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사십년 제4부 의사당(議事堂)
19화제26장 스물세 사람
간담회는 이층 제3회의실에서 열렸다.
빈 의자가 여섯이었다. 하나는 지역구 상(喪) 때문이고 하나는 병이고 넷은 이유가 통보되지 않았다. 나는 벽 쪽 보조 의자에 앉아 참석부에 동그라미를 쳤다.

회의는 일본어로 진행되었다. 스물세 사람 중에 일본어가 서툰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일본어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서기가 두 사람 앉아 있고, 그들이 받아 적은 것이 익찬정치회 정조회로 올라가고, 거기 올라간 것만이 있었던 일이 된다. 조선말로 하면 받아 적을 사람이 없다. 받아 적히지 않은 회의는 열리지 않은 회의다. 그것을 아무도 입 밖에 내어 설명하지 않았고, 나도 처음 왔을 때 하루 만에 알았다.
안건은 셋이었다.
첫째, 조선 내 국민학교 증축 예산 진정. 십이 분 걸렸다. 둘째, 조선호국신사 유족 참배 여비 보조 확대. 팔 분 걸렸다. 둘 다 만장일치였고 둘 다 작년에도 올렸던 것이다.
셋째가 한 시간 반이었다.
박용구 의원이 먼저 설명했다. 대구에서 변호사를 하다 온 사람답게 그는 조문부터 읽는다. 중의원의원선거법 중 조선 지역에 관한 특례 규정, 제3조. 직접국세 십오 엔 이상. 이 숫자가 정해진 것이 쇼와 이십년 정월이고, 그 뒤로 스무 해 동안 한 자도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
"본토 요건의 세 곱입니다. 세 곱이어야 할 이유가 그때 무엇이었든, 스무 해가 지났습니다."
방 안이 조용했다. 조용한 데도 종류가 있는데, 이 조용함은 다음에 누가 말할지를 다들 알고 있는 종류였다.
한종석 의원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함흥 말씨가 일본어에도 남아 있어서, 그가 말을 시작하면 첫 두 음절이 조금 뒤에서 나온다.
"아라카와 선생 말씀이 옳소. 옳은데."
"예."
"십오 엔이 높다고들 하는데, 그 십오 엔을 내고 있는 사람들한테 먼저 물어봤소? 나는 내 지역구에서 물어봤소이다."
박 의원이 무어라 하려는데 한 의원이 손바닥을 살짝 들었다.
"우리가 여기 앉아 있는 것은 그 사람들이 앉혀 놓은 거요. 그 사람들 이야기를 안 하고 조문만 고치면, 고쳐진 조문이 우리를 안 앉힐 수도 있소."
서기의 펜이 계속 움직였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이 문장이 정조회에 올라가서 어떻게 읽힐지를 생각했다.
그다음 한 시간이 어땠는지는 참석부 여백에 적어 두었다.
전북에서 온 재선 의원이 십이 엔을 제안했다. 십오와 십 사이니까 양쪽 다 체면이 선다는 것이었다. 평남에서 온 초선 의원은 요건 대신 선거구를 늘리자고 했다. 스물세 석이 스물여덟 석이 되면 그것도 진전이라고. 경남에서 온 사선 의원은 내내 신문을 펴 놓고 있다가 한 번 고개를 들어 "총독부가 뭐라던가요" 하고 물었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다시 신문으로 돌아갔다.
윤 의원은 절반쯤 지나서 처음 입을 열었다.
"열 엔이라면 어떻습니까."
방 안의 각도가 조금 바뀌었다. 열 엔이라는 숫자는 내가 낸 것이다. 아직 어림셈이고 이번 주 안에 정확한 수를 내기로 되어 있다. 내 손에는 그 옆에 놓을 숫자가 하나 더 있는데, 오늘 그것은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저녁 약속이 있다고 했다. 남은 사람은 열다섯이 되었다.
결국 결론은 '계속 협의'로 정리되었다. 작년 문구와 같았다. 서기가 그 네 글자를 적는 데는 이 초도 걸리지 않았다.
회의가 끝나고 윤 의원이 나를 복도로 데리고 나갔다. 척무성과 대장성에서 온 젊은 사무관 셋이 창가에 서 있었다.
"내 비서관입니다. 이번 초안을 이 사람이 다 잡았어요. 나보다 조문을 잘 씁니다."
사무관들이 명함을 내밀었다. 윤 의원은 내 등을 두 번 두드렸다.
"우리 쪽에도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쪽. 나는 그 말을 명함 세 장과 함께 받았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윤 의원이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했다.
"자네, 윤치호 선생 일기 이야기 들어봤나."
"영어로 쓰셨다는……"
"수십 년을 썼다지. 매일. 귀족원에 들어가시고도 썼다더군. 그 양반 돌아가신 게 쇼와 이십년 섣달인데, 그 뒤로 아무도 그 일기를 못 찾았어."
"압수된 게 아닐까요."
"압수했으면 목록에 남지. 목록에 없어." 윤 의원이 난간을 짚었다. "영어로 썼으니 뒤지던 사람이 못 읽었을 거야. 못 읽어서 남았을 수도 있고, 못 읽어서 버려졌을 수도 있고. 둘 중에 어느 쪽인지는 아무도 몰라."
그는 그 이야기를 하고 나서 웃었다. 웃음이 별로 붙지 않는 이야기였다.
"차를 앞으로 돌리라고 해두겠네. 자네는 볼일 보고 오게."
