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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제34장 지도에 없는 방

· 44화 중 24화 · 3,384자 · 약 5분 · 무료

글자3 / 5

2011년 3월 2일 ~ 3월 6일 · 워싱턴 D.C., 백악관 상황실 / 국방부

제목을 정하는 데 이십 분이 걸렸다.

확전 24화 제34장 지도에 없는 방 — 헤더컷

작성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실무진의 서른한 살짜리였고, 그가 처음 친 제목은 「한반도 전구 전술핵무기 재배치 검토」였다. 상급자가 그것을 읽고 두 단어를 지웠다. 전술핵무기, 그리고 재배치.

"이 문서가 유출되면," 상급자가 말했다. "이 제목만 읽고 기사가 나가."

"그럼 뭐라고 씁니까."

"뭘 하는 문서인지 쓰되, 뭘 하는 문서인지 안 보이게 써."

최종 제목은 「역내 억제태세 선택지 검토 — 항목 3」이 되었다. 표지 왼쪽 위에 분류 표시가 찍혔다. 오른쪽 아래에 배포 부수 여섯, 그리고 각 부수의 일련번호. 서른한 살짜리는 여섯 부를 세어 클립을 끼우면서, 자기가 방금 만든 것이 이제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안건 번호가 붙기 전까지 그것은 회의실에서 누가 한 말이었다. 번호가 붙은 뒤로는 다른 것이 되었다.

항목 3이 어디서 왔는지는 문서에 적혀 있지 않았다. 적혀 있는 것은 그것이 2월 25일 이후에 처음 거론되었다는 사실뿐이다. 그날 평안북도 상공에서 미국 전투기 한 대와 중국 전투기 두 대가 떨어졌다. 그 주에 서울에서 두 사람이, 상원에서 한 사람이 같은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 다시 들여오자는 말이었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그 발언들을 스크랩해 회의 자료 뒤에 붙였고, 붙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건 우리가 만든 안건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안건에 대답만 하는 겁니다."


3일 오전 회의는 물리에서 시작했다.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1991년에 한국에서 나갔다. 그것을 다시 들이는 데 필요한 것들의 목록이 한 장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저장 시설. 그 시설을 지키는 인가된 경비. 인증된 인원. 인증된 절차. 인증에 걸리는 시간. 수송. 수송을 위한 공역 조정.

전략사령관은 화상으로 들어와 있었다. 화면 안에서 그가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반 박자 늦게 왔다.

"군산이라면 물리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다만 기간이 문제입니다."

"얼마나."

"준비만 최소 육 주. 서두르면 사 주. 그 아래로는 제가 서명 못 합니다."

게이츠가 안경을 벗었다.

"사 주 동안 그 작업이 위성에 보입니까."

"보입니다."

"누구 위성에."

"중국. 러시아. 그리고 상업 위성에도 일부."

"며칠째부터."

전략사령관이 잠깐 말을 멈췄다.

"공사 장비가 들어가는 날부터입니다. 그날이 첫날입니다."

멀린이 손끝으로 탁자를 한 번 눌렀다. 그가 하려던 말은 이미 방 안에 있었으므로 그는 말하지 않았다.


4일과 5일에는 표적 목록을 검토했다.

브리핑을 맡은 대령은 열아홉 장의 슬라이드를 준비해 왔고 그중 열두 장이 좌표와 심도(深度)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마지막 장에서 이렇게 요약했다.

"현재 확인된 표적 가운데 재래식 수단으로 처리할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하나도 없다는 겁니까."

"예. 갱도 표적 일부는 완전 파괴가 아니라 봉쇄로 처리해야 합니다만, 그건 핵을 써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하지 않은 표적은 어떤 수단으로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얻는 게 뭡니까." 클린턴이 물었다. "쓰는 게 아니라 들여놓기만 하는 경우에."

"신호입니다."

"누구한테 보내는 신호죠."

"평양입니다."

"평양이 그 신호를 받을 상태인가요? 지금 평양이 무슨 신호를 받고 있죠? 배급이 끊겼고 사단 단위로 사라지고 있어요. 그 사람들이 우리 위성사진을 분석하고 앉아 있을 것 같습니까."

방이 조용해졌다. 대령은 슬라이드를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신호는 베이징도 받습니다." 클린턴이 덧붙였다. "도쿄도 받고요. 도쿄가 그걸 어떻게 받을지 우리 국무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차관보가 자료 한 장을 밀어 보냈다. 일본 내각의 지지율 추이와, 그 아래 두 줄로 적힌 문장이었다. 일본은 세 가지 원칙 위에 서 있는 나라이고 그 원칙은 법률이 아니라 국회 결의이며, 법률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건드릴 수 없다. 그리고 지금 한반도로 들어가는 화물의 대부분이 일본의 항구와 활주로를 지난다.

"내각이 하루 만에 무너집니다." 차관보가 말했다. "그다음 내각이 우리한테 뭘 해 줄지는 그 내각도 모릅니다."

"괌은요." 누가 물었다.

"괌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전략사령관이 화면에서 답했다. "폭격기는 2004년부터 계속 거기 있습니다. 그건 새 신호가 아니라 이미 보내고 있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그걸 신호로 읽지 않습니다."


6일 오후, 대통령이 세 가지를 물었다.

첫째,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가능하다는 답이 나와 있었다.

둘째, 무엇을 때리는가. 때릴 것이 따로 없다는 답도 나와 있었다.

확전 24화 제34장 지도에 없는 방 — 전환컷

셋째를 그는 이렇게 물었다.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십오 초쯤 지나서 멀린이 입을 열었다.

