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제4부 개입(介入)
21화제29장 제2조
2월 3일, 중앙군사위원회. 화면 안에 선양군구 지휘소가 떠 있었다.
"항공모함은 없습니다." 부총참모장이 먼저 그것을 말했다. 그것을 먼저 말하지 않으면 뒤의 계산이 다 거짓말이 되기 때문이었다. "다롄의 배는 올해 못 씁니다. 함재기 부대가 없습니다."

"그러면 하늘은."
"신의주에서 청천강까지는 지킵니다. J-11, J-10, 수호이 계열로 방공권을 겹쳐 놓으면 그 폭은 유지됩니다. 그 남쪽은—"
"그 남쪽은?"
"미국 것입니다." 부총참모장이 말했다. "장군님, 저는 그 선을 지도에 그려 놓고 그 아래로는 우리 항공기를 안 보낼 생각입니다. 보내면 잃습니다."
선양군구 사령부의 보고가 이어졌다. 제39집단군과 제40집단군을 1제대로, 창춘의 제16집단군은 일부만. 초기 도하 병력 약 16만. 병참선은 단둥과 지안 두 축.
"조약 문안대로 하면," 후진타오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처분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게 되어 있소. 우리가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여기까지라면, 여기까지가 조약 이행이오."
부총참모장이 자세를 고쳤다. "예."
2월 4일 오전 여섯 시. 성명 문안이 마지막으로 회람됐다.
양제츠가 세 군데를 고쳤다. 규탄이라는 단어는 어느 쪽에도 쓰지 않았다. '국경 지역의 안정', '조선반도의 정세 악화', '조중 사이의 조약상 의무'. 그 순서로 놓았다.
"9월에 총리께서 일본에 하신 말씀 형식이 좋겠습니다." 양제츠가 말했다. "만약 저들이 고집스럽고 제멋대로 계속한다면, 중국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 그때는 그 문장이 경고였습니다. 이번에는 뒤에 붙일 게 있습니다."
성명은 여덟 시에 나갔다. 같은 시각에 두 개 집단군의 선두 제대가 다리 위에 올라섰다.
회의가 파하고 사람들이 서류를 챙길 때, 탁자 끝에 앉아 있던 국무원 쪽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는 발언 순서를 받은 적이 없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들어가면, 언제 나옵니까."
서류 넘기는 소리가 멎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후진타오는 이미 일어서 있었고, 그대로 문 쪽으로 두 걸음을 갔다가 멈췄다.
"팔 년이오." 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지난번에, 들어가서 다 나오는 데 팔 년 걸렸소."
2011년 2월 3일 밤 ~ 2월 6일 · 랴오닝 단둥 → 신의주 남방
이름 하나를 틀리면 그 장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왕레이는 그것을 두 번 겪었다. 세 번째는 겪지 않으려고 저녁을 거르고 있었다. 창고 한쪽에 나무 상자를 엎어 놓고, 그 위에 명부를 펴고, 램프를 왼쪽에 두었다. 오른손잡이는 램프를 왼쪽에 둬야 그림자가 안 진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예 선생이 자로 손등을 때리면서 가르쳐 준 것이었다.
명부에는 한 사람마다 여섯 칸이 있다. 이름, 나이, 본적, 입대 연월, 혈액형, 비고.
그가 정서하는 것은 세 번째 사본이었다. 하나는 중대가 갖고, 하나는 사단이 갖고, 하나는 단둥에 남는다.
"왜 하나를 여기 남깁니까." 그가 물었을 때, 문서병 노릇을 오래 한 상사가 담배를 물고 이렇게 말했다.
"돌아오면 맞춰 봐야 되니까."
왕레이는 그 대답을 듣고 나서 붓펜을 두 번 헛놀렸다. 그는 그 줄을 다시 썼다.
스물한 살이었다. 허베이 스자좡에서 왔고, 총을 남들만큼 쐈고, 글씨를 남들보다 잘 썼다. 그래서 중대 서기를 겸했다. 그날 밤 그가 옮겨 적은 이름은 백열여덟 개였다.
저우쥔 중사가 들어와 그의 어깨 너머를 봤다. 허난 사람이라 말이 뭉툭했다.
"다 썼냐."
"열 명 남았습니다."
"내 이름 획 하나 빼먹지 마라. 그거 틀리면 내 마누라가 딴 사람 앞으로 돈 받는다."
2월 4일 아침, 강가.
성명이 나갔다는 얘기를 그는 라디오가 아니라 확성기로 들었다. 무슨 조약의 몇 조라고 했다. 왕레이는 그 조항을 본 적이 없다. 본 사람이 이 줄에 몇 명이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트럭 대열이 다리 앞에서 멎었다. 앞 제대가 다 건너기까지 두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소변을 보러 내려갔다가, 그대로 물가까지 걸어갔다.
야루장. 강 건너 사람들은 이 강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들었다.
얼음은 가장자리에만 얇게 남아 있었고 가운데는 흘렀다. 그는 장갑을 벗고 손을 넣었다.

차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물이 손목을 지나는 순간 손이 자기 손이 아니게 됐다. 뼈가 먼저 반응하고 살이 나중에 따라왔다. 그는 셋을 세고 손을 뺐다.
왼쪽으로 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다리가 하나 더 있었다. 중간에서 끊겨 있었다. 강 절반쯤 나가다가 뚝 끊기고, 남은 교각들이 물 위에 점점이 서 있었다. 안내판이 있었지만 읽을 시간은 없었다. 저우 중사가 그것을 턱으로 가리켰다.