일층 화장실은 창이 높고 타일이 차가웠다.
내가 들어갔을 때 안쪽 소변기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배지를 달고 있었으니 의원이다. 등만 보였다.

"스물셋 쪽은 뭐라던가."
"또 그 십오 엔이지 뭐."
"작년에도 그랬잖나."
"작년엔 저희끼리 반이 갈렸어. 올해도 갈릴 거야." 물 내리는 소리가 났다. "그러니까 놔두면 돼. 스물세 표가 어디로 가는지가 문제지 사람이 문제가 아니거든."
"자네도 참."
"내가 뭘. 나는 셈을 한 거야."
두 사람이 세면대 쪽으로 왔다. 한 사람이 거울로 나를 봤다. 배지가 없는, 국민복에 서류 가방을 든 젊은 남자였을 것이다. 그는 손을 씻고 손수건을 꺼내면서 옆 사람에게 오늘 저녁 약속 장소를 확인했다. 아카사카라고 했다.
문이 닫히고 나서 나는 수도를 틀었다.
물이 차가웠다. 나는 손등을 문지르고, 손가락 사이를 문지르고, 손톱 밑을 문질렀다. 아까 명함 세 장을 받은 손이었다. 수도꼭지를 잠그고 보니 타일 위에 물이 꽤 튀어 있었다.
1965년 4월 28일 · 도쿄 의원회관 윤태섭 사무실, 익찬정치회 정조회실
계산기 손잡이는 서른 바퀴쯤에서 뻑뻑해진다. 그러면 왼손으로 본체를 눌러 잡고 오른손에 힘을 더 준다. 자리 이동 레버가 딸깍거리는 소리 때문에 옆방에서 두 번 사람이 왔다.
세무감독국 통계표는 군별 다섯 칸이다. 오 엔 미만, 오 엔 이상 십 엔 미만, 십 엔 이상 십오 엔 미만, 십오 엔 이상 삼십 엔 미만, 삼십 엔 이상. 나는 이 표를 열이레 동안 만졌다. 열세 개 선거구를 다 더하고, 사망·전출을 빼고, 여자를 빼고, 스물다섯 살 미만을 뺐다.
종이 한 장에 숫자 세 개를 적어 두었다.
십오 엔 — 팔만 육천사백.
십 엔 — 이십일만.
오 엔 — 칠십사만.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사월 초에 나는 오 엔이면 삼십만 안팎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때는 세액 구간별 납세자 수만 보고 있었고, 한 세대에 납세 명의자가 둘 이상인 경우를 세지 않았다. 십오 엔 위쪽에서는 그런 세대가 드물다. 오 엔 언저리에서는 흔하다. 부자(父子)가 논을 나눠 가진 집, 형제가 가게를 반씩 낸 집.
열이레가 걸린 것은 그것 때문이다. 삼십만은 틀린 숫자였다.
박용구 의원이 먼저 왔다. 그는 안경을 벗고 종이에서 십 센티쯤 떨어진 거리에서 숫자를 봤다.
"오 엔이면 칠십사만이라."
"본토와 같은 요건입니다."
"같은 요건." 그가 안경을 다시 썼다. "야스모토 군, 칠십사만이 스물세 석을 뽑으면 한 석에 삼만이 넘어. 본토는 한 석에 얼마인가."
"칠천 안팎입니다."
"그럼 그다음에 무슨 말이 나오겠나."
의석. 요건을 본토와 같게 하면 의석도 본토와 같게 하라는 말이 나온다. 조선 인구 삼천백팔십만에 스물세 석은 계산이 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알면서 칠십사만을 적었다.
박 의원은 한동안 창을 보고 있었다. 대구 서구는 그의 세 번째 선거구다. 앞의 두 번은 낙선했다.
"내가 변호사 시절에 소작쟁의 사건을 몇 건 맡았어. 이겨 본 적은 없네. 이길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으니까." 그가 종이를 나에게 밀었다. "그런데 그때 알았지. 재판에서 지는 것하고 재판이 안 열리는 것은 다른 일이야. 나는 열리는 쪽을 하려는 거야."
"예."
"이십일만이면 열리기는 하겠지."
윤 의원은 열한 시에 들어왔다. 넥타이를 풀지 않고 앉는 날은 오후 일정이 빡빡한 날이다.
그는 종이를 오래 봤다. 이십일만에서 한 번, 칠십사만에서 한 번, 손가락 마디로 책상을 짚었다.
"열 엔짜리 조문만 정서해 두게."
"오 엔안은 참고 자료로 붙일까요."
"아니."
그는 종이를 반으로 접지 않았다. 오른쪽 두 번째 서랍을 열고, 안에 든 서류 뭉치를 손등으로 들어 올린 다음, 그 밑으로 밀어 넣었다. 밀어 넣는 각도가 얕아서 종이 모서리가 서랍 안쪽 벽에 한 번 걸렸다. 그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눌러 폈다. 그러고는 서랍을 닫았다.
"자네가 잘 만들었어. 잘 만든 건 없어지지 않아. 언젠가 쓸 거야."
"예."
"열 엔이면 십이만 몇이 새로 들어오지. 그 십이만이 우리를 안 뽑을 리가 없어. 우리가 그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시계를 봤다. 나는 서랍 쪽을 보지 않으려고 통계표를 다시 펼쳤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시계를 봤다. 나는 서랍 쪽을 보지 않으려고 통계표를 다시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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