"각하, 그 질문에는 정직하게 답하면 모른다는 답밖에 없습니다. 부정직하게 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정직한 쪽으로 갑시다."

대통령은 자기 앞의 문서를 넘기지 않았다. 표지에 손바닥을 얹은 채였다.

"우리가 이걸 들여놓으면, 상대가 자기 것을 꺼낼 이유가 하나 늘어납니까 줄어듭니까."

"양쪽 다 주장할 수 있습니다." 멀린이 말했다. "그리고 어느 쪽이 맞았는지는 나중에만 알 수 있습니다."

게이츠가 그때 종이 위에서 손을 떼고 말했다.

"넉 달 전에 저는 우리 동맹국의 계획을 두고 불균형하게 공격적이라고 했습니다. 서면으로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비례성이라는 말을 그때 우리가 썼습니다."

"기억합니다."

"그 단어를 지금 우리한테 쓰면, 우리는 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저는 그걸 지적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탁자 끝에서 기록을 맡은 서른한 살짜리가 그 단어를 적었다. 비례성. 적고 나서 그는 그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다가, 동그라미가 회의록에 남는 표시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지웠다. 지운 자리가 종이에 눌려 남았다.

결론은 보류였다.

보류는 부결이 아니다. 부결이면 문서를 폐기하고, 폐기하면 폐기 기록이 남는다. 보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안건 번호가 살아 있고, 배포 부수 여섯이 살아 있고, 다음 회의에서 누군가 그 번호를 부르면 그것은 다시 탁자 위로 올라온다. 재작성할 필요도 없다.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나갔다. 서른한 살짜리는 여섯 부를 다시 걷었다. 여섯 부가 다 돌아왔는지 일련번호로 확인했다. 일, 이, 삼, 사, 오, 육. 표지를 덮는 소리가 여섯 번 났고, 그 소리는 매번 똑같았다.

그는 그것들을 캐비닛에 넣고 다이얼을 돌렸다. 왼쪽으로 두 바퀴, 오른쪽으로 한 바퀴. 마지막에 손잡이를 당겨 잠긴 것을 확인하는 동작은 손이 저절로 했다. 손잡이는 차가웠고, 놓은 뒤에도 잠깐 손바닥에 그 온도가 남았다.


2011년 3월 5일 ~ 3월 8일 · 황해북도 은파 부근

포로들은 도로 갓길에 두 줄로 앉아 있었다.

스물세 명이었다. 나는 두 번 셌다. 손목을 앞으로 모아 흰 밴드로 묶었는데 묶은 사람이 급했는지 어떤 건 너무 조이고 어떤 건 손이 빠질 만큼 헐거웠다. 헌병이 오기 전까지 우리가 봐 주라고 했다. 봐 주는 게 뭔지는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제일 앞에 앉은 놈은 지호보다 어려 보였다. 솜옷 소매가 팔꿈치에서 터져서 안에 든 것이 삐져나와 있었고, 그걸 반대쪽 손으로 계속 밀어 넣었다. 밀어 넣으면 또 나왔다. 세 번째 줄 끝에 앉은 사람은 마흔쯤 됐고 신발이 없었다. 발을 서로 포개 놓고 있었다.

나는 수통을 들고 갔다. 한길이 뒤에서 뭐라고 했는데 안 들었다.

앞의 어린놈한테 수통을 내밀었다. 그놈은 그것을 안 받고 옆을 봤다. 옆의 놈도 옆을 봤다. 그렇게 눈이 세 번 옮겨 가서 마흔쯤 된 사람한테 갔다.

그 사람이 두 손으로 받았다. 묶인 채로 두 손을 다 써서 받았다. 한 모금 마시고 어린놈한테 넘겼다.

수통 하나가 스물세 명한테 갔다. 마지막에 돌아온 수통을 흔들어 보니 아직 삼분의 일쯤 남아 있었다. 그게 제일 이상했다.


헌병이 왔을 때 밴드를 잘랐다.

자를 때 니퍼로 하나씩 끊는데, 끊기는 소리가 톡, 하고 났다. 스물세 번 났다. 손이 풀린 사람들은 손목을 문지르지 않고 그냥 무릎 위에 놓았다. 문지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신발 없는 사람이 나를 봤다. 아까 수통을 두 손으로 받은 사람이었다.

"동무."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미안하오. 습관이오."

말투가 이상하게 또박또박했다. 학교 선생 같았다.

"우리 중대는 지난달에 없어졌소. 없어졌다는 게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이 죽어서 없어진 게 아니라 그냥 없어진 거요. 이월 초부터 배급이 안 왔소. 중대장이 사흘 어디 갔다 오더니 각자 살라고 합디다."

"그래서 어디 계셨습니까."

"산에. 열이레."

그 사람은 자기 발을 봤다.

"신은 바꿔 먹었소."

헌병이 그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밥은 준답니까."

내가 헌병한테 물었다. 헌병은 명단을 쓰고 있었다.

"주지."

"뭐 줍니까."

"우리 먹는 거."

그 사람은 볼펜으로 이름을 적고 있었는데, 이름을 물어보면 다들 두 번씩 말했다. 한 번은 작게, 한 번은 크게. 헌병이 잘 못 알아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쪽에서 그렇게 하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볼펜으로 이름을 적고 있었는데, 이름을 물어보면 다들 두 번씩 말했다. 한 번은 작게, 한 번은 크게. 헌병이 잘 못 알아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남은 20화 · 약 71,094자 · 약 1시간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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