부재(不在)

1서장2제2장 별장(別莊)3제4장 중지(中止)4제6장 오지 않았다

제2부 도하(渡河)

5제8장 수풍(水豐)6제9장 이천구백만7제10장 천사백(千四百)8제12장 저편

제3부 초안(草案)

9제14장 조사국(調査局)10제16장 제이조(第二條)11제17장 삼분의 일12제19장 배치(配置)13제21장 통과(通過)

제4부 표(票)

14제23장 명부(名簿)15제25장 백사십칠 석16제26장 개표(開票)17제27장 해석(解釋)18제29장 회의록(會議錄)

제5부 배치(配置)

19제31장 원조(援助)20제33장 육조(六條)21제35장 남(南)22제37장 항구(港口)

제6부 역전(逆轉)

23제39장 격차(隔差)24제40장 이주(移住)25제42장 신의주(新義州)26제44장 명부(名簿) 둘27제46장 서울28제48장 특수(特需)29제50장 역전(逆轉)

제7부 상비(常備)

30제51장 세는 사람31제53장 판결문(判決文)32제56장 훈련(訓鍊)33제58장 감축안(減縮案)34제60장 허가증(許可證)

제8부 문(門)

35제62장 문(門)36제64장 남은 것37제66장 팔차(八次)38제68장 닫혔다

제9부 재사정(再査定)

39제70장 구차(九次)40제72장 십차(十次)41제74장 아무도 세지 않았다

제10부 세대(世代)

42제76장 열여덟43제77장 북(北)44제79장 이름45제81장 흥남의 손자46제83장 열두 번째47제84장 지도(地圖)

제11부 격리(隔離)

48제86장 격리(隔離)49제88장 범위(範圍)

제12부 계산(計算)

50제90장 육조의 값51제92장 한 번도52제94장 스물여섯 달53제95장 세다

제13부 국경(國境)

54제96장 유고(遺稿)55제97장 열다섯 번56제98장 이름이 없는 사람57제99장 저편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