"저건 1950년에 미국 비행기가 끊었다."
"그때 우리 부대도 여기로 건넜습니까."
"우리 부대가 어디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 저우 중사가 손을 비볐다. "그때 사람들은 배 타고도 건넜고 얼음 위로도 건넜다. 우리는 다리로 건너잖아. 좋은 거지."
다리 입구 옆에 지프 한 대가 서 있었다. 그 옆에 선 사람의 어깨에 별이 있었다. 부군장 딩자오밍이었다. 그는 건너가는 트럭을 세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은 아무것도 세지 않고 그냥 보고 있었다.
왕레이의 트럭이 그 옆에서 3분쯤 멎었다. 그동안 그는 참모 하나가 소장에게 묻는 말을 절반쯤 들었다.
"…검문소에서 사람이 안 비키면 어떻게 합니까. 명령서에 '필요한 모든 조치'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딩자오밍이 대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명령서는 베이징에서 쓴 거야." 그가 말했다. "베이징 말은 여기서 안 통해. 자네가 번역해서 내려보내. 이렇게 써. 우리한테 총을 안 쏘는 사람한테는 우리도 안 쏜다. 그 이상은 나도 못 정한다."
"기록에 남길까요."
"남겨. 나중에 누가 물으면 내가 그랬다고 해."
트럭이 다시 움직였다. 왕레이는 그 대화를 명부 뒷장에 적어 두려다가 적지 않았다. 그건 그의 칸이 아니었다.
건너편은 어두웠다.
그것이 왕레이가 첫날 밤에 대해 기억하는 전부였다. 어둡다는 말은 여기서 뜻이 달랐다. 스자좡에서는 밤에 하늘이 주황색이다. 단둥에서도 그랬다. 강 이쪽 기슭에는 간판 불빛이 물에 번져 있었다.
강을 건너자 그것이 사라졌다.
신이저우 — 그가 나중에 조선말 발음으로 신의주라고 배우게 되는 도시 — 는 형체는 있는데 빛이 없었다. 건물은 서 있었다. 창문도 있었다. 창문 안쪽만 없었다. 헤드라이트가 훑고 지나가면 벽이 잠깐 하얘졌다가 다시 지워졌다.
두 시간을 달리는 동안 전등이 켜진 창을 그는 아홉 개 셌다. 아홉 개를 세고 나서 세는 것을 그만뒀다. 세면 자꾸 그 숫자를 생각하게 됐다.
간판은 있었다. 붉은 바탕에 흰 글씨였고, 헤드라이트에 반사가 잘 되는 재질이었다. 저 글자들은 전기가 필요 없었다.
2월 6일 낮. 신의주 남쪽 어느 마을 앞 도로.
행군이 멎었다. 앞에서 사람이 길을 막고 있다고 했다. 무장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고 했다.
쑨웨이 상위가 중대원을 모았다. 그는 상급 지휘관의 지시를 그대로 전달한다고 먼저 말했다. 부군장 딩자오밍 소장의 지시였다.
"첫째, 우리는 해방군이 아니다. 이 나라에는 이 나라 군대가 있다. 둘째, 민간인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셋째—" 상위가 종이를 봤다. "셋째, 오늘 점심분 건량을 각자 절반씩 내놓는다."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불만 있으면 지금 말해라."
"없습니다." 누군가 말했다.
왕레이는 나중에 그 지시가 왜 내려왔는지 알게 됐다. 사람들이 도로에 나와 있으면 부대가 못 간다. 못 가면 일정이 밀린다. 밀리면 뒤에서 밀고 오는 제대와 엉킨다. 먹을 것을 주는 것이 길을 비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그는 상자를 열고 압축건량을 반으로 쪼갰다. 쪼개면 부스러기가 많이 난다. 그래서 손바닥으로 받쳤다.
줄이 짧았다. 마을 사람들이 다 나오지는 않았다. 나온 사람들은 서로 떨어져 서 있었고, 아무도 앞사람 등을 밀지 않았다. 왕레이 앞에 선 여자는 예순쯤 됐고, 손을 내밀기 전에 고개를 돌려 뒤를 한 번 봤다. 뒤에는 조선 군복을 입은 사람 둘이 서 있었다.
여자가 다시 앞을 보고 손을 내밀었다.
왕레이는 반쪽을 놓아 주었다. 손이 스쳤다. 그 손은 자기 손보다 차가웠다.
"셰셰." 여자가 말했다. 배운 발음이 아니라 어디서 들은 발음이었다.
그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몰라서 고개만 숙였다.
배급이 끝나고 그는 손을 바지에 문질렀다. 기름기가 아니라 가루가 묻은 거라 잘 안 닦였다. 도랑에 얼지 않은 물이 조금 흘러서 거기다 손을 헹궜다.
장갑을 도로 끼면 손이 안 마른다. 그는 장갑을 겨드랑이에 끼고 손을 편 채로 걸었다.
마르는 데 삼십 분이 넘게 걸렸다. 마르고 나서 손바닥을 코에 가까이 대 봤다. 흙 냄새 같기도 하고 쇠 냄새 같기도 한 것이 났다. 이틀 전 아침에 강에 손을 넣었을 때 났던 것과 같은 냄새였다.
마르는 데 삼십 분이 넘게 걸렸다. 마르고 나서 손바닥을 코에 가까이 대 봤다. 흙 냄새 같기도 하고 쇠 냄새 같기도 한 것이 났다. 이틀 전 아침에 강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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