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태양 제3부 춘계(春季)
16화제22장 판정
십칠일 밤에 새 서식이 왔다.
극동군사령부에서 팔군을 거쳐 내려온 부속서였다. 한 장짜리. 위쪽 절반은 늘 하던 것이었다 — 정면별 투입 병력 추정치, 신뢰도, 근거. 아래쪽 절반이 처음 보는 것이었다.

DETERMINATION. 판정.
Does the foregoing constitute a major buildup of Chinese Communist forces, or an attack by Soviet bombers, within the meaning of the directive of 5 April 1951?
그 아래에 네모 칸 둘. AFFIRMATIVE. NEGATIVE.
콜린스는 그 문장을 세 번 읽었다. 세 번째에 그는 의자를 뒤로 밀고 일어섰다.
문장이 이상한 것은 두 조건이 한 문장에 들어 있다는 점이었다. 중공군의 대규모 추가 유입과 소련 폭격기의 공격. 이 둘은 성질이 다르다. 하나는 지상군 정보고 하나는 방공 정보다. 하나는 그의 소관이고 하나는 그가 평생 취급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이 둘을 한 칸에 묶어놓은 지시가 세상에 몇 종류나 되겠는가.
지상에서 벌어지는 일과 소련 폭격기가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문장은 하나뿐이다. 보복이다. 그리고 소련 폭격기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육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는 방을 두 바퀴 걸었다. 그러고는 아래쪽 절반을 비워둔 채로 서류를 서랍에 넣고 서랍을 닫았다.
십팔일 하루 종일 서랍은 닫혀 있었다.
그는 위쪽 절반을 만드는 데 하루를 다 썼다. 그것은 그가 할 줄 아는 일이었다.
오월 십오일 이후 동부 정면에서 확인된 적 부대 번호는 열한 개였다. 그중 여덟은 이미 사월에 서부에서 확인됐던 것들이다. 옆으로 옮긴 것이다. 옮긴 것은 유입이 아니다.
나머지 셋이 문제였다. 셋 다 그의 장부에 지난달까지 '만주, 미투입'으로 올라 있던 번호였다. 그 셋이 지금 접촉 중이다.
그는 그 셋을 다시 검토했다. 하나는 포로 진술 둘과 노획 문서 하나가 일치했다. 확실하다. 나머지 둘은 감청에서 나온 호출부호와 사월 장부의 대조로 붙인 것이다. 붙인 것이 맞을 확률을 그는 십분의 칠쯤으로 봤다. 십분의 칠은 정보에서 높은 축이다. 십분의 삼은 정보에서 사람이 죽는 축이다.
그는 위쪽 절반에 이렇게 썼다. 신규 확인 부대 셋. 그중 하나 확실, 둘은 대조에 의한 추정. 병력 규모 추정 십만. 신뢰도 B.
그리고 비고란에 두 줄을 더 썼다. 둘 중 하나가 오식(誤識)일 경우 신규 유입 규모는 약 삼분의 일로 감소한다. 재확인 소요 기간 최소 오 일.
쓰고 나서 그는 비고란을 한동안 봤다. 비고란을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저녁에 극동공군 연락장교가 들렀다. 중령이었고 비행복 차림이었고 오래 있지 않았다.
"부속서 A 언제 나갑니까."
"내일."
"우리 쪽에도 한 부 온다고 들었습니다."
콜린스가 의자를 돌렸다. "공군이 왜 지상군 부대 번호를 받습니까."
중령이 어깨를 으쓱했다. "저야 배포 목록에 있으니까 왔죠."
"목록에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사월부터요." 중령은 문틀을 두 번 두드리고 나갔다. "빨리 좀 주십시오. 우리도 위에서 쪼입니다."
콜린스는 돌아앉아 참모장실 쪽 복도를 봤다. 참모장은 그날 오후에 딱 한 문장을 했다. 자네 판단이 자네 판단이니 자네가 쓰게. 그 말은 위임처럼 들렸지만 위임이 아니었다. 위임에는 위임한 사람이 남아 있어야 한다.
십구일 새벽 두 시에 그는 사월 초 서류철을 캐비닛에서 꺼냈다.
사월 삼십일 자 가평 보고서. 맨 뒷장. 열한 번째 줄.
SPECIAL DISTRIBUTION — WHEN APPLICABLE: ESTIMATES BEARING ON A MAJOR BUILDUP OF CHINESE COMMUNIST FORCES — 2 CYS.
그는 두 서류를 나란히 놓고 손가락으로 두 문장을 짚었다. major buildup. 글자 하나 다르지 않았다. 사월 초에 배포 목록에 붙은 그 줄은 이 서식이 언젠가 내려올 것을 알고 미리 뚫어놓은 구멍이었다.
그때 그는 대규모라고 써놓고 대규모가 몇인지는 안 썼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 안 쓴 것이 아니었다. 안 쓰기로 한 것이다. 워싱턴 어느 방에서 누군가가 그 자리에 숫자를 넣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래서 그 칸이 여기까지 빈 채로 내려왔다. 빈 칸은 아래로 내려간다. 물처럼.
지금 그 칸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서른두 살짜리 소령이다.
십구일 오전 아홉 시에 그는 서랍을 열었다.
아래쪽 절반에 대해 그가 아는 것은 하나였다. 지난달까지 만주에 있던 부대가 지금 소양강 동쪽에 있다. 그것은 새로 들어온 것이다.
그는 AFFIRMATIVE 칸에 펜을 댔다. 잉크가 종이에 번지기 전에 손을 뗐다가 다시 댔다. 네모 안이 검게 찼다.
