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IONTOON

9화제12장 캔자스선

· 44화 중 9화 · 3,472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저녁에 콜린스 소령이 군단 정보처 천막에서 브리핑을 했다.

지도는 새것이었다. 캔자스선이 굵은 파란 선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쪽에 붉은 화살표가 셋 있었다. 화살표는 전부 남쪽을 향했고, 셋 다 시작점이 지도 밖이었다.

열두 개의 태양 9화 제12장 캔자스선 — 헤더컷

"지난주에 접촉이 줄었습니다." 콜린스가 말했다. "포로도 줄었고, 야간 이동 보고도 줄었고, 전선에서 올라오는 것이 전부 줄었습니다."

미군 참모 하나가 좋은 일 아니냐고 했다.

"좋은 일이면 좋겠는데, 저는 그렇게 안 봅니다." 콜린스가 지시봉으로 지도 밖을 짚었다. "적이 조용하면 그건 조용한 게 아닙니다. 그건 우리가 안 보고 있는 데로 갔다는 뜻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정보 요구 목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목록의 첫 항목은 전선의 적 부대 식별이었는데, 그것을 셋째로 내리고 첫째에 다른 것을 올렸다.

새 첫 항목은 후방이었다. 신의주와 만포진, 압록강을 건너오는 열차의 편수, 야간에 남하하는 차량의 등화, 새로 나타난 부대 번호.

"우리는 지금 눈앞을 보고 있는데," 그가 말했다. "숫자는 눈앞에서 안 생깁니다. 숫자는 강 건너에서 생겨서 걸어 내려옵니다."

브리핑이 끝나고 나는 통역록을 정서했다. 콜린스가 커피를 두 잔 들고 와서 하나를 내밀었다.

"설탕은요."

"안 넣습니다."

"압니다. 물어본 겁니다." 그는 자기 잔에 설탕을 두 숟갈 넣었다. "한 중위, 오늘 몇 마일 올라왔는지 압니까."

"열 마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열 마일." 그가 잔을 들었다. "석 달 전에 우리가 어디 있었는지 생각하면 열 마일이 아니라 백 마일입니다. 그런데 나는 이게 왜 이렇게 쉬웠는지가 계속 걸립니다."

나는 그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밤에 박노석이 지프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중위님도 이북이십니까."

"어떻게 알았나."

"아까 낮에 그 팻말 앞에서 말입니다." 그는 담뱃재를 털었다. "안 내리시는 걸 보고 알았습네다. 남쪽 사람들은 다 내려서 봅네다."

억양이 그제야 들렸다. 함경도였다.

"자네는 어딘가."

"함흥입네다. 흥남 부두에서 배 탔습니다. 오십년 십이월에."

"가족은."

"어머이하고 누이동생 둘은 같이 탔고, 아버지는 못 탔습니다." 그는 잠깐 말을 끊었다가 이었다. "중위님은요."

"평북 정주."

"정주면… 신의주 쪽 아닙니까."

"아래쪽이다."

"기럼 여기서 한참 멉니다."

"멀지."

"한참 멀어도 여기서부터는 길이 하나로 갑니다." 그는 담배를 손가락으로 비벼 껐다. "흥남도 그렇고 신의주도 그렇고, 우에로 우에로 가다 보면 결국 한 길입네다. 저는 지도를 못 보는데 그건 압니다."

"자네 어머님은 지금 어디 계신가."

"거제도에 계십니다. 편지가 한 달에 한 번 옵니다. 누이가 대신 씁니다."

"글을 아는 누이가 있으면 좋겠구먼."

"좋습니다." 그는 잠깐 웃었다가 웃음을 거뒀다. "중위님은 편지 안 하십니까."

"부칠 데가 없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나도 더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잠시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었고, 어디선가 조명탄이 하나 올라갔다가 능선 뒤로 떨어졌다.


이튿날 아침, 부대 이동 전에 나는 진지 뒤쪽 능선에 올라갔다.

날이 맑아서 멀리까지 보였다. 능선이 몇 겹인지 세어보려다 넷째 겹에서 그만두었다. 그 뒤로도 능선은 계속 있었고, 색이 옅어지다가 하늘과 붙었다.

산에는 아직 잎이 없었다. 나무가 없는 자리는 포격 자국인지 사람이 벤 자리인지 여기서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능선 하나에 흰 것이 길게 나 있었는데 눈인 줄 알았다가 아니었다. 진지를 파느라 뒤집어놓은 흙이었다.

바람이 북쪽에서 왔다. 사월인데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었다.

아래에서 박노석이 엔진을 걸었다. 나는 한 번 더 보고, 돌아서서, 흙을 털고, 지프에 올랐다.


1951년 4월 8일 ~ 12일 · 도쿄 다이이치생명빌딩 6층, 미국대사관 관저

해자의 물은 사월이 되어도 색이 바뀌지 않았다.

육 층 창에서 내려다보면 검은 띠가 궁성을 둘러싸고 있고, 그 위로 소나무가 굽어 있고, 소나무 뒤가 흐렸다. 맥아더는 하루에 여러 번 그 창 앞에 섰다. 그가 창 앞에 서면 방 안의 사람들은 말을 멈췄다.

책상 위에 사월 오일자 합참 명령서가 놓여 있었다. 전문으로 왔고, 암호를 풀어 타자로 옮긴 것이었다. 두 문장이었다.

"참모부장." 그가 불렀다.

열두 개의 태양 9화 제12장 캔자스선 — 전환컷

"예, 각하."

"이 문장에서 '대규모'는 누가 판정하는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명시하지 않기로 했다는 뜻이지." 맥아더는 파이프를 물지 않은 채 손에 들고 있었다. 필리핀 육사에서 만들어준 옥수숫대 파이프였다. "워싱턴은 문장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이야. 비워둔 자리는 실수가 아니라 자리야."