서명란에 이름을 넣었다. Edward T. Collins, Maj., AUS. 시각을 적었다. 0914.
팔코너가 봉투를 가지러 왔다. 그는 서류를 반으로 접다가 아래쪽 절반을 봤다.
"소령님."
"응."

"이거 어디로 갑니까."
콜린스는 만년필 뚜껑을 닫았다.
"봉투에 뭐라고 쓰라는 게 오늘 아침에 내려왔겠지."
"여섯 자리 숫자만 있습니다."
"그럼 그리로 가는 거다."
팔코너가 서류를 넣고 봉투를 봉했다. 풀 냄새가 잠깐 났다. 군화 소리가 복도로 나갔고, 계단 세 칸을 내려가는 소리가 났고, 그다음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콜린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 끝 세면대로 갔다. 수도꼭지를 틀고 손등에 묻은 잉크를 문질렀다. 잉크는 파란색이었고 두 번 문지르니 지워졌다. 그는 물을 잠그지 않고 한참 더 서 있었다.
1951년 5월 19일 ~ 21일 · 워싱턴 D.C., 백악관 웨스트윙과 블레어하우스
여섯 시 삼십 분에 그는 블레어하우스 현관을 나섰다.
경호원 둘이 반 블록 뒤에서 따라왔다. 분당 백이십 보. 프랑스에서 포대를 끌고 다닐 때 몸에 붙은 보속이고 삼십 년이 넘도록 바꾸지 않았다. 오월의 워싱턴은 벌써 습했고 목련이 지고 있었다. 라파예트 공원 쪽에서 신문 배달 소년이 자전거를 세우고 모자를 벗었다. 그는 손을 들어 답했다.
돌아와 아침을 먹고 길을 건너 웨스트윙으로 갔다. 도로 하나 건너면 대통령 집무실이다. 자기 집은 지금 안이 통째로 뜯겨 있고 인부들이 들보를 새로 앉히는 중이다.
책상 위에 전문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도쿄에서 온 것이었고 열한 줄이었다. 첫 여섯 줄은 동부 정면의 상황이었다. 일곱째 줄에 팔군 정보참모부의 판정이 인용돼 있었다. 여덟째 줄부터가 본문이었다.
사월 오일 자 지시에 규정된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판단됨. 동 지시의 발동을 정식으로 요청함.
그는 그것을 두 번 읽고 종이를 뒤집었다. 뒷면은 비어 있었다.
새 결정이 아니었다. 그는 그것을 알아보았다. 사월 오일에 이미 한 결정이 여섯 주를 돌아 자기에게 돌아온 것이다. 지금 그가 할 일은 확인이다.
확인이 결정보다 가볍다는 얘기를 그는 살면서 여러 번 들었다. 그 얘기를 한 사람들 중에 확인해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열한 시에 넷이 들어왔다. 마셜, 브래들리, 애치슨, 해리먼.
애치슨이 먼저 말했다. 그는 늘 문장이 완성된 채로 나온다.
"각하, 이것은 유엔군사령부의 이름으로 집행됩니다. 열여섯 개 나라가 그 이름 아래 있습니다. 그중 열다섯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름을 빌려주게 됩니다."
"자네는 그들에게 물어보자는 건가."
"물어보면 답이 옵니다. 그 답을 받고 나면 우리는 답을 받은 나라가 됩니다." 애치슨이 손을 폈다. "저는 답을 받으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를 여쭙는 겁니다."
브래들리는 지도를 펴지 않았다. 그는 무릎 위에 손을 얹고 앉아 있었다.
"각하. 저는 이걸 하면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주를 치면 중국과의 전면전입니다. 그건 잘못된 전쟁입니다.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잘못된 적입니다." 그는 잠깐 멈췄다. "그리고 우리 재고의 상당 부분이 태평양에 묶입니다. 유럽이 비게 됩니다."
"몇 발이나 비나."
"그건 딘 위원장 소관입니다."
마셜은 마지막에 말했다. 일흔 살이고 목소리가 크지 않아서 방 안이 조용해졌다.
"각하. 사월 오일 문서에는 조건이 적혀 있고 그 조건에 숫자가 없습니다. 숫자가 없는 조건은 누군가가 채웁니다. 이번에는 대구에 있는 소령 하나가 채웠습니다."
"자네는 그 소령이 틀렸다고 보나."
"아닙니다. 저는 그 자리에 소령이 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자리는 이 방이어야 합니다."
해리먼이 담배를 비볐다. "여론은 각하 편이 아닙니다. 지지율이 삼십 초반입니다. 다만 이 건에 한해서는 여론이 각하보다 앞서 있습니다. 그게 더 나쁩니다."
트루먼은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닦았다.
"오차가 얼마나 되나."
브래들리가 고개를 들었다. "예?"
"떨어지는 자리 말이야. 겨눈 자리하고 떨어지는 자리." 그는 안경을 도로 썼다. "나는 포병이었네. 백오 밀리로도 다리 하나 맞추려면 하루가 걸려."
"고도와 기상에 따라 다릅니다만, 수백 야드는 봅니다."
"다리를 부수려면 어디서 터뜨리나. 공중인가 땅인가."
"…경화 표적은 지표에서 터뜨려야 합니다."
"땅에서 터뜨리면 땅이 올라가지."
브래들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셜도 하지 않았다. 애치슨은 자기 서류철의 모서리를 만졌다.
브래들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셜도 하지 않았다. 애치슨은 자기 서류철의 모서리를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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