"그렇게 보십니까."

"장군은 그렇게 보네."

그는 자기를 그렇게 불렀다. 방 안의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방은 넓고 가구가 적었다. 책상 하나, 지도 걸이 하나, 소파 둘. 벽에 걸린 것은 필리핀 지도였고 한반도 지도가 아니었다. 문패에는 세 개의 직함이 세 줄로 찍혀 있었다 — 연합군최고사령관, 극동군총사령관, 유엔군사령관. 같은 사람이 세 개의 서로 다른 권위를 갖고 하루를 보내면, 어느 권위로 말하고 있는지를 상대가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육 층에서는 그것이 오래된 관습이었다.

정모는 옷걸이에 걸려 있었다. 챙의 금줄이 닳아 실이 비쳤고, 계급장은 붙어 있지 않았다.


사월 팔일과 구일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것이 오히려 방 안의 공기를 바꿔놓았다. 삼월 이십사일에 워싱턴에서 온 전문 한 통 이후로 극동군총사령부에는 얇은 것이 하나 깔려 있었다. 그 전문은 작년 십이월 육일의 지시를 상기시킨다는 문장으로 시작했고, 그것은 대통령의 서명으로 오는 종류의 문장이었다.

사령부 사람들은 그 뒤로 워싱턴발 전문을 세는 버릇이 생겼다. 하루 평균이 얼마이고 오늘이 얼마인가.

팔일에는 평소의 절반이었다. 구일에는 평소보다 조금 많았는데, 많은 쪽이 전부 보급과 인사에 관한 것이었다.

시드니 허프 대령은 전문함 옆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십오 년 넘게 이 사람의 부관이었고, 어떤 종류의 소식은 정규 경로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필리핀에서 배운 것이었다.

십일 오전에 그는 사무실 구석의 라디오를 켰다.

민간 방송이었다. 도쿄에서 미군을 상대로 내보내는 것이었고, 음악과 야구와 본국 뉴스가 섞여 나왔다. 그는 소리를 아주 작게 해놓았다.

그날 오후에 군사우편 행낭이 들어왔다.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열흘 만에 온 것이었다. 사령부 우편계 하사가 행낭을 풀어 부서별로 나누는 데 두 시간이 걸렸다.

전문은 몇 시간이면 오고 편지는 열흘이 걸린다. 그 차이는 이 건물에서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종류의 사실이었다. 급한 것은 전선을 타고 오고, 급하지 않은 것은 배와 화물기를 타고 온다. 어느 쪽이 급한 것인지는 부치는 사람이 정한다.

허프는 사령관 앞으로 온 사신 세 통을 책상에 올려놓았다. 하나는 밀워키의 옛 부하가 보낸 것이고, 하나는 잡지사의 원고 청탁이고, 하나는 필리핀에서 온 것이었다. 맥아더는 그중 필리핀 것만 뜯었다.


사월 십일일 오후 세 시 삼십분.

허프는 라디오 앞에 서 있었다. 앉아 있지 않고 서 있었다. 그것은 그가 무언가를 기다릴 때 취하는 자세였고, 십오 년 동안 몇 번 있었다.

세 시 삼십분에 본국 뉴스가 시작되었다. 상원의 세출 심의. 오하이오의 철도 파업. 유럽 주둔군 규모를 둘러싼 논쟁. 사이사이에 광고가 들어갔다.

세 시 삼십삼분에 극동 소식이 나왔다. 전선의 유엔군이 삼십팔도선 북방에서 새 진지를 구축했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세 시 삼십오분에 음악이 나왔다.

허프는 오 분을 더 서 있었다. 그동안 손을 뒤로 모으고 있었고, 한 번 시계를 봤고, 한 번 문 쪽을 봤다. 문은 닫혀 있었다.

세 시 사십분에 그는 라디오의 볼륨을 조금 더 낮추었다. 끄지는 않았다.

그리고 관저에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날 저녁 관저 식탁에서 부인이 물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무 일도 없었소."

"사흘째 그 말씀이시네요."

"사흘째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맥아더는 수프를 한 숟갈 뜨고 내려놓았다. "진, 워싱턴은 하려던 일이 있으면 사흘 안에 하오. 사흘이 지나면 그건 하지 않기로 한 것이오."

"그럼 다행이지요."

"다행이 아니라 확인이오."

그는 그렇게 말하고 파이프를 물었다. 불은 붙이지 않았다.

그가 아는 것은 하나였다 — 자기가 남았다는 것. 왜 남았는지는 그의 손이 닿는 데 있지 않았다. 대륙 저편의 어느 방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고 누가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는지를 그는 알 수 없었고, 알 수 없는 것을 그는 오래 견디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아는 것으로 바꾸었다. 남았다면 옳았기 때문이다. 옳지 않았으면 남지 못했을 것이다.

십사 년 동안 본국에 가지 않은 사람에게 본국이란 그런 식으로만 존재했다.


사월 십이일 오전, 워싱턴발 전문은 하루 평균으로 돌아왔다.

인사 발령이 셋 있었고 전부 대령 이하였다. 보급 계획 조회가 둘, 유엔 회원국 부대 교대 일정이 하나. 참모부장이 그것을 읽어 보고했고, 다 읽는 데 사 분이 걸렸다.

"이상입니다, 각하."

"이상인가."

"예."

맥아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오전 그는 서울 방면 전황 보고를 받고, 일본 재무성 관리 둘을 접견하고, 점심 전에 창 앞에 두 번 섰다.

해자의 물은 여전히 검었다.

해자의 물은 여전히 검었다.

남은 35화 · 약 125,696자 · 약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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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태양전